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일기 뭐 써! 맛있는 글쓰기 9
정설아 지음,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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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중의 하나가 '일기쓰기'일 것이다.

엄마: " 오늘 일기썼니?"
학생: " 아직, 안 썼어요."
엄마: " 시간이 이렇게 됐는데, 아직도 일기를 안 썼으면 어떻게 해?"
학생: " 조금있다가 쓸께요"
- 초등학생은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본다.- 
그러나, 매일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기에 글감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엄마: " 일기 썼니"
학생: " 아직~~~"
엄마: "언제 쓸려고 아직까지도 일기를 안쓰는 거야"
학생: " 근데 엄마, 나 오늘 일기 뭐 써?"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의 고민이지만 "엄마!! 나, 오늘 일기 뭐 써?" 하고 물어보기도 겁난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상황이기에 이 말을 하는 순간 엄마들은 폭발을 하니까.
나도 마찬가지로 아들이 초등학생 시절에는 이 질문을 허구한 날 들었다.
그때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글감'을 찾아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오늘 하루의 생활 속에서 이런 것을 일기를 쓰면 좋겠다는 말 밖에 해 줄 수 없었다.
물론, 일기의 형식은 주로 생활일기였고,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일기, 독서를 하면 독서일기, 간혹 관찰일기나 편지일기는 쓰도록 지도했던 것이다.
저학년때는 그림일기도 그렸지만 고학년이 된 후에 그림일기를 그리는 것은 좀 나이에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그림일기는 저학년으로 끝났었다.
그런데, '나, 오늘 일기 뭐 써!'를 읽으면서 이 책이 내가 아들에게 일기지도를 해 줄 당시에 있었다면 얼마나 다양하게 일기를 쓸 수 있게 도와주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기란, '나'라는 주인공이 일상에서 체험하는 경험, 생각, 감상 등을 적어 놓은 자신의 기록 (p10)

모든 초등학생들의 고민을'확' 풀어주는 이 책에는 다양한 형식의 일기를 소개해 준다.
이 책의 주인공 준수 역시 일기 고민에 빠진다. 그때에 일기장 속에서 나온 '일기장의 요정, 지니'는 준수에게 다양한 일기의 형식을 가르쳐 주게 된다.
무려 20 종류의 일기의 형태.
일기를 꼭 생활일기로 쓸 필요가 없음을, 그리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날 그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방식으로 일기를 쓸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날씨의 기록부터 재미있다.
맑음, 비, 눈, 흐림이 아닌 다음의 날씨 표현을 보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 종류의 일기의 형식 중에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일기: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과 함께 내용을 적는다.


★ 마인드맵 일기  

그날 있었던 일 중 가장 생각나는 일을 지도처럼 그림과 기호로 연결시켜 표현하는 일기 (p43)


★메모일기

★단어그림일기

★한자일기

★영어일기

 
※ 한자일기와 영어일기는 문장이 아닌 아는 한자나 영어단어만으로도 쓸 수 있는 일기이다.
 
★ 만화일기

 
★ 가족일기 :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구를 글감으로 삼아도 되고, 가족의 신체부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써도 무난하다.

 
일기는 소재에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형식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일기의 예시까지 책에서 소개해 주니 엄마와 자녀들이 함께 읽으면서 일기쓰기는 힘들거나 막막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재미있게 그날의 기록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기지도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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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05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맙습니다

라일락 2017-10-0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도움이 되시길...
 
너는 기적이야 그림책이 참 좋아 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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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배 속에 고이 담겨있는 아이가 이 세상에 처음 나온 날.
그 기적같은 경이로움을 느낀 엄마들이라면 그 누구나 '너는 기적이야'를 보면서 자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이 작고 얇은 그림책을 보면서 이토록 감동적인 느낌을 받을 줄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너무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아이의 배꼽의 탯줄과 어디엔가 연결된 그 모습.

 
유아들이라면 한 번 그 탯줄이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가를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을 듯 싶어진다.
'너는 기적이야'는 아이의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자라나는 과정에 따른 그림의 내용과 함께 그 순간 순간들을 축하해주고 때론, 가슴아파해주고, 눈물을 함께 흘러주는 동물의 모습과 그 표정이 너무도 일치됨을 느끼게 해준다.

