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나이팅게일
문광기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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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우연처럼 다가온 일에서 새로운 변환의 시점을 찾기도 한다. 여기 남들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에는 모든 것을 갖춘  잘나가는 대기업 직원의 변신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인물이 있다.

'제 직업은 간호사입니다'라고 멋지게 말하는 문광기 이다. 남자 간호사, 예전에는 있지도 않았던 여자만의 직업으로 우린 그들은 '백의의 천사'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제는 병원에서 가끔씩 만나게 되는 남자 간호사. 그러나 아직도 그들에 대한 편견은 남아 있다.

'미스터 나이팅게일'은 남자 간호사인 문광기의 삶의 이야기이자 병원일기이다. 그는 여행을 좋아했는데, 중국여행 중에 위급한 상황에 처한 외국인을 기지를 발휘해서 도움을 준다. 그리고 얼마 후에 여행중에 병에 걸린 자신이 그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던 그들은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 외국인이 남자 간호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남자 간호사란 직업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필리핀 발리카삭 섬에서 스킨 다이빙을 배우던 중에 과거에 성취했던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아닌 오히려 그것들이 상실감으로 변해 다가옴을 느끼게 되면서 인생 최대의 변환을 맞이하게 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삶을 선택하기로 한다. 그래서 다니던 대기업도 그만두고, 상견례를 앞둔 여자 친구와의 만남도 결국에는 이별로 끝맺게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벗어 버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는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간호학과에 편입을 하고 지금은 8년차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준 글은 "주어진 삶을 살아라. 삶은 멋진 선물이다. 거기에 사소한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 (p.55)

<미스터 나이팅게일>은 이렇게 저자가 남자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길을 가게 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의 직업이 간호사이기에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

사연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사연도 역시 다양하다. 모두가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이 책을 읽는내내 슬픔으로 다가온다. 

평생을 고생만 하신 어머니, 이제 자식들이 용돈을 드릴 만큼의 형편이 되었지만 어머니는 폐암이란 진단을 받게 된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서 아들과 딸은 어머니가 폐렴이라고 속이지만....

어머니는 자신의 병이 폐암임을 알고 '앞으로 나 얼마나 남았어요?'하고 저자에게 묻는다. 자식들이 폐암임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기에 병명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지만 어머니는 수술 후에 세상을 떠난다.

그는 환자에게 진실을 알려 주어야 한다는 생각과 어머니에게 병명을 숨겨서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지길 바랬던 자녀들의 결정에 대한 판단 사이에서 마음의 방황을 했지만 그의 생각은 환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더 좋은 결정이었다는 생각을 이 책 속에 싣고 있다.

나 역시 저자의 생각에 공감을 한다. 삶도 중요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들은 그 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죽음을 앞둔 시간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기 때문이다.

" 인생은 한 번 밖에 없고 죽음이라는 것도 인간에게는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그 한 번뿐인 시간을, 비록 생을 다하는 순간일지라도, 주위 의지가 아닌 본인의지로써 충분히 존중받으며 보낼 수 있다면 환자에게 있어서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 내 삶이 내 것인 것처럼 결국 목숨의 주인공도 본인이라는 것을 본인도 주위 사람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 (p. 135)

독거노인의 죽음, 에이즈 환자가 내원해서 검사를 받을  때에 의료인이 가져야 할 태도, 임종을 앞둔 환자들에 대한 생각, 국내외 의료봉사 등에 관한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느꼈던 생생한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

흔히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곤한다. 자신들이 봉사를 하려고 갔던 곳에서 오히려 그들에게 위로의 마음과 희망을 발견했다는 말을. 그 역시 그런 생각을 말한다.

그의 꿈은 간호사가 되는 것이었을까. 거기에 대한 글을 마지막으로 실어 본다.

