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초 : 연인들 사랑의 기초
정이현 지음 / 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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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의 기초 - 연인편>은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이 공동작업으로 쓴 책 중의 한 권이다.

공동작업이라고 하면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와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들 수 있는데, <사랑의 기초>는 구태여 2권의 책을 함께 읽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소설 속의 내용은 연관성이 전혀 없고, 주제만 사랑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사랑, 그중에서도 보편적인 사랑이라고 해야 될 듯 싶다

 

 

정이현의 소설로는 <달콤한 나의 도시>가 있는데, 언젠가 인터넷 기사에서 2010년 서울대 도서관 대출도서 순위 4위라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아마도 2006년에 출간된 이 소설이 드라마로 방영된 시기가 그때쯤이 아닐까 하는데, 나에게는 별로 큰 느낌을 주지 않았던 소설이다.

그에 비한다면 2009년에 출간된 <너는 모른다>가 훨씬 강한 느낌을 주는 정이현의 소설이다.

 

 

"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문장력은 독자들은 쉬지 않고 빠르게 글 속으로 몰입시키고, 빨려들게 만든다. 그러나,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는 형식만을 빌렸을 뿐이지, 전체적인 구성은 '부모의 잘못된 결혼에 의한 자녀들의 문제','화교문제', '장기밀매' '실종사건' 이라는 소재들이 뒤엉킨 등장인물 개개인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 소설을 가족소설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누구를 주인공이라고 하기보다는 등장인물 모두가 장마다 그들의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너는 모른다>를 읽고 쓴 나의 서평 중에서)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과 함께 작가의 예리한 시선이 신선했던 작품이다.

 

<사랑의 기초>는 특별하지 않은 아주 평범한 젊은 연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른 살 이준호와 스물 여덟 살 박민아는 몇 번의 연애 경험을 가졌지만, 이제는 기억의 한 부분일 뿐인 그런 연애였다.

쉽게 만났다가 쉽게 헤어지는 그런 인연. 아니면 첫 사랑의 느낌처럼 살짝 바라만 보다가 지나가 버린 사랑인지 아닌지 모를 그런 감정만을 가지고 있다.

자란 온 환경도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 왔기에, 특별히 무엇을 바라기 보다는 무덤덤한 그런 삶.

" 연애의 초반부가 둘이 얼마나 똑같은지에 대해 열심히 감탄하며 보내는 시간이면, 중반부는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야금야금 깨달아가는 시간이다. " (p. 78)

 

 

소개팅으로 만난 두 사람이 우연히도 같은 취향을 보이게 되면, 똑같다는 생각에 흐뭇해 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서로가 자신의 일상 속에서 그/그녀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해서 편안함과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편안함에 익숙해 질 무렵에 여자들의 요구 사항은 늘어나게 되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를 바라는 여자들에 비해서 남자들은 전의 일상에서 가졌던 안락함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것은 여자와의 만남에서 갖게 되는 피곤함이기도 하다.

하찮은 일에 여자들의 늘어나는 잔소리와 억지스러운 말들은 다툼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 다툼도 어느새 시들해지면서 연인들은 이별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누가 먼저 이별을 이야기할 것인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이 나쁜 역할을 하기 싫은 심리라고 할까.

작가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보편적인 사랑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의 앞면과 함께 사랑의 뒷면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현실적이고 꾸밈없는 사랑이야기이다.

준호와 민아의 사랑은 사랑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무미건조하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우울하다.

또한, 그들의 이별은 그것 마저도 이별이라기에는 너무도 평이한 것이다.

큰 아픔도, 큰 굴곡도 없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이럴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서나 운명같은 사랑, 불타는 사랑, 지고지순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들의 보통의 사랑은 큰 고통도 없이 그저 잔잔할 뿐이다.

" 처음 만난 순간에도 헤어지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안녕'이라고 말한다는 것을 그들은 불현듯 깨달았다. 각자의 길을 향해 뒤돌아서, 서로의 뒤통수 반대 방향으로 한 발짝 내디딘 것과 거의 동시였다. 그것은 불완전한 인간들끼리 나눌 수 있는 아마도 가장 완벽한 작별인사였다. " (p. 210)

 

이들은 앞으로도 이와같은 사랑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새롭게 만나는 사랑 중에 어느 사랑은 결혼이라는 형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사랑, 그리고 그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 후의 이야기는 영국의 평범한 부부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 - 한 남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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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세트 - 전2권 사랑의 기초
알랭 드 보통.정이현 지음 / 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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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의 기초>는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이 공동 작업이라는 프로젝트로 쓴 두 권의 책이다.

정이현은 <사랑의 기초 - 연인들>을,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의 기초 - 한 남자>를.