나는
아이가 방긋 웃던 모습.
첫 이가 돋던 날의 모습.
'엄마'하고 부르던 날.
뒤뚱거리며 한 걸음을 내딛던 순간의 감동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는 엄마에게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즐거움만 함께 한 것은 아니기에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던 날, 아이옆의 강아지의 표정은 엄마의 슬픈 표정과 닮아있다.
아이가 아파서 꼬박 밤을 지새우면서 두 손모아 기도를 드리던 날, 눈물 한 방울 흘리며 간절하게 두 손을 모은 곰의 마음과 같음을 느끼게 해 준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를 키울 때의 그 기쁨, 슬픔, 아픔, 안타까움이 모두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자식은 아무리 성장해도 가슴 속의 한 부분으로 항상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낟.
장면 장면마다 아이의 표정과 동물의 표정, 그리고 풍경의 모습이 너무도 같음에 이 책의 저자의 슬기로움이 엿보인다.
동물의 표정, 풍경의 모습은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의 모습과 마음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글의 내용도 좋고, 그림도 좋고....


엄마와 아이의 행복한 삶이, 그리고 포근함이 느껴진다.
아이는 엄마에게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임을 새삼스레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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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편식하다 MBC 스페셜 시리즈
김은희 작가, 주이상 글, 윤미현, 정성후 프로듀서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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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유식을 마치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듣기 시작하는 말이 "골고루 먹어라!!"
말귀를 알아 듣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듣기 시작하는 말이 " 아무거나 잘 먹어야 건강하게 자란다!!" , "편식하지 말아라!!"
그런데, 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이 책의 제목은 '목숨걸고 편식하다.'이다.
그렇게 "편식하지 마라!!", " 균형있는 식사를 하라 !!" 어릴적부터 귀가 아프게 들어오던 말을 뒤엎는 이 책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쓰여진 문장 그대로 지독하게 편식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목숨을 걸고 편식을 하라고 한다.


'육식'은 몸에 좋지 않은 식사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몸에 좋은 식품이라고 해서 권장을 하는 '우유, 계란'까지....
심지어는 '등푸른 생선'까지를 먹기를 거부하라는 말이다.
'목숨을 걸고 편식'을 하고 있는 세 남자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1) 첫 번째 사례 : 황성수 (대구 의료원 신경외과 과장)


치매환자와 중풍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의사 황성수는 그의 환자들에게 고혈압약과 당뇨약을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한다.
"아니, 의사선생님 맞아?"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고혈압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ㅠ.ㅠ
성인병인 이런 병들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오는 것이기에 그는 환자들에게 '약보다는 밥에 신경을 쓰라'고 말한다.
그의 아주 특별한 편식요법
그의 식단을 공개한다.


물에 불린 현미 생쌀, 양상추, 당근, 양파, 땅콩, 아몬드, 호두, 날김.
야채를 찍어 먹을 양념장 조차도 없는 식단.
새도 아니고, 토끼도 아니고 풀만 먹고 산다.
잠깐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 부인이 반찬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겠다는 생각.
그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마시는 우유조차도 해롭다고 한다. 골다공증은 칼슘 부족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라 과다한 배설이 원인이라고....
등푸른 생선'조차도 콜레스테롤과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금하라고 한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EPA와 DHA도 현미, 채소, 과일로 충분하단다.

(2) 두 번째 사례 : 송학운 (전직 체육교사, 17 년전에 직장암 말기, 항암치료거부, 산골에서 자연식 )


17년 전에 직장암 말기로 수술을 했으나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로 의사의 소견은 재발확률 70%, 5년 생존율 20%.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산골 마을에서 현미, 채식, 과일만으로 식단을 구성.

자연식을 만들면서 느낀 게 있어요, 자연식 재료는 다 본래의 간들을 머금고 있더라고요. (...) 채식 굉장히 맛있습니다. 그런데 채식의 매력이라고 하면 그 화려한 색깔...  (P79)


송학운씨의 식단도 앞의 황성수 의사의 식단과 거의 같으나, 황성수씨의 식단이 자연그래로 인데 비해서 송학운씨의 식단은 버섯, 마, 사과 곶감 등을 잘게 썰고 다져서 통밀가루와 생콩가루를 섞어 걸쭉한 반죽을 만들어서 와플을 굽기도 하고, 즉석에서 갈아 만든 두유와 완두콩 현미죽을 쑤어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를 진료했던 의사의 말은

자연식과 암치료의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미궁의 영역이기에 암환자엑 이런 식단을 일반화하기에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 세 번째 사례 : 이태근 ( 28 년전에 신장이식수술)


28 년전에 동생의 신장을 이식수술 받았다. 그런 경우에는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여야 하는데, 부작용이 있어서 그것을 거부하고 채식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허준의 말을 빌려서 자신의 채식과 운동을 이야기한다.

