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 직업을 좋아할 뿐 아니라 내가 그 일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에 화가 난다. 이렇게 평화적이고 정직한일에서 흠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무례하고 바보 같으며, 심지어배신 행위라는 생각까지 든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는쪽을 택할 것이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나무 바닥과 천년묵은 예술품에 감사하는 마음, 뭔가를 팔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구덩이를 파거나, 포스기를 두드리는 등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쪽을 택할 것이다. - P178
"있잖아, 정말 나쁘지 않은 직업이야. 발은 좀 아프지만 그것말고는 아무 데도 아프지 않잖아." - P187
나는 우리가 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저 가까이에서 이해하려고 할 때 비로소 예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믿는다. 저 아이들이 과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그러기 위한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 - P206
나는 특정한 종교적 전통을 섬기지는 않지만 종종어딘가에 소속되어 사소한 걱정들 대신 더 근본적인 것들과 교감할 필요를 느낀다. 독실한 숭배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찬미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미흐라브를 응시한다. - P214
하지만 시작은 그렇게 위대하지 않았다. 루브르 같은 박물관은 왕실 소장품을 기반으로 설립되었지만 메트는 일반 시민들,즉 첫 번째 이사회의 구성원인 상인, 금융가, 개혁운동가, 예술가들의 수집품을 기반으로 삼아야 했다. 상당 기간 동안 메트는전시할 가치가 큰 유물들을 소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계획보다는 우연에 더 가까운, 기증이나 유증과 같은 뜻밖의 횡재에 의존했다. - P237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도서이다. 형식은 포토에세이에 유럽묘지기행이지만, 30년이상 직접 다녀온 시계열의 과정속에 녹아있는 작가 자신을 자화상을 만나는 글이다. <묘지>가 갖는 상징성과 의미가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얺고 작가들의 삶속의 고뇌를 풀어내고 자신의 생각과 변화를 솔직하게 말하고…파리올림픽 기간이라 더 매력적인 도서^^읽은 책은 주변 책과 여행과 문학을 사랑하는 지인에게, 8월 도서관 도서로도 신청할 예정이다.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긴 세월 묘지 기행을 다녔던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 고전을 만날 수 있어…세계 문학을 읽어봐야갰다는 생각에 이르기에…어제밤 읽고 아침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몇 자 적어본더.
(중략)나는 이 눈부신 공간에 몸을 맡기니죽은 자들의 집 위로 내 그림자가 지나간다.그 가녀린 움직임에 나를 순응시키며.-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 P352
오, 사색 뒤에 오는 보상. 신들의 고요에 던져진 그토록 오랜 시선.-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 P357
삶에도 죽음에도 차가운 눈길을 던져라. 말 탄 자여 지나가거라. - P367
할 필요가 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 새로움이란 현재로부터 가장 먼 곳, 그리고 가장 오래된 것에서 육박해 오는 것임을 셰익스피어는물론, 괴테(파우스트),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즈), 허먼 멜빌(「백경』)이 남긴 불멸의 고전들이 증거한다. 이들은 모두 그곳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옛이야기를 원형으로 가지고 있다. - P380
모스크바강에서부터 도스토옙스키가 굽어보고있는 국립도서관 앞 광장에 이르도록 깨달은 많은 것 중에 결정적인 것은모스크바는 석양이 아름다운 도시이고, 사람들은 유독 작가를 사랑한다는것이었다. 그만큼 모스크바에서 나를 사로잡은 순간들은 대부분은 석양과 동상이었다. - P407
끌어안고 함께 탄식하고, 아파하고, 다독일 뿐이다. 다독임 끝에 누군가는 체념처럼, 또누군가는 다짐처럼 되뇌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아름답다. 삶이 계속되듯이." - P410
누군가의 마음 상태를 알려면 그 사람의 방에 가보라. 누군가의 생애, 그 사람의 기질을 알려면 그 사람의 묘지, 영면처에 가보라. 그동안 수차례 찾아간 프루스트, 베케트, 카뮈,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뒤라스, 보들레르, 랭보 등의 묘지 앞에서 터득한 내 나름의 진실이다. 누군가의묘지는 사랑으로 가득하고, 누군가의 묘지는 고독으로 충만하고, 누군가의 묘지는 정갈하고 아름답다. 이들 앞에 서기까지, 묘지 약도를 손에 쥐고도 몇 번 헤매기 일쑤인데, 그만큼 묘원의 규모가 방대하고 복잡하기때문이다. 특히, 묘비명들이 해독 불가능한 러시아어로 씌어진 노보데비치수도원 묘지에서는, 하랑이 아니었으면, 그 곳에 있으면서도, 체호프의 묘를 찾아갈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 P412
"외롭게 사는 사람들은 항상 그 영혼 속에 기꺼이 이야기하고 싶은 무언가를 품고 사는 법이다."(체호프, 「사랑에 관하여) - P416
