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은 65편의 시
안도현 엮음, 신철 그림 / 모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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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곁에

애인을 두고 또

그 곁에 나를 두었다 - P59

병든 짐승


산짐승은 몸에 병이 들면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다
숲이 내려 보내는 바람 소리에 귀를 세우고
제 혀로 상처를 핥으며
아픈 시간이 몸을 지나가길 기다린다

나도 가만히 있자

_ 도종환 - P76

소년이여, 작은 창 열고 나와 소녀에게 목도리를 둘러주어라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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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질서 맥락으로 이해하기 - 패권 전환기 속 대한민국의 미래
정하늘 지음 / 국제법질서연구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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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심각한 딜레마에 놓여 있다. 중국·러시아와 미국·일본 간에 대립이 심화하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지정학적 결정에는 대가와 위험이 따를 것이다. 위험부담 없이 이득만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 P590

전략적 모호성이란 경쟁하는 국가 사이에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모두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경쟁국들의 사이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하는 것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 - P591

주한미군이 존재함으로 인해 중국을 공세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자칫 원치 않는 지상전에 휘말릴 수도 있다. 중국을 봉쇄하는 정도로 만족하자면 언제나 그랬듯이 주일미군을 강화하는것으로도 충분하다. 고립주의자라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지상전의 리스크를 없애는 쪽에 더 매력을 느낄지 모른다. 미국이 완전한고립주의로 전환하면 태평양의 서쪽은 중국의 품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에 대항하려 하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 P596

미국이 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를 동전의 양면으로 취급하기 시작한 이상 미국에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인식되는 것은 재앙적일 수 있다. 현재 미국은 국가별 신뢰성과 필요성에 기초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노력은 인도와 같이 중국을 대체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나라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양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효율성과 무관하게 필수전략산업을 무조건 미국 본토로 복귀시키는 리쇼어링 reshoring과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해 핵심 산업을 북미 등 인접 우호국으로 복귀시키는 니어쇼어링 nearshoring, 그리고 효율성과 필요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중요 산업을 우방국에 안분하여 재배치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이 다층적으로 진행되고있다. 이때 효율성, 필요성과 함께 반드시 고려되는 요소는 가치를 공유하는국가로서의 신뢰성이다. 신뢰를 잃어 미국의 기술과 시스템, 공급망에서 배제되는 상황은 대한민국이 감당할 수 없다. - P603

이 전략문서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핵심 과학기술을 보호하고 혁신 생태계를 육성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동맹국과의 협력을 꼽았다. 이미 미국은 통합억지integrated deterrence란 개념 아래군사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은 물론 전투함이나 군수물자의 생산을 위해서도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2023년 7월 현재 이 전략에 따른 협력대상에는 대한민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미국에 있어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최상급 동맹은 아니라는 뜻이다. - P604

다극화된 세상의 국제무역은 자원부국과 거대시장을 보유한 국가가 지배하고, 시장 논리 대신 중상주의적 경제정책이 득세하게 될 수 있다. 해상안보도 약화 되어 주요 항로와 면하는 연안국의 입김은 강해질 것이고, 자유무역은 그만큼 제약될 것이다. 미국의 세계 패권이해체된 미래의 모습은 대한민국에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 P608

미국이 한반도 방위를 포기한다는 ‘가정적 상황‘을 전제로 한다면 이 정도 수준의 양해는 충분히 수용될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의 전력 축소나 전면 철수가 대한민국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은 미국에 핵우산을 유지하도록 압박하는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핵무장 가능성을 공식화함으로써 오히려 핵무장이 필요한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이다. - P613

냉전기가 끝나고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 남북 교류가 요원했던 것처럼, 어차피 패권 전환기라는 국제정세의 거대한 흐름이 바뀌기 이전까지 남북 교류 회복의 기회는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 패권 전환기가 끝날 때까지는 한 손에는 억지력을, 다른 한 손에는 소통이란 끈을 쥔채 상황관리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 P617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갈등의 실체는 ‘진영 갈등‘이라고 여겨진다. 일단 진영에 소속된 개인은 부족주의와 피아식별이라는 원초적 본능에 따라 매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당일 때 지지하던 정책을 야당이 되자마자 비난하고, 야당일 때 반대하던 정책을 여당이 되고선 옹호하는 코미디는 늘상 있는 일이다.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여당일 때 지지하던 정책을 정권이 바뀌자마자 비난하고, 야당일 때 반대하던 정책을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옹호한다. - P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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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질서 맥락으로 이해하기 - 패권 전환기 속 대한민국의 미래
정하늘 지음 / 국제법질서연구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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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과 EU는 광물 분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춘 무역협정인 ‘핵심 광물 클럽 critical minerals club의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광물의 생산 및 공급은물론, 생산과정에서의 환경과 노동 기준도 마련해 이 분야의 국제규범을 선도할 계획이다. - P469

몸값이 높아진 글로벌 사우스는 미·중 패권 경쟁과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천우신조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2023년 7월 개최된 EU-중남미정상회담에서 아르헨티나의 구스타보 마르티네스 판디아니 중남미 · 카리브해 담당 차관은 "우리는 유럽에 리튬이 아니라 리튬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기차를 판매하길 원한다"라며 더욱 높아진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과거와 같은 자원 수탈의 대상이 되지 않겠다는 글로벌 사우스의 의지는 확고하다. 패권 전환기 속 변화하는 국제질서 아래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의지는 존중될수밖에 없다. 오랜 암흑의 세월 끝에 마침내 시대의 흐름이 글로벌 사우스를향한 것이다. - P470

