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열심히 일해도, 아무리 쉬어도, 그 무엇을 사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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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삶의 연륜이 쌓이게 되면 세상을 보는 눈이 유연해지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화가 나고 힘겨웠을 일들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이가 되지도 않았건만 세상을 보는 눈이 아름답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작가의 책들을 좋아한다.

그녀가 쓴 책과의 만남은 우연하게 이루어졌지만, 그후에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출간되는 책들을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이 <도시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정희재 ㅣ 걷는 나무 ㅣ 2010>이다.

"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그들속에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이 책과의 만남은 그런 느낌을 주는 아주 아름다운 만남이다. 소란스럽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떠벌리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분위기있는 사진들과 함께 들려주기때문이다. 도시속에서 살아가는 도시인의 평범한 일상들을,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일탈들을 아주 작은 소리로 조근 조근 이야기해준다. 그녀 자신이 살아오면서 깨달은 삶의 지혜와 사람과의 만남를 이야기해 준다. 그런데, 이 책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그 글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그녀의 삶이 보이기 때문이다. -<도시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읽고 쓴 리뷰 중에서 -"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쓴 책중에 <칫솔맨, 도와줘요!/ 정희재 글, 박선영 그림, 김향수 빛그림 ㅣ 책읽는곰 ㅣ 2010>< 과자 마녀를 조심해! / 정희재 글, 김영수 그림 ㅣ 책읽는곰 ㅣ 2010>와 같은 그림책의 글도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년에는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정희재 ㅣ 지식의숲 ㅣ 2011>을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놓치기 아까운 문장들이기에 언제 읽어도 가슴 속에 깊은 샘을 만들어 주는 <어린왕자>에 지구별 어른인 '정희재'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덧붙이는 흥미로운 시도를 한 책이었다.

혹시라도 불후의 명작인 <어린왕자>에 한 점 흠집이라도 남길까 겁나서 감히 시도할 수 없는 그런 시도를 한 것이다.
이기적이고 욕망에 불타는 모순투성이인 어른들의 모습을 어린왕자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어린왕자>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볼 수 있었는데, 정희재도 역시 그런 생각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왕자>의 문장들과 정희재의 삶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소개된다.

정희재의 책을 읽으면 그래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런데, <도시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에는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있었던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것들 46가지'가 소개되는데, 그중에 '정리하기 - 묘비명'이 있다.

하루키와 미셸 투르니에의 이야기끝에 자신의 미래의 묘비명을 들려준다.

" 이제 안 일어나도 되는 건가?' 한 줄 더 허락된다면 덧붙이고 싶은 말은 '언제까지?" 지금껏 의문형으로 끝나는 묘비명은 본 적이 없다. 만약 내 것이 최초라면 나는 삶의 최후에 이르러서야 최초의 흔적을 지닌 존재가 된다. 아무려면 어떤가. 설사 아니라고 해도 이것으로 만족하고, 소인은, 아니 거북이는 물러가련다. " (<도시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중에서 p. 314)

젊은 날에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하는 생각을 하고 책을 덮었었는데, 아마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는 이런 연장선상에서 쓰여진 책이 아닐까 한다.

'이제 안 일어나도 될 권리'

물론, 이 책 속에는 이런 권리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냥 푹 쉴 권리'쯤으로 첫 번째 소개되는 권리와 일치할까?

지금까지 우리들은 살아 오면서 얼마나 많은것들을 '해야 된다', ' 해라' ,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경쟁적인 사람이 되도록 부추겼던가.

그런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라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도시에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가 46개의 소중한 삶의 통찰을 이야기했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는 우리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되찾아야 할 권리 30 가지를 소개해 준다.

소제목만으로도 신이 나는 권리.

'그냥 푹 쉴 권리', '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을 권리', ' 나잇값 하지 않을 권리', ' '더 노력해라'라는 말을 거부할 권리', ' 돈없어서 기죽는 순간을 쿨하게 받아들일 권리', '실수할 권리', '심심할 권리', '고전에 짓눌리지 않을 권리', '생각하지 않을 권리', '알면서도 속아 줄 권리' '존엄한 마지막을 보낼 권리' ....

