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신작 에세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가 방금 도착했네요.

이 책은 출간 전에 독자 모니터가 되어서 가제본으로 읽은 책입니다.

가제본도 정말 예뻤는데....

그런데, 오늘 문학동네에서 500 권 한정 특별판과 <란도샘의 도란도란 인생어록> 미니북, 문학동네 세계 문학전집 중에서 희망했던 3권의 책이 도착했습니다.

이미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예약 주문을 했는데, 그 책도 오늘 도착한다고 하네요.

문학동네에서 보내주신 책은 난도 샘의 친필 사인본입니다.

이 책은 가제본으로 읽었지만, 천천히 다시 한 번 읽고 서평을 쓰려고 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듯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도 이제 막 어른이 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어른이 되었지만 흔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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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2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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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있을까 ?

<별을 스치는 바람 2>의 200 페이지를 넘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옴을 느낀다.

시인이 한 줄의 시도 쓸 수 없다는 것.

시인이 시를 모국어로 쓸 수 없다는 것은 시인이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름다운 시어들, 읽으면 가슴 속에 알알이 박히는 윤동주의 시들.

별, 바람, 그리움, 어머니,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패, 경, 옥.....

그가 읊던 그 시어들이 너무도 슬프게 다가온다.

동주는 자신이 조선인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것으로나마 글을 쓴다는 것에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 그에게 찾아온 상실감.

인간 생체 실험에 의해서 차츰 영혼이 황폐해지고, 기억을 잃어가는 동주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감옥 음악회에서 조선인들의 입을 통해서 들려질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듣겠다고 자신에게 처치되는 주사가 생체 실험임을 알면서도 그를 원하는 동주.

인간은 야수의 탈을 쓰고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야수의 탈을 쓰고 천사의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기야마의 잔혹한 폭행과 고문. 그것은 의무동의 원장의 지적이고 온화한 얼굴 뒤의 야수의 모습과 대비된다.

얼핏 영화 <피아니스트>가 떠오른다.

나치를 피해 홀로 남은 스필만은 허기와 추위와 고독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겨우 연명하여 가던 중에 독일 장교에게 발각이 된다.

냉혹하기만 한 독일 장교는 스필만의 피아노 연주를 듣게 되고 그들은 음악으로 교감을 하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가 쇼팽의 피아노 곡으로 스필만과 독일 장교를 연결시켜 주었다면, <별을 스치는 바람>은 문학을 통해서 윤동주와 스기야만, 윤동주와 '나'(유이치)가 연결이 시켜준다.

스기야마가 윤동주의 시와 글과 문학적 소양에 매료되었듯이, 그의 후임인 '나' (유이치)도 문학으로 동주와 교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기야마는 동주의 시를 불태울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들을 지켜 주기 위해서 감옥소 밖에서 연을 날리던 소녀와 연싸움을 하도록 하여 동주의 시를 감옥 밖으로 날려 보낸다.

시들은 날개는 없었으나 연에 실려 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 간다.

스기야마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주에 대해서 애잔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동주의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이, 일본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 그의 기억은 벌레먹은 잎사귀같았다. 그는 자신이 죄수임을 알았지만 왜 그곳에 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이 시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떤 시를 썼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그의 머릿속에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들이 남아 있을지 궁금했다. " (p. 235)

1945년 11월 30일, 감옥문을 걸어서 나가겠다고 이야기하곤 하던 동주는 그해 2월 16일 세상을 떠나 그가 노래하던 별을 따라 간다.

그는 이미 '별을 헤는 밤'의 마지막 연을 통해 자신의 생을 예견한 듯한 시를 우리에게 전하고 갔다.

"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별을 헤는 밤 중에서)

<별을 스치는 바람>은 작가가 윤동주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던 연구자들의 논문과 자료, 그의 동생과 후배, 그리고 그의 생애를 다룬 책과 시집 등을 참고로 하여 한 편의 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소설의 구성도 탄탄하고, 감성적인 문체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반전도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야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에필로그에서 종전후에 '나'(유이치)는 전범 수용소에서 심문을 받게 된다.

그 중에 한 대목이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소개한다.

"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합니다. 나는 그들의 죽음에 책임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잔인한 시대를 살아 남았다는 것으로도 나는 유죄입니다. " (p. 289)

바로 일본인들에게 읽히고 싶은 문장이다.

