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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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기담집>과 함께 <여자 없는 남자들>을 읽었다. 이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라면 출간되는대로 구입해서 읽게 된다.

그만큼 나도 하루키의 소설에 빠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키의 단편들은 해학적인 내용이 담긴 경우들이 많은데, <여자 없는 남자들>은 그렇지는 않다.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이 청춘들이었던 것에 비하여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그러나 역시 이야기의 중심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고, 또다른 여자와 남자가 있기도 하고,정상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불륜이나 외도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책 속에는 7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그중의 5편은 거의 같은 시기에 썼고, 이 책의 표제작인 <여자 없는 남자>는 이번 단행본 출간에 맞춰서 쓴 소설이고, <사랑하는 잠자>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무대로 하여  쓰여진 단편소설이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 속에는 '여자 없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처음부터 독신이었으나 결혼한 여자들과의 외도를 즐기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남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독립기관>이란 작품은 52살 독신 미용 성형외과 의사의 이야기인데, 여자가 없어도 잘 살아가고 있는 도카이는 결혼한 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아무런 아쉬운 점 없는 삶의 영위한다. 그러던 중에 한 여성과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하여 '나는 대체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빅터 프랭클 박사의 책인 <수용소에서>처럼 인간이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던져진 사람들이 된다면.... 한낱 맨몸뚱이 인간으로 세상에 툭 내던져진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가 제로에 가까워질 정도로 한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래서 통절한 사랑에 빠졌지만 처음으로 사랑다운 사랑을 느낀 여자의 배신으로 인하여 스스로를 죽음 속으로 내몰게 된다.

사랑했던 여자는 독립적인 기관을 사용해서 거짓말을 했고, 도카이 의사는 독립적인 기관을 사용해서 사랑을 했던 것이라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나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삶을 살게 된 남자, 그 남자를 관리하는 여자.

그 여자는 <천일야화>의 셰에라자드 처럼 성교 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에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인 그 여자의 학창시절 짝사랑 남자의 집을 몰래 드나들었던 이야기.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여자와의 결별이 예감되고, 그 마지막 부분의 이야기를 결코 들을 수 없을 듯하니...

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연인이나 여성과의 이별을 겪거나 겪게 된다. 사별하기도 하고, 이혼하기도 하고, 배신당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잠자>를 빼고는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중년의 남자인 것도 기존의 하루키의 소설과는 다른 점을 보여준다.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어떤 점에 있어서는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는 듯하다.

그것은 '여자없는 남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래도 '무라카미 하루키'는 단편소설 보다는 장편소설이 훨씬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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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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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기담집>은 '이채를 발하는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라고 평가받는 대표 소설집' 이라고 한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 본 사람들은 하루키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몽환적이기도 하고, 기이하기도 한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등장하기에 줄거리 위주로 읽는 독자들은 때론 당혹스럽기도 하다.

기담(奇談)이란 사전적 의미는 '이상하고 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말한다. 하루키는 자신의 신상에서 일어났던 몇 가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글로 쓰면 소설가니까 꾸며낸 이야기겠거니 생각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우리가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 읽었던 기이한 이야기들 중의 일부는 하루키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였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우리도 아주 가끔은 신기할 정도의 일들을 당하는 경우가 있기는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정말?' 하면서 '믿기는 하지만 과연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구나' 하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

<도쿄기담집>은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다. 신기할 정도로 우연의 일치를 가져 오는 이야기들.

지금까지 하루키가 경험한 신기한 일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들, 물론, 경험담을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 5편의 단편소설로 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첫 번째 이야기인 <우연 여행자>는 신기할 정도로 우연의 일치를 반복하는 남녀 이야기이다.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상대방의 이야기같은 이야기.

자신이 호모섹슈얼이란 사실을 알게 된 남자. 화요일 아침, 카페에서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인지 운명인지 바로 옆자리에서 똑같은 책을 읽고 있는 여자. 이런 우연이 여러 번 겹치게 되니....

" 우연이 나를 이끌어간 경험이죠. 엄청나게 신기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똑 부러지게 해명할 수는 없었어요. 어쨌거나 우연의 일치가 몇 차례 거듭되었고, 그끝에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이끌려간 것이었죠." (p. 16)

두 번째 이야기인 <하나레이 해변>은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아들이 하와이의 하나레이 해변에서 서핑 중에 상어습격으로 발이 잘려서 죽었다. 아들을 잃은 엄마는 해마다 아들이 죽은 날이면 그곳을 찾아 해변가에 앉아 있곤한다. 그런 일이 10년 넘게 계속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서퍼가 들려주는 이야기. 외다리 일본인 서퍼가 그녀의 곁에 있곤했다하니.... 기이하다기 보다는 섬뜩할 정도로 소름이 끼치기도 하는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인 <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는 아파트의 24층과 26층 계단 중간에서 흔적없이 사라진 남자의 이야기이다. 시어머니가 살고 있는 24층, 부부가 살고 있는 26층.