이 책에서 말하는 '하지 않을 권리'는 평소에 우리들이 제발 이렇게 했으면 하던 '평소에 누리고 싶은 권리'들에 대한 것이다.

우리들은 왜 똑같은 사람으로 생활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

광고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누구나 똑같이 일어나고, 똑같이 출근하고, 똑같이 근무하고....

그래서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만 할 것같은 것들...

열심히 살아야 하고, 멈추지 말고, 쉬지 말아야 하고, " 넌 할 수 있어"라는 무서운 말에 세뇌당하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건 아니지 않을까?

<장자>에 나오는 한 구절이란다.

"그냥 그대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이 좋은 것이다. " (p. 25)

남들이 말하는 행복이 아닌 자신이 느끼는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

앞날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서 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가?

책 속에 한 부분을 보면서 이 책의 저자에게 꼭 맞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친구가 저자에게 했다는 말, 바로 그런 점이 이 책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생각들이 될 것이다.

" 와, 넌 인간 정수기구나. 너한테 가면 필터가 거른 것처럼 상대의 선의만 쏙 뽑혀 나오네. 네 말을 들으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그 일이 다르게 보인다. " (p. 73)

워낙 저자가 책을 많이 읽었기에 이 책 속에는 책이야기, 저자들에 관한 이야기, 영화이야기 그리고 저자가 이곳 저곳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본 여행이야기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30가지 권리장전의 목록이 만들어졌지만, 이외에도 독자들이 생각하는 '~ 할 권리'들이 있을 것이다. 각자 31번부터 채워나가면 어떨까 생각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조심스러운 것은 사람들에게는 각자 자신의 입지와 상황이 다른 것이기에 이 책에 소개된 목록 중의 하나인 '무엇이든 진정하고 싶을 때까지 -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 있는데, 이 책을 읽고 학생이란 신분을 가진 독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누리고자 한다면 안 될 일이라고 생각된다.

주워진 임무를 다한 후에 누려야 할 권리들도 있기 때문이다.

권리에는 의무도 뒤따르는 것이기에.

그러나, 경쟁적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서 우리들의 삶이 지치고 힘겨울 때에 어느 시점에서 한 번쯤은 누려 보고 싶은 권리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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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0-1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님, 혹시 이번달 신간평가 도서 나머지 한 권도 받으셨나요?
전 아직 안 와서요. 전체적으로 아직 안 보낸걸까요?

라일락 2012-10-11 12:18   좋아요 0 | URL
네, 지난 번에 에세이 분야 책은 한 권만 보낸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에 나머지 한 권을 보내 준다고 했는데, 아직 안 보내 주네요.
출판사에서 책이 오지 않은 걸로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같은데, 아직 안 왔나봐요.
서평을 쓰는 곳도 아직 생성이 안 되어 있네요.
이번 주까지 책이 오지 않으면 다음주에 이메일를 신간평가단 담당자님께 보내 보겠습니다.
아마도 책이 늦게 도착하면 서평기한도 늘어나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책이 도착하면 프레이야님의 서재에 댓글을 달아 드릴께요.
좋은 하루되세요.
 
광해, 왕이 된 남자
이주호.황조윤 지음 / 걷는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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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조선의 역사에서 폭군으로 주목을 받는 두 임금은 연산군과 광해군이다.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들은 처음에는 성군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운의 왕이 되었던 것이다.

그 바탕에 깔린 것은 당쟁이었고, 그 당쟁은 여러 차례의 사화로 인하여 많은 피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총명하고 학문에 뜻을 두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려던 왕은 차츰 선정과는 먼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조선의 무능했던 왕들에 비해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었던 연산군이나 광해군은 당쟁의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반정에 의해서 왕의 자리에 오른 중종이나 인조의 정치 활동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런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 우리 역사 속에서 재평가가 필요한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1위에 오른 인물이 '광해군' 이라고 한다.

성군과 폭군의 사이를 오간 광해군.