요즘도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일제 강점기에 한일간에 일어났던 문제들에 대해서 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

"잔인한 시대를 살아 남았다는 것으로도 나는 유죄입니다. "

책장을 덮으며 윤동주를 생각해 본다. 그의 시들을 기억해 본다.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별을 헤는 밤 중에서)

그리고 작가 이정명을 생각한다. 역시 기대 이상의 좋은 소설을 나에게 선사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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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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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오전 시간에 집안일을 하다가 무심코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아침마당>이다. 별 생각없이 켜 놓기만 하는 TV인데 그날은 교양 강좌였던지 작은 키의 독특한 목소리의 강사를 보게 되었다. 그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목소리가 특이하여 얼핏 보게 되었고, 자막에 흘러 지나가는 프로필이 하버드대학교 박사 였다.

그런데, 강의 내용은 수준이 좀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아침마당>의 주 시청자가 주부이니 조금은 코믹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별로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 김연아 교생 실습 문제로 매스컴에 오르내리게 되면서 이 책의 저자를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주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황상민 교수가 이 책을 썼다는 것이 저자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꼭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기도 하고, 일반인들도 한 번 쯤은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 자체가 소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소유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그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더 큰 욕망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적금을 들어서든지, 대출을 받아서든지, 몇 달 월급을 쏟아 부어서든지 명품 가방을 사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나의 동료보다는 좀 더 좋은 자동차를, 좀 더 큰 아파트를, 좀 더 좋은.... 좀 더 좋은....

그런 소비 경향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야기들이 담긴 이 책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탐색해 나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5천만 대한민국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심리를 파악하려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소비 심리에 대한 정확한 탐색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다양한 행동들을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소비 성향, 소비 심리, 가치관들에 대한 다양한 사례는 우리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2011년 라면 시장에서의 '하얀 국물' 라면의 선풍적인 인기. 소비자의 입맛의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마음을 잘 읽은 기획이었다. 이 책에서는 여기까지 말하고 있지만, 요즘의 대세는 '하얀 라면'의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그건 왜 일까? 아마도 우리들은 매콤함은 '빨간 국물'에서 더 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익숙함에 깃들여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신라면 블랙'은 웰빙과 건강을 코드로 삼았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것은 소비자의 심리는 칼로리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케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조사하고,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만 하는 거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요즘 대세를 이루는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읽는 재미가 더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마케터 조사를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소외시킨 잘못된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하니, 이것은 골목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가로등 아래에서 찾는 것과 같지 않을까.

 

 

얼마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게 되는데, 이 책의 제목인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과 명품 지갑을 사는 것을 비교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그 비중을 둘 가치도 없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에 훨씬 그 무게를 두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읽어 보기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싶은 명품 가방에 올려진 후기를 더 자세하게 읽는다는 것이다.

당연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소비 심리 입장에서 볼 때는 덜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내내 저자를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학자'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탐색해 나가는 여정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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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의 월요일 -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기적의 날
로라 슈로프.알렉스 트레스니오프스키 지음, 허형은 옮김 / 샘터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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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잔돈을 주어 본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언젠가 학생인듯한 청소년이 차비를 구걸한 적이 있는데, 돈을 주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지나칠까를 많이 망설인 경우가 있다.

내가 주는 적은 돈이 그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악의 소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 되도록이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

어느 겨울에는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지구상의 빈곤한 곳에 있는 어린이들을 돕는다는 팜플렛을 돌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건넨 경험이 있는데, 돌아 서면서 '과연 그런 단체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는 것이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이 쓰여질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56번가가 만나는 길 모퉁이에서 마주친 11살의 남자아이가 건넨 한 마디의 말.

" 아주머니, 혹시 잔 돈 있으세요?"

그 소년은 배가 고프다고 했다. 로라 슈로프는 그 소년을 지나쳐 가다가 건널목에서 되돌아 와서 그 소년과 함께 맥도널드에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더럽고 냄새나는 소년과 점심을 함께 할 수 있을까....

'USA 투데이'의 잘 나가는 광고 책임자 로라와 마약과 폭력의 소굴에서 자란 모리스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마다 함께 점심을 먹기도 하고, 모리스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도 하고, 학교에 학부형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하고....

