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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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변 사람들이 저질렀고 또 그로 인해 비난을 받은 행동들은 한나가 저지른 행동에 비하면 훨씬덜 나쁜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사실 한나에게손가락질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한나에게 한손가락질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나는 그녀를사랑했던 것이다.
-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 주는 남자』에서 - P219

주변자극을 향해 리액션만 하기 바쁜 것이 ‘마음놓침‘의 상태라면, ‘자아‘라는 연기자의 페르소나를 뚫고 ‘자기‘라는 존재의 핵심을 향해나아가는 또 하나의 나는 ‘마음챙김‘의 주체다. 또한내 안의 모든 트라우마와 언제든 맞서 싸울 준비가되어 있는 내면의 검투사다. 나는 나를 향해 쏟아지는그 수많은 시선의 화살을 뚫고, 내가 나를 징벌하는 자기검열의 칼날을 피해 마침내 ‘진정한 자기’를향해 도달하는 길을 찾고 있다. 나는 이제 안다.
내가 처음부터 이 세상 무엇도 두렵지 않은 용감한 전사였다는 것을

_ 프롤로그 중 - P238

"사랑이라는 것은 말일세, 고빈다, 그 사랑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이 세상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일, 이 세상을 설명하는 일, 이세상을 경멸하는 일은 아마도 위대한 사상가가 할 일이겠지. 그러나 나에게는,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것, 이 세상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하는 마음과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것, 오직 이것만이 중요할 뿐이야."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에서 - P247

엡스타인은 이렇게 조언한다. 즐거운 것에 집착하지 말고, 즐겁지 않은 것도 거부하지 말라. 단순히 있는 그대로 거기 머물러서 ‘마음의 바람‘을 느껴 보자. 티베트불교 전통에서는 이순수한 주의집중을 ‘스파이 의식‘이라 부른다. ‘스파이 의식‘이라는 명칭이 무척 흥미롭다. 내 마음이면서도 내 마음이 아닌제3의 눈, 그것이 스파이의 시선이니까. 이 스파이 의식이야말로 마음챙김의 핵심 기술이다. 당신의 부끄러운 트라우마에얽힌 깊은 마음의 비밀을 인식할 때, 내면의 성장은 시작된다. 트라우마는 일상의 방해물이지만 내적 성장의 빛과 소금이다. 나를 파괴하는 트라우마가 동시에 나를 새롭게 창조해 낸다.

_ ‘내가 진짜로 느끼는 것‘을 느껴보자 중 - P254

상처를 완전히 낫게 할 수는 없지만, 상처와 함께, 상처를 안고, 상처를 보듬고, 때로는 상처로부터 배우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상처는 엄청난 예외상태가 아니라 존재의 필수적 성립 조건이다 - P255

야말로 중요한 모든 것들이 결정되는 시간이었다." 청년기가사회와 가족 안에서 자신의 ‘외적인 형상‘을 찾아가는 시기라면, 중년기는 자신의 삶에서 ‘내면의 형상‘을 찾는 시기다. 이
‘내면의 형상‘을 찾는 데 실패하면, 삶은 세속적인 성공이나 물질적인 이득만을 향해 치닫거나 돌이킬 수 없는 타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_ 잇숙한 모든 것과 거리 두기 중 - P262

창의적인 사람은 ‘익숙한 모든 것과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나, 가족, 시간, 공간, 사회로부터 거리를둘 수 있는 능력. 동시에 창의적인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다. ‘중년의 위기‘를 ‘창조성의 원천‘으로 바꿀 수 있는 최고의 비법은 바로 세상에 완전히 초연할 수 있는 담력이다. 자신을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완전히 내던질 수 있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힘이다.

