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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평점 :
TV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오전 시간에 집안일을 하다가 무심코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아침마당>이다. 별 생각없이 켜 놓기만 하는 TV인데 그날은 교양 강좌였던지 작은 키의 독특한 목소리의 강사를 보게 되었다. 그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목소리가 특이하여 얼핏 보게 되었고, 자막에 흘러 지나가는 프로필이 하버드대학교 박사 였다.
그런데, 강의 내용은 수준이 좀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아침마당>의 주 시청자가 주부이니 조금은 코믹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별로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 김연아 교생 실습 문제로 매스컴에 오르내리게 되면서 이 책의 저자를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아주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황상민 교수가 이 책을 썼다는 것이 저자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꼭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기도 하고, 일반인들도 한 번 쯤은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 자체가 소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소유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그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더 큰 욕망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적금을 들어서든지, 대출을 받아서든지, 몇 달 월급을 쏟아 부어서든지 명품 가방을 사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나의 동료보다는 좀 더 좋은 자동차를, 좀 더 큰 아파트를, 좀 더 좋은.... 좀 더 좋은....
그런 소비 경향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야기들이 담긴 이 책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탐색해 나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5천만 대한민국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심리를 파악하려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소비 심리에 대한 정확한 탐색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다양한 행동들을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소비 성향, 소비 심리, 가치관들에 대한 다양한 사례는 우리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2011년 라면 시장에서의 '하얀 국물' 라면의 선풍적인 인기. 소비자의 입맛의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마음을 잘 읽은 기획이었다. 이 책에서는 여기까지 말하고 있지만, 요즘의 대세는 '하얀 라면'의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그건 왜 일까? 아마도 우리들은 매콤함은 '빨간 국물'에서 더 그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익숙함에 깃들여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신라면 블랙'은 웰빙과 건강을 코드로 삼았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것은 소비자의 심리는 칼로리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케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조사하고,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만 하는 거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요즘 대세를 이루는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읽는 재미가 더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마케터 조사를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소외시킨 잘못된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하니, 이것은 골목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가로등 아래에서 찾는 것과 같지 않을까.

얼마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게 되는데, 이 책의 제목인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과 명품 지갑을 사는 것을 비교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그 비중을 둘 가치도 없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에 훨씬 그 무게를 두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을 읽어 보기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싶은 명품 가방에 올려진 후기를 더 자세하게 읽는다는 것이다.
당연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소비 심리 입장에서 볼 때는 덜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내내 저자를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학자'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탐색해 나가는 여정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