이런 선행을 베풀게 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단단한 끈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로라는 생각한다.

<모리스의 월요일>은 30년이상 계속되어 온 두 사람의 우정(그들은 서로 친구라고 생각하게 된다)을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얼핏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로라가 뉴욕의 어두운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는 모리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이야기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이 이야기는 로라가 모리스를 통해서 자신의 가슴 아픈 가정사를 되돌아 보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게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로라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그녀에게는 가정에 대한 불행한 기억, 마음 속에 간직된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있었던 것이다.

그 상처들이 모리스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치유될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때가 모리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 (P. 109)

모리스에게 로라는 '신이 보내주신 천사'였고, 로라에게 모리스는 '복'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부모들의 폭력과 그릇된 행동이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또한, 어릴 때에 짊어져야 했던 마음의 짐들이 그들이 성장하여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다.

가정에 있어서의 부모의 역할이 자녀들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것이다.

로라와 모리스는 가정에서 받을 수 없었던 사랑을, 가정을 통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을 '월요일의 만남'을 통해서 치유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모리스가 원했던 것은 한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잔돈이 아니라,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마음이었고, 갈색 봉투에 담아 학교에 가지고 갈 수 있는 점심 식사를 챙겨주는 정성을 원했던 것이리라.

로라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그들의 만남은 모리스에게는 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힘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로라에게는 그의 성장기를 되돌아 보고, 현실 속에서 행복을 가꾸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린 누군가의 삶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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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 시크릿 여행 - 4000일 동안의 남해안 여행 기록
이은영.김태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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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이은영과 photographer 김태수의 환상적인 만남.

이은영의 마음에 잦아 드는 글만이 있었다면,

김태수의 감성적인 사진만 있었다면, 결코 이 책은 이렇게 가슴 깊숙히 다가오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남해안 짙푸른 물과 발길이 닿는 곳마다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가득 가득 담겨 있다.

여수, 순천, 광양, 하동, 남해, 구례, 고흥, 장흥, 통영, 보성, 담양, 강진, 해남, 영광을 찾아 다니던 4000 일간의 여행 기록이 추억과 함께 펼쳐진다.

4000 일이라면, 생각날 때마다 그곳을 즐겨 찾았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남해안 곳곳에 얽힌 추억들과 여행의 기록들은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아주 느리게,

주위의 풍경과 하나가 되어서 걷다, 쉬다, 그리고 또 걷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그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여행을 이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 마음 속의 풍경은 '무엇을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라 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해준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사진은 '찰나의 기록'이라고 했던가?

작가의 마음이 곱지 않으면, 이런 순간들을 담아 낼 수 없을텐데...

시시각각 변하는 삶의 기록, 잊혀져 가는 풍경들은 사진 속에 남겨지고,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마음 속 깊숙이로부터 우러나오는 생각들을 가다듬게 된다.

"눈부신 찰나의 아름다움은 이런 것. 짧은 순간 눈에 들었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가는 것이 풍경인 것...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물 위로 비친 나무도, 하늘도, 물그림자도, 빼앗겨도 좋은 일이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아름다움이 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져 있다.

책장을 넘기는 손길과 함께, 감탄사는 연발된다.

내 마음은 어느덧 책 속의 그 곳에, 추억 속에 머물게 된다.

유난히 길을 떠나기를 좋아했기에 '역마살'이 있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닐 때에 한 번 이상은 가보았던 곳들이 대부분이기에 그곳은 나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여수 오동도의 봄은 "꽃이 지기도 전에, 절정의 순간에 제 모가지를 뚝뚝 떨구는 " ( 책 속의 글 중에서) 동백의 낙화로 부터 시작된다.

순천의 갈대밭, 그리고 섬진강의 물안개와 매화 향기...

" 조계산 선암사로 가는 길은 '비움'과 '버림'의 길이다. 나 역시 그동안 속세에서의 집착과 아집을 내던져 버리고 온전히 자연을, 그리고 나를 느끼며 사브작 사브작 이 흙길을 걷고 싶었다. " (p. 79)

떠날 수 있는, 멈출 수 있는, 머물 수 있는, 그리고 느리게 걸을 수 있고, 내려 놓을 수 있고, 버릴 수 있는...

그래서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남해안으로 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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