1936년 카뮈는 오스트리아와 프라하를 여행했는데, 잘츠부르크에서는 정원과 예술작품에 감탄했고, 프라하에서는 비통한 유배의감정, 자신의 조국에서처럼 고독을 느꼈다. - P470
산다는 것은, 다시 말해 죽는다는 것은, 다만 한순간의 오해-장난의 결과일 뿐인가. (중략) 산다는 것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된 순간에야 비로소나는 다시 살기 시작하는구나.-알베르 카뮈, 「오해] - P477
역사는 행복의 무대는 아니다. 행복의 시대는 역사에서 공백의 페이지이다.-헤겔, 「역사철학강의 - P493
창문을 닫아주시오, 너무 아름답소!(카뮈, 『작가 수첩) - P542
고독하고 의지할 곳 없었던 마음이여!그렇게도 상처받았던 희생자여!이제는 잠든 사랑스러운 영혼이여! - P140
일상의 도덕과는 무관한 도덕적 순수성, 하지만 시험과 시련에 놓인 더욱혹독하고 영원한 청소년기의 사랑, 도취, 자부심, 그리고 자신을 사회의 ‘바깥‘에 있다고 느끼는 슬픔.-프랑수아 트뤼포 - P146
‘우리는 소설에서만 진실(진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에 도달할 수 있을 뿐이다.‘ 요즘 나날이 확신을 더해가는데, 어디서든 소설 이외에서 그것을 찾는 것은 건방진 생각이다. 그러므로・・・・・・ (원문은 여기에서 중단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인용자 주)-스탕달 소장본의 「적과 흑」 1페이지 기록에서 - P160
마들렌 효과란 작은 마들렌 한 조각이 과거 어느 시점의 기억을 불러내어 복원시키는 마술 같은, 그러나 동시에 자연스러운 현상을 가리킨다. E. M. 포스터에 따르면, 작가들마다 소설 속에 시간을 다루는 고유 운용법이 있는데, 마르셀 프루스트의 경우는 가까이 또는 멀리 끊임없이 시계의 분침을 뒤로 돌리는 형국이다. - P206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그러므로 우리가 진실로 체험하는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P215
계단은, 각 층마다 얽혀 있는 하나의 추억을, 하나의 감동을, 이제는 낡고감지할 수 없는 어떤 것을, 그러나 그의 기억의 희미한 빛 속 어디에선가고동치고 있는 그 무엇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조르주 페렉, 「인생사용법] - P230
에펠탑과 노트르담 대성당, 개선문과 함께 페르 라셰즈는 파리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어 파리 여행서에는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안내되어 있다. - P243
신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 - P259
폭풍처럼 휘돌아쳤던 광휘와 인생의 드라마는 외로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슬픔. 어쩌면, 그토록 갈망하는 희망, 아니 행복이라는 것도 그 안에 있을 뿐이었다. - P291
숨이 차서 더는 걸을 수 없을 때마다 뒤를 돌아보았다. 가까이 또 멀리 시야에 닿는 세계는 황홀경,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화폭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제일 좋은 것은 바로 이 순간, 레오나르도 다빈치 여행의 맨 뒤에 온다는 것을. - P305
오후의 정적과 석양. 몽파르나스 묘원을 산책하는 나는 자주 저먼 하늘을 본다. 하늘 이외에 달리 어디를 볼 것인가. 죽은 자들의 빈집들과 그들의 상징들, 그리고 이제는 먼지보다 가볍게 사그라진 그들의 육신을 처음부터 짓누르고 있는 현재의 검고 붉고 흰 묘석들. 영원과 순간의 교차가 파도처럼 휘몰아쳐 메마른 가슴팍을 찔러대고, 나는 지상에서 가장 깨끗한 울음을 울고 싶어진다. 나를 위해서도 저들을 위해서도 아닌 단지 이 세상 혹은 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위해서 우는 것이다. 울음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 P68
열다섯 살 반, 날씬한, 오히려 연약하다고 할 수 있는 육체, 아기 젖가슴, 연한 분홍빛 분과 루주를 바른 얼굴. (중략) 모든 것이 거기에 있었고, 아직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 P69
"사랑에는 휴가란 없어. 그런 것은 있지 않아.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걸 온전히 감당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에는 휴가가 없어." 그는 강물을 마주하고서 그녀를 바라보지 않은 채 말했다.-마르그리트 뒤라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 P78
혼자 있지 못하는 이 크나큰 불행...-샤를 보들레르, 「고독」, 「파리의 우울」 - P82
이제 당신들의 추억조차 매몰되고육체는 바닷속에, 이름은 기억에만 남았는가!-빅토르 위고, 「밤의 태양」 - P88
그날 밤 나는 모래밭에서 잠자다가시원한 바람에 꿈에서 깨었다.두 눈을 떠보니새벽별이 멀리 하늘에서희미하고 아득하게 빛나고 있었다.-빅토르 위고, 「별」 - P104
지금은 황혼나는 문간에 앉아일하는 마지막 순간을 비추는하루의 나머지를 찬미합니다.-빅토르 위고, 「씨 뿌리는 계절」 - P107
행복이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누군가는 진실이라고, 그리하여 정의라고 말하리라. 졸라처럼.비 그친 하늘가에 파란빛이 감돌고 있었다.메당에서의 한나절이 꿈결처럼 여겨졌다. - P120
쏟아지는 빗줄기에 그리도 많은 사물이 살아난다.비 없는 햇빛이 장미꽃을 피워낼 수 없지 않은가.연인들아! 그대들은 기다릴지어다.무얼 그리 한탄하는가.-마르셀린 데보르드 발모르, 「소녀와 산비둘기] - P127
그 밑에 둥지를 틀땐 하나같이 무명이었지만 유명해지면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곳. 꿈이 없는 사람들은 머물 수 없는 곳.꿈이 꿈일 때까지만 잠자리를 허용하는 곳, 몽마르트르, -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