안미경중을 따르는나라는 평화로운 시기에는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으나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안보를 의지하는 미국과 가까워지는 게 자연스럽다. 그리고 안보협력이 강화되면 경제협력도 자연히 강화될 수밖에 없다. - P479

이집트를 제외한 중동의 4대 지역 강대국은 메소포타미아 북쪽의 튀르키예, 동쪽의 이란, 남쪽의 사우디아라비아, 서쪽의 이스라엘이다. 이들은 아랍의 봄으로 인한 혼란을 거의 겪지 않았다. 중동 4대 강국의 관계는 서로 좋지 않다. 유럽과 중동에 걸쳐 있는 튀르키예를 제외한 나머지 세 나라의 관계는 더욱 나쁘다. 4대 강국 간의 갈등과 대립은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기시작하면서 더욱 심화했다. 4대 강국은 아랍의 봄이 초래한 혼란에서 아직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리아와 이라크, 레바논 등을 에워싸고 있다. 혼란에서 회복되지 못한 시리아·이라크 · 레바논 등은 불행히도 4대 강국 간에 대리전이 벌어지는 일종의 완충지로 전락했다. 전통적인 남하정책을 재개한 러시아까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시리아는 강대국 간에 다툼의 장이됐다. - P484

태평양과 대서양을 거침없이 아우를 수 있는 미국이 세계 패권을 노릴 만한 나라가 되는 것이 지정학적 운명이었다면, 인도양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인도가 인도양의 패권을 노리는 것 역시 지정학적 운명일지도 모른다. 미래에 미국의 해양 패권을 배제하는 지역 패권이 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곳은 어쩌면 남중국해가 아닌 인도양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 대만·호주·필리핀 등과 연대하여 중국을 봉쇄할 수 있는 서태평양과 달리, 인도양에는 인도와 맞설 만한 지역 강대국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P508

아나톨리아반도와 발칸반도에 걸쳐 있으며,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째로 품은 이스탄불의 입지 덕분이다. 유럽의 공산품과 러시아.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곡물은 발칸반도와 흑해, 캅카스, 중동, 지중해를 죄다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는 아나톨리아반도를 거쳐 운송된다.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한창일 때 대한민국이 동아시아에서 지향했던 ‘중심축 국가pivot state.‘ 그것이 튀르키예에 있어선 지리적 선물이나 다름이 없다. - P516

강자와 약자,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서는
자유가 억압하고 법이 자유롭게 하리라 - P530

미국은 자유무역주의에서 이미 마음이 떠났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또다른 기둥인, UN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에 대한 기대도 많이 접은 것으로보인다.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이 자유무역주의를 포기하고, 나아가 UN 체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은 탈냉전기 세계를 규율해온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도 황혼이 드리워졌음을 뜻한다. - P534

만일 미국이 현상 변경 세력의 도전을 뿌리치는 데 성공하고, 역외 균형 정책을 통해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패권국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데까지 성공한다면, 다극체제가 도래한 다음에도 범세계적인 ‘힘의 균형‘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 설사 다극체제라 해도 ‘힘의 균형‘이성립된 국제사회에서는 빈 체제와 같은 평화 체제를 제한적으로라도 구축할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한시적으로나마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된다면, 국제사회는 현실주의적 역학에 기반하였으되 항구적인 국제평화를 지향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무정부상태의 현실과 약육강식의 숙명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것은 인류의 본능이자 열망이기 때문이다. - P537

남은 21세기에는 국제법의 구속력binding power이나 강제력enforcing power보다 국제사회의 자발적 존중과 준수에 기초한 규범력 normative power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주의가 더욱 중요해질 이유다. - P541

국내 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 한다. - P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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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질서 맥락으로 이해하기 - 패권 전환기 속 대한민국의 미래
정하늘 지음 / 국제법질서연구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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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성은 강력하지만, 가장 강력하지는 않다.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고 입증된 정서 또는 이념은 민족주의다. ‘자유‘ 그 자체가 근본적인 동기가 되어 체제의 변혁을 끌어낸 사례는 프랑스 대혁명 등 소수에 불과하다. 반면 민족주의는 압도적으로 강한 정복자를 격퇴하거나 강고했던 체제를 전복시킨 많은 역사적 사건에서 핵심 동기로 작용했다. 오로지 자유 또는 자유민주주의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지만, 민족주의적 애국심에 고양되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 현대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탄압과 학살이 일상이었던 고대에도 독립운동이나 항전의 주된 동기가 된 것은 거의 언제나 민족주의였다. 외부의 압제에 대항하는데 민족주의만큼 강력한 사상은 찾기 어렵다. - P457

글로벌 사우스란 개념이 미국과 서방이 주축이 된 자유 진영이나 반미연대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 노선을 유지하는 나라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459

4차 산업혁명의 중추 산업을 위한 각종 원재료와 광물의 공급처로서 오늘날글로벌 사우스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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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은 65편의 시
안도현 엮음, 신철 그림 / 모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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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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