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평전 - 더불어 숲으로 가는 길
최영묵.김창남 지음 / 돌베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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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장기성과 굴곡성을 생각하면, 가시적 성과나 목표 달성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왜냐면 그래야 오래 버티니까. 작은 숲(공동체)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위로도 하고, 작은 약속도 하고, 그 ‘인간적인 과정‘을 잘 관리하면서 가는 것 ! (손잡고, 319) _ p.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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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평전 - 더불어 숲으로 가는 길
최영묵.김창남 지음 / 돌베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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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무는 자기 키만큼의 긴 뿌리를 땅속에 묻어 두고 있는 법입니다. 대숲은 그 숲의 모든 대나무의 키를 합친 것만큼의 광범한 뿌리를 땅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대나무는 뿌리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나무가 반드시 숲을 이루고야 마는 비결이 바로 이 뿌리의 공유에 있는 것입니다.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면 이제는 나무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인의 마디와 뿌리의 연대가 이루어 내는 숲의 역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냇물아, 205) _ p. 320

자본주의적 구조를 청산한다는 것은 결국 크게 두 가지라고 봐요. 하나는 결정권입니다. 무엇을, 얼마만큼, 몇 시간 노동으로 생산할 것이냐에 관한 결정권을 누가 행사하느냐에 따라서 사회 구조가 달라진다고 봐요. 그다음에 그렇게 생산된 물건을 상품 형식으로 할 거냐 말 거냐, 이 두 가지거든요. 이것만 바뀌면 저는 사회가 바뀐다고 봐요. (손잡고, 211) _ p. 325

노론 권력은 축적된 자산과 사대주의 근성을 바탕으로 조선 후기,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 이후 군사 정권에 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보수 구조를 완성해 놓았다. 물론 배후에 외세의 압도적인 지원을 업고 있는 것 역시 그때와 다르지 않다. [담론, 392~393) _ p. 360

조선 시대에도 노론 지배 권력이 정치를 딱 한 개 아이템으로해요. ‘역모! 역모라고 하면 상당히 비판적인 개혁 사림들도 잠잠해져요. 지금 우리에게 ‘종북‘이 그런 거죠. ……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북‘이라고 하면 바로 조용해져요. 더 이상 논의가 진전이 안 돼요. 종북이 뭔지, 뭐가 나쁜지, 빨갱이가 대체 뭘 주장하는지, 그들이 주장하는 사회가 뭔지, 그런 논의가 절대 없거든요. 그냥 한마디로 끝이에요. 더 이상의 논의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아주 마법 같은 정치 용어가 역모, 종북, 이런거거든요. (한겨레 2016. 1. 23) _ p.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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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평전 - 더불어 숲으로 가는 길
최영묵.김창남 지음 / 돌베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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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끊임없이 조직되고 생성된다. 그 관계는 다시 변화하고 탈주하는 지속적 생성과 생기(生氣)의 장이다. 고정된 정체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정체성이 형성되고 변화하며 재구성된다고 보는 점에서 존재론적 패러다임과 대비된다.
(p.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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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평전 - 더불어 숲으로 가는 길
최영묵.김창남 지음 / 돌베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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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글자 그대로 ’앎’입니다. 미가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은 미가 바로 각성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각성하게 하는 것이 아름다움이고 미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모름다움‘이라고 술회합니다. 비극이 미가 된다는 것은 비극이야말로 우리를 통절하게 깨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얇은 옷을 입은 사람이 겨울 추위를 정직하게 만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한매(寒梅), 늦가을 서리 맞으며 피는 황국(黃菊)을 기리는 문화가 바로 비극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우리가 비극에 공감하는 것은 그것을 통하여 인간을, 세상을 깨닫기 때문입니다.[담론, 252~253) _ p. 156

그는 이를 머리에서 기슴으로, 다시 기슴에서 발로 가는 ‘가장 먼 여행’이라 불렀다. ‘타자화’에서 ‘공감‘으로, 그리고 ‘실천’으로 가는 여정이다. 예술의 의미도 다르지 있다. 예술 역시 인식의 회장이고 변화와 창조의 과정이며 타자화에서 다시 공감과 연대로, 실천으로 니이기는 ‘먼 여행’인 것이다. _ p. 160

공자가 이야기하는 배움과 깨달음은 보통 사람이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세계다. 누구나 궁리(窮理)를 해서 문리가 트이면 일정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쇠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평적 정보들을 수직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손잡고, 341] 가령숟가락은 밥 먹는 도구라는 말을 듣고, 삽은 땅을 파는 도구이며, 망원경은 멀리 보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 수평적 정보의 집적이다. 이러한 도구들을 떠올리면서 ‘인간이 만든 모든 도구는 인간의 확장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정보의 수직화이고 깨달음이다. (p. 231)

쇠귀에게 깨달음이란 평생을 살면서 끊임없이 바깥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안으로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는 일이었다. (p.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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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 김영민 논어 에세이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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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구나!" 자공이 말했다. "어째서 선생님을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않고, 범속한 것을 공부하는 것으로부터 고매한 곳에 이르니, 나를 알아줄 것은 아마 하늘이런가!"

子曰, 莫我知也夫, 子貢曰, 何爲其莫知子也, 子曰, 不怨天, 不光人, 下學而上達, 知我者其天乎.

- 논어, 헌문편 중에서, (p. 108)

공자의 이 언명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임기응변(權)이란, 규범에 맞추어 자신을 제대로 세울 수 있는(立) 경지를 완수한사람에게나 가능한, 최후의 경지라는 사실이다. (p. 124)

새로운 답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21세기 한국에서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동의 없이 태어나고, 많은 노인들이 동의 없이 요양원으로 실려 간다. (p. 182)

우리가 일으킬 수 있는 ‘기적‘은 오직 ‘밍기적’뿐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밍기적 유토피아‘가 실현된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게으른 사람들에게 큰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그 유토피아는 아무 일도 하지 않 았기 때문에‘만사형통하는 세계인가, 아니면 아무것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만사형통하는 세계인가. (p. 189)

단조로움과 화려함의 대조가 빚는 간극이야말로 피지배층과 지배층의 간격이다. 지배층은 자신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두드러지도록, 피지배층은 초라하고 단조로운 상태에 머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피지배층이 지배층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는 순간, 그 피지배층은 지배층의 지배와 사회의 위계 질서를 감수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치 아름다운 사람이 뱉는 침과 그가 때리는 따귀라면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것처럼. 부러우면 지는 거다. 아니, 부러우면 지배당하는 거다. (p. 198)

더 창의적인 재현은 현실’을’ 모사하고자 하는 집착을 버리고, 현실에 ‘대하여’ 재현하려 든다. 영정 사진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그 영정 사진이 망자의 검버섯 하나하나를 얼마나 핍진하게 보여주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망자에 ‘대하여’ 얼마나 잘 이야기해주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p. 220)

시작이 있는 것은 끝이 있기 마련, 더 나은 세상을 열망했던 사상가들도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이 지구도 언젠가는 차갑게 식을 것이다. 재현에 종사하는 이들의 궁극적인 소망은 이 지구의 영정사진을 찍는 것이다. (p.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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