정이현의 소설로는 <달콤한 나의 도시>, <너는 모른다>를 읽었는데, <너는 모른다>는 스릴러 형식의 소설이기는 하지만, 책 속에는 가족관계를 비롯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이현을 '도발적이고 발칙하며 감각적이고 치밀한 작가'라고 일컫기도 한다.

알랭 드 보통이 쓴 책들은 작가만이 가지는 독특한 문체와 철학적 사유가 담긴 현학적인 글들이기에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가만이 가지는 특색있는 글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들을 상당수 읽었다.

보통이 쓴 소설 중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소설같지 않은 소설이다.

그외에 보통의 소설로는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우리는 사랑일까>등이 있는데, 이번에 그가 쓴 <사랑의 기초- 한 남자>는 17년 만에 쓴 신작소설이다.

 

 

<사랑의 기초>의 출간에 즈음하여 내가 이 책에 거는 기대는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이 함께 작업하는 사랑이야기라는 것에 있었다.

지금까지 남녀 작가의 공동작업으로 씌여진 소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중에 가장 많이 독자들에게 읽힌 소설은 일본 작가인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가 아닐까 한다.

<냉정과 열정사이>는 두 작가가 2년 여에 걸쳐서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 가면서 함께 쓰기로 한 릴레이 러브 스토리이다.

주인공 이름이 쥰세이라고 하면 두오모 성당이 생각날 것이다.

"피렌체의 두오모에 너랑 오르고 싶어."

" 피렌체의 두오모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니까." ( 냉정과 열정사이 중에서)

사랑했던 연인들이 헤어진 지 10년만에 지난날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그들은 피렌체의 도오모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가슴 설레이면서 읽었던 <냉정과 열정사이>의 한 장면을 그리면서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을 찾았던 기억이난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그리고 밀라노의 두오모에서 소설 속의 쥰세이와 아오이는 존재하는 것이다.

 

 

공동 작업으로 쓴 소설로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이 쓴 소설이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편>,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편>이 있다.

이 소설은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의 사랑을 공지영은 여자의 시각으로, 츠치 히토나리는 남자의 시각으로 쓴 소설인데, <냉정과 열정사이>와는 좀 다르게 각각의 주인공 시각에서의 사랑과 이별, 만남, 사랑의 과정이 그려진 소설이다.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은 독자들에게는 반복되는 내용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런 공동 작업으로 씌여진 소설들을 읽었기에 <사랑의 기초>도 전형적이 로맨스 서사의 남자 버전, 여자 버전으로 쓰여진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두 작가에 의해서 씌여진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은 작품이다.

정이현은 한국의 가장 전형적이고 보편적인 젊은 남녀의 연애, 사랑을 썼다.

서른 살 남자와 스물 여덟 살의 여자가 소개팅으로 만나, 서로의 같은 점을 발견하고 가까워지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바라는 것들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다투게 되고, 이별을 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별조차도 이별같지 않은 평이한 이별.

평범한 젊은 연인들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런데 반하여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사랑을 하였기에 결혼을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십 대의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가족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 자녀 교육 등 온갖 영역에 걸친 이야기를 분석하는 것이다.

'오래된 관계'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지적 성찰에 의한 이야기들이 씌여진 것이다. 보통의 자전적 결혼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은 이 두 권의 책에서 공통 주제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정이현은 한국의 가장 보편적인 젊은 연인의 사랑을,

알랭 드 보통은 영국의 한 가정의 보편적인 부부의 이야기를 남자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영원하고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

구태여 주제가 같다는 것만으로 공동작업이라고 하기에는 두 소설이 어떤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연관성을 찾자면, 시대를 초월해서도 같은 맥락의 각각 다른 두 권의 책을 찾아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기에.

(2010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꼬박 2년 동안, 작가들은 함께 고민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상대 작가의 원고를 읽고, 서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원고를 수정하여 마침내 두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 출판사 서평 중에서)

 

출간 전부터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의 공동 프로젝트라는 홍보에 예약구입까지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소설로 보자면, 정이현의 소설은 너무도 평이하고,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문체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한 권의 책으로도 그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두 권의 책에 대한 각각의 서평은 각 권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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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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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5구의 여인>의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출신이지만, 미국 보다는 유럽에서 더 잘 알려진 소설가이다.

21살에 아일랜드로 건너가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그후에 여행기와 소설 등을 발표하면서 유럽에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기사 작위까지 받았으니, 이번에 출간된 <파리 5구의 여인>은 배경이 파리5구와 10구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중에 처음 읽은 작품은 <빅 픽처>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벤 브래드 포드는 6살 때에 외할아버지 집에서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포토 그래퍼를 꿈꾼다. 그러나, 아버지의 권유로 변호사가 되지만, 항상 못 이룬 꿈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에 부인과의 불륜을 저지른 사진작가를 살해하게 되고, 완전범죄를 위하여 자신이 살해한 게리 서머스의 삶을 살기 위해서 멀리 떠나가게 된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진작가이기에 그의 명성을 누리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듯했지만 그의 정체가 밝혀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또 다른 삶을 찾아야 했는데, 그것은 앤드류 타벨이 되어 살아 가는 것이다.

