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에서 신간서적이기에 선뜻 구입한 책이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채로.

그만큼 하루키의 책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큰 기대를 하고 읽었던 <상실의 시대>를 읽고 '이게 뭐지?' 하는 그런 느낌은 그의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어떤 이야기를 풀어 놓아도 '하루키답다 ' 하는 생각으로 바뀐 지 오래 되었다.

<잠>은 하루키의 신작 소설은 아니다. 단편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긴 중편소설 정도의 분량의 소설이다.

책의 페이지 수는 100 쪽이지만, 일러스트, 작가후기까지 포함되니, 내용은 그 쪽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 <댄스 댄스 댄스> 2편의 장편소설이 성공을 거두게 된 후에, 마음이 얼어 붙었다고 한다. 소설을 쓸 마음도 나지 않아서,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하루키 나이가 마흔을 맞았을 때이니, 성공후의 후속작에 대한 두려움과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마음의 경직, 나이가 가져다 주는 억압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당시 (1989년) 그는 로마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어느 봄날 단숨에 2 편의 소설을 쓰게 되는데, 그것이 <잠>과 < TV피플>인 것이다.

그후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카트 멘쉬크'가 이 소설에 일러스트레이션을 하였다.

그래서 <잠>을 일컬어 '하루키 소설과 일러스트의 만남' 또는 '소설 ×아트'라고 말한다.

그런데, 거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하루키는 다른 작품들도 단편소설일 경우에는 출간 후에 세월이 많이 흐르면 작품을 손보기도 하는데, 이 작품을 2010년에 '버전업'하였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책상 앞에 놓이게 된 <잠>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최소한 몇 번쯤은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내 보았을 것이다. 그 보다도 더 심한 경우에는 불면증에 시달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옆에서 단잠을 자는데, 나홀로 깨어 있어야 하는 밤은 고통스럽기까지 한 것이다.

<잠>의 주인공인 여자는 17일째나 잠을 못 이루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병원에 가 보라고 하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불면증은 불면증이 아닌 불면증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타당한 것은,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밤이 아닌 낮에는 멍한 느낌이 들거나, 잠이 올 것 같은데, 그녀는 밤에 잠을 이루지 않고도 낮에는 일상 속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것은 어느날 밤에 소위 말하는 '가위눌림'이라는 악몽을 꾼 후부터이다.

잠 안 오는 밤에 그녀는 무엇을 할까?

처음에는 곤히 잠든 남편곁을 나와서 브랜디를 마시게 되지만, 어느 순간, 그녀는 책장 속에 파묻혀 있던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를 꺼내 든다.

그 소설에서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 정도일 뿐이다.

학창시절 도서관을 들락거리면서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결혼후에는 거의 책을 놓아 버렸던 그녀에게 <안나카레니나>는 학창시절 읽었던 그때의 그 느낌과는 다른 또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또 읽으면서 소설의 매력에 빠져 버리게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소설 속에는 다양한 수수께끼와 시사로 가득차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러시아 고전문학에까지 심취하게 된다.

이런 내용이 전개되면서 하루키는 <안나카레니나>의 소설 내용이나, 이 작품의 작가인 '톨스토이'에 대한 견해를 책 속에 비쳐준다.

평범하고 행복한 주부가 불면으로 인하여 자신의 세계를 찾아 나가는 이야기가 일상에 찌든 현시대의 주부의 모습과도 같음을 문득, 문득 느끼게 된다.

어제와 그제가 뒤바뀌어도 아무 지장이 없는 그런 날들.

이런 일상에서 탈출 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녀의 불면증때문인 것이다. 이건 주부들이 편안한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자아를 찾아가는 탈출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하루키는 분명 남성임에도 여자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1Q84/ 무라카미 하루키 ㅣ 문학동네>에서도 '아오마메'의 여성 심리를 잘 표현했듯이.

그런데, 여기까지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하루키' 문학이 아닌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밤마다 깨어서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 밤중에 차를 타고 집 밖으로까지 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헤쳐 나가야만 하는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결말은 독자들의 상상 속으로~~

<잠>은 하루키의 소설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이 소설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일러스트라고 생각된다.

가장 강렬한 일러스트는 흑과 백의 조화가 아닐까. 거기에 은빛까지 첨가된다면.