남편은 어머니집에 갔다가 아내에게 팬케이크를 먹고 싶으니 만들어 달라는 말을 남긴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엉뚱한 곳에서 20일만에 발견된 남편,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남편은 잠적되었던 순간에서 발견될 당시까지의 20일간의 기억이 소멸되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 현실 세계에 잘 돌아 오셨습니다. 불안신경증의 어머니와 아이스피크 같은 하이힐의 부인과 멜릴린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삼각형의 세계에" (p. 120)

그리고 이어지는 <날마다 이동하는 콩팥 모양의 돌>에서는 혼자 여행을 떠났다가 계곡에서 줍게 된 콩팥모양의 돌. 그 돌을 주운 준페이와 우연히 만난 기리에의 이야기.

" 이를테면 바람은 의지를 갖고 있어. 우리는 평소에 그런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지.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을 저절로 깨닫게 돼. 바람은 단일한 의지를 갖고 당신을 감싸고 당신을 뒤흔들어. 바람은 당신의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 바람뿐만이 아니야. 온갖 다양한 것들이. 돌도 그중 하나겠지? 그들은 우리를 아주 잘 알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어느 순간이 찾아오고, 우리는 그것을 문득 깨달아, 우리는 그런 것들과 함께 살아나갈 수 밖에 없어.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서 우리는 살아남고 그리고 점점 더 깊어져 가는 거야." (p. 145)

마지막 이야기는 <시나가와 원숭이>.

" 생각나지 않는 건 단 한가지, 자신의 이름뿐이었다." (p. 161)

구체적인 내용은 독자들이 읽으면서 느껴보기를....

아무튼, 책 속에서 인용한 글들을 잠깐 살펴보아도 '하루키다운' 이야기이고, '하루키만의 필력'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단편소설 제목들도 비교적 긴 편이고, 모호해서 한 편을 읽은 후에 다음 편으로 넘어갈 때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런 면에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각각 에피소드들은 단편 특유의 응축적 깊이와 날것 그대로의 거친 매력을 선보여,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판사 리뷰 중에서)

역시 <도쿄기담집>은 이상하고 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장 하루키다운 이야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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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수용소 -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 슈탈라크ⅡB 수용소의 전쟁 포로였다
자크 타르디 지음, 박홍진 옮김 / 길찾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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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에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적이 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 여름의 수용소 정문에는 ' ARBEIT MACHT FREI' 라고 씌여져 있었다. 즉, ' 일하면 자유로워진다'라는 뜻이다. 수용소 건물을 지나 전시실에 가니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신발, 목발, 안경, 지갑,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것은 가스실에서 사용했던 '사이클론 비'라는 빈 통들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가스실에 들어가니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했고, 가스 냄새가 나는듯한 착각에 정신이 몽롱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았던 기억은 <포로수용소>와 같은 제2차 세계대전의 수용소 이야기를 읽게 되면 언제나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며칠 전에 우연히 책꽂이에서 빅터 프랭클의 자전적 이야기이면서 그가 창안한  정신분석학 이론인 '로코테라피'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ㅣ 청아출판사>를 보고 다시 읽어 보았다.

저자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수감자들이 상황에 따라서 어떤 심리변화를 일으키는지,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상실해 나가는가를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였기 때문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인데, '자크 타르디'의 <포로수용소>와 함께 읽어도 같은 맥락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포로수용소>는 기존의 수용소 안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에 비하면 좀 색다른 점들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아버지인 '르네 타르디'가 프랑스 전차부대에서 전투를 하다가 독일군에게 잡혀 가서 슈탈리크 ⅡB 수용소에 갇혀서 강제 노동을 하면서 풀려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만화로 구성한 책이다.