그에게 임진왜란은 행운을 안겨준다. 선조와 공빈 김씨 사이에 태어난 둘째 아들인 광해군이 '왕세자 책봉'을 받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며, 선조는 자신의 권력 일부를 넘겨줘서 '분조'를 이끌고 전쟁을 지휘하도록 하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이 광해군을 '준비된 국왕'으로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목대비의 소생인 영창대군의 탄생이나 정치 성향이 다른 서인과 소북세력의 견제로 항상 왕의 자리는 불안하였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광해군을 성군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대동법 실시를 들 수 있고, 기울어져 가는 명이 아닌 누루하치의 만주와의 화친시도는 탁월한 외교감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왕실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궁궐짓기의 토목사업이나 영창대군이나 임해군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은 폭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세자 시절, 전장을 누비며 다치고, 배곯고, 피폐해진 백성들을 성심으로 돕고 이끌었던 광해는 사라졌다. 오로지 백성을 해치는 자들을 향해 말을 달렸고, 검을 휘둘렸고, 군량이라도 백성을 먼저 생각했던 강직한 세자는 어좌에 오르면서 죽어 버렸다. 단순하게 보이던 적은 사라지고, 뒤에서 음험하게 권력을 노리는 노회한 적들이 조정에 가득하기 때문일까. 왕권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처하는데는 기개와 총기보다 능구렁이같은 노회함이 최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일까. 순수하게 백성과 나라를 사랑했던 세자 광해는 약한 불씨처럼 사그라졌고, 효과적인 거래를 위해 정실의 가족들을 차례로 박충서의 손에 건네는 임금 광해만 남았다. " (p.p. 48~49)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동명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기획된 역사소설이라고 한다.

영화는 보지 않았기에 영화와 책이 어떻게 다른지는 알 수가 없다.

(사진 검색 : Daum 검색)

그리고 어디까지나 <광해, 왕이 되다>는 역사적 한 시점을 중심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광해군 8년 <승정원일기>에는 15일간의 기록이 사라져 있다고 한다.

1616년 2월 28일의 <조선왕조 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담겨 있다고 한다.

" 可諱之事 勿出朝報 (숨겨야 할 일들은 조보내지 말라)"는 글이 있다고 한다.

15일간의 기록의 사라짐, 그리고 '숨겨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상상력으로 변하면서 씌여지게 된 것이 바로 <광해, 왕이 된 남자>이다.

마치 이 소설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가 연상되기도 하고, 사도세자가 관서로 밀행을 가면서 내관에게 자신인양 연기하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연상이 된다.

또한, 소설 속의 또다른 광해인 하선이 장터에서 광대놀음을 하던 자이기에 <왕의 남자>의 한 장면도 연상이 된다.

이야기는 광해가 당쟁의 사이에서 독살의 위협을 느끼면서 마음의 안식처를 찾게 되는 것이 궁궐 밖의 해가시를 만나러 가는 일인데, 3일에 한 번 궁궐 밖으로 나갈 때에 광해의 역할을 맡아줄 자신과 닮은 자를 찾는데서 시작이 된다.

장터에서 왕의 비행을 걸쭉한 입담으로 백성들에게 들려주는 하선은 너무도 광해와 닮았다.

광해의 대역을 맡게 된 이후, 광해는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15일간에 걸쳐서 하선은 광해의 역할을 하게 된다.

천민인 하선이 대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외모와 음성이 닮았기에, 그리고 광대놀이로 다져진 순발력으로 위기를 모면하지만, 그는 차츰 광해의 역할이 아닌 광해가 되는 것이다.

조선의 왕이 되어 정사를 처리하게 된다.

진짜 왕보다도 더 왕다운 왕이 되는 것이다. 백성에게 필요한 왕이 어떤 왕인가를 알고 있기에.

그리고 당파에 관계없이, 어떤 세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인간다운 왕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소설 속에는 광해군 시대의 시대 상황이나 외교 상황들이 많이 담겨 있다.

" (...) 하선은 좋은 임금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고, 명으로 파병하는 문제에서 보았듯이 외교적인 자질도 갖추고 있었다. 한 번 마음먹은 것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 붙일 수 있는 뚝심도 있었다. " (p. 231)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왕은 누구인가?

 

백성들이 꿈꾸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왕은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하는가?

조선 중기의 시대상 속에서 이런 생각들을 해 보게 된다.