동화책에 <눈 감으면 보이는 상상세상/ 조대연 글, 강현빈 그림 ㅣ 청어람주니어 ㅣ 2010>은 흑과 백, 그리고 금색이 첨가된 일레스트레이션이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다.

만화책인 <신 신 / 마르크 앙투안 마티외 글, 그림 ㅣ 휴머니스트 ㅣ 2011>은 흑과 백의 농담만으로 그린 만화이다.

이런 책들이 컬러판 보다도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되는데, <잠>의 일러스트도 그렇게 강렬하게 책 속의 내용을 각인시켜 주는 것이다.

하루키가 자신의 성공 뒤에 온 무력감에서 소재를 얻어서 '하염없이 깨어 있는 여자의 일탈'을 소설로 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오래전에 쓴 소설이지만, '버전업'을 해서 인지 오늘날의 일탈을 꿈꾸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 안도현 아포리즘
안도현 지음 / 도어즈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 <연어>,< 연어 이야기>를 통해서 시인 안도현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오 년 전에 연약한 어린 연어의 몸으로 상류에서 폭포로 뛰어 내렸다.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바다라는 커다란 세상 속으로 거침없이 헤엄쳐갔다.
(..)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죽음을 무릎쓰고 초록강을 찾아 돌아왔다. 바로 이 한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수많은 죽음을 뛰어넘었고, 이제 그들 스스로 거룩한 죽음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 (안도현의 <연어> p.130)

눈맑은 연어와 은빛 연어의 아름다운 사랑, 그러나 슬픈 사랑인 <연어/ 안도현 ㅣ 문학동네 ㅣ 1996>

이 책은 1996년에 출간한 이후로 100 쇄를 기록하였다.

연어의 먼 여행은 거칠고 험하지만, 무수한 벽에 부딪히면서도 연어들은 그들의 자유를 찾아서 바다로 간다.

그리고 연어는 모천회귀의 본능을 가지고 있기에 알을 낳기 위해서 자신의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 오는 것이다. 그곳에서 알을 낳고 보호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후에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시인은 연어가 다시 바다에서 초록강으로 돌아 올 수 있는 것은 연어와 알로 연결된 끈이라는 설정, 아니 그것은 설정이 아닌 진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연어들은 앞으로도 계속 초록강을 떠나고, 거친 바다로 향하고, 벽을 뛰어 넘어 사랑의 바다로 스며들고, 또다시 초록강으로 거슬러 올라올 것이다.
영영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연어>와 <연어 이야기/ 안도현 ㅣ 문학동네 ㅣ 2010>를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내가 기억하는 시인의 글이다.

이번에 출간된 안도현의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는 시인이 30 여년간 문학활동을 하면서 펴낸 동화, 산문집 등에서 빛나는 문장, 간직하고 싶은 문장을 골라서 엮은 책이다.

그러니까 어디선가 한 번쯤은 읽었을지도 모를 그런 글들만을 모은 것이다.

'안도현 아포리즘'이라고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아프로즘'이란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즉, 금언, 격언, 경구, 잠언을 일컫는 말이다.

얼마 전에 읽은 '공지영'의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ㅣ 폴라북스 ㅣ 2012>가 '공지영 앤솔로지'로 그녀의 25년 문학 인생에서 썼던 책들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 간직하고 싶은 글 365을 뽑아 낸 글이었는데, 같은 의미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좀 더 새로운 작가의 글을 원하지만, 작가들은 이렇게 자신의 글들중에 일부를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놓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작가들이 새로운 창작 활동을 등한시하고 사회참여 운동만을 하다가 자신의 책 여기 저기에서 뽑은 글들로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낸 것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출판사에서 먼저 이런 책을 내 보자는 권유를 했을 것이고, 거기에 자신의 문학 인생 몇 년을 끄집어 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역시 독자가 보는 이런 책들에 대한 편견아닌 편견일 것이다.

시인 안도현의 글이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라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인데, 그의 이런 글들의 바탕에는 사물을 보는 여유있는 시각이 아닐까 한다.

