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닫힌 문 뒤에서 "딸이에요, 딸."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닥을 쾅쾅 구르며 목이 터져라 아이고 내 팔자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_ 인왕산 허리 아래 중 -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 내면의 상처를 마주서다.>

이 소설의 특징은 대화체로 구성된 문장들과 내면의 심리묘사이다. 영화감독의 글처럼 글이 영상으로 변환되는 힘이 느껴진다.

어찌보면, 너무나 세속적인 줄거리(신파처럼)일 수 있지만, ˝왜˝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묻고 있다. 결혼하는 과정-10년동안 결혼생활과 소설가로서의 성공과정-사고사이후 전개에서 첫번째와 두번째는 흔하디흔한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아내의 사고사이후 주인공(가누가사 사치오-본명, 쓰무라 케이-필명)이 진정 자신의 내면의 자격지심과 페르소나를 마주하는 묘사는 한편의 심리학 교과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결혼하는 과정과 결혼후 생활은 주변에서도 흔히 벌어지곤 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간의 독립적인 생활...사실 소설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까지 아내(가루가사 다다오)의 경제적 지원은 상투적이지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다.

아내는 남편의 소설가 이름을 절대로 부르지 않는다. 소설가로의 성공은 외도(?)라는 행위를 저지른다. 그런 과정에 뜻밖의 아내 사고사에서 눈물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았던 그 때부터 새로운 전개가 시작된다. 함께 사고사를 당한 대학동창의 가족과의 만남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준다.

아주 긴 변명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부인의 죽음이라는 괴로운 현실을 미처 받아들이지 못해, 그 슬픔이 자신을 혼자 남겨둔 것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는 걸 겨우 이해하게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건 슬픈 일이지만, 그 일을 계기로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져 이렇게 또 새로운 만남을 낳았고, 그 만남을 키워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쓰무라 씨는 새로운 가족을 얻은 거죠. _ 229p 중

자신의 내면에 상처나 슬픔을 회피하지 말고 온전히 자각하고 인내하는 힘이 결국 남자가 우는 에너지를 만든다.

나같은 중년들이 읽으면 공감지수 1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한 유산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난, 가난, 어딜 가나 지겹도록 가난한 나라였다. 돈으로도 가난하고 마음도 가난했다. 클라크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구걸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초콜릿은 중요했으므로 해동은 선교사가 하는 말은 귓등으로 넘기고 미군이 보이기만 하면 달려들어 손을 내밀었다. 어른이 되어 애커넌 씨를 따라다니면서, 손을 내미는 아이들을 보면 제 어린 모습이 보여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 P94

방금 들은 애커넌 씨의 대답은 해동이 국제사회에 대해 마음속에 간직했던 어떤 신뢰를 결정적으로 꺾었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형편은 그때의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네." 그 말은 곧 한국의 비참했던 일제강점기 삼십육 년 동안 나라와 민족이 아닌 일본과 개인적 치부를 위해 진력했던 사람들에게 비난하거나 책임을 물을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었다. - P97

사실 해동이 한일 수교에 반대할 때조차도 그 문제는해동의 감정과 머릿속에서만 불편하게 떠돌았을 뿐 겉으로는 활동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무도 그에게 의견을 묻지 않았고 그의 생각이 생활에 불편이나 갈등을 일으키는 일은 없었다. - P102

나라 전체가 잘사는 것이 더 큰 이익인가, 원섭과 같은 죄지은 자들이 죗값을 치르고 어려운 시절 묵묵히 고난을 감수했던 올바른 사람들이 떳떳하게 사는 것이 더 큰 이익인가? 이 부분에서 생각은 플리머스 자동차의 바퀴가 진흙 구렁에 빠져 헛도는 것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헛되이 맴돌았다. - P103

" ~~ 중략 ~~그가 아름다운 정신과 가치를 대변하기만 한다면 그에게 언제까지라도 무한한 존경심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거든. 그게 바로 인간의어리석고 신비로운 점이라네. 우리는 현실적으로 아무 쓸모 없는것들에 언제나 매혹되네." - P106

