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반할 꽃시 - 한시로 읽는 우리 꽃 이야기 알고 보면 반할 시리즈
성범중.안순태.노경희 지음 / 태학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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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서는 회화나무꽃이 누렇게 변할 무렵인 음력 7월에 과거 시험을 보았기에 회화나무꽃은 과거 시험을 뜻하는 꽃이기도 했다. 또 『주례周禮』에 따르면 궁궐에서 삼공三公, 즉 세 정승의 자리에 회화나무를 심어 특석임을 나타내는 표지로 삼았다. 그만큼 고위 관직을 뜻하기도 하는 나무여서 궁궐 곳곳에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궁궐 안에 회화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지금도 창덕궁 돈화문안에 회화나무가 세 그루 있다. 과거 시험이나 고위 관직을 뜻하는 나무여서 ‘학자수學者樹‘라고도 한다.

_ 회화나무꽃 중 - P278

콩은 밥에 넣어 먹는 것만이 아닌, 두부와 콩국도 만들어 먹고, 무엇보다 콩으로 메주를 쑤어 우리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간장과 된장을 만든다. 조선 백성의 삶에서 가장 친근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곡물것이다. 옛사람들에게 콩꽃은 그런 꽃이다. 피었을 때 그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오히려 진 이후를 떠올리며 반가워할 수있는.

_ 콩꽃 중 - P282

예전부터 능소화가 피면 장마가 온다고 하였다. 그래서 ‘장마꽃‘이라고도 하였다. 능소화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피어 장마가 끝나고도 제법 오래피어 있는 데다 높은 곳에 피어 사람들 눈에도 잘 띈다. 그 덕에 이처럼 해마다 변함없이 오래오래 피어나는 꽃으로 인식되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_ 능소화 중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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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2-22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감사하게 읽었어요.
 
알고 보면 반할 꽃시 - 한시로 읽는 우리 꽃 이야기 알고 보면 반할 시리즈
성범중.안순태.노경희 지음 / 태학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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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백합 하면 ‘순결‘이라는 꽃말과 함께 눈처럼 하얀 꽃을 떠올린다. 그러나 흔히 보이는 순백의 백합은 대부분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다. ‘참나리‘라고도 불리는 토종 백합, 즉 나리꽃은 보통 주황색 꽃이다.

_ 나리꽃 중 - P200

여기서 유래한 것이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한 사람의 여자를 가리키는 말 ‘홍일점‘이다. 석류꽃은 초여름 초록세상에서 그야말로 홍일점으로 핀다. 초록 속에서 유난히 눈에 잘띄는 주홍색이라 이용휴는 친구 집을 찾아가면서 다음과 같은 시를지었다.

_ 석류꽃 중 - P216

율곡 이이는 "은행은 껍질 속에 푸른구슬 품고 있고, 석류는 껍질 속에붉은 구슬 부서져 있네.銀杏殼含團碧玉 石榴皮裏碎紅珠"라 하였다. 이렇게 옛사람들은 석류 씨앗을 흔히 붉은 구슬(홍주紅珠 또는 적주赤珠)이라 불렀다.

_ 석류꽃 중 - P218

정작 접시꽃은 수레 타고 말 탄 이의 시선보다는 벌과 나비의 관심을 더욱 반가워하고, 답답한 화분이나 좁은 정원 안보다 넓은 들판에서 비바람 맞으며 피는 것을 더욱 좋아할 것 같은데, 그 모습이 최치원에게는 천한 곳에 피어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불쌍해 보이기만 한것인가. 진정 불쌍한 이는 접시꽃이 아니라 그리 바라보는 자신임을 아마도 그가 가장 절절하게 느끼고 있으리라.

_ 접시꽃 중 - P224

여뀌는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자라는 잡초의 하나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고, 그 때문에 군자의 덕을 해치는 소인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그 대표적인 글이 성현의 <뜰에 난 여뀌 이야기>다. 그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군자가 항상 소인에게 지지 않은 적이없고 소인은 뜻을 얻어 조정의 여러 관직을 차지하고 있어서, 임금이 소인의 술책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도 혼미하여 깨닫지 못하였다."고 하며 여뀌로 대표되는 잡초, 특히 해초의 해악을 조정에서 실권을 장악하여 임금을 나쁜 길로 이끄는 소인배의 그것에 비유하였다.