_ 익숙한 모든 것과 거리 두기 중 - P264

우리는 익숙한 공간, 한정된 시간, 지금까지 ‘나다운 것‘이라고 믿어 왔던 세계의 매트릭스에서단 며칠만이라도 벗어나 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정기적으로 ‘자기로부터의 탈주‘를 꿈꾸는 시간을 짧게라도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거대한 조직사회나 자본의 톱니바퀴가 굴리는 대로 굴러가거나, 가족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진정한 ‘나’를 찾을 길이 없어지게 된다 - P266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순간 나는 언뜻 본 것이있었다. 육체와 결부된 존재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위대한 무엇인가를 향해 뜨겁게 타오르는, 고뇌하는 영혼이 그것이었다.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에서 - P268

‘겨우 이런 걸 상처로 여기고 그동안 괴로워했단말인가.‘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너무 아프고 못나서나 자신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상처들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조금씩 다가서는 일은미치도록 흥미롭다. 나의 밑바닥을 알아 갈수록, 점점 ‘꾸미고 싶은 나’보다는 ‘진짜 나 자신‘이 훨씬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 P277

트라우마를 인지한다는 것은 자신의 취약성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그러한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개인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전체의 취약성과 우리의 본성 내부에 자리잡은 ‘악‘의가능성까지도 함께 이해할 수 있다. - P286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시간 속에서 소멸되어 가고있다. 치즈 그릇의 유리덮개 아래, 에리카와 그의훌륭한 보호막인 어머니가 함께 갇혀 있는 것이다. 이 그릇은 누군가 밖에서 유리그릇을 들어 올려야만열릴 수 있다. 에리카는 시간과 연령을 초월한 곤충이다. 그녀는 이야깃거리도 없고, 이야깃거리를 만들지도 않는다. 이 곤충은 움찔거리고 기어 다니는 능력을 오래전에상실했다.

-- 엘프리데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에서 - P297

당신의 그림자, 당신의 무의식을 방치하거나 배제하거나 다락방에 숨겨 두지 말기를. ‘꿈‘을 통해, 때로는 대낮의 얼토당토않은 몽상을 통해, 알 수 없는신경증과 강박증을 통해, 당신의 의식에게 기꺼이 말을 걸고 싶어 하는 무의식에게 발언권을 주기를. - P306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바로 그 트라우마가 우리의 심리적 유전자를 결정하는 ‘밑그림‘이 될 수는 있지만, 결코 완성작은 될 수 없다. 트라우마가 밑그림을 그리는 연필이 될 수는 있지만 그림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구도나 색채가 되지 않도록 끝끝내 막아 내는 것, 그것이 자기 치유의 노력이고 더 나은 삶을 살려는 우리의 끈질긴 자유의지이니까.

_ 몸으로 행동해야만 삶이 바뀐다 중 - P314

"나는 그렇게 돌아올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루스에게 감탄했어요. 요즘과 달리 그 시절에는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거든요. 그 당시엔 결혼을 하면 끝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했어요. 하지만 루스는사람들이 알던 것보다 훨씬 강했어요. 다들 루스를늘 도자기 인형 다루듯 했는데, 실은 여러 면에서 이지보다도 강했던 거예요."

- 페니 플래그,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서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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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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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랑했던 두 남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그랬기 때문에 그들을 잃었다. 이제 그녀는 만일 조금이라도 애슐리를 이해했더라면 절대로 그를 사랑하지 않았을 것으며, 레트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더라면 그를 절대로 잃지 않았으리라고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녀는 세상의 어느 누구라도 자기가 정말로 이해한 적이 있었을까 막연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 P112

심리학자 융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드높은 산맥이라고. 이제 다 올랐다 싶으면 어느새 그보다 훨씬 더 높은 또 다른 봉우리를 보여 주는 험준한 산맥이라고.

_ 사랑이라는 영원한 수수께끼 중 - P119

여성이 어떤 ‘이상‘을 성취하는 데는 반드시 세 가지 요소가 항상 충돌한다. 첫째, 여성으로서의 행복. 둘째, 여성도 남성도 아닌 ‘인간‘으로서의 꿈. 셋째, 공동체의 이상, 여성이 출산을 하면 득달같이 일자리를 빼앗고, 여성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면온갖 차별을 일삼는 사회에서 어떻게 여성들이 꿈을 펼칠 수있겠는가?

_ 달콤한 환상으로부터 탈피하라 중 - P127

클림트의 「유디트1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림이 영혼의 블랙홀이 되어 보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 - P128

「유디트2」는 아름다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마치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나서려는 듯 미지의 장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P129

두 사람의 끔찍한 비극도 여기, 두 사람의 참혹한 아름다움도 여기 있었다. 항상 같은 얼굴을 매일 바라보면서도 매일 눈부신 새로움을 느끼는 것, 그것이 사랑 아닐까. 사랑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는 살아 있는 거울에 투영된 자기 자신을 비춰보는 일이기에.