"지금 이 순간을 떠나서 다른 내 인생이란 존재할 수 없다. 현재에서 기회를 찾고 배우고 도전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 (p. 259)

"원래 나의 꿈은 간호사가 아니다. 아니, 꿈을 말하는데 직업으로 대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꿈은 항상 진행형이다. 간호사가 되고 보니 배운 기술로 의료 봉사도 할 수 있고, 나누려고 했던 것들이 오히려 내 내면을 채워주었다. 더 나아가 내 삶을 이야기로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진행형들이 나의 꿈이다. 삶의 귀로에서 이제까지 선택한 길, 그리고 앞으로 선택해야 할 길이 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유일 한 것은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어제를 보았고 오늘을 사랑하고 만족하기에, 내일 또한 두렵지 않고 기대된다. " (p.p. 261~262)

그는 삶의 모든 순간 순간을 이렇게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 나가고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내면에서 울리는 작은 속삭임에 귀기울여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주인이 되어 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삶이 영롱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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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미나의 기적 - 잃어버린 아이
마틴 식스미스 지음, 원은주.이지영 옮김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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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에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적도 있는데, 그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사회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은 해외 입양으로 이어진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입양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기에  아이를 입양하려는 가정이 극히 드물다.  그래서인지 유명 연예인 부부의 공개 입양은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의 원작인 실화를 바탕으로 쓴 <필로미나의 기적 : 잃어버린 아이>는 1950년대에 아일랜드에서 사생아를 낳은 어린 어머니들이 처했던 운명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해 준다.

어머니와 자식의 인연, 핏줄로 이어진 관계이기에 항상 끈끈한 정이 그들 사이에는 존재한다. 그 인연의 끈을 종교라는 미명하에 단칼에 끊어 버렸던 당시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는 결코 읽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 마틴 식스미스'는 필라미나와 앤터니가 이별을 하게 된 그 실화를 찾아내서 조사하였으며, 그 이야기를  논픽션 형식을 빌어서 써 내려간다.

특히 1950년대의 아일랜드의 카톨릭 교회의 입양법, 1970년~1980년대의 미국의 정치, 사회적 상황, 동성애자인 게이에 대한 관점, 에이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에 <필로미나의 기적>이란 책제목만으로는 아들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던 필로미나가 아들을 찾아 나선 이야기가 주축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제1부 1955년 12월 18일 앤터니가 양부모를 만나기 위해서 떠나는 이야기로 필로미나의 이야기는 거의 끝맺어지고, 제 4부에서 다시 필로미나의 아들의 무덤을 찾게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필로미나의 아들인 앤터니, 즉 마이크의 일대기에 해당된다.

1952년 7월 필로미나는 아버지와 오빠에 의해서 숀 루스 수녀원에 맡겨진다. 필로미나는 엄마가 없었기에 제대로 된 성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리버릭 축제날 만난 존 매키너니로 인하여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십 대 소녀에게 그 순간은 아직도 소중한 순간들로 남아 있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게 아름답지 않았으니, 아일랜드에서는 미혼모는 수녀원에 맡겨져 아이를 낳게 되고, 가족들이 100 파운드를 내야만 수녀원을 나갈 수 있다. 아니면 3년간 수녀들을 위해 세탁, 밭일, 요리 등의 잡일을 해야 한다. 물론, 미혼모의 아이들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가정으로 팔려 나간다. 카톨릭 교회에 내는 기부금이라는 명목으로 내는 돈은 최고 2000 달러에 이른다.

입양 장사를 하는 셈인데, 이런 일이 공공연하게 거론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수녀원에서는 미혼모들에게 그녀들이 버림받은 영혼, 타락한 영혼, 천벌을 받을 인생이라는 등의 협박을 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각서를 받아 낸다. 이렇게 아이들은 먼 곳으로 팔려간다.

" 안 돼 ! 안 돼 !  내 아기는 안 돼! 내 아기를 데려가지 마 ! (p. 105)

필로미나의 아들인 앤터니는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의사 가정에 입양이 된다. 양모인 마지가 수녀원에 와서 선택한 아이는 여자 아이인 메리였지만 앤터니까지 입양을 하게 된다.

앤터니는 입양이 되어 마이클 A. 헤스 (마이크)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잘 대처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 속에는 항상 자신의 엄마들이 그들을 왜 버렸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어렴풋한 기억들이 잔존한다.마이크은 세살 반에 입양되었는데도, 엄마인듯한 사람이 불러 주었던 노래가 기억난다.