약보 보다는 식보가 식보보다는 행보가 낫다.

그런데, 이태근씨의 식사가 더 특색이 있는 것은 하루에 한 끼의 식사만을 한다는 것이다.

 

" 세 끼 밥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것은 자기 몸에 대한 학대, 몸과 마음에 대한 학대라고 생각해요. (...) 저같이 한 끼만 먹으면 더 좋겠지만, (...) '하루에 두 끼만 먹어라.' 그게 어렵다면 세 끼 중 한 끼는 과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게 좋다. 과일은 꼭 껍질째 먹고 포도나 수박 같은 건 씨까지 다 먹으라고 말이죠" (P121)

얼마 전에 읽은 책인 '현미밥 채식'(황성수 저 /페가수스/2009)에서도 현미밥이 왜 사람들에게 이로운 식사인가를 알려주었는데, '목숨 걸고 편식하다'에서도 현미밥과 채식, 과일의 예찬은 이어진다.
그러나, 현미밥이 너무 거칠고 입맛에 맞지 않아서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중의 일부는 우리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기존의 식품에 대한 생각들을 너무도 뒤짚는 것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의약적으로 현미밥과 채식, 과일만을 먹는 것이 고혈압, 당뇨병, 암을 극복한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 아니고, 개인적인 차이도 있기에 이 책의 저자인 황성수가 말하는대로 약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까지는 무모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형미밥, 채식, 과일을 섭취하는 식단이 몸에 좋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러니 각자의 생각에 따라서 몸에 맞는 식단을  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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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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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나라 여성독자들에게 각광을 받는 프랑스 작가라고 하면 서슴치 않고 '기욤뮈소'라고 대답할 것이다.
'기욤 뮈소'는 그동안 <사랑하기때문에> <구해줘>를 통해서 사랑을 이야기하였는데,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감각적이고 스피디한 문체를 보여주었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이 테마를 위주로한 이야기를 보여 주었다면, <종이 여자>는 캐릭터에 색다름을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궁금한 점은 '종이 여자'라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일 것이다.


 
어릴적에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
종이와 여자가 합쳐지는 느낌은 갸냘픔이나 연약함. 그런 느낌들인데.....
프롤로그를 읽을 때까지도 독자들은 어떤 확실한 실체를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프롤로그는 <천사 3부작>이라는 작품의 2권까지를 출간하면서 혜성처럼 나타난 유명 작가 톰 보이드의 이야기가 뉴스 매체를 통해서 소개되는 기사들과 그가 받은 메일들을 소개해 하는 기사 내용들이 소개된다.
그리고 또 뉴스 매체의 기사는 미모의 피아니스트 오로르 발랑꾸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어느새 톰과 오로르는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곧 이어 톰은 오로르에게 버림을 받게 된다. 그 결과, 형편없이 무너지는 톰 보이드.
폭행, 과속 운전, 마약.... 도저히 재기를 할 수 없는 형편없는 모습으로 변해 가게 된다.
<천사 3부작>의 마지막 3권은 앞으로 세 달후에 출간예정이지만 톰의 머리 속은 백지상태이다. 굳어져 버린 머리. 컴퓨터 화면을 열면 구토를 느낄 정도로 무기력하게 변해 버린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 지난 일이 돼 버렸다. 옛날 일이.
나는 글쓰기를 포기했고, 글도 나를 버렸다. (p185)

이때 나타난 여인, 빌리.
톰의 <천사의 3부작>중의 스페셜판이 인쇄상의 문제로 266 페이지까지만 인쇄된 책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가 그녀의 어깨를 세게 밀쳤다. 그녀는 바닥에 나가 떨어지면서"까지 인쇄가 된 그 책에서 빌리는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책 속에서 떨어져 나온 빌리.
그녀는 이 책이 완성되어야만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당신이 쓴 미완성 문장 한 가운데서, 그러니까 행의 중간쯤에서 딱떨어졌다니까요. (p76)
여기서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게 될 것이다.