들섶에 핀 들꽃들 마다 이름이 있음을 느끼고 그 이름을 불러 주려는 마음, <연어>를 쓸 때는 연어의 생태를 알기 위해서 대형 수족관을 집에 만들어서 관찰하는 마음들에서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단 두가지라고 한다. 이 세상을 지긋지긋한 곳이라고 여기거나, 이 세상을 그래도 살 만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 둘 중에 어떤 방법을 택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일생은 좌우된다. " (p. 35)

"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른다. 흐름을 멈춘 강이란 이 세상에 없다. 속이 깊은 강일수록 흐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 (p. 153)

" 비 오는 날의 낙숫물 소리를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된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는 절대로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사람은 언제 낙숫물 소리처럼 아무리 사소한 것도 속이지 않게 될까. " (p. 175)

책의 내용 중에 '어머니와 아내의 차이'라는 주제로 1~12까지 실려 있는데, 너무도 공감이 가는 차이이다. 읽으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이지만, 그 속에는 뼈있는 말이 숨겨 있기도 하다.

시인의 30 년 문학인생을 이 한 권의 책으로 그 일부나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여행가서 빼먹지 말아야할 52가지
손봉기 지음 / 꿈의날개(성하)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여행은 왜 떠나느냐?, 어떤 형태의 여행을 떠나려고 하느냐?, 여행을 가서는 무엇을 보고 느끼려고 하느냐? '에 따라서 여행 전에 준비하여야 할 사항들이 달라지게 된다.

한때는 패키지 여행이 대세였지만, 여행이 보편화됨에 따라서 이제는 자유 여행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을 유명 관광지에서 인증샷이나 찍고 오는 여행으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행을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거나, 항공, 숙박, 교통 편을 여행자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 것도 여행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무엇을 보느냐 하는 문제도 여행자가 어떤 것을 보기를 원하느냐, 무엇에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지 여행가들 중에는 자신이 유명 관광지가 아닌, 오지만을 여행하면서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생활을 하기를 즐긴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다른 관점을 가진 여행자들에게 그들의 여행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행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고, 무엇을 보고, 어떻게 갔다 오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아마도 대학생들이 가장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유럽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도 대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많이 떠난다.

이렇게 유럽에 처음으로 자유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읽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 < 유럽여행 가서 빼먹지 말아야 할 52가지>이다.

이 책의 저자인 '손봉기'는 유럽 현지에서 약 10 여년 가까이 가이드 역할을 한 사람으로 일년 중에 4개월은 유럽에서 보낸다.

그래서 유럽 자유 여행자를 위해서 유럽 여행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할 52가지 가이드 정보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이 책에는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스위스, 스웨덴,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프랑스에서 꼭 가보아야 할 관광지를 소개해 준다.

그 내용은 어떤 여행 정보 책자에서든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곳들이기에 다른 책을 통해서 이런 정보를 얻었다면 꼭 이 책을 다시 읽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유럽 여행에 관하여 전혀 어떤 상식도, 지식도 없다면 한 권의 책 속에 이 모든 곳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들이 담겨 있으니, 이 책은 좋은 여행 가이드 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이란 사전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가에 따라서도 풍요롭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하는 여행가들이 많다.

그저 아무런 준비없이 여행을 떠나서 부딪혀 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런 발상은 초보 여행자들에게는 위험한 이야기임에도 그 말을 그대로 따르는 초보 여행자도 간혹 있게 된다.

그러나 '얼마나 알고 여행을 떠나느냐, 그렇지 않은가' 는 현지에 도착해 보면 금방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여행의 축복을 받는 순간이다. 철학에서는 실존을 현존하는 자아에서 벗어나 본연적인 자아로 나아가는 것이라 한다. 이는 지적 감성적 정신적 변화와 함께 영적인 변화가 이루어 졌을 때 이루어진다고 한다. 여행만큼 실존의 과정을 통한 진실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이 있을까 " (p. 342)

유럽을 처음 떠나는 자유 여행자들이라면, 자신의 여행 포인트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추어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부록에 해당할 수 있는 '여행 tip'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비야 !!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를 비롯하여 대학생들이 닮고 싶어하는 인생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한비야는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시리즈는 아직 오지여행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지구촌 곳곳의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사람사는 정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집근처의 도서관에 들리기 되는 경우에 만나게 되는 도서관 책꽂이에 꽂혀 있는 한비야의 모든 책들은 너덜너덜할 정도로 낡아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는가를 짐작하게 해 준다.

한비야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도전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고, 돌아오고, 또 새로운 것을 찾는 그런 모습이 참 좋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떤 일에 도전을 하면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이 또한 아름답게 보인다.

