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평전 - 더불어 숲으로 가는 길
최영묵.김창남 지음 / 돌베개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나무는 자기 키만큼의 긴 뿌리를 땅속에 묻어 두고 있는 법입니다. 대숲은 그 숲의 모든 대나무의 키를 합친 것만큼의 광범한 뿌리를 땅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대나무는 뿌리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나무가 반드시 숲을 이루고야 마는 비결이 바로 이 뿌리의 공유에 있는 것입니다.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면 이제는 나무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인의 마디와 뿌리의 연대가 이루어 내는 숲의 역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냇물아, 205) _ p. 320

자본주의적 구조를 청산한다는 것은 결국 크게 두 가지라고 봐요. 하나는 결정권입니다. 무엇을, 얼마만큼, 몇 시간 노동으로 생산할 것이냐에 관한 결정권을 누가 행사하느냐에 따라서 사회 구조가 달라진다고 봐요. 그다음에 그렇게 생산된 물건을 상품 형식으로 할 거냐 말 거냐, 이 두 가지거든요. 이것만 바뀌면 저는 사회가 바뀐다고 봐요. (손잡고, 211) _ p. 325

노론 권력은 축적된 자산과 사대주의 근성을 바탕으로 조선 후기,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 이후 군사 정권에 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보수 구조를 완성해 놓았다. 물론 배후에 외세의 압도적인 지원을 업고 있는 것 역시 그때와 다르지 않다. [담론, 392~393) _ p. 360

조선 시대에도 노론 지배 권력이 정치를 딱 한 개 아이템으로해요. ‘역모! 역모라고 하면 상당히 비판적인 개혁 사림들도 잠잠해져요. 지금 우리에게 ‘종북‘이 그런 거죠. ……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북‘이라고 하면 바로 조용해져요. 더 이상 논의가 진전이 안 돼요. 종북이 뭔지, 뭐가 나쁜지, 빨갱이가 대체 뭘 주장하는지, 그들이 주장하는 사회가 뭔지, 그런 논의가 절대 없거든요. 그냥 한마디로 끝이에요. 더 이상의 논의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아주 마법 같은 정치 용어가 역모, 종북, 이런거거든요. (한겨레 2016. 1. 23) _ p. 3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