기존의 수용소 관련 책과 비교되는 점은 만화라는 점도 있지만, 유태인이기에 수용소에 끌려 간 것이 아니라, 전쟁포로로 수용소 생활을 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르네 타르디'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포로 수용소에 갇혔지만, 그의 아버지이자 이 책의 저자의 할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으며 그 이야기는 <그것은 참호전이었다>로 소개된 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이 책은 '르네 타르디'의 개인사이자 가족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넓은 의미로 본다면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사가 모여 하나의 거대한 역사가 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독일군에 의해서 포로가 된 183만 명의 군인들. 그중의 160만 명은 독일과 폴란드의 집단 수용소에서

독일의 전쟁을 돕기 위한 군수물자 생산과 독일 기업을 위해서, 독일의 농가를 위해서 노역에 시달려야 했다.

이 책은 '르네 타르디'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게 되기까지는 그와 사돈관계에 있는 장 그랑쥬의 이야기도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포로수용소>의 만화 속에는 항상 짧은 반바지를 입은 '자크 타르디'가 등장한다. 그 소년은 아버지에게

상황에 따른 질문을 한다.

 

' 아빠가 자원 입대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요!', ' 이 고철더미들 보이시죠? 이걸로 냄비 같은 유용한 물건이나, 애들 장난감, 기차나 빨래통을 만들 수도 있었잖아요?' 등...

어떻게 생각하면 전쟁을 전혀 모르는 철부지 소년의 응석같기도 하지만, 그런 순수한 질문 속에서 독자들은 학살로 점철되었던 전쟁의 실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전쟁 상황은 독일군, 연합군, 민간인, 군인 구별없이 마구 총격을 퍼부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었으니...

" 다들 하는 말이지만 '놈들이 아니면 우리가 죽어' ,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전쟁은 전쟁이야',....제기랄! ... 그 놈들이 숲 길가에 숨어 있지만 않았더라도 우리가 그짓을 할 필요는 없었을 거야" (p. 60)

불패의 최고 군대, 지상 최고의 군대, 가장 똑똑한 사람들만으로 지도부가 구성된 군대. 프랑스인들은 자신들의 군대를 이렇게 생각했지만, 전쟁터에서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군대가 프랑스 군대였다.

 

독일군의 포로가 된 '르네 타르디'의 강제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 밀집대형으로 텐트에 돌아온 이들은 슈탈라크에서 새 일을 받았어. 작은 내부 수용소에 갇힌 포로들은 매일 여기저기 끌려나가 노역을 했지. 민간 기업가들도 수용소에 와 사람들을 골라 갔어. 노예시장 같았지. 글려간 사람들은 죽지 않고서는 슈탈리크로 되돌아 오지 않았어. 기력이 다하거나 병에 걸려 영원한 제국을 건설하는데 더는 쓸모가 없는 사람들은 짐승처럼 죽어갔지." (p. 87)

그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한다. 그래도 나중에는 비교적 편한 회계업무를 맡으면서...

" 우린 거쳐가는 포로들 덕분에 다른 종류의 수용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 사람들이 무조건 가스로 처형되고, 화형당하는 수용소, 장애인과 정신지체자, '우월한 인종'의 기준에 못미치는 사람, 정치범, 동성연애자, 집시... 그리고 대량으로 학살된 유대인들"

" 그래서 유대인 기록카드를 몰래 폐기하신 건가요?"

" 조심하기 위해서지. '유대인 사냥'은 독일에서 시작해서 중앙유럽으로 전쟁 발발 이전에 이미 번졌단다. 1933년 발랑스에 왔던 아이들을 기억해 보렴."  (p. 184)

 

1945년 1월 29일 숭요소를 떠나라는 명령이 내려지기 까지 4년 8개월, 1680일의 기록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러나 '르네 타르디'가 집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그의 생활은 행복했을까?

그를 비롯한 전쟁의 피해자들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꽃다운 청춘을 잃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훗날까지 트라우마로 남겨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 이 여행이 길고 또 힘든 여정이 될 거라고 당시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단다. 이어서 내가 프랑스로 돌아온 이야기의 그 이후 이야기를 해주마! 이걸로 내 이야기의 첫 부분이 끝났다!" (p. 188)

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 <포로수용소>는 이 책의 첫 번째 시리즈임을 예감할 수 있다. 전쟁터에서,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 왔지만 끝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의 아픈 상처들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도 독일은 종전 후인 1970년 12월 7일 독일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의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에서 무릎을 끓고 애도를 표했다. 그렇다면 2차 세계대전의 또다른 전쟁발발 국가인 일본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사진출처 : 네이버 검색)

이 책은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어 준다. 2차 세계대전의 진실을 밝힌 <포로수용소>

