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도의 시대> 구글맵이나 티맵이 일상화된 시대에 지도책을 찾았다. 종이위에 펼쳐진 지도는 단순 교통과 지명 검색을 뛰어넘는다. 지도 바탕위에 말하려는 무언가를 덧칠하고 강조한다. 지정학이 되기도 하고 지경학이 되기도 한다. 역사와 문학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 까지 확대된다. 생각보다 읽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정성스레 그려진 지도의 사실을 이해하고 맥락을 해석하는 시간이었으리라. 이 책의 저자가 미국이 아닌 유럽(프랑스)라는 점에 이념적 치우침에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미국과 중국위주의 신냉전 시대에 경직된 내용은 어쩔 수 없지만, 한 쿠션 경감된 유럽의 시각이 투영되어 있다. 유럽저자이니만큼, EU-아메리카-아시아-중동-아프리카의 순으로 마지막 장에는 이전과 이후의 세계를 지리적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난 당연히 제3장 아시아부터 읽었다. 아무리 우리나라 k-시리즈를 강조하지만, 한반도의 대표 상품은 분단이고 DMZ이고 판문점이다. 일요일 어제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폭격 속보가 뉴스를 장식한다. 중동편을 읽으면 중동내 제 세력간의 관계와 대외 관계를 단순에 정리했다. 이후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 가능할 정도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움이란(사실 책을 여러번 내려두었다 ㅠ) 지도내 텍스트 너무 작아 노안 초기 증상을 보이는 나같은 경우에 안경을 벗고 책을 가까이 가져오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했다. 사실 이 책의 용도가 참고서(reference book) 용도가 아니다. 그리고 도서 제작의 아쉬움으로 양면에 펼쳐있는 지도책의 특성상 180도 펼친면이 되는 제본 방식은 사실 제작의 디폴트 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도 설명은 도형이나 색상인데, 인쇄 색상의 아쉬움으로 설명하려는 내용이 곤란해진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디지털 지도가 단점을 보려거든 이 책 <지도가 보아야 보인다>를 읽고 봐야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지역명이 아니라 관계와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지도를 보는 근본 이유 아니겠는가?
이러한 세계화 스토리의 한 부분은, 국제적으로 명확히 갈라진분업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열대‘ 지역은 고무, 커피, 설탕, 식물 기름, 면화 등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농업 생산물을 유럽에 공급했다. 유럽인이 대거 이주해서 정착한 온대지방-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그리고 아마도 남아공 등-은 주요 곡물, 육류, 양모를 생산해서 유럽으로 수출했다. 독일농부들은 이제 미 대륙뿐만이 아니라 오데사 Odessa 에서 들어오는러시아의 곡물과도 경쟁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서유럽은 이러한 수입품의 대가를 공산품의 수출로 지불했다. 미국 동북부도 그러했다. 1910년이 되면 미국의 수출 품목 가운데 절반은 미국 동북부에서 나온 공산품 및 재료들이 차지하게 된다._ 세상을 세계화하기 중 - P72
어쨌건 19세기 말 세계경제에서 주변부가 되는지역들의 비교우위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었다. - P73
케인스가 1919년에 썼듯이, 세계의 중상층은 1914년이면 "낮은비용으로 별다른 수고를 들이지 않으면서도 이전 시대에 최고 부자들이나 가장 강력한 군주들이 누렸던 것 이상의 편리함, 안락함,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 P78
언어가 발명된 이래로 인류의 위대한 힘들 중 하나는 수다와 뒷얘기에 대한 욕구가 우리를 집단지성으로 변모시킨다는 점이다. - P80
1870년 이후가 다른 점은 가장 선진적인 북대서양 경제들이 발명을 발명했다invented invention 는 것이었다. 이들은 단지 섬유기계와철도만 발명한 것이 아니라, 기업 연구소와 근대적 대기업을 낳은조직 형태도 만들어냈다. 그 후 기업 연구소에서 발명된 기술은 한나라 혹은 한 대륙 전체의 규모로 활용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발견은 이 선진 경제들이 기존의 것을 더 잘 만드는 방법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명함으로써 큰돈을 벌고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_ 기술 주도 엔진의 시동을 걸다 중 - P92
에디슨의 직류 시스템을 선택하면 발전소를 여러 군데에, 심지어동네마다 하나씩 세워야 한다. 테슬라의 교류 시스템은 몇 개의 큰발전소만 있으면 된다. 이 몇 개를 가장 편리한 곳에 세우고 그다음에는 강력한 진동-높은 교류 전압을 통해 전력을 장거리 및단거리의 전력선을 통해 보낼 수 있고, 변압기를 통하여 그 진동을높일 수도 있고 또 낮출 수도 있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것은 테슬라 쪽이며, 그것도 아주 강력하다. - P102
미국이 상대적으로 매우 번영했던 데다 1차 대전 이전에 기술발전 속도가 서유럽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에, 사람들은 미국에 준거하여 밝아오는 20세기가 어떤 모습이 될지를 상상했다. 17세기에 대부분의 유럽은 네덜란드에서 미래를 찾았고, 19세기에는 대부분의 세계가 영국으로 눈을 돌렸다. 장기 20세기가 시작되면서 거의 전 세계, 특히 유럽 전체가 미국을 주목했다. 관찰자들에게 미국은 질적으로 다른 문명처럼 보였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과 달리정치를 제약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과거의 유산에 매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대담하게 미래로 시선을 돌릴 수 있었다. - P113
유토피아의 깃발을 높이 들고 세계의 리더이자 길잡이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있던 것은 미국이었다. - P116
"가격은 우리가 직접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구현하는 소통과 안내의 도구"이기 때문에 심지어 준수하게 효율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는 시장 자본주의였고, "단지 명령을 통해 분업에 기반한 동일한 질서를 이끌어 내겠다는 생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하이에크는 썼다.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희생시켜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시장의 소득분배를 재조정하려는 시도는 시장 자본주의를 약화시킬 것이었다. - P126