자신의 본 모습을 버리고 타인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운 아들에 대한 만남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영원히 잊지 못할 자식에 대한 사랑. 아들의 생일날, 만날 수 없는 자식을 그리며 먼 길 위에 서 있는 벤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했었다.

<빅 픽처>는 세 사람의 인생을 살지만,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지난날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이 너무도 잘 묘사된 작품이었다.

한 번 책을 들게 되면 책 속으로 빠져 들게 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그 이후에도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그곳에서 잠깐의 사랑을 나누었던 여인과의 이야기를 다룬 <모멘트>

그리고 남성 작가가 묘사하기엔 한계가 있는 위킹 우먼의 사랑이야기인 <위험한 관계>

이 소설에서는 결혼, 그리고 임신, 출산, 이혼을 둘러싼 법정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었기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라면 소설가의 이름만으로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소설마다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독특한 이야기라는 점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책에서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한 번 읽으면 또 그의 소설을 찾게 되는 것이다.

<파리 5구의 여인>은 그의 다른 소설들보다 스릴러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 있으면서도 로맨스가 있고, 거기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소설이다.

책 표지 그림의 아름다운 여인의 머리에 꽂힌 것이 머리핀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이 노트북에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이 그림 속에 이 작품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해리 릭스.

'인생에 있어서 이처럼 처참하게 추락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한순간에 곤두박질을 치게 된다.

영화학과 교수였던 그는 18살 제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단 한 번의 외도로 그의 명성은 산산이 부서지게 된 것이다.

여제자의 거짓 임신, 그것을 악용한 대학 학장인 가드너 롭슨의 술수로 여제자는 자살을 하고, 해리는 사회적으로 매장이 되었다.

" 내 인생이 산산이 부서진 날, 나는 도망치듯 파리로 갔다. " (p. 5)

파리로 떠나 오게 된 해리는 가진 돈도 없으니, 파리 10구의 터키 이주민들이 사는 파라디스 가의 지저분한 쪽방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자신이 20 년전부터 쓰고 싶어 했던 소설을 쓰는 것이다.

그것만이 자신이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 '내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리리라'는 생각은 실패한 사람, 바닥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흔히 내보이는 허망한 꿈일지도 모른다. 비록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며 절망하기보다는 소설로 마지막 기회를 부여잡고 싶었다. " (p. 67)

그러나, 해리의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파라디스 가에서의 생활은 예의도, 도덕도 존재하지 않는 터키인들과의 갈등을 빚게 된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야간 경비일을 하게 되지만, 그곳에서 불법적인 일이 자행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일상 속에서 잠깐 탈피하기 위해서 찾아 간 살롱에서 헝가리 국적의 여인 마지트를 만나게 된다.

오십대 후반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

그녀와의 1주일에 2번의 밀회에서 그들은 자신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 사람에게는 절대로 치유될 수 없는 비극이 있다. 다만 슬픔을 떠안은 채 적당히 적응하면서 살아갈 뿐이리라. 그러면서 차츰 상실감을 품고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리라. " (p. 189)

'완벽하게 순수한 선의에서 나오는 행동은 없다' 했던가...

살롱에서 그에게 다가왔던 파리 5구의 여인.

그를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함정으로 들어가는 악마의 덫이었을까.

" 당신이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가 당신 인생에 들어간거야" (p. 404)

해리 릭스를 둘러싸고 그를 힘들게 하였던 사람들은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사라진다.

그 누군가에 의해서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당하는 것이다.

살인의 끝은 어디일까?

해리 릭스는 그 덫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소설은 차츰 흥미롭게 진행되고, 언젠가 본 스릴러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가 해리 릭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니 그의 머릿속의 생각들까지를 모두 읽어 내는 것이다.

" 마침내 쿠타르 형사가 말했다.

" 선생은 귀신에 씌었군요."

그렇다. 나는 정말로 귀신에 씌었다. " (p.420)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스릴러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라니....

해리는 죽기 전에는 그 악마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자살로 귀결될 것만 같은 그의 인생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처럼 뒤돌아 보아도 돌아갈 수 없는 너무도 먼 길을 와 버린 그런 느낌이 마지막 문장을 통해서 느껴진다.

해리가 나락으로 한없이 굴러 떨어졌을 때에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준 일탈은 그의 발목을 잡는 악마의 덫이자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블랙 홀이 아니었을까.