'르네 타르디'의 전쟁 후의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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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도 습관이다 - 생각에 휘둘리고 혼자 상처받는 사람들
최명기 지음 / 알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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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란 불안, 초조, 두려움 등과 함께 오는 것이기에 이에 관한 상담은 정신과 전문의와 해야겠는데, 이 책의 저자인 '최명기'는 '마음 경영 전문의'라고 한다. 걱정이 경영학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살펴보니, 저자는 정신과의사인데,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MBA를 취득했다. 의사와 경영학은 좀 생소한 조합이기는 하지만, 특별히 이런 조합이 가지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질병들, 그 실체를 가늠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질 수도 없는 것이 마음이니, 이런 추상적인 마음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마음경영이라고 하니,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아리송한 설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책의 내용이 좀 색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걱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현상에 대한 마음의 표현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당신이 걱정하는 고민의 9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말도 있다.

성격이 소심한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걱정이 많지 않을까?

이 책은 '걱정이 많은 나'에서 '멘탈이 강한 나'로 거듭나는 4단계의 심리처방을 담아 놓았다.

우리의 성격은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진화성, 개방성의 '빅 파이브'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다섯 가지 요소가 어떻게 조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성격차이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걱정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걱정을 어느 정도로 많이 하는지 체크부터 해 보자.

그리고 그 해결책을 찾아 본다.

책의 내용은 '멘탈이 강한 나'로 거듭나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 '나란 사람 이해하기' - 왜 나는 항상 걱정이 많을까? 라는 의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

2단계 : '일상 속의 작은 노력; - 내 머릿속 근심걱정, 무엇으로 쫓아낼까?

3단계 : '마침내 결단 그리고 결정' -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이 더 흔들리지 않을까?

           작은 노력으로 걱정을 다스릴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4단계 : '더 단단한 나를 향한 한 걸음' - 내 마음을 지키는 멘탈 강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과정을 거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볼 때에 해결책은 함께 보이기 마련이다.

거절을 못하는 당신, 우아하게 거절하는 방법. 이것만 알아도 걱정의 많은 부분은 해소될 것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인간관계에서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얼마나 많던가!!

내가 그 부탁을 들어줄 경우에 내게 어떤 부정적인 결과가 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거절할 수 없는 경우들.

이 모든 걱정을 깨끗하게 해결해준다.

자신의 콤플렉스 때문에 걱정이 태산,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컴플렉스는 마음의 또다른 독립적인 영역이기에 최대한 그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지도 말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든가?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의 컴플렉스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으니...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건강염려증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픈 것 같고... 병원에 가서 이것 저것 검사를 받아 보아도 검사 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나는 아픈데,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니, 이 모두 불안감에서 나타나는 걱정이니, 불안감의 실체를 파헤쳐 그 원인을 제거하자.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감정일기' 쓰기를 권한다. 내 감정을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그런 걱정들이 생기는 근본 원인을 밝혀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이 가져다 주는 오류를 찾아낼 수 있다.

우린 흔히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에 타인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내고, 내가 아닌 타인이 변화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말, 그 원인이 타인에게 있는 것일까? 또, 타인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변할 수 있을까?

' 흰 개꼬리 굴뚝에 3년 두어도 흰 개꼬리'라는 속담이 있다. 상대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자. 대부분의 관계에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상처받고 있는 사람쪽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상대방의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차 모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우린 자신의 나이에 맞는, 자신의 형편에 맞는 꿈을 꾸고 목표를 세워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살다 보면 그 나이에 반드시 해야 하는 몇 가지 고민들이 존재한다.

10대라면 학업, 20~30대라면 취업, 결혼, 40~50대라면 승진, 창업, 60대부터는 노후...

이렇게 그 나이에 반드시 하게 되는 걱정들. 그러나 이러한 걱정들도 그 과정에서 내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는 것들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해법을 찾아보자.

이 책은 작은 주제들에 따라서 생길 수 있는 걱정들을 사례별로 먼저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읽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기에 우리의 심각한 걱정을 떨쳐 버리는 기회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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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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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ㅣ푸른숲 ㅣ2005>를 읽고 사형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볼 때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 주르르륵 흘리기도 했다.

'죄는 미우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고도 하지만, 어떤 범죄의 경우에는 그 사건의 잔인함이나 무자비함에 치를 떨게 하기도 한다. '절대로 용서를 해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들이 그 사건의 피해자 가족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음을 느끼게 된 적도 있다.

사형제도는 유지되어야 할까? 아니면 폐지되어도 될까?

피해자의 유족이 가해자를 심판할 수 있을까?