겉으로는 학교 생활도 잘하고 가정에서도 착실한 아들로 자라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시간을 되돌려 자신의 인생을 황폐하게 만든 끔찍한 이별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마이크은 법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인재로 성장하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인 미국의 공화당 주요 정책 자리에 올라 백악관 중진 관료가 된다.

그러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동성애자가 되고 에이즈에 걸려서 죽게 된다. 여기에서 이런 마이크의 성장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정책이나 당시의 사회상이 소개된다.

그리고 마이크이 동성애자이기에 1970년대의 동성애자에 대한 법이나 그들에 대한 시각들이 상세하게 책 속에 담겨진다.

마이크은 학교 입학을 위한 서류에서 자신의 입양 사항을 파악하고 숀로스 수녀원에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나중에는 직접 그곳을 찾아가서 원장 수녀인 바버라 수녀와 힐더 가드 수녀 등을 만나기도 하지만 수녀들은 마이크에 대한 정보와 필로미나의 소재지를 알고 있음에도 가르쳐 주지를 않는다.

천사의 얼굴을 한 수녀가 카톨릭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 자신들의 악행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어머니와 아들의 만남을 막아 버린 것이다. 신의 이름으로 행해진 악행, 거기에 일조를 한 아일랜드 정부.

훗날 필로미나는 숀 로스 수녀원의 묘지에 새겨진 죽은 이의 생년월일을 추적하여 아들을 찾아내고 그의 족적을 더듬어 간다.

평생을 고통과 상실감에 갇혀 살았던 필로미나가 자식의 무덤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그토록 엄마를 찾고 싶었던 아들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 그러니까 내 생모도 나를 찾고 있는 것 같아. 마크, 그녀가 지금도 나를 찾고 있다고. 그래서 나에게도 자신을 찾아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라고. 미친 생각같아?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걸까? " (p. 307)

누군가를 오랫동안 열렬히 사랑한다면 언제든 그들은 닿을 수 있다고 있다고 하는데, 마이크이 그토록 엄마를 그리워 할 때에 필로미나도 피나는 눈물로 아들을 보고 싶어 했음을 그들의 이야기를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마이크는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자신의 생모를 만나면 그가 지금껏 느꼈던 슬픔과 고통을 풀어내고 자신의 삶이라는 퍼즐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었다.

" 만일 지금 그녀를 찾지 못한다면 다시는 찾을 수 없을 테니까...., 그러니 나라는 사람이 사라져 버리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야 해" (p. 475)

50년  아닌 평생을 가슴에 아들을 품고 살았던 필로미나,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던 앤터니(마이크)

아들은 죽어서도 엄마를 그리워 했기에 기적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서 미혼모와 입양에 대해서 편견 보다는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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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이 가는 작가, 그 작가의 책이라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읽게 되는 그런 작가의 신간서적을 3권 발견했다.

정유정, 변종모, 김초혜- 소설가, 여행작가, 시인.

장르는 다르지만 그들은 나에게 좋은 이미지를 준 그런 분들이다.

 

1.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 / 정유정 ㅣ 은행나무

 

  소설을 읽기 이전에 소설가를 먼저 만났다. 불타는 열정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기에 집에 돌아 오자마자 한창 인기있던 <28>을 읽게 되었고, 그 소설이 좋아서 <내 심장을 쏴라>을 읽었다. <28>이 출간되자 마자 그 소설을 읽을 정도로 정유정의 글이라면 믿음을 갖고 읽게 되었다.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 소설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총동원해서 열정적으로 글을 쓴다.

그래서 나는 정유정 작가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에 정유정의 첫 번째 에세이가 나왔다. 그것도 내가 즐겨 읽는 여행 에세이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의 환상종주 17일간의 기록. 기대가 되는 책이다.

 

 

 

 

 

 

2.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변종모 ㅣ 시공사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다 보니 알게 된 여행작가 변종모.

  그의 책은 읽으면 그냥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가 그곳에 있지 않건만, 작가와 함께 하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있는 사진과 글에 빠져든다.

