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나는 이 눈부신 공간에 몸을 맡기니 죽은 자들의 집 위로 내 그림자가 지나간다. 그 가녀린 움직임에 나를 순응시키며.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 P352
오, 사색 뒤에 오는 보상. 신들의 고요에 던져진 그토록 오랜 시선.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 P357
삶에도 죽음에도 차가운 눈길을 던져라. 말 탄 자여 지나가거라. - P367
할 필요가 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 새로움이란 현재로부터 가장 먼 곳, 그리고 가장 오래된 것에서 육박해 오는 것임을 셰익스피어는물론, 괴테(파우스트),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즈), 허먼 멜빌(「백경』)이 남긴 불멸의 고전들이 증거한다. 이들은 모두 그곳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옛이야기를 원형으로 가지고 있다. - P380
모스크바강에서부터 도스토옙스키가 굽어보고있는 국립도서관 앞 광장에 이르도록 깨달은 많은 것 중에 결정적인 것은모스크바는 석양이 아름다운 도시이고, 사람들은 유독 작가를 사랑한다는것이었다. 그만큼 모스크바에서 나를 사로잡은 순간들은 대부분은 석양과 동상이었다. - P407
끌어안고 함께 탄식하고, 아파하고, 다독일 뿐이다. 다독임 끝에 누군가는 체념처럼, 또누군가는 다짐처럼 되뇌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아름답다. 삶이 계속되듯이." - P410
누군가의 마음 상태를 알려면 그 사람의 방에 가보라. 누군가의 생애, 그 사람의 기질을 알려면 그 사람의 묘지, 영면처에 가보라. 그동안 수차례 찾아간 프루스트, 베케트, 카뮈,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뒤라스, 보들레르, 랭보 등의 묘지 앞에서 터득한 내 나름의 진실이다. 누군가의묘지는 사랑으로 가득하고, 누군가의 묘지는 고독으로 충만하고, 누군가의 묘지는 정갈하고 아름답다. 이들 앞에 서기까지, 묘지 약도를 손에 쥐고도 몇 번 헤매기 일쑤인데, 그만큼 묘원의 규모가 방대하고 복잡하기때문이다. 특히, 묘비명들이 해독 불가능한 러시아어로 씌어진 노보데비치수도원 묘지에서는, 하랑이 아니었으면, 그 곳에 있으면서도, 체호프의 묘를 찾아갈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 P412
"외롭게 사는 사람들은 항상 그 영혼 속에 기꺼이 이야기하고 싶은 무언가를 품고 사는 법이다."(체호프, 「사랑에 관하여) - P416
1936년 카뮈는 오스트리아와 프라하를 여행했는데, 잘츠부르크에서는 정원과 예술작품에 감탄했고, 프라하에서는 비통한 유배의감정, 자신의 조국에서처럼 고독을 느꼈다. - P470
산다는 것은, 다시 말해 죽는다는 것은, 다만 한순간의 오해-장난의 결과일 뿐인가. (중략) 산다는 것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된 순간에야 비로소나는 다시 살기 시작하는구나. -알베르 카뮈, 「오해] - P477
역사는 행복의 무대는 아니다. 행복의 시대는 역사에서 공백의 페이지이다. -헤겔, 「역사철학강의 - P493
창문을 닫아주시오, 너무 아름답소!(카뮈, 『작가 수첩) - P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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