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돈을 많이 벌었으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책과 관련된 이야기다. 아주 멋진 책을 발견했을 때, 책의 금액이 얼마인지 살펴보고 사람들이 얼마나 구매를 했나 살펴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역사류, 사전류, 연구류 쪽이어서 품절의 우려를 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랬다. 처음 책을 구매하고선 생각보다 많이 싼 가격에 놀랐다. 게다가 50% 할인 가격에 구매를 하는데 마음이 많이 쓰라렸다. 출판사 입장에서 얼마나 안 팔렸으면 50%로 내놓았을까. 분명 열과 성을 다해서 만든 책이었을텐데 판매지수가 낮은 걸 보고 실망은 또 얼마나 했을까. 아니 이렇게 판매지수가 낮으면 출판사가 유지가 될까. 나도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아니될 수 없다.
이런 걱정을 일 이년 전에 했더랬다.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은 모두다 구매하리라. 작가 전작주의자가 아니라 출판자 전작주의자라도 되어주리라. 그런데 이 출판사에서 책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나는 아직 이 출판사의 책을 서너권만 가지고 있는데 더이상 나오지 않고 기존의 책들은 중고시장을 뒤져야한다. 얼핏 출판사가 망했다는 소문도 듣긴 했지만 믿고 싶지 않다.이런 훌륭한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이 어려움을 어떻게든 극복해낼꺼야, 라고 생각하고 싶다. 만약, 정말로 망한 거라면 어째,이런 일이..ㅠ.ㅠ 만약 사실이라면 무척 슬플 것 같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 책을 내준 출판사에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내가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이런 훌륭한 책을 내주는 출판사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ㅠ.ㅠ
좀더 분발해서 지인이 새로 차리는(?) 출판사에 도움이 되어야겠다. 지분도 요구하고! (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다. ^^)
이 책은 세계의 종교에 대한 책이다.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세계지도를 꼼꼼하게 보여준다. 비단 종교에 대해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문화, 문물, 정치적 역학관계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데 가장 좋은 건 매 장마다 꼼꼼한 지도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물론 처음엔 종교에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구매했다. 비종교인이지만, 종교인들이 절실하게 믿는 종교의 정체가 궁금했기 때문이랄까. 종교 또한 역사적 내력이 있기 때문에 세계의 문화, 역사에 좀더 자세히 알려면 세계의 종교 또한 어느정도는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랄까. 암튼, 그런 목적으로 구매를 한 책이었지만 요즘은 그런 용도보다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한다.
매 장마다 나오는 지도를 시간날 때마다 하나씩 훓어보면 그렇게 자세할 수가 없다. 네이버 등에서 검색할 때 나오는 부분지도와는 비교를 할 수 없다. 타국 작가의 문학 작품 읽을 때면 매번 곤란을 겪는 것이 지도 부분이다.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어쩌고 저쩌고..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어쩌고 저쩌고.. 다뉴브 강가를 따라 무엇을 할 때 어쩌고 저쩌고..이렇듯 생경한 지명이 나오면 난 더 진도를 못 나가는 것이다. 궁금하니까! 해서 매번 네이버에서 지도, 사전을 검색하고는 넘어가는데 부분만 나오는 지도로는 영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최근에 다른 무엇을 찾기 위해 문득 책꽂이에 꽂혀 있는 이 책을 발견하고 무심결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나는 휘파람을 불고야 말았는데, 이 책의 다른 용도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종의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 나처럼 세계지도치(세계지도맹)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방법이 떠올랐다. 이 방법은 물론 나에게 가장 도움이 클 것이며 또 나의 이 방법을 기다리는 지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또 이 지도가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