이 책은 그의 5번째 에세이인데, 여행을 처음 시작하던 그때부터 여행을 마치고 막 돌아온 그날의 이야기까지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단다.

 

 

 

 

 

 

 

 

 

3. 행복이 / 김초혜 ㅣ 시공미디어

 

시인 김초혜, 대하소설로 잘 알려진 조정래의 아내이기도 하다. 조정래 작가의 글을 읽다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김초혜가 있었기에 조정래가 있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아내 사랑의 마음을 담아 놓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시인 김초혜가 할머니가 되어서 손자에게 쓴 편지를 책으로 엮어 냈다.

시인의 손자사랑의 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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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만찬 - 한식 문화로 본 우리의 아름다운 음식 이야기
이영애.홍주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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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일과 2월 9일, SBS TV '스페셜 '에서는 2부에 걸쳐서 <이영애의 만찬>을 방송하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약 6개월 동안 촬영되었으며, 그 뒷 이야기를 담은 책이 <이영애의 만찬>이다.

방송은 2부였지만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우리 음식에 담긴 소통의 철학
2부 한국의 맛, 이천 년의 기억
3부 소통과 화합의 만찬

그런데, 스페셜의 주인공이 '이영애'가 된 것은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 역활로 한류스타가 되었으니 그녀라면 이 프로그램에 적합하리라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요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 수 있지만 이 책에는 그녀가 궁중요리 전문가나 종가집 종부, 셰프 등에게 배운 요리를 정성껏 담아내기도 하고, 한식 관련 여러 자료들을 공부하기도 하고, 영양을 비롯하여 몽고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한식의 원류를 찾기도 하고, 피렌체에서 파티의 주빈이 되기도 한다. 

나는 TV 프로그램인 '스페셜'은 보지 않았기에 이 책을 통해서만 이 프로젝트를 접할 수 있는데, 내용이 다방면에 걸쳐서 심도있게 접근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구태여 '이영애'를 통해서 이런 내용에 접근한 것은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이란, 특히 한식은 '소통'의 음식인데, '장금'이는 이미지에 불과할 뿐 이 책 속에 담긴 깊이있는 내용을 뒷받침해 주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영애'의 이미지 중에는 '베일에 싸인 연예인' 또는 '대중과 소통하기를 꺼리는 연예인'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KBS TV의 <한국인의 밥상>의 인기는 대중적 이미지를 가진 '최불암'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파는 맛집이 아닌 그 지역의 서민들의 가정에서 만들어 내 놓는 지방 음식을 선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첫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궁중음식으로 <원행을묘 정리의궤>의 기록에 따라 정조의 수라상을 재현해 본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라상은 12첩 반상의 화려한 진수성찬을 생각했지만 정조의 수라상은 7첩 반상의 소박한 상차림이다. 수라상에 올라오는 음식의 재료는 전국에서 올려진 진상품으로 장만한다. 흔히 진상품이라고 하면 좋은 식재료는 임금에게 받쳐진다는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거기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다.

" 수라간 상궁과 숙수들은 전국 각 고을에서 시기에 맞춰 들어오는 진상품을 다듬어 수라상에 올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님의 수라상이 제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백성들의 삶이 편안하고 나라가 잘 굴러간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p.44)

밥상 앞에 앉아서 임금은 전국 팔도의 백성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느 지역이 흉년이 들었는지, 태풍이 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잔칫상이나 명절날에 빠지지 않는 요리인 잡채는 지금처럼 당면을 쓴 것은 약 100년 밖에 안 됐다. 당면은 호면이라고 해서 중국에서 들여 왔다. 다양한 채소를 한데 섞어 놓은 음식, 오이채, 무, 참 버섯, 석이 버섯, 송이 버섯, 숙주나물, 도라지, 마른 박고지, 냉이, 파, 두릅, 고사리, 시금치, 가지 등을 꿩고기를 삶아 가늘게 찢어 넣은 후에 즙(꿩 육수를 진간장, 참기름 그리고 밀가루와 후추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즙)을 뿌려 먹었다고 한다. 지금과는 들어가는 식재료나 요리 방법이 좀 다르다.