마침 12월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과연 대한민국이 꿈꾸는 것을 실현시키는데, 앞장서서 국민들을 이끌어갈 대통령은 누구일까 하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살기 좋은 나라, 세계 속의 한국, 모든 국민이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꿈꾸는 국민들에게 '하선'과 같은 인물은 누구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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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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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의 저자인 '최갑수'를 일컫는 말 '생의 탐색가, 시간의 염탐자, 길의 몽상가'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름이 비슷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이 책을 사게 되었고, 내가 워낙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기에 무심결에 구입하게 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기대이상으로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저자는 문학동네에 시 <밀물여인숙>이 당선되면서 등단을 하게 되었고, 책, 출판, 글쓰기와 관련된 몇 번의 직장을 거치면서 프리랜서로 전업을 하게 된다.

언제든지 훌쩍 떠나기를 즐기는 그에게 직장이란 버거운 곳이었을 것이다.

그는 1998년이후 지금까지 약 14년 동안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인생의 대부분이 이렇게 자유를 만끽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잠시 멈추었을 때는 어떨까?

그때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요리를 하고, 시를 쓰고 여행을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 날의 그는 어느새 지구본 옆에 다가 서서 다음앤 어디로 떠날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고 하니 그는 영락없는 생활 여행자이다.

마음에 드는 한 권의 책을 손에 넣은 나는 책 속에 빠져든다.

여행 에세이, 포토 에세이가 가져다 주는 마음의 여울이 잔잔하게 펴져 나간다.

사진 속의 여행지가 어디인지 구태여 밝히지 않아도 그 사진 속의 얼굴들이 이 여행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는 책 속에서 웃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웃어 보여주고, 외로운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외롭게 보이라고 했다.

사진 속의 얼굴들이 행복해 보이는 것을 보니, 그의 여행은 행복했었나보다.

느낌이 있는 사진, 최갑수만의 눈으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책 속의 글들도 간결하다. 아주 짧막한 글들도 있고, 두서너 페이지에 이르는 글들도 있지만, 시인다운 감각으로 써내려가는 글들이 마음 속에 알알이 보석처럼 박혀온다.

한 편의 시가 되기도 하고,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하고, 인생을 되짚어 보게도 하는 글들.

여행에 대한 단상, 사랑에 대한 단상, 인생에 대한 단상.....

#008 다른 사람을 만나려거든 여행하라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ㅗ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을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010 여행은....

여행은...

내가 나를...

꼬옥...

껴안는 일이라고 해 두자.

그러나, 여행이 마냥 좋기만 했겠는가?

때론 불편하기도 하고, 힘겹기도 하였을 것이다.

" 피곤해요. 좀 피곤하군요."

(...)

" 피곤해요, 정말이지 피곤해요."

이렇게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045 우리가 놓쳤던 사랑들은 별이 되지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에겐 너무 일찍 포기한 사랑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사랑들이 모여서 저기 빛나고 있다.

#084 단도직입적으로 뚜벅뚜벅

빙빙 돌리지 말고....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단도직입적으로 뚜벅뚜벅 다가가서는

'난 널 사랑해.'

그게 사랑을 고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어차피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088 꽃 한 송이 때문에

꽃 한 송이 때문에

길을 멀리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089 자신을 먼저

터키 이스탄부

보스포루스 해협 앞에서

아프리카 소녀 레임이 말했다.

초이,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는군요.

여행을 좋아하니까요.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만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이 세상에서

얼마나 쓸모있는 존재인지 알고 있죠.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선 자신을 먼저 사랑할 것.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여행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여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ㅣ것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곧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기에.....

그의 사랑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 3가지'

* 책읽기 - 자신만의 사간을 만들어준다.

* 글쓰기 - 하루에 원고지 3매씩 글쓰기를 권한다. 글쓰기는 스스로를 상상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해주기에 어떤 주제, 어떤 글이라도 좋다. 일기, 영화평, 독서평, 음악평 등.

* 여행 - 자주, 견문을 넓힐 수 있으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1998년부터 14년 간에 걸쳐서 32개 나라 120여 개 도시의 길 위에서 느꼈던 모든 생각들과 그 모습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어떻게 그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낼 수 있겠는가.

아직도 그에게는 다 담아내지 못한 생각들과 사진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여행자의 눈, 시인의 글로 쓴 책이기에 그 느낌이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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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생에 한 번은 독일을 만나라 / 박성숙 / 21세기 북스

    '일생에 한 번은 ~' 시리즈는 여행에세이 중에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읽는 책들입니다.