_ 여뀌꽃 중 - P234

아, 내 보기에 봉선화 너는 쓰임이 많다. 갈아서 가루를 만들어 치마에 그림을 그리고, 술을 빚어 화주향을 만들면 술잔에 담을 만하며, 그 기름은 큰 그릇의 국에 타 쓰고, 그 뿌리는 나쁜 종기를 그치게 할 수 있으니, 한 줄기 한잎도 버릴 것이 없다. 어리석은 이들이 몰라준다고 하여 너에게 해로울 것이무엇이 있겠는가.

_ 봉선화 중 - P244

봉선화는 담벼락이나 울타리 아래 또는 장독대 근처에 많이 심었다. 봉선화의 붉은빛이 본디 악귀나 전염병신의 침입을 물리치는 ‘벽사邪‘의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는 것도 원래는 악귀로부터 보호하자는 뜻에서 시작하였다. 이렇게 봉선화는귀한 화분에서 곱게 자라는 꽃이 아니라 어디를 가든 흔히 볼 수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누이같이 친숙하고 정겨운 꽃이었다.

_ 봉선화 중 - P246

하루 만에 피었다 지는 생태와 그것을 오래 하여 무궁히 꽃이피는 모습, 이렇게 두 가지 상반된 속성을 갖춘 ‘일급화‘와 ‘무궁화‘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다.

_ 무궁화 중 - P261

배롱나무꽃은 부처꽃과의 낙엽 활엽 교목인 배롱나무에서 7~9월에피는 꽃이다. 배롱나무는 추위에 약하여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란다. 꽃이 100일 동안이나 피어 있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도 한다. ‘백일홍나무‘를 줄여 발음하면서 ‘배롱나무‘가 된 것인데, 초본에도 백일홍이 있기 때문에 배롱나무를 따로 ‘목백일홍 ‘이라고도 한다.

_ 배롱나무꽃 중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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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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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은 체구에 비해 살이 없는 편입니다. 잘 잡히지 않고 살도적은데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니 흑산도 주민들이 고개를 저었을겁니다.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먹어야 느낄 수 있는 감성돔의진미는 그러니까 요즘이나 가능한 것이죠.

_ 감성돔 중 - P283

우리가 흔히 보는 검은색에 긴 가시가 있는 게 보라성게이고 진갈색에 짧은 가시가 있는 것은 말똥성게(『자산어보』에는 승률구團)이다. 보라성게가 덩치가 커서 먹을 게 많을 것 같지만 말똥성게가 잡기도 쉽고 맛도 더 좋다.

_ 성게 중 - P289

성게는 바닷속 바닥을 기어 다닌다. 성게 입장에서 보면 저 위에서 물결을 타고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새이다. 날치가 허공을 꿈꾸듯, 그들도 이륙을 인생 목표로 삼았으리라. 수백 개의 다리를 가지고도 시속 2미터 이동속도가 괴로웠으리라, 애벌레가 꿈틀꿈틀 쉬지 않고 나뭇가지를 오르는 것은 창공으로의 비행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

_ 성게 중 - P297

겨울이 깊어지면 집집마다 곡식이 바닥을 드러냈다. 보리가 패려면 한참이나 더 기다려야 했다. 그때 톳을 뜯어다가 밥을 해먹었다. 구황식품으로 으뜸이었다.

_ 톳 중 - P323

『자산어보』가 나온 게 1814 년이니 사람들은 그 이전부터 해삼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다. 이 녀석에게 사포닌과 비슷한 홀로수린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어떻게 알긴, 경험의 축적이지. 어떻게 알았을까, 에는 옛날 사람은 몰랐고 우리는 알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들은 알았고 우리는 모르고 있거나ㄹ잊고 있는 것은 또 얼마나 많을까.

_ 해삼 중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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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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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돌돔 마니아들은 다른 것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돌돔 전용장대 하나 들고 종일 갯바위에 앉아 있다. 오직 한 마리만을 노리고 바다만 바라본다. 움직이지도 않는다. 저러다 문득 도라도 깨닫게되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집중과 집념이 강하다. 그 정도 자세이면 무엇을 해도 성공하지 싶은데 그들은 오직 돌돔 낚아올리는 성공만 꿈꾼다.

_ 돌돔 중 - P258

육지 처갓집으로 돌돔을 가져갔는데 잠시 나갔다 온 사이 장모가 토막쳐서 소금 뿌려놓았다며 3년째 탄식하는 사람도있다. 쓸개도 버리지 않고 술에 타먹는다. 뼈와 껍질을 고면 진한 국물이 나온다.