'기욤 뮈소'의 판타지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가 끝맺지 못한 <천사 3부작>의 등장인물 중의 한 여인인 빌리가 펼치는 이야기이니까.
이 작품 속에는 톰, 캐롤, 밀로의 우정과 사랑도 강한 감동을 준다.
세 사람은 미국의 한 빈민촌 출신들이다. 가난하기만 한 것이 아닌, 몸과 마음에 상처를 담고 있는 세 친구.
밀로는 톰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서 그의 매니지먼트 역할을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갱단에 가입했던 사람.
그리고, 캐롤은 치유 불가능한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톰은 매일 캐롤을 위해서 <천사 3부작>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마법같은 세계를 만들어 주었기에 그녀가 삶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러니, 톰이 나중에 <천사 3부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그녀를 즐거운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단 몇 시간이라는 야수가 가하는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게 해 주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 자체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픽션의 세계에 사는 것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p400)


소설도 쓰지 못하는데다가 밀로의 펀드 실패로 무일푼이 된 톰과 그의 책에서 나왔다는 종이 여자 빌이 펼치는 모험에 가까운 이야기들.
그리고, 어느새 사랑을 느끼게 된 톰과 빌리의 이야기.
빌리는 톰에게

몇 주 안에 내게 불가능한 것에 대한 믿음을 주었고, 굽이치는 비탄의 강줄기들이 마침내 고통의 절벽으로 떨어지는 그 아슬아슬한 세계에서 나를 구해 준 여자 (P473)

또한 청소년 시절에 톰, 캐롤, 밀로에게 있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이 <종이 여자>를 통해서 펼쳐진다.
기욤 뮈소가 젊은 작가인 만큼 그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들도 젊고 상큼함이 있다.
빌리의 발랄하고 재치있고, 통통 튀는 캐릭터는 읽는내내 신선함이 있다.
소설가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찔하고 위험한 순간들과 수시로 맞닥뜨리"(p117)는 존재임을 기욤 뮈소는 자신의 책 속에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종이 여자>는 그의 소설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창작력의 부재, 작가의 백지 공포증...
이런 것들이 작가들이 느끼는 것들 중의 일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 속에 살면서도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내면서도 현실 속에서 살아야 하는 작가의 일상이 곧 <종이 여자>에 나타나는 작가의 창작 활동의 일부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단 한 권 남은 파본을 찾기 위해서 말리부에서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대서양을 건너서 로마, 다시 한국, 그리고 맨해튼, 이런 긴 여정을 거쳐서 한 권의 책은 프랑스의 센 강에서 퉁퉁 물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향방을 쫒는 이야기는 분명 모험 이야기이지만.

35. 심장의 시련
헛고생을 하며 찾을 때는 없다가도 막상 일을 그만두면 발견 될 때가 있다.
- 제롬 K. 제롬

이처럼 작가가 <감사의 말>을 통해서 이야기한 것처럼 "삶은 한 편의 소설이죠"(P483)
이 말을 대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종이 여자>의 이야기처럼 인생은 픽션과 현실 사이에 놓인 마술 거울을 통해서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 실패한 사진작가처럼, 나는 내 인생에 다시 웃음과 빛을 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p473)
 
기욤 뮈소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듯이 <종이 여자>도 탄탄하고 섬세한 구성, 그리고 기발한 아이디어, 작가의 감성과 취향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또한, 마지막 반전은 허를 찌를 것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으면서도 사랑스럽다.
빌리가 픽션 속의 인물이지만, 현실 속에 살아 있는 듯 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책을 덮을때까지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의 이야기를~~ 판타스틱한 이야기를~~ 모험의 이야기를~~
모두 원한다면 <종이 여자>가 제 격이 아닐까 한다.


