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 - 그릇 굽는 신경균의 계절 음식 이야기
신경균 지음 / 브.레드(b.read)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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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어사에서는 생미역을 나물처럼 무쳐서 먹고, 영주 부석사에서는 인삼 농사를 많이 지어 인삼 실뿌리를 모았다가 나물을 무친다. - P125

5월 말부터 거의 한 달간 밭에서 열무를 솎아내 김치를 담근다. 열무를 11년 된, 간수 뺀천일염에 절여서 건져 내고, 그 소금물 홍고추와 빨간 피망을 쓱쓱 갈아서 넣은 다음 보리쌀 삶은 물을 붓는다. 여기에 생강과 마늘을 넣고, 국간장으로 마지막 간을 해 절인열무에 붓는다. - P132

전통이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발판으로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과거에만 갇힌다면 전통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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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 - 그릇 굽는 신경균의 계절 음식 이야기
신경균 지음 / 브.레드(b.read)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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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밭에서 뜨거운 볕을 받고 키운 것을챙겨 먹으며 힘을 얻는다. 하지만 장마철이 되면 궂은 비에 여름 풀들이 하나둘 녹아버리는데 정구지만큼은 끄떡없이 살아 있다.
가을에 그릇 빚고, 불 때고, 몇 날 며칠 불을 돌보며 그릇 굽는 힘이 정구지에서 나오지싶다. 정구지밭은 부엌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데 있다. 처음 올라오는 여린 정구지는 밑동이 불그스름해서 ‘아씨 정구지‘라 부른다. 새순이라 발이 보드랍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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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균 지음 / 브.레드(b.read)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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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나물을 알고 싶어서 할머니들을 따라나섰다가 깊은 산에서 병풍초라는 나물을 보았다. 습지에 나는 일엽초로, 뿌리 하나에잎 한 장이 난다. 약간 쓴맛이 도는데 귀한 나물이라고 했다. 산골 사람들은 저승사자를만났을 때 "니 병풍초 먹어 봤나" 하면 절대먹었다고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래야그것도 못 먹어 봤느냐며 돌려보낸다는 것이다. 병풍초는 잎이 두 손보다 큰 데도 두께는 얇고, 맛은 어떻다 평하지 않는다고 한다. - P51

취나물, 참나물, 다래순 등 나물 몇 가지를 그저 절에서 배운 대로 오신채 넣지 않고 국간장, 된장, 참기름으로 단순하게 무쳐 풀 본연의 향과 맛을 살렸다.
"이 집 나물 참 맛있다! 누가 했어. 계화 결혼 잘했네."
나물 덕분에 법정 스님과 인연을 맺었다. - P68

이런 풍요를 누리다가 봄나물이 억세지면 먹을게 갑자기 싹 없어진다. 봄은 그렇게 쏜살같이 간다. - P83

좋은 기후와 조건은 음식이나 그릇이나 차나모두 다 똑같다. 벚꽃이 휘날리고 나서 찻잎이올라오면 우전차를 따서 봄에 구운 새 찻잔에 담아 친구들과 나눠 마신다. 봄날의 풍류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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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 - 그릇 굽는 신경균의 계절 음식 이야기
신경균 지음 / 브.레드(b.read)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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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마트와 백화점에 반짝반짝 세련된 유통이 있다면 시장에는 사람 사는 맛이 있는 소박한 소통이 있다. 시장은 정답고 활기차다. - P23

작년 봄에는 호래기(반원니꼴뚜기)가보였다. 본래 호래기는 겨울이 제철인데, 윤달이 끼다 보니 추위가 봄에 바싹 닿아 호래기가잡혔다. 시장은 달력보다 자연의 때를 정직하게 드러낸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호래기니 나는 앞뒤 재지 않고 샀다. 호래기를 통째로 살짝데쳐 먹으면 몸통의 야들야들 보드라운 식감과 다리의 쫄깃쫄깃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살아 있는 것을 그대로 데치면 몸통과 다리가 절대 분리되지 않는다. - P27

5월에 장에 가면 어느새 두릅에도 가시가 돋고봄나물도 곧 끝나겠다 싶어 아쉽다. 두릅은튀겨 먹으면 식감이 좋다. 두릅을 욕심내봉지 가득 산다. 양껏 튀겨 먹으며 봄이 가는 아쉬움을 달래려는 심사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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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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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과거 사랑했던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고 있는 나의 옛 모습일지도 모른다.

_ 관계 중 - P81

작은 일들은 작은 일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않으면 정말 큰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삼월도 지났다. 누구에게는 작은 일처럼 또 누구에게는 큰일처럼, 사월이 오고 있다.

_ 작은 일과 큰일 중 - P101

일상의 공간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주고 여행의 시간은 그간 우리가 지나온 익숙함들을 가장 눈부신 것으로 되돌려놓는다.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

일상의 공간, 여행의 시간 중 - P110

특히 누가 해도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내는 노동의 직종들은 한없이 천대받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노동은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소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142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고 있거나 이미 고아입니다. 운다고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_ 고아 중 - P157

새로운 시대란 오래된 달력을 넘길 때 오는 것이 아니라내가 당신을 보는 혹은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서로의 눈동자에서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_ 해 중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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