이번에 독일에 관한 책이 나왔네요.

독일은 생각보다도 아름다운 성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지요.

독일의 몇 도시만을 여행해 보았지만, 그때의 느낌은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비교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였어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독일의 더 많은 도시를 접해 보고 싶습니다.

 

 

 

 

 

 

 

 

2. 세상에 예쁜 것 / 박완서 / 마음산책

  박완서님이 가신 후에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작가의 마지막 책이 될 줄 알았는데, 다시 또 다른 책을 접하게 되니 작가님이 그리워지네요.

이 책 속에는 생전에 쓴 마지막 글이 담겨 있다고 하니, 끝까지 글을 쓰시던 그분의 열정에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3. 한 줄로 사랑했다. / 윤수정 / 달

 영화 전문 카피라이터인 윤수정이 20년가까이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만난 영화인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영화이야기, 한 줄의 카피가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 들을 들어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영화이야기이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카피라이터의 이야기이기에 관심이 갑니다.

 

 

 

 

 

 

 

 

4. 오늘도 세상 끝으로 외박중 / 김진만 / 리더스북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등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을 이제는 책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네요.

그가 만난 사람과 생명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들과의 소통을 이 책을 통해서 접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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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0-04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생에한번은, 세상에예쁜것!
한 표씩 꾸욱~

라일락 2012-10-05 07: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읽고 싶은 책이 선정되면 좋겠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 책의 느낌을 그대로 되살린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1996년에 출간되었지만,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출간 후 10년은 더 지나서이다.
베르나르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특색들이 오랜 관찰과 생각.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하기에 그의 작품들에 매료되어서 그의 저서들을 읽다보니, <상대적이고 절대적인~~>을 읽게 된 것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역시 베르나르의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필요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베르나르가 열네 살부터 30 여년 이상 써 온 비밀 노트의 내용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인데, 이 책에는 383 편의 지식이 담겨져 있다.
이미 출간되었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의 내용에 230 편 이상의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었으니, 앞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고 해도 베르나르의 백과사전을 들여다 보는 재미는 새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며칠 전에 택배로 온 이 책을 보고 너무도 깜짝 놀랐다. 책의 두께가 약 5 cm 나 되니...




그런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책의 페이지는 약 630 페이지이지만 ( 이정도면 보통 분권이 가능한 페이지수이다.) 종이가 다른 책의 재질보다 두꺼워서 읽는 도중 여러 번이나 두 장이 넘어가는 것은 아닌가 살펴보아야 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보관해도 손상되지 않는 실로 꿰매는 사철방식으로 만들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백과사전의 포스가 나타나지 않을까 ♬
그리고 책의 내용들도 마치 백과사전의 항목들을 찾아서 읽을 때의 기분이 들 정도로 짧은 내용들로 단 2줄의 내용에서 3~4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들이지만, 대부분은 1 페이지 가량의 내용들을 담고 있으니, 읽는데도 지루함이 없이 새롭고 새로운 이야기들의 연속인 것이다.
또한, 나중에 생각날 때마다 필요한 부분만 읽을 수 있도록 책 뒤에는 [항목차례], [항목 찾아보기]까지 있다.



베르나르가 폭넓고 깊이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음은 그의 소설들을 통해서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는데, 그는 역사면, 역사, 문학이면 문학, 과학이면 과학, 신화면 신화, 심리학이면 심리학, 인류학이면 인류학, 거기에 게임이나 카드, 마방진까지 너무도 다양한 이야기를 이 책 속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저 책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머피의 법칙이나, 코넌도일, 그리스 신화, 십자군 등의 이야기도 있지만 많은 이야기는 새로운 내용들이고, 그 내용들이 그의 어떤 작품에 영향을 미쳤겠구나 하는 생각까지도 들게 하여 주었다.
재미있는 것은 케이크 만드는 법도 있다. 초콜릿 케이크 만드는 법, 치즈케이크 만드는 법, 돌고래족 치즈케이크 만드는 법.
인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세 가지 사건으로는 니콜라이 코레르니쿠스의 지동설, 찰스 다윈의 진화론,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선언이라고 하는데, 내용을 읽어 보면 수긍이 간다.
사랑의 네가지 방식의 단계: 나는 사랑받고 싶다, 나는 사랑할 수 있다. 나는 사랑을 한다. 보편적인 사랑.



