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기사에 중국의 사막화가 떴다. 기사를 보는데 중국 지도가 나온다. 앗. 내가 좋아하는 지도!
일단 캡쳐부터 해놓고 본다. 윈난성..윈난성이라면 양쯔강이 발원지에서 태어나 바다로 들어가기 전에 한 템포 쉬어가는 중간 지점 아닌가. 여기가 가뭄이 들었다고 하면 윈난성의 양쯔강 지류의 물이 말랐다는 뜻인데..
윈난성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윈난성은 중국 말단부에 위치한 성(중국의 지역 분류 단위. 우리나라로 치면 도)으로 차밭이 유명하다. 윈난성에서 생산된 차를 마방이란 상인들이 저 멀리 티벳의 라싸까지 실어나르던 험준한 옛 길을 차마고도라 불렀으며 그 유명한 보이차(푸얼차)가 여기 특산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차밭을 갈아엎고 돈이 되는 커피로 종목을 바꾼 곳이 늘고 있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695138
오랜간 차밭이었던 이곳은 최근 들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위적으로 나무를 베어내고 오래도록(천 몇백년?) 차를 심은 결과 가뭄에 대비해 물을 머금고 있어주는 큰 나무의 부재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토지 침식으로 인해 가뭄에 취약해진데다 3년 연속으로 몇 달씩이나 가뭄에 시달리니 땅이 메말라버린다. 하여 이제 이곳은 사막화가 진행중이다. 이 가뭄은 지역을 점점 넓혀 한반도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사막화의 위협을 받고 있다.
<파란 색이 양쯔강이다. 쓰촨성 위의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쓰촨성과 서쪽의 티벳자치구의 경계지역으로 남류해 윈난성에 머문다. 윈난성에서 두번의 굽이를 만든 후 쓰촨성으로 다시 상류한 후 동류해 상해의 바다로 흘러나간다.>
2.
나는 (지금 공부하고 있는) 투루판이 떠올랐다. 투루판은 사막의 오아시스이다. 타클라마칸 사막을 위로는 천산 산맥이, 아래로는 곤륜 산맥이 에워싸고 있는데, 투루판은 천산 산맥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다. 그 옛날 실크로드를 걸었던 서역 상인들이 서역북도(천산남로)를 택할 때 접하게 되는 서역 첫 오아시스이다. 여기서부터 사람들의 외양이 갑자기 동양적에서 서양적으로 바뀌며 물자 또한 당시 진귀했던 포도를 비롯해 낯선 것들로 가득차게 된다.
<천산 산맥>
천산 산맥은 사시사철 눈으로 덮여 있다. 해발고도가 아주 높기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계속 쌓이고 그리고 얼어 있다. 이 눈은 날이 포근해지면 녹아서 아래로 흘러내리는데 천산 산맥 발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투르판까지 어떻게 물이 흐를 수 있는 걸까. 게다가 투르판은 사방이 다 사막인데 말이다.
그 비밀은 바로 땅 속에 있다.
천산산맥 끝에서 투르판까지 수백 개의 우물(카레즈)이 있다. 천산산맥 쪽의 제일 깊은 우물은 300미터에 달하며 점점 얕아져 투르판 인근에서는 3미터짜리 우물이 된다. 이 우물은 지상에서는 제각각이지만 지하로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 천산산맥의 눈 녹은 물이 투르판까지 무사히 올 수 있다. 우물은 원시적인 방식으로 팠는데 두번째 그림처럼 소가 앞으로 나아가면 도르레에 달린 바구니가 우물에서 나오며 그 바구니에는 우물 안의 돌과 흙으로 가득차 있다. 그렇게 한 줌 한 줌 파내려가 우물을 만드는 건 좋은데 누가 이걸 하고 있었을까. 강력한 왕이 나타나서였을까. 아니면 부를 축적한 사람이 우물을 파서 그 우물에 세를 받아먹었을까. 투르판은 (현장 법사와 얽힌 건으로) 역사에 잠시 나타났던 고창국이 당에 의해 멸망한 뒤로는 뚜렷하게 강력한 왕이 없었으니 전자는 아닐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기록에 있다고 하니 이렇게 하나씩 만들어나간 우물이 시간이 흐르면서 몇 백 개가 되어 투르판을 젖과 꿀, 아니 물과 포도가 흐르는 오아시스로 만든 것이겠다.
<실크로드, 길 위의 역사와 사람들 p57>
한때 번성했던 오아시스가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곳도 꽤 된다. 그러나 투르판은 예부터 지금까지 축복받은 땅이며 그 땅은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태어나보니 손에 쥔 건 척박한 땅 뿐이었던 그들의 지금 모습과, 물이 넉넉해 큰 나무조차 베어내 넓디 넓은 차밭으로 만들었던 윈난성의 지금 모습이 서로 대비되는 현실 속에서, 걱정되는 건 윈난성의 지금 가뭄이 그들에 국한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자연이 물을 허락해 윈난성에 해갈을 시켜주면 좋으련만 되려 홍수로 범람할 우려 또한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4대강 공사를 비롯, 각종 이상기온이 연일 기록을 갱신하는 즈음에 우리 역시 언제까지고 안심지대는 아닐 거라는 노파심에 이 글을 쓴다.
<제가 독학으로 이 책 저 책에서, dvd에서, tv에서, 그리고 인터넷 검색에서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한 내용을 적은 것이므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틀린 부분을 발견하시면 지체 없이 저에게 소중한 정보를 주시면 아주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