그녀가 월드 비전의 긴급 구호요원으로 활동하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이다.

이 책은 내가 구입해서 읽었는데, 또 책 선물로 받을 정도로 많은 독자들에게 읽힌 책이다.

한비야는 이 책이 중학생정도만 되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어느날 초등학생들과의 만남에서 이들에게도 왜 우리가 물을 절약해야 하는지, '지구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지구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들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좀더 상세하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기존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것, 공감할 만한 내용들을 간추려서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2권을 펴내게 된 것이다.

전에는 지구를 '한마을'이라고 했지만, 한비야는 이 책을 통해서 '지구집'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이제는 한 마을이라기 보다는 한 집이란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나비효과'처럼 지구 한쪽에서 일어난 일은 곧 나의 일이 되는 것이니, 지구촌은 이제 '지구집'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읽은 내용들이지만, 다시 마음 속에 깊이 다가오는 것이다.

나눔의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게 해주고, 작은 성금 몇 만원이 지구집의 한 가족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오랜 전쟁과 악랄한 인권유린의 탈레반에게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의 나라, 아프가니스탄.

그곳에는 몇 년째 극심한 가뭄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들, 말라 비틀어진 갓난아이들, 나이 어린 엄마들이 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독초를 먹기도 한다. 시금치처럼 생긴 독초는 신장, 위장에 치명적이고, 눈까지 멀게 하지만, 배가 고프니, 입술이 파래지도록 독초를 빨고 있는 것이다.

탈레반이 여성의 학교 등교를 금지했기에 배우지 못했던 여자아이들은 구호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 묻힌 지뢰를 제거하는 것은 천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지뢰가 묻혀 있으니, 제거비용만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런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아프간스탄의 어린이들의 표정은 순수하기만 하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량. 그것을 도와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긴급구호단체의 배급만으로는 절대 부족한 실정이니.

남부 아프리카의 말라위와 잠비아도 굶주림과 함께 에이즈로 고통을 받고 있다.

사랑의 반댓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고, 생명의 반댓말은 죽음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씨앗이다. 물론, 씨앗을 심어도 비가 오지 않아서 싹이 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씨앗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굶주림을 피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 작년에 한정된 구호자금때문에 한 마을은 씨앗을 나워주고 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아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씨앗을 나우어 준 마을 사람들은 씨앗을 심어 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굶어 죽은 사람이 매우 많았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 놓은 것이다. 이 곳에서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다. " (p63)

말라위에서 만난 특이한 광경으로는 꼬들꼬들하게 말린 들쥐를 파는 사람들, 그것은 그들이 먹는 전통적인 간식이란다.

전국토의 90%이상이 공산 반군 손에 들어간 네팔은 한비야가 세계일주의 일정을 위해 첫 번째로 찾았던 나라이다.

그래서 생각하니, <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에서 살구나무가 있는 네팔의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서 정겨웠던 사람들과의 만남을 책 속에 담아냈었다.

한비야가 네팔을 처음 찾을 당시만해도 네팔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였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에베레스트 산이 있기에,

이곳에서 쌀 배급을 준다고 하니, 여자들도 이마에 끈을 해서 100 킬로그램의 쌀 포대를 거뜬히 집으로 가져 간다. 그러면서 네팔 여인의 배급받은 쌀을 솥단지가 넘치도록 하얀 쌀밥을 지어서 온 가족이 배터지게 먹겠다고 한다.

하얀 쌀밥~~

귀하고 소중한 한 그릇의 쌀밥을 우리 어린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어린이들의 마음이 한층 커졌으면 좋겠다.

지구집에는 소외되고 외면당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함께 살고 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

그들은 한 그릇의 옥수수 스프가 없어서 죽어가야만 하고, 한 컵의 깨끗한 물이 없어서 각종 전염병에 시달려야 하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한 대의 주사약이 없어서 죽어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눔과 배려의 마음을 가지는 어린이들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한비야의 세 딸들

에티오피아의 큰 딸 젠네부.

방글라데시의 둘째 딸 아도리.

몽골의 셋째 딸 엔크흐진.

우리는 바람의 딸, 한비야를 통해서 나눔의 정신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아이는 원래 천재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이지성'은 요즘에는 자기계발서 저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도 한때는 무명작가의 길을 걷기도 했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접고 교육대학을 졸업하였기에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게 되고 교육관련 책들을 쓰기도 하였다.