가해자들은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기는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공허한 십자가>를 읽으면서 스쳐간다.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또 새로운 작품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몽환화/ 히가시노 게이고 ㅣ 비채ㅣ 2014>를 읽은 지 몇 달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소설로 나오다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창작열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작을 배출하고 있다.

흡인력 강한 추리소설들이 대부분이기에 그의 작품이 출간되면 무의식적으로 읽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인생 30주년을 맞은 2014년에 출간된 소설이니 그만큼 공을 들여 쓰지 않았을까...

이 소설에는 나카하라에게 일어나는 2사건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 찾기가 밑그림으로 깔려 있다. 11년 전에 혼자 집을 지키던 8살 딸이 살해를 당하게 된다. 그로 인하여 아내와 이혼을 하고, 다디넌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애견장례업을 하던 중에 아내가 길에서 칼에 찔려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나카하라에게 일어나는 딸의 살해사건 그리고 아내의 살해사건.

아내의 장례식에 갔다가 그동안 자신은 딸의 살해사건 이후에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았지만, 아내는 딸의 사건을 계기로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사형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였음을 알게 된다.

딸을 죽인 살인범은 강도살인죄로 수감되었던 전과자인데, 가석방 중에 살인을 저질렀으니, 그에게 사형이 적용되었다면, 이런 불행한 일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피해자나 유족이 검찰처럼 구형 의견을 말하거나 피고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제도인 '피해자 참가 제도'에 대한 내용도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 우리는 듣고 싶네, 피고에게 사형을 구형한다는 말을. 가령 사형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법정에 사형이라는 말을 울려 퍼지게 하고 싶네, 그 마음을 이해하겠나?" (p. 181)

나카하라의 전부인이 살해당한 후에 그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꼭 필요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여론은 여전히 공존한다.

" 사형 폐지론자의 눈에는 범죄 피해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는 말은 이런 사건의 유족들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 유족은 단순히 복수를 하기 위해 범인의 사형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한번 상상해보기 바란다. 가족이 살해당한 사람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큰 고통을 견뎌야 하는지.... 범인이 죽는다고 해서 피해자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유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을 손에 넣으면 가슴속에 쌓인 웅어리를 풀 수 있는가? 사형을 원하는 것은 그것 말고는 유족의 마음을 풀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형을 폐지한다면, 그렇다면 그 대신 유족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묻고 싶다. " (p. 188)

" 흔히 ' 죽음으로 속죄한다'는 말을 하는데, 유족의 입장에서 보면 범인의 죽음은 '속죄'도 '보상'도 아니다. 더구나 그곳을 지났다고 해서 앞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극복하고 어디로 가야 행복해질지는 여전히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통과점마저 빼앗기면 유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형폐지란 바로 그런 것이다. " (p. 190)

아내는 살해당하기 직전까지 사형폐지론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또한 도벽에 관한 내용을 담은 글도 쓰고 있었는데, 그녀의 죽음은 여기에서 단초를 찾게 된다.

그렇다면 사형을 집행받게 되는 사람들은 사형을 형벌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런 반성도 없이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이 다만 사형이 집행될 날만을 기다리는 것이 범인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형은 무력한 것이다.

만기 출소를 하는 범인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교도소에서 속죄를 하였을까? 그렇다면 재범을 저지르지 않겠지만, 교도소의 갱생시스템이나 사회의 편견은 그들을 다시 범죄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다.

" ' 대체 누가 이 살인범은 교도소에 몇 년만 있으면 참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 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p. 212)

그렇다, 그들은 공허한 십자가에 묶여 있다가 다시 나오는 것일 뿐이다.

사형제도의 모순과 갈등을 다루던 이 소설은 나카하라가 전부인의 살해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남녀 중학생이 저지른 21년 전의 범죄로 옮아간다. 둘만이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낳은 영아를 살해해서 수해에 묻어 버린 사건이다. 그 사건이 세상에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한 범인이 나카하라의 전부인을 살해한 것이다.

<공허한 십자가>는 사회문제를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흥미롭게 파헤친다. 사형제도의 존폐 여부, 속죄, 형벌, 청소년들에 의해서 발생되는 영아 살해사건, 묻혀졌던 살인사건에 대한 훗날의 형벌제도 등....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끝까지 읽어야 그 진실을 알아 낼 수 있는데, 이 책도 여기 저기로 튀어나가기 때문에 사건과 사건 사이에서 숨겨진 진실을 찾아야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은,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 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다.

그 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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