진형은 뾰족한 탑의 꼭대기, 검고 단정한 기와지붕, 끝을 동그랗게 오므려 우아하게 모양을 낸 저택의 창틀, 톱니바퀴처럼 하얗게 마무리한 벽의 테두리 들을 손가락질했다. - P163

해동은 한국의 옛 양반들 사이에서 서로를 부르는 격식 있는 호칭이었던 호와 아호에 대해, 벽수라는 이름의 한자 뜻풀이에 대해, 저택이 서 있는 아름다운 산자락과 푸른 소나무 계곡에 대해, 이 마을에 부는 시의 바람을 한량없이 사랑했던 옛 시인 묵객들과 예술가들에 대해 윤원섭을 대신해 설명했다. - P179

"당신 말대로, 그 시절에 나라를 위해서 피치 못하게 친일도 하고 돈도 긁었다고 치자고. 동의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어서 그랬다고. 그런데 마지못해 하는 일이라면 적당히 흉내만 내지, 남들을모두 제치고 일등을 하지는 않잖아? 어떻게 윤덕영처럼,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온갖 못된 수를 다 써서, 그 시대에 있었던 모든 감투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차지할 수 있는 거지? 원치도 않는데 하는 수 없이 그랬다면?" - P187

해동이 가진 것은 온통 미미한 것들뿐이었다. 아버지가 돼지막에 숨겼던 인쇄기, 생전에 고모가 쌓은 덕과 인정, 애커넌 씨와 개인간 고용으로 만들어진 언커크의 일자리. 그런 미미한 것들은 길가의 거미줄처럼 금세 더럽혀지고 아무 발길에나 찢어지고 제일먼저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런 것이 존재했다고 증언해줄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져 그것이 실제 있었다고 말할 근거조차 희박해지는 것들뿐이었다. 그에 비하면 윤덕영은, 벽수산장은 언커크는 얼마나 확실하고 단단하고 부인할 수 없이 존재하는가. - P248

생각만 내달리고 방법에 무관심하며 과정은 채근하고 결과를 비난하는 상사로 모시기에 최악의 유형이었다. - P250

저택은 아름다웠다. 그것을 소리내어 말하기가 그렇게 고통스러웠다. 스스로 벼락이라도 때려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말하고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윤덕영의 썩은 정신과 나라를 팔아먹은자금으로 만들었는데도, 저택은 아름다웠다. 아름다움의 힘이 있었으므로 두 번의 전쟁과 저택을 차지했던 모든 세력의 몰락조차 이겨냈다. 조선이라는 초라한 나라에 대저택을 세운 중년의 건축가가 두들겨맞은 멍자국을 애써 감추던 십대 소녀에게 건네준 열쇠 또한 아름다웠다. 아무도 모르는 다락방에 숨어서 난폭한 형제들의 손찌검과 몰락해가는 일가의 앞날을 두려워하던 소녀의 눈물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그 소녀는 추해져 더이상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저택은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 P252

인간은 추하지만 물건은 아름다운 것이 어디 이 저택만의 일이었겠는가. 그런 것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깨닫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해동은 깨달음으로 새로운 눈을 얻은 것처럼 저택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보았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 P253

이상한 말이지만, 고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와 비슷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알았지만 노인들이 세상을 등지려면 세 번은 쓰러진다는 말을 믿었다. 단숨에 그렇게 떠날 줄 몰랐다. 어제까지 대단하던 저택이 오늘 잿더미가 될 줄도 몰랐다. 그런 것은 상상을 벗어난 일이었다. 연기가 걷힐 때마다 한 번, 또 한번, 지붕이 사라지고 움푹 비어버린 허공이 드러날 때마다 그는 그자리에 주저앉을 것 같은 아득함을 느꼈다. - P268

저택은 다시 복구될까? 아니면 이대로 무너져 기억 속으로 사라질까? 해동은 어느 쪽을 바라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저택은 나라의 것 같기도, 유엔의 것 같기도, 윤원섭의 것 같기도 했다. 친일파의 자손이 빌붙은 썩어빠진 집이기도 했고 세상에 다시 없이 아름다운 것이기도 했다. 적산, 그것은 그렇게 사람을 혼동되게했다. 썩어문드러져 짜내야 할 고름인지, 다시 얻지 못할 귀중한 자산인지 알 수 없었다. - P274