_ 사랑하는 사람 속에서 나의 영혼을 보라 중 - P136

캐서린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무한한 증오는 ‘이것이세상‘이라고 가르쳐 준 뒤 그 세상 전체를 빼앗아 가버린 한 여자에 대한 증오다. 그러니까 그녀 아니면‘무(無)‘, 그녀 아니면 이 세상은 아무 의미없다고생각하는 히스클리프에게 캐서린은 유일무이한 현실그 자체였던 것이다 - P138

"당신들은 살아 있는 인형을 가지고 노는 한 쌍의 어린아이 같군."
"놀다고요! (…………) 어머니는 한 사람을 데려가 그에게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 줌으로써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인지 모르실 거예요. 그건 계급과 계급, 영혼과 영혼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기도 해요."
- 조지 버나드 쇼, 『피그말리온』에서 - P148

위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도 자라는 우리 자신의 내면적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커다란 장애물은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다. 나는 충분히 잘해 낼 수 있는 것도 ‘저 사람이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걱정 때문에 망쳐 버리곤 했다. 나는 더 자유롭고 더 눈부시게 날아오르고 싶은데 ‘사람들이 과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내 안의 검열 때문에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한 적이 참으로 많았다. 이렇게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자기 검열이 바로 내가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할 ‘내 안의 괴물‘이다. - P160

내 안의 괴물과 싸워 이기기 위해, 우리는 ‘그무엇과도 용감히 대적할 수 있는 내 안의 힘‘을 느낄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의식이 아직 느끼지 못할때조차도, 우리 무의식 안에는 ‘누구도 건드릴 수없는 자기 안의 현자‘가 있다. 모든 질문에 답할 수있고, 모든 슬픔을 치유할 수 있는 자기 안의 가장 용감하고 지혜로운 멘토가 있다. 바로 그런 자기안의 멘토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내적 성장의황금열쇠다 - P161

노인이 초원을 달리는 사자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는 것은여전히 그가 영혼의 젊음을 잃지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 숨은 진정한 영웅의 이미지를 발견해 내는것이 심리학의 궁극적 과제다. 어떤 힘겨운 상황에서도 ‘내 마음속의사자 한마리‘를 결코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마음만은 결코 늙지 않는 최고의 비결이다 - P171

융은 말한다. 우리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콤플렉스가 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내가 콤플렉스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콤플렉스가 나를 조종하게 내버려둔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_ ‘보이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라 중 - P174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나‘를 생각하는 ‘보이지 않는간‘이야말로 내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마음챙김의 시간이다.

_ ‘보이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라 중 - P178

‘내가 생각하는 나‘의 핸들을 꽉 붙들 수만 있다면,
나를 향한 온갖 과도한 기대와 악성 댓글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의 스토리‘를 내 영혼과 내 힘으로 써 나갈 수 있다 - P189

『감정조절』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감정조절은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는 것도,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마비시키는 것도 아니다. 모든 감정을 느끼되, 그것에 압도되거나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_ 감정의 격량에 휩쓸리지 말자 중 - P204

격한 감정이 우리를 제멋대로 휘두르게 내버려 두지 말자. 우리 자신은 우리가느끼는 감정보다 더 강하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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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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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읽은후에도 제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차라리 영어명<Bewilderment>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주생물학자 어빠, 동물권활동가 엄마, 그리고 이 세상과 다르게 호흡하는 아들의 이야기이다. 대상을 바라보며 서술하는 방식에서 이야기의 고저없이 흘러간다. 물론 몇가지의 큰 사건들이 일어난다.

요즘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관심을 끌고 있고, 주변을 보면 세상과 다르게 호흡하는 아이들과 그 보호자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아이의 관점에서 아니면 보호자의 관심에서 두번 본다.

이전 <오버스토리>애서도 그렇듯이, 과학적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우주와 뇌의 두가지 과학적 개상을 비교하거나 치환하거나 대체하면서 지식과 감정을 풀어간다. 천펀히 읽으려고 노력한 책이다.