우주알에 관한 내용에서는 한국에 난생신화가 있음을 베르나르는 알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베르나르의 인세에 있어서 상당부분 한국독자들이 기여하기도 하니~~



세계는 알로 시작해서 알로 끝난다.
알은 세계의 여러 신화에서 여명의 신화이자 황혼의 상징이다. (...)
이러한 난생신화는 한국과 핀란드와 슬라브, 페니키아의 신화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p44~45)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인생을 하루에 비교했던 부분이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베르나르는 '지구역사를 일주일이라고 한다면' 이라 가정하니, 참으로 명확하게 인식이 되는 것이다.
월요일에서 수요일 오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단다.
수요일에는 생명이 박테리아 형태로, 목요일에서 일요일 오전까지는 박테리아 증식, 그리고 새로운 생명 탄생.
일요일 오후 4시에 공룡이 나타났다. 5시간 후에 사라졌다.
일요일 자정 3 분 전에 인류가 출현, 자정 15초전에 최초의 도시가 생성되었다.
자정 40분의 1초전에 인류 최초의 핵폭탄 투하, 달에 첫발.
이렇게 지구 역사 속에서 의식을 가진 새로운 동물이 존재한 것은 생각해 보니 겨우 한 순간 전의 일인 것이다.



신비로운 수 14,857 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신화에 관한 내용은 그리스 신화를 비롯하여, 각 지역의 크고 작은 특이한 신화들이.
인물로는 네로, 홉스,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를 비롯한 다양한 인물이.
그리고, 개미, 빈대, 벌, 곰, 간충, 돌고래, 연어, 시궁쥐 등의 곤충을 비롯한 동물의 생태에 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개미는 이미 몇 편의 시리즈로 책으로 나왔지만,
베르나르의 말에 의하면 간충의 순환은 자연의 가장 큰 신비에 속할 것이 들림없다고 하는데, 이 벌레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면 장편소설 한 권 쯤은 너끈하게 쓸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멍청함에 관한 내용이 참 멍청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미국의 기자 웬디노스컷이 제정한 <다윈상>은 매년 가장 멍청한 실수로 죽음으로써 열등한 유전자를 스스로 제거하여 인류에 이바지한 자에게 주는 상이라고 한다.
얼마나 멍청한 실수로 죽었는지를 이야기해 주는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상이 있다는 것도... 이렇게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일 것이다.
282번째의 이야기인 나비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수용소에 살아 남은 유대인 소년들의 나무 침대에는 나비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수용소가 아닌 나치의 수용소에서 이렇게 나비가 새겨져 있는 것을 여러 곳에서 발견하게 되자, 궁금하여 물어보니, 아무도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마침내 한 아이가 그 의미를 밝혔다.
그들에게 나비는 ?


<그 나비들은 우리와 같아요. 우리는 모두 이 고통받는 육신은 하나의 매개체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지금의 우리는 애벌레와 같아요, 어느 날 우리 영혼은 이 모든 더러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날아오를 거예요. 나비를 그리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이렇게 일깨우곤 했어요. 우리는 나비다. 우리는 곧 날아오를 것이다라고 말이예요> (p473)



그동안 베르나르는 우리들에게 많은 책을 안겨 주었다.
<개미>, <뇌>, ,<나무>, <파피용>, <신>, <카산드라의 거울> 등을.
그런데, 그 책들을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기상천외한 상상력, 매혹적인 스토리~~
그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베르나르가 그동안 자신이 알게 된 새롭고 특이한 이야기들과
자신에게 떠오르는 영감, 상상력을 촉발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이처럼 모아 모아 놓은 백과사전적인 노트가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한 분야에 치우지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 걸친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백과사전을 읽듯이 한 항목 한 항목을 따로 따로 읽을 수도 있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꾸준히 두고 두고 있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이다.
그리고, 내가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그 항목만 찾아서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보다 더 풍부하고 깊이있는 새로운 백과사전을 곁에 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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