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 -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어떻게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가
아누팜 B. 제나.크리스토퍼 워샴 지음, 고현석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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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연구 결과를 담은 이 책은, 의료에서 우연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환자의 건강과 우리 사회의 안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 P22

자연실험 연구는 경제학 분야에서 ‘신뢰성 혁명credibility revolution‘을 일으켰으며, 이들이 개발한 정교한 과학적 방법은 보건경제학을 비롯한 경제학의 거의 모든 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 P23

과학실험에서 무작위 배정을 선호하는 이유는 개입 그룹 또는대조 그룹으로의 무작위 배정이 다른 변수들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는 무작위성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미국 헌법은 선거가 국민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다. 선거는 동전 던지기가 아니다. - P36

이 연구에서 금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의 기대수명은 각각 73.2세, 74.8세로 거의 비슷했던 것으로 조사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은메달리스트의 기대수명은 금메달리스트나 동메달리스트보다 훨씬 적은 70.8세에 불과했다. 사인펠드의 말이 맞았던 것으로 보였다. ‘세계 최고‘에 아쉽게 도달하지 못한 것이 선수에게 미친 심리적 효과는 수명을 몇 년이나 단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 P43

우리의 목표는 자연실험에 관한 연구 결과가 절대적 진리라고 여러분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연구는 때로는 검증하기 어려운 가정에 기초하기 때문에 그 연구 결과에 완전한 확신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목표는 자연실험이 우연이라는 토대 위에서 어떻게 구축되는지 보여주고, 여러분이 스스로 자신만의 결론에 이르도록 만드는 것이다(물론, 우리는 우리가 내린 결론도 여러분에게 제시할 것이다). - P44

이 주제와 관련된 자연실험이 존재할 수 있는지, 즉 아이들이 자신이 태어난 시점에 따라 완전히 우연에 의해서만 독감 예방접종을받는 진료 경로가 결정되는지 여부였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가 확실해 보였다. 8월에 태어난 아이들, 6월 또는 3월에 태어난 아이들은 연례 건강검진과 동시에 독감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경우가 많았다. 반면 9월, 10월, 11월에 태어난 아이들은 연례 건강검진과 동시에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11월이 지나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아이들은 최악의 독감 유행에 대비할 수 있는 면역력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데이터는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쉬운 독감 예방접종‘ 경로로 밟는 반면, 가을이 아닌 다른 계절에 태어난 아이들은 ‘어려운 독감 예방접종‘ 경로를 밟는다는 뜻이다. - P57

답은 당연히 독감 백신접종이다.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독감 예방백신은 매년 유행이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균주의 비기능성 입자에 우리 몸을 노출시켜, 바이러스에 감염될 시 면역시스템이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든다. 독감 예방백신을 맞으면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지며,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줄어든다.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확률도 낮아져 노약자들을 보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P69

세계보건기구는 사람들이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현상을 세가지 핵심 요소에 기초해 설명한다. ‘3C‘로 표현되는 이 세 가지 요소는 질병 위험에 대한 낮은 인식과 그 인식으로 인해 백신접종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현상을 나타내는 안주complacency 요인, 백신 및 의료 시스템이나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을 뜻하는 신뢰 confidence요인, 백신의 가용성과 백신 구입 능력 그리고 백신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을 나타내는 편의성 convenience 요인을 말한다. - P73

또한 우리는 현실적인 문제인 백신접종 망설임vaccine hesitancy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연구는 더 많은 사람이 백신접종을 받게 만들려면 백신접종을 더 쉽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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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없는 단어는 없다 - 읽기만 해도 어휘력이 늘고 말과 글에 깊이가 더해지는 책
장인용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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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금 느끼기에는 ‘회사‘는 자본주의에 가깝고 ‘공사‘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느낌이다. - P27

이럴 때 다루는 사람을 ‘수하(下)‘라 한다. 여하튼 어떤 경우도 ‘하(下)‘가 더 괴롭지만 ‘상(上)‘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 P56