궁중요리 전문가, 종가집 종부 등을 찾아 궁중요리와 종가집 요리 그리고 서민의 요리까지 살펴본다.

조선의 궁중음식을 알기 위해서는 <경국대전>,< 조선왕조실록>, <진연의궤>, <진작의궤>, <궁중음식발기> 등 여러 문헌을 통해 의례. 기명, 조리기구, 상차림법, 음식명과 음식재료 등 궁중의 식문화 기록을 살펴본다.

그리고 우리민족 최초의 고기 양념을 찾아 중국으로 떠나 몽골족의 음식을 살펴 본다. 1000 년 전 한반도 음식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에 그들이 먹는 음식 중에는 갈비찜을 연상시키는 허르헉(양고기로 만든 것), 칼국수와 같은 일종의 국수요리인 고릴테슐 등이 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국식당이 한 곳도 없는 피렌체에서 한식만찬을 열기도 하고 외국인들에게 비빔밥을 선보이기도 한다.

갖가지 재료를 섞어 비벼 먹는 비빔밥, 우주를 상징하는 오방색이 어우러져 한 그릇의 맛있는 밥이 되니 비빔밥이야 말로 세계 속에 전해주고 싶은 우리의 음식이다.

그 이외에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갈비찜이나 불고기, 잡채, 김밥. 우리의 한식의 맛과 전통을 알려야 할 음식들이다.

이 책은 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생각, 그리고 음식을 통해 보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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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길, 이성계와 이방원 이덕일의 역사특강 2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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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읽은 책에 조선의 왕위계승사에 관련된 책이 있다. <왕과 아들/ 강문식, 한명기, 신병주 공저ㅣ책과 함께ㅣ 2013>인데, 그 책 속에는 조선의 왕위계승에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남긴 5 명의 아버지와 아들, 즉 왕과 왕세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태조와 태종, 태종과 양녕대군, 선조와 광해군, 인조와 소현세자, 영조와 사도세자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빼닮아서 아버지가 원하는 길을 간다면 이런 부자지간은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타인보다 더 못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왕권을 향한 야망 앞에서는 더 치열한 갈등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에 소개되었던 태조와 태종, 즉 이성계와 이방원의 이야기가 <부자의 길, 이성계와 이방원>에 담겨 있다.

그동안 이성계와 이방원의 이야기는 여러 책을 통해서 읽기는 했지만, 이 책처럼 집중적으로 다룬 책은 읽지를 못했기에 이 책은 좀 더 자세한 부자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의 저자인 '이덕일'은 <조선 왕 독살사건>, <조선 왕을 말하다>, < 세상을 바꾼 여인들>,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정도전과 그의 시대>등 조선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집필하였다. 

이 책은 <태조실록>, <고려사>, <동각잡기>, <삼국사기>, <동국여지승람>, <삼봉집>,<용비어천가>, <조선경국전>등의  역사적 자료를 사용하였다.

1장 : 이성계 일가의 등장, 2장 : 고려 500년, 최후의 날에서는 이성계의 조상들에 대한 이야기와 이성계가 고려말에 어떤 역할을 하였는가를 집중적으로 살펴 본다.

  

이성계의 조부모는 고려출신이지만 원나라 사람으로 지냈다. 이성계는 공민왕 10년 고려로 귀화하면서 홍건적과 왜구를 물리치면서 무명(武名)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성계에게 고려는 마더랜드(Motrer land)가 아니었기에 고려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생각을 그리 많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고려 명가 출신인 최영은 고려왕실과 운명을 같이 할 마음을 갖춘 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성계와 정도전의 만남은 사실상 조선 개국의 계기가 된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군대에 자신의 이념과 정책의 외피를 입히게 되면서 비로소 혁명 무력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성계가 '말위의 사람'이라면 정도전은 '서재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군신관계를 뛰어 넘어 동지가 된다. 아니 정도전은 이성계 보다 나이는 7살 어리지만 이성계의 스승이 된다.