하지만 지금은 그의 인생에 다시없이 빛나는 무대였던 이곳을 축복도 저주도 남기지 않고, 떠나야 할 때였다.
해동은 언커크 언덕을 내려왔다. - P2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색이름 사전 - 모든 색에는 아름다운 이름과 이야기가 있다
아라이 미키 지음, 정창미 옮김, 이상명 감수 / 지노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MYK 용어를 알고 있는 나는, 오늘 사무실에 편집과 디자인 일을 하는 직원에게 전달했다. 색상의 사전적 요소와 더불어 색상 이름의 기원을 아는 것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책꽂이에 꽂아두고 필요할 때 보거나 일하기 싫을 때 아무 페이지나 열어 책을 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무엇보다 12색 색연필세트가 탐나서...책 구입은 안비밀 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한 유산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잊히고 사라지는 것이 우주의 순리라고 하지만 이 건물의 운명에는 어딘가 유난한 데가 있었다. 돈의문도 바미안 석불도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벽수산장처럼 기억조차 절멸에 이르지는 않았다. 벽수산장의 잊혀짐에는 금기나 처벌에 가까운 어떤 기운이 있었다. 만일 그 저택이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우리 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_ 작가의 말 중 - P278

적은 언제나 뻔뻔하다. 잘못을 뉘우치는 법은 결코 없다. 윤원섭처럼 뻔뻔한 적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득을 취한 것으로도 모자라 커다란 명예마저 챙기려 한다. 이익과 명예 둘 중 하나는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적의 행태는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적의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적들은 마지막 시험과도 같이 유산을 남기고 떠난다. 적이 남긴 유산, 적산,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적과 함께 말살해야 할 폐해인가, 남기고 지켜야 할 공동의 자산인가.

_ 작가의 말 중 - P278

이 소설에는 친일파와 왕가, 국제기구와 대저택 같은 거창한 것들이 등장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사람을 이리저리 떠밀어대는이념의 밀물과 썰물 속에서 정직과 존엄을 지키려 애썼던 평범한사람들이다. 저택의 존속과 소멸에 아무런 결정권을 가지지 못했던 해동이 애꿎게 그의 직장을 내놓은 것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역사의 제단에 목숨이나 밥벌이할 직장 같은 것들을 올렸는데, 그것은 실상 그들이 가진 전부였다. 노랫말처럼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역사에 파묻고 잊혀져간 수많은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역사의 주인공들이며, 우리는 각자 그렇게 우주의 중심에 살고 있다.

_ 작가의 말 중 - P279

이 세상에는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 ~~ 하지만 이 사람은 말투도 점잖고, 손글씨에격이 있어 보이지 않는가? 어법이 부정확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이만큼 영어를 구사하는 걸 보면 잘 배운 사람인 것 같아." - P16

저 사람은 어미의 뱃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영감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상노인이었다. 그런데 영감과 동갑이라는 원섭은 초라할망정 나이들어 보이지는 않았다. - P19

거의 평생에 걸쳐서 썩은 나무 위를 걸은 것 같은 모진 시간이 흐른 끝에, 해동은 마침내 원섭이 말한 비밀의 공간에 이르렀다.
저택의 동남편 지붕 모서리에 숨겨진 작은 다락방이었다. 남쪽으로 난 동그란 광창을 통해 왼쪽으로 비낀 한 줌 오후 햇살이 공간을 밝히고 있었다. - P48

윤원섭이 윤덕영 자작의 딸로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연은 기이할지 몰라도, 그녀가 이 저택을 마음대로 둘러보고 추억을 되새길 이유나 권리는 전혀 없었다. 그것은 언커크의 공적인 활동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 애커넌 씨는 그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해동은 안타깝게도 일이 윤원섭이 애초에 기획했던그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애커넌 씨는충분히 주의하고 경계하겠다고 했지만 방금 목욕하고 찾아온 여인이 풍기는 훈김 앞에서 남자들이 그런 냉철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그녀는, 이 저택의 비밀의 방을 선물받은 여인인것이다. - P52