정치적으로 분열된 국가의원내각제 국가인 튀르키예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한 에르도안은 아예대통령 중심제로 바꾸고 2029년까지 권력을유지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국민투표를2017년 4월에 실시했는데 그 결과는 분열된 튀르키예의 모습을 생생히보여준다. 아나톨리아고원의 농촌 지역에서는찬성표를 던졌지만, 도시이며 해안지대이자 산업화되고 번성한 서쪽지역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대다수 주민이 쿠르드족인 아나톨리아 동부역시 반대표를 던졌다._ 튀르기에 중 - P191
튀르키예는 언제나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놓인 자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이득을 취하는 데 능숙하다.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리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등 에르도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수완을 증명했다. - P195
따라서 이란은 아리아인들의 국가지만정체성과 단일성의 뿌리는 페르시아에 있다. 오랜 역사 동안 이란이라는 국가는 변방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인(16%), 쿠르드족(10%), 루르족(6%), 아랍인(2%), 발루치족(2%), 튀르키예 및 투르크멘족(2%)이라는 다양한 소수 민족들을 통합하면서도 페르시아인과 페르시아어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오늘날 이란의 8,300만 인구 중 61%가 페르시아어를 사용한다._ 이란 중 - P155
2009년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버락 오바마는 미국 국내 문제에 보다 집중했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관여를 최소화하는 이러한 고립주의를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새로운 슬로건과 함께 더욱 심화시켰다. 대외정책에 있어 이와 같은미국의 태도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다자주의를 경시하는 것으로 표출되었다._ 미국 중 - P63
아메리카 퍼스트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은 세계화의 전형이자 원동력이다. 그들의 저력은 대학 연구 기관과 세계적인 기업 간의 시너지에 기초한 혁신 능력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국제적인 경쟁 상대,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의 산업은 1970년대까지 거대한 제조업 지대였던 북동부의 러스트벨트 지역처럼 퇴보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 유권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트럼프대통령은 이웃 국가들과의 통상조약을 재협상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자 했다. - P62
2020년 미군의 51%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과한국에 배치되었다. 이 지역으로 군사력이 편중된 것은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출범시킨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따른 병력 재배치의 결과다. _ 미국 중 - P66
브라질, 중남미의 힘남미에서 가장 큰 영토를 지닌 브라질은 남미 대륙 절반에 가까운 영토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에콰도르와 칠레를 제외한 남미 대륙 모든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지역 협력 기구인 ‘메르코수르(Mercosur)‘를 통해 거대한 경제적 흐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천연자원(광석, 탄화수소, 물 등)과 토지로 인해 거대 농업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 P70
불균등한 영토프랑스 지리학자 에르베테리의 비유적 표현에의하면 브라질은 ‘스위스, 파키스탄, 그리고 미개척지‘로 구성되어 있다. 스위스는 가장 부유하며 세계화에 잘 동화된 남동부 지역을 가리킨다. 이곳에는 농업, 다양화된 산업, 경제활동등이 집중되어 있다. 반면 파키스탄은 과거 브라질의 역사적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외곽이 되어버린 북동부 지역을 일컫는다. 마지막으로 미개척지는 아마존 개척지역과 북부에서 중서부까지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 P72
브라질은 역대 대통령들이 펼쳤던 정책과무관하게 결코 완전하게 부상하지 못한 신흥국이다. 여기엔 4천만 명의 국민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룰라 대통령도 포함된다. 브라질 주재 프랑스 대사를 지낸 알랭 루키에의 표현에 따르면, 브라질은 ‘개발도상국의 거대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다._ 브라질 중 - P74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농업 산업을위한다는 명목으로 산림 파괴를 다시 부추기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전 세계적인 항의를 초래했던 아마존 산불 사건이 이를 증명한다. 단2년 만에 산림 파괴는 50%나 증가했고, 브라질의 여러 비정부기구들은 아마존 파괴가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열대우림이 대초원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_ 브라질 중 - P76
오늘날 카르텔이 마약으로 벌어들인 돈은 경찰, 군대, 법조계, 공무원, 주지사, 시장에 이르기까지 멕시코 정계를 철저히 부패시켰다. 마약계의 거물들이 매수한 공범들이 모든 직종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등법치주의 자체가 멕시코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_ 멕시코 중 - P83
아메리카 대륙의‘베네치아‘베네수엘라는 남미 대륙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카리브해를 따라2,800킬로미터의 해안지대를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국가명은 사실상 커다란 만과 같은 마라카이 호수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선원들이 이곳에서 수상가옥으로 이루어진 원주민 마을을 발견한 뒤 ‘작은 베네치아‘라는 뜻의 베네수엘라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또한베네수엘라는 거대한 아마존 열대우림을 관통하는 길이 2,140킬로미터의 오리노코강에 의해 부분적으로 나뉘어 있다._ 베네수엘라 중 - P90
베네수엘라의 동맹국베네수엘라는 2019년까지 자국의 주요 고객이자 공급 국가였던 ‘양키 제국주의자‘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출에 제재를가한 미국 때문에 다른 파트너 국가를 찾아야했다. 베네수엘라의 주요 채권국인 중국은 마두로 정권에 상당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석유의 새로운 수입로를 모색하게 되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다시 우호적으로 변했다. -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