나는 소설속 사건들이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방학동안 읽어보라고 부인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이 책에서 세상과 잘 호흡하지 못하고 다르게 해석하는 아이의 심리를 암호를 해석한 난수표처럼 풀어가고 있다.

얼마전 우주속 사진이 공개되었다. 그런 과학 프로젝트가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세계 광우병은 창궐하지 않았지만, 기후 변화의 징후는 폭염과 산불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저자 리처드 파워스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을 읽고, 다른 세계를 마주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보호자들에게 격려와 존경을 보낸다. 사랑과 헌신의 말은 쉽지만, 실천은 아무나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싶은 문장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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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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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자라지 않는 내면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보살핌이 필요하다. 내 안에서 영원히자라지 않는 그 내면아이의 가장 깊은 상처는 주로 가족관계에서부터 비롯된다.

_ 프롤로그 중 - P22

가장 사랑받으며 인정받고 싶은 존재에게 버려진다는 것, 가장 관심받고 싶은 존재에게외면당하는 것은 뼈아픈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지울 수 없는 영혼의 흉터를 남긴다. 그 내면아이를 발견하고, 보살피고, 마침내 완전히 보듬어 안는 것. 그것이 치유와 성장의 시작이다

_ 프롤로그 중 - P23

내 안에도 언제든지 ‘벌레‘로 변신할 수 있는 가여운 그레고르가 잠복하고 있다. 그레고르 잠자는 아버지가 강요하는삶의 압박감과 싸우는 지상의 모든 자식들의 슬픔을 등에 짊어진 채, 오늘도 쓸쓸히 머나먼 창밖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_ 오리디푸스콤플렉스를 넘어서서 중 - P32

사회적인 통념이나 오랜 생활 습관에 젖어 있는 ‘의식‘은 그동안의 관성대로 고집을 부리지만, ‘무의식‘은 아무리 감시를강화해도 끝내 탈옥에 성공하는 불굴의 죄수처럼 의식의 보호관찰을 거부한다. 이렇듯 의식의 통제와 무의식의 자유로운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어긋나는데, 우리가 의식의 통제를 강화할수록 그 의식의 압제로부터 벗어나려는 무의식의 꿈틀거림은 더욱 강렬하고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_ 지금 당장 행복하지 않아도 중 - P38

슬픔은 ‘행복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당신이 그 슬픔의 내밀한 속삭임에 충분히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가 슬픔에 굴복하지 않고 슬픔 속에서 더 깊은 생의 진실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 P50

소중한 사람의 감정을 존중해 주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 때로는나 자신을 제3의 눈으로 바라보기 위해 거리를 두는 것. 그 미묘한 거리 조절의 미학이야말로 심리학과 문학의 이중주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마음의 하모니다.

_ 후회 없이 사랑하라 중 - P58

나는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도 글을 쓰지않았다. 사랑한다고 믿으면서도 한 번도 사랑하지않았다. 나는 닫힌 문 앞에서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에서 - P60

엘리너와 매리앤은 생애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고, 그 사랑에 잔인하게 배신당한 후 비로소 자기 그림자와 만난다. 상처로 얼룩진 무의식의 그림자를 자신의 적이 아닌 친구로 길들이는 방법은, 그림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 P71

나만 보았다는 데는 무슨 뜻이 있을 것 같았다. 우리만 여기 남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약한 우연이 엎치고 덮쳤던가.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그거야말로 고약한 우연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증언할 게 어찌 이 거대한 공허뿐이랴. 벌레의 시간도 증언해야지. 그래야 난 벌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 P79

악의 충동은 인류의 집단적인 그림자다. 악의 충동과 싸우는 것이 바로 슈퍼에고(초자아)인데, 이 슈퍼에고는 때로는 ‘지나친 간섭‘으로 인간의모든 욕망을 가로막지만, 때로는 우리가 달콤한악행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정신을 꽉 붙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 P89

나와 닮은 상처를 지닌 타인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상처는 흠칫 놀란다. 타인의 상처라는 거울에 비친내 상처의 투명한 민낯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나와 닮은 상처를 지닌 사람에게이끌린다. 그것은 매혹과 증오의 양가감정이기도하다. 내 상처의 데칼코마니 같은 그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고 싶은 충동과 결코 그 상처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지 않은 충동이 격렬하게 사투를 벌인다. - P91