또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한국 사랑은 <종이 여자>에서도 한 몫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카산드라의 거울>에서 한국 청년을 주인공으로 했듯이.
<종이 여자>에서도 '대한민국'이란 단어들과 박이슬이란 여대생이 살짝 등장한다.
역시,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 수준도 그 어느 나라 못지 않음을 일깨워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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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리뷰 - 이별을 재음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책 읽기
한귀은 지음 / 이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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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리뷰>의 저자인 ’한귀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KBS 진주 라디오에서 <책테라피>코너를 진행했다. 책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보살피는 과정과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시간을 거치면서 책이 얼마나 안전하며 또 은밀한 치유제인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책속지 저자 소개글 중에서)
 
그녀는 책~~, 책을 통해서 이별을 이야기한다. <이별리뷰>에는 32권의 책의 리뷰가 소개되는데, 이 책들은 이별을 완성하는 여정을 담고 있는 책들이다.
   

이 책의 구성인 이별의 전조에서부터 이별, 슬픔, 분노, 애도, 그리고 이별후의 또다른 사랑인 희망에 이르기까지 이별의 모든 과정을 문학 속에서 찾는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별리뷰의 목차>
1. 이별의 전조와 실연의 정황
2. 부정과 슬픔의 정황
3. 사랑에 대처했던 우리의 자세
4. 분노하고 애도하라
5. 사랑을 말해본다

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에게 책은 이별을 치유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미, 책에 이런 역할이 있음은 이집트의 람세스 2세가 도서관을 가르켜 "영혼의 치유장소"라고 한 것만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이별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이별에는 그 징후가 있는 것이다. 이별의 전조를 느끼게 하는 첫 작품은 황지우 시인이 단 5분만에 써 내려갔다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서 잘 나타난다.
이별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이별을 부정하고, 슬퍼하던 그 순간들이 떠오를 수도 있는데, 저자는 이런 상황을 또다른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상의 <날개>에서 이상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작품 속의 나.
은둔형 외톨이 ’히키모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제외시켜버린 <날개>의 나.
나는 분명히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스스로 모른다고.... 자신을 무시하게 만들어버린다.
그것은 은연중의 이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별에 대한 부정. 우린 그것이 바로 이별임을 알지만 이별의 슬픔과 부딪히고 싶지 않아서 애써 부정했던 것인가?
이별의 슬픔후엔 자기연민, 증오, 그리고 <날개>의 나처럼 끝없는 나락 속으로 추락하고 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하염 끝없이 추락을 했듯이.
아니면, 이별후에 <소나기>의 소년처럼 끝내 이별을 부정하였을지도 모른다.
또는 전경린의 <물의 정거장>처럼 다만 사랑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성란의 <곰팡이꽃>에서의 이별은 어떤 이별일까?
자신의 이별을 용납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의 이별을 쓰레기통에서 꺼내 보는 그런 이별인 것이다.



이렇게 <이별리뷰>는 책을 통해서 이별 여정을 떠나고 그 과정 과정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문학비평을 하듯이 이별의 분석과 함께 책의 분석을 하여 나가는 것이다.



좋은 이별은, 좋은 사랑을 위한 희망이 된다. 사랑했다면,그것이 이별로 끝난다 하더라도 그 사랑에 대한 존중은 계속되어야 한다.
억지로, 헤어진 연인을 떠나보내려고 할 필요는 없다.
찰나의 그/녀와 찬란했던 순간이 섬광처럼 터졌다 지더라도, 그런 것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에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기억은 그렇게 몸속 어디에서 폭죽처럼 커졌다가 사위어가기도 하는 것이므로,등 어딘가에서 폭죽이 터지고, 그것이 이내 뜨거운 눈물이 되더라도, 조금만 덜 안타까워하고, 더 슬퍼하면 된다. (P202)
 
 ♡사랑~~ 그것은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은 이별이 아닐까?  이별은 아픔을... 슬픔을.... 미움을... 그리고 때론 분노를 동반한다.
이별은 사랑에 대한 패자일지라도, 이별 그 자체에 대한 패자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별은 그 이별의 주체가 감당해야 할 몫인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마지막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 책은, 이별을 긍정하는, 이별한 자들을 긍정하는 안간힘이다. (...) 그래서 이 책은 이별에 대한 책이 아니다. 사랑에 대한 책이다.
이별은, 사랑으로 가는 가장 먼 길이기 때문이다. (P270)




<이별한 자의 리뷰 목록 32권>
읽은 책들도 상당수이지만, 미처 읽지 못한 책들도 있다. 
이번 기회에 그중의 몇 권은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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