이제 해동은 기차에 앉아서 아이들을 보는 쪽이 되었다. 눈 덮인 들판에서 빨갛게 불어터진 볼따귀의 아이들이 논둑길을 따라달리며 주먹을 올렸다. 아이들의 모욕적인 몸짓과 욕설 뒤에 숨어있는 동경과 부러움을 잘 알고 있었다. - P54

붙잡아 앉히는 인력이 매우 약했던 땅, 떠나기 위해 시작한 곳,
그래도 고향은 고향이었다. - P55

해동이란 그가 보지못할 해방된 세상을 자식들은 누리기를 기원한 간절한 이름이었다. - P59

아버지가 했던 독립운동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는 분명히 알지 못했는데, 먹고살기 바빠서 자세히 알아보지 못한 탓도 있지만 캐보나마나 하찮고 별것 아닐 것이 분명하다고 지레 넘겨짚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고모에게 캐물어 비로소 듣게 된 아버지의 행적도 짐작대로 별것 아니었다. - P60

"괜찮다. 귀신은 없는 거야. 제사야 사람 먹자고 하는 일이지." - P61

"살면서 고생이야 누가 편하겠느냐. 살면 살아지는 거지. 보는처자가 없거든 연락을 해보아라. 안골의 영수 할머니라고 하면 그쪽에서도 아는 것이 있을 것이다." - P64

해방 직후 미군정은 일본인들이 남겨두고 간 동산과 부동산이모두 국가에 귀속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민간인끼리의 거래를불허하고 미군정에서 관리한다는 방침만 정해놓고 정작 관리는허술하여 일이 더디고 깔끔치 않았다. 전쟁이 지나간 후 주택 부족이 심각해지자 그때까지도 소유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적산가옥을 차지하기 위해 다시 한번 아귀다툼이 벌어졌다. 공식적인 명칭은 귀속재산이었지만 사람들에겐 적산이라는 말이 익숙했다. - P66

적산 적이 남겨두고 간 자산이라는 표현에는 불을 지르고 싶은 적의와 한입에 삼키고 싶은 상반된 욕망이 뒤섞여 듣기만 해도 잠잠하던 피마저 들끓게 했다. - P67

클라크 선교사와 그의 가족은 전도와선교 외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일들에 항상 열성적으로 참여하였으되 그가 스스로 말하듯 한국 사람들을 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들은 한국의 시골 사람들을 섬기기엔 너무나 귀족적인 기품을 두르고 있었다. 그들이 아무리 먼지투성이가 되어늙고 지쳐 보이는 순간에도 그들의 고귀한 신분은 그들을 떠나지않았다. - P71

그 방문에서 만났던 늙은 고모 같은 사람들, 잊힘과 존재함의 경계에 수십 년간 그대로 머문 기억들, 쇠락하였으나 오래된 소명을 떠올리게 하는 선교사집 같은 사물들이 붕괴 위기에 처한 그의 세계를 어떻게 구원하였는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고향에서 돌아올 때 그는조금 더 침착해져 있었다. - P74

윤씨 자손들은 돈을 벌 줄은 모르고 흥청망청 써댈 줄만 알았다. 윤덕영이가 누구도 그 실제 규모를 알수 없을 만큼 큰돈을 한없이 길어 나를 때에나 가능한 생활이었다고, 팔묵 영감은 윤원섭이 없는 데서는 제법 호기롭게 윤덕영의 맨이름을 입에 올렸다. - P79

한양 아방궁의 막내딸 원섭이 무슨 이문을 노리고 사기를 쳐먹으려다가 옥살이를 치르고 나온 사건이야말로 윤씨 일가의 초라한 몰락을 한눈에 요약해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 P80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파견되어 체류하는 언커크의 외국인들은 윤덕영이 악명 높은 친일파였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별다른의의를 두지 않았고, 저택 그 자체에 더 관심과 친밀감을 보였다. - P83

권력자 앞에서만 평소에 없던 공손하고 우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태고부터 이어진 얄팍한 술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통하는 것을 보면 인류는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리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지 않았다. -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