_ 돌돔 중 - P261

며칠 전 감성돔 낚시를 갔다. 첫 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잠시 누그러질 때였다. 겨울바다의 푸른색은 처연하기가 이를 데 없어, 이별의 아픔을 오래 겪고 난 화가의 수채화 같다. 두보의 시처럼 물이푸르니 갈매기는 더욱 희다. 하지만 오래 감상하고 있을 것이 못 된다. 풍경과 저녁밥은 별개의 문제이다(아 글쎄, 이래서 나는 생계형이라는 말이다).

_ 학꽁치 중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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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중.안순태.노경희 지음 / 태학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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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제가 서왕모에게 불사약을 구하였더니 서왕모는 동방삭이 자기 궁궐에서 복숭아를 훔쳐 갔다고 답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여기에서 발생한 삽화는 동방삭이 그 복숭아를 훔쳐 먹음으로써 삼천갑자三千甲를 살게 되었다는 설화나, 오승은吳承恩의『서유기」에서 제천대성 손오공이 서왕모의 반도원에서 복숭아를 수없이 따 먹은 결과 장생불사의 몸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로 발전하기도하였다. 경주에 있는 선도산과 벽도산이라는 지명은 복숭아의 이런장생 설화가 일찍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음을 말해 준다.

_ 복사꽃 중 - P107

장미는 백성들의 삶에서도 매우 친숙한 꽃이었다. 우리나라의 화전 풍속은 3월의 진달래 화전을 시작으로 봄의 배꽃전, 여름의 장미화전, 가을의 황국화와 감국잎으로 만든 국화전을 부쳐 먹는 일로 이어졌다.

_ 장미 중 - P117

배꽃

깊고 깊은 별당에 봄날 맑은데
배꽃 활짝 피어 가득하구나.
꾀꼬리는 애당초 정이 없어
꽃가지 흔들며 떠나가니 온 뜰이 눈이더라.

_ 배꽃 중 - P129

속언에 "오동잎 하나 떨어지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가을임을 안다.梧桐葉落天下秋"고 하여 가을의 도래를가장 먼저 일러 주는 존재임을 말한 바 있다.

_ 오동나무꽃 중 - P141

수수꽃다리는 물푸레나뭇과의 낙엽활엽관목으로 그 꽃이 마치 수수꽃과 같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나무 높이는 2~3미터 정도로 그리 크지 않고 4~5월에 흰색이나 연보라색 꽃이 피는데 향기가짙다. 꽃의 향기나 생김새가 서양의 라일락과 흡사한데, 라일락이 키가 더 크고 향기가 더 짙다. 꽃잎과 꽃봉오리를 약재로 많이 이용했으며, 꽃봉오리가 ‘정‘ 자처럼 생겨 ‘정향‘이라고도 하고 닭의 혀처럼 생겼다고 해서 ‘계설향‘이라고도 한다.

_ 수수꽃다리꽃 중 - P145

계수나무는 가지가 곧게 자라는 암수딴그루의 활엽 교목이다. 잎은마주나고 꽃은 5월에 피며 향기가 있다. 수피는 적갈색으로 해열제등의 약재로 사용하거나 수정과의 재료로 쓰며, 잎은 가을에 오색으로 단풍이 든다.

_ 계수나무꽃 중 - P153

월계꽃의 화려함은 오늘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화려함과는 조금 다르다. 눈이 부시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서서히 밝히는 화려함일 것이다.

_ 월계꽃 중 - P159

일찍이 성호 이익은 척촉장에 대해 "빛깔이 아름답고 모양도 이상하게 생긴 것은 척촉장 같은 것이 없으나, 이는 반드시 뿌리는 커도 끝이 가늘게 생겼기 때문에 그 길이가 높지 않다."고 평하였다.

_ 철쭉 중 - P166

등꽃은 5월에 연자주색이나 흰색 꽃들이 아래로 길게 늘어지며 주렁주렁 핀다. 천리향처럼 향기가 진하고 널리 퍼져 멀리서 보이지 않아도 등꽃이 핀 것을 알 수 있다. 꽃에 달콤한 꿀이 있어 옛날에는 등꽃이 피면 아이들이 꽃을 따 먹으면서 보릿고개의 허기짐을 견디었다.

_ 등꽃 중 - P172

귀향을 생각하며

오랜 나그네는 응당 장이 끊어지련만
고향에 돌아가는 꿈 이루지 못하네.
등꽃은 사오월에 피는데
두견새 울음소리 두어 마디 들리네.

_ 등꽃 중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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