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햇빛과 햇볕을 전달한다. 햇빛은 시각에 대한 자극이고, 햇볕은 촉감에 대한 자극이다. 햇빛은 가시광선을 통해 주변을 밝게 하고, 햇볕은 태양의 복사열에서 느껴진다. 태양빛은 태양광 패널의 광자 차이를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고, 태양열은 집열관을 통해 증기를 덥힌 뒤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다르다. (pz 169-170)
촉촉함은 습기가 적당해 기분이 좋은 느낌, 축축함은 물의 양이 많아 젖은 느낌을 표현한다. 봄비와 새벽이슬, 눈가에 맺힌 눈물은 촉촉하고, 장맛비에 젖은 바짓가랑이나, 오줌 싼 이부자리는 축축하다. (p.176)
최근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가장 유행하고 번창하는 공간은 ‘코워킹 스페이스 Co-Working Space‘ 이다. 서울, 뉴욕, 런던, 파리의 한가운데에 가장 세련되고 비싼 지역의 도심 한가운데 사람들이 모여 독립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의견을 교류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든지 자신만의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도 사람들은 굳이 집을 나와 이곳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며 시간을 보낸다. 접촉이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 된 사회가 발달했음에도 오히려 사람들은 사회와의 접촉을 찾아 나선다. 가상 현실이 발달할수록 사람과 도시와의 스킨십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p.202)
도시를 가득 메운 건축물은 뽀드득거리는 눈, 따가운 여름 소나기, 부드럽고 간지러운 가을 갈대, 거친 소나무 등걸과 같은 자연의 촉감과 어울릴 때 풍요로워진다. 몇 백 년 전 조선의 어의는명주실 끝으로 전해지는 진맥을 통해 병중을 헤아리고 진찰했다. 촉감은 섬세하고 정확하게 사물의 본질을 전달한다. 건물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우리가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촉감을 통해서이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따뜻한 공간은 사람의 촉감이 주는 섬세함에서 시작된다. (p.210)
그렇다면 오감으로 느끼며 먹는 음식은 어떨까? 음식에서 맛있는 냄새를 맡고, 음식을 씹을 때의 소리를 듣거나 식감을 느끼고, 촉감으로 재료를 만진다면 맛이 더 다채로울 것이다. 도시도마찬가지다. 냄새, 소리, 촉감, 맛의 다양한 언어로 말하는 도시를 눈을 감고 느낀다면 우리가 사는 공간을 더 풍요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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