" 이성계는 우왕 9년 (1383) 함길도 함주까지 찾아온 정도전을 만나서 새 왕조 개창을 꿈꾸었지만, 역신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성계는 자신은 왕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주위에서 추대해서 할 수 없이 즉위했다는 이미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 (p. 144)

3장 : 이성계, 새 왕조를 열다 에서는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그러나 여기에 이방원이 없었다면 조선의 개국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성계는 어떤 목표를 세우기는 하지만 그 결과가 가져 올 비난을 감수하지는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방원은 결단력과 행동력이 있고 상황 파악이 빠른 인물이다. 한 번 결단하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다. 이 점이 이성계와 이방원이 부자지간이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갈등을 빚게 되는 요인이다.

정몽주를 제거하는 방법에 있어서 부자의 갈등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방원은 조선 건국에 그 누구 못지 않게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니, 당연히 태조의 뒤를 이을 후계자는 이방원이어야 했다. 그런데 막내 이복동생인 이방석이 세자로 책봉되고, 개국공신의 명단에서도 이방원의 이름이 빠지게 되니 태조 이성계와 이방원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된다.

  

이성계를 왕으로 옹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방원의 실책은 아버지의 허락도 없이 정몽주를 무참하게 살해한 것이다. 이성계와 정몽주는 사적 친분관계가 있었기에 정몽주를 설득하여 함께 조선을 건국하려고 했던 이성계는 이 사건을 자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이방원이 정치적 실권에서 배제되는 것은 곧 아버지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순응할 이방원이 아니기에 그는 제1차, 제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키면서 부자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조사의 난을 평정한 후에 최후의 승자가 된 태종은 아버지 태조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건 아버지에 대한 효 보다는 그것이 왕권을 안정시키는데 꼭 필요하기때문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골육상쟁의 아픔을 겪고 올라 갔던 왕의 자리였기에 그는 적장자인 양녕을 세자로 책봉하지만, 부자간의 갈등은 태조와 태종의 관계에서 태종과 양녕의 관계로 대물림된다.

태종에게 적장자를 후계자로 삼는 것은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자인 양녕은 학업에 소홀하고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일삼았으며, 자신의 욕구를 적절히 통제하는 절제력도 부족했다. 잡희(雜戱)를 지나치게 즐기며 여자 문제가 끊이지 않았지만 태종은 양녕대군을 보호하고자 여러 차례에 걸쳐서 반성의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양녕은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니 왕권은 3남인 충녕대군, 즉 세종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 충녕대군에게는 정치적 야심이 없었을까, 그의 행적을 보면 문종 사후에 단종이 즉위하면서 종친의 큰 어른으로서의 정치활동이 시작된다.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세조를 지지하고 조카인 안평대군을 탄핵 등의 행적은 그가 정치적 야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아버지인 태종에게는 내쳐지는 아들이었지만 그는 그 이후 30여 년만에 세조의 집권을 도우면서 스스로 정치적 욕망을 다소나마 채운 것은 아닐까.

이방원은 조선 개국을 위해, 왕위에 오르기 위해, 왕조를 반석 위에 올려 놓기 위해, 수많은 악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형제를 죽이고, 부친에게 칼을 겨누고, 처남에게 사약을 내리는 등의 일을 하게 된다.

'조선의 성군'이라고 하면 세종을 떠올리게 되지만 태종이 그 기반을 갖추어 놓치 않았다면 조선이 반석 위에 서게 되는데는 더 많은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세종 르네상스라 불리는 문화시대가 있을 수 있었던 바탕이 된 것이 바로 태종의 치세 동안에 이루어졌다.

" 태종은 권력의 냉혹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군주였습니다. 또한 군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던 군주였습니다. 하늘이 자신에게 천명을 내렸다면 그것은 악역을 하라고 내린 천명이라고 생각했던 군주였습니다. 태종은 누구나 걷기 싫어하는 악역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갔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부친에게 칼을 켜누었고, 부인과 원수가 되었으며, 맏아들도 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 못지않게 성군이 되기를 바랐던 군주가 태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태종은 세종 못지 않은 성군의 자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태평성대를 만들려고 누구보다 노력했던 군주였습니다. " (p.p. 229~230)

이 책은 이성계와 이방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크게 보면 조선의 개국과 조선 초기의 정치상황과 태조와 태종의 치세를 살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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