내가 작가의 책을 처음 읽게 된 것은 <스물 일곱 이건희처럼>이었는데, 작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제목만을 보고 선택했던 책이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책과는 내용면에서 좀 부족함이 많았던 책이었다.

그런데도 어찌 하다보니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스무 살, 절대지지 않기를>, 그리고 <리딩으로 리드하라>까지를 읽게 되었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저자 자신이 상당히 다독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는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서는 인문 고전을 읽기를 권한다.

이번에 읽게 된 <당신의 아이는 원래 천재다>는 몇 년전에 출간되었던 책의 개정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처음 쓸 당시나 지금이나 교육 여건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고,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관한 인식도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우리 아이들은 원래 천재라고 단정지어서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끌어 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형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잠깐, 여기에서 미래형 커리큘럼이 필요한 대상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10년을 의미하는 것이다.

" 한 아이의 인생은 1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10대의 10년은 대학과 직업을 결정하고, 사고 방식과 인간관계 마인드, 경제관념을 형성한다. " (p. 28)

미래형 커리큘럼에는 4개의 영역이 있는데,

(1) 독서교육 - 취미가 아닌 생존의 수단의 독서.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철학고전읽기를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포터 보다는 플라톤을 읽도록 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할 당시에 공부보다 더 중요하게 학생들에게 지도한 것이 독서 지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숙제나 아침 자습 대신에 플라톤의 고전과 손자, 장자 등의 철학 고전을 필사하도록 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도 학년별 철학고전의 추천도서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그 목록을 보면 어른들도 읽기 어려운 많은 철학고전들이 소개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철학고전과 함께 위인전을 읽기도 권장하는데, 위인전은 아이들이 쉽게 접하고 많이 읽는 책들이다.

나도 어린 시절에 몇십 권짜리 위인전을 읽으면서 자랐는데, 그때 읽은 위인전들의 내용이 지금도 많이 생각이 난다.

책 속의 그림까지도 떠오를 정도이니, 위인전이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도전적인 공부 마인드 - 공부 습관 교육.

강남, 분당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서 부모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한다.

자녀에게 공부를 하라고 입으로만 가르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부모가 솔선수범하여 독서를 하고, 도전적인 삶을 사는 것이 자녀들에게는 입으로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이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주요과목 공부 방법까지 소개를 해 준다.

(3) 초일류 리더의 마음 - 사고방식과 인간관계 교육

공부습관교육에서도 부모의 마인드가 중요했듯이 자녀의 미래도 역시 부모하기 나름이라고 한다. 부모의 삶의 자세와 마인드가 중요한 것이다

초일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꿈, 열정,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있어야 한다.

" 그런데 아이의 장점에 집중하고 칭찬해 주기 시작하자 신기하게도 단점이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선생님의 칭찬으로 신이 난 아이가 자신의 장점에 집중하느라 단점을 노출할 기회가 없어졌다. " (p. 219)

(4) 경제교육, 부자들의 역발상을 벤치마킹하라

부자들은 아이를 가난하게 키운다는 것이다. 경제교육이라고 해서 돈을 버는 기술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성품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즉, '아름다운 기부가 있는 삶'을 말한다.

전반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초일류 리더가 되기 위한 미래형 커리큘럼인 것이다. 커리큘럼의 네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지성'의 책을 읽으면서 가지게 된 생각들은 전반적으로 저자 자신이 다독가이기에 수많은 책들을 읽고 그 책들에서 많은 내용을 발췌하여 짜집기를 한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스무 살, 이건희 처럼>의 경우에는 저자가 이건희를 직접 만나서 취재하고 인터뷰를 한 내용이 담겨 있으리라고 생각했으나, 이 책, 저 책의 내용, 신문기사 등의 내용들이 많이 인용되었다.

그래서 저자의 책에 대한 신뢰감이 반감되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초등학교 교사 시절에 쓴 책이기에 나중의 책들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많이 반영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독서에도 연령에 맞는 독서가 있기에, 무조건적인 인문고전, 철학고전을 초등학생들에게 권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칫 하다가는 어렵고 이해가 안 되는 책을 접하게 되는 것이 독서교육에는 역효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너무 일류, 일류, 초일류 리더를 향해 가기를 권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