책을 다 읽고 내려 놓는 나의 손은 무겁다.

마음은 더 씁쓸하다. 깔끔하게 끝맺지 않기에 주인공의 불행이 예견되는 소설이기 때문인 것이다.

아무래도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4권 중에는 멈추지 않고 피해가지만 또 다른 장애물이 놓여 있는 벤의 이야기를 그린 <빅 픽처>가 가장 훌륭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빅 픽처>가 너무 강하게 다가 왔기에 그만한 작품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미 내 마음 속에 들어온 작가이기에 그의 다른 작품이 출간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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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선물 -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한 8단계 여정
데미안 리히텐스타인 & 샤옌 조이 아지즈 지음, 정미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잇따라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니, 책들에 담겨진 내용들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몰랐던 내용들을 알기 위해서 읽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책 속의 내용을 자기 스스로 실천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에서 읽게 되는 것이다.

<내 안의 선물>은 오빠와 여동생이 함께 쓴 자기 계발서이다.

오빠인 데미안 리히텐스타인과 동생인 샤엔 조이 아지즈는 한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에게 큰 상처를 느끼면서 살아가던 사람들이다.

그 시작은 데미안이 4살 때에 동생 샤엔이 태어남으로써 어머니의 사랑이 반으로 줄었다고 느끼게 되었던 상실감에서 시작된다.

흔히 이런 일은 가정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어머니를 빼앗겼다는 충격은 어린 나이에는 마음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은 불행을 물고 오는 것일까?

남매는 부모의 이혼 후에 재혼을 한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는데, 계부는 마약과 술, 그리고 외도끝에 어머니와 이혼을 하게 된다. 그후에 집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고, 어머니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어머니의 잇따른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가정의 행복이 깨어지게 되자 남매는 사사건건 대립을 하는 관계가 되고, 그것은 오랜 세월 서로가 연락을 끊고 사는 관계로 발전한다.

데미안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자 친구의 자살이라는 불행을 또다시 겪게 되고, 샤엔은 다니던 학교까지 그만둘 정도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데미안은 영화, 비즈니스를 전공하여 할리우드 영화감독이 되지만, 항상 마음 속에 앙금처럼 남아 있는 것들이 있다. 친구는 이런 친구에게 어떤 강의를 듣게 하는데, 강의를 통해서 여동생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그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데미안은 무조건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 우리 모두의 인생에는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 내 경우에는 그 순간을 겪으며 인생이 변했다. " (p. 54)

데미안과 샤엔의 삶 속에 찾아 왔던 시련과 불행은 이들에게 깨달음의 소중한 지혜를 터득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내 안의 선물'인 것이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확인하고 깨닫는 것이 바로 선물인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남매가 인생에서 어떤 경험들을 했으며, 선물을 찾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오빠와 동생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소개해 준다.

" 내가 힘겨운 경험을 통해 깨달았듯이 어떤 상황에서도 선물은 존재한다. " (p. 59)

<내 안의 선물>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의 8단계를 소개해 준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선물을 발견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우리 안의 믿음체계, 정신, 감정 등이 이미 내 안에 만들어진 양식들에 의해서 존재하기에 선물을 발견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감정이 불만족스럽게 여겨진다면 기존의 양식을 깨고 새로운 사고과정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선물을 발견하기 위한 8단계는,

일상에서 모든 단계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통합상태, 평정상태, 사랑의 상태에 이를 수 있고, 그 상태에 이르면 자신은 빛이 되고 세상에 나눠 줄 선물이 된다는 것이다.

★ 선물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 8 단계 ★
1단계 수용 - 받아들여라
2단계 의도 - 원하는 것을 생각하라
3단계 활성화 - 지금 행동하라”

4단계 무한 피드백 - 많이 나누고 많이 받아라
5단계 진동 - 귀 기울여라

6단계 역경과 변화 - 위대한 시련을 맞이하라

7단계 의식과 온정 - 더 나은 세상 만들기
8단계 사랑 - 궁극의 선물, 사랑하라

1단계에서 7단계가 무지개처럼 함께 어울려서 빛나게 되면 8단계의 사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이 가지는 특색이라면, 각 단계별로 달라이 라마, 빅터 한센, 잭 캔필드 등 베스트 셀러 <시크릿>에 나오는 멘토 41명의 생각과 명상을 단계에 걸맞게 추려서 싣고 있다는 점이다.

멘토들의 명상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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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다가 덮었던 <노인과 바다>를 다시 읽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고전을 접하게 됨에 따라서 지루하게 느껴졌던 그 작품들이 연륜이 쌓인 지금 읽으니, 이토록 가슴에 와닿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킬리만자로의 눈>도 읽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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