우리가 느끼는 사랑이나 우정의 감정, 혹은 낯선사람에게 느끼는 신비로운 연대감은 바로 ‘타인의상처라는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는아픔에서 비롯된다. 본능적이며 개인적인 그 아픔이마침내 사회적인 연대감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우리는 자신의 상처뿐 아니라 타인의 상처도 치유할수 있게 된다 - P92

물론 그는 피오나를 속였다. 그러나 다른 이들처럼 모든 걸 고백하고 피오나를 떠나는 것이 더 나은 일이었을까?
- 앨리스 먼로, 곰이 산을 넘어오다』에서 - P103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활용하는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치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이런 경우 일시적인 위안 말고는 효과가 없다. 방어기제의 가장 어리석은 형태는 자기기만이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의 신 포도처럼 ‘내가 그토록 원했던것을 막상 가져 보면 별것 없을 거야‘라는 식의 자기방어는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스칼릿은 끝까지 자신을 속인다. 나에게는 분명히 레트의 사랑을 되찾을 힘이있다고. 멜라니가 세상을 떠나고 레트조차 떠나 버린 오늘은 너무 힘드니까, 일단 생각하지 말자고. 내일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자고.

_ 내 안의 적을 직시하고 중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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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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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생물학은 십이 년의 영광을누린 후 구걸에 들어갔다. 하지만 커리어의 실용 과학마저 돈을받기 어렵다니 놀라웠다. 모든 연구가 이익을 보여 줘야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교육부에서 초등학생에게 진화를 가르치는 예산을 삭감한 것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않은가. - P246

세상에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지도 않으면서 엄청난 돈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기도 했다. 이 일이 미래를 풍요롭게 만들거나, 질병을 치료하거나, 우리의 광기가 빚어낸 홍수에서 누군가를 지켜주지는 않을 터였다. 그저 우리 인간이 나무에서 내려온 순간부터 품고 지낸 질문에 답을 해 줄 뿐이었다. 신의 마음은 생명에 기울었는가, 아니면 우리 지구 생명체들은 여기 있을 권리가 없는가하는 질문. - P252

뒤늦은 소리지만, 이제 세상은 모든 것이 마케팅이다. 대학은브랜드를 구축해야 했다. 모든 자선 행위는 대대적으로 선전해야했다. 우정은 이제 공유와 ‘좋아요‘와 링크로 측정됐다. 시인과 사제들, 철학자와 어린아이의 아버지들,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노골적인 흥정을 벌였다. 물론 과학도 광고를 해야 했다. 나 혼자 뒤늦게 순진함을 졸업했다고나 할까. - P260

이기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을 때야말로 협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건, 우스운 일이다. - P290

사람들이 가끔 이런 걱정하는 거 알잖아. 저 사람이 나한테 화났나? 하고 말이야. 글쎄, 혹시 누군가가 궁금해한다면, 난 온 세상이 다 마음에 들어 - P305

나는 내 아들을 되찾고 싶었다. 인간이라는 대형 두 발 동물은 믿을게 못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아들을. - P307

그리고 끝으로 로빈의 그림을 비추면서 칼 세이건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의 용기 있는 질문과 심오한 해답이 우리세상을 중요하게 만든다." - P311

어린 존재가 뿜어낸 일련의 화학 물질은 웃음 아닌 웃음이었고 또 그보다는 온전한 판결이자 우주생물학 이론이었다. "굉장히바빴나 보다." - P359

그러나 우리 우주는 겨우 140억 년밖에 되지 않았고, 모든 별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별들이 밤을 지워 버리기에는 너무젊고, 너무 빨리 팽창했다. - P378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제 내 아이에겐 내가 필요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 P386

아, 이 행성은 훌륭한 곳이었다. 그리고 우리도 훌륭했다. 뜨거운 태양과 쏘는 듯한 비와 살아 있는 흙냄새, 어떤 계산으로결코 가질 수 없는, 변화하는 세상의 공기 곳곳을 수놓는 끝없는생명들의 노랫소리만큼이나 훌륭했다.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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