이렇게 뜻이 같은 세 말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짐작‘에는
‘~없다‘ 표현이 잘 붙지 않는다. ‘짐작 없다‘라 쓸 수 없는것은 아니나 띄어쓰기를 한다는 것은 한 단어로 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어림‘과 ‘대중‘은 모두 ‘~없다‘란 표현이있는데 뜻이 서로 다르다. ‘어림없다‘는 ‘도저히 될 가망이없다‘라는 뜻이고, ‘대중없다‘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다‘라는 말이다. 이렇게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도 활용에 따라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 말의 세계이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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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미술관 - 그림 속 잠들어 있던 역사를 깨우다
김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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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거식증 수녀‘와 ‘금식 소녀‘ 모두, 그 배경에는 가부장제 사회의 억압적 가치 체계라는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다. 극단적 금식은신앙의 이름으로 오롯이 여성에게 지워진 짐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신체를 최대한 활용해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했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견고한 가부장 사회에서 이 여성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극단적인 몸의 학대였다. 하지만 중세든 19세기든 그어떤 거룩한 신앙으로 포장해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의 진실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이다. - P249

중세 유럽은 흔히 야만의 시대, 문명의 암흑기로 간주된다. 많은 사람들이 마녀 사냥 혹은 마녀 재판도 중세의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마녀사냥은 중세 말기인 14~15세기부터 시작되었지만 중세보다는 과학 혁명의 시대라는 17세기경 가장 극심하게 일어났다. 14세기 흑사병, 연이은 전쟁, 17세기 소빙하기의 흉작과 기근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사회 혼란 속에서 교회와 국가는 민중을 달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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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미술관 - 그림 속 잠들어 있던 역사를 깨우다
김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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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대변혁을 가져왔고 기술 혁신, 대량 생산 및 도시를 특징으로 하는현대 사회의 토대를 마련했다. 귀족 계급이 부와 권력을 독점했던 진통적 신분제는 무너지고 시민 계급이 사회의 중심 세력으로 들어섰다. 공장을 소유한 산업 자본가와 상인, 의사나 법률가같이 교육을 받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산업 시대의 새로운 부유층을 이루었다. 전통적인 상류층과 신흥 자산 계급은 수도와 난방 시설이 설비된 저택에서 살았고이 시기 등장한 백화점을 이용했으며 문화, 예술, 스포츠를 즐기는 사치스럽고 안락한 생활을 누렸다.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시대‘, 프랑스에서는 ‘벨 에포크‘라고 일컫는 시기였다. - P343

초창기 산업 시대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있어 과거에 비해 얼마나 멀리 왔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된다. 가난한 사람들의 궁핍함과 비참함을 묘사한 도미에나 도레의 작품은 파리나 런던 같은 도시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킴으로써 개혁을 위해 나아가는 데 한걸음을 보탰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예술의 힘이 아닐까.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빛의 탐구였다. 모네는 하루 중 시간대와 계절 혹은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빛의 효과를 집요하게 탐색했다. 이것은 건초더미, 템스강 풍경(런던 시리즈), 루앙 대성당, 베네치아 석호 그리고 거대한 수련 그림 모두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모네의 주요 관심사였다. - P360

모네의 ‘런던 시리즈‘는 바로 이런 시대의 시각적 기록이다. 하지만 런던 시민들에게 템스강의 스모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고, 오히려물질적 부와 진보를 약속하는 현대 산업 시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예술가들도 공해에 찌든 환경을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라보았다. 템스강은 화가들에게 색색의 멋진 안개쇼를 보여주었다. 모네는 안개가 선사하는 환상적인 빛의 효과를 사랑했고 템스강을 오염시키는 산업 사회의 폐해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희뿌연 안개 속에 가려진 추하고 고통스러운 실상은 보지 못한 화가의 눈에, 템스강은 오로지 황홀한 낙원일 뿐이었다. 모네는 극심한 환경 파괴를 신비하고 몽환적인 풍경으로 바꾸어 놓았다. 예술가는 디스토피아마저 유토피아로 보이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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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미술관 - 그림 속 잠들어 있던 역사를 깨우다
김선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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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성 중심사회에서 아름다움, 부, 명예, 지식은 권력이다. 푸코는 그 권력이 자신들과 다른 것들을 비정상으로 치부하고 억압하며 감시하고 처벌한다고 보았다. - P323

원시 시대 신과 소통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한 샤먼도 어찌 보면 광인이었다. 생각과 가치관은 늘 바뀌어 왔다. 과거의 비정상은 현재의 정상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 경우도 있다. 진짜 문제는 나와 우리는 정상이고 너와 너희는 비정상이라는 독선적 이분법이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일까? 자신의 좁은 관점에 따라 선과 악 혹은 정상과 비정상을 칼같이 가르는 그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 삶과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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