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작업실 - 물질과 연장 그리고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
박영택 지음 / 휴먼아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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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술가의 작업실>을 쓴 '박영택'은 미술평론가이자 전시 기획자이다. 그는 큐레이터가 된 후로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 다니면서 그곳에서 작가들의 삶과 작품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저자의 책 중에서 <가족을 그리다/ 박영택, 바다출판사ㅣ2009>를 읽었는데, 그 책에서는 '가족'이란 주제를 가진 그림이나 사진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저자는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들에 대하여 전제적인 설명, 부분적인 설명, 시대사조에 따른 가족의 의미의 변화, 그리고 그림의 기법, 색채, 붓질에 이르는 화법 설명까지 상세하게 해 주어서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한국 미술인을 통해서 그 내면세계를 엿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책이었다.

<가족을 그리다>를 통해서 '박영택'의 글쓰는 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예술가의 작업실>도 기대가 컸던 책인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예술가들의 작업실은 그들의 작업 현장이기에 그 속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작품 전시회 등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오랜 친분으로 그런 작업실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에 걸쳐서, 그리고 작업실을 옮기거나, 해외로 나가서 활동을 하게 된 경우에도 찾아 가본 작업실들이 있다.

이렇게 한 작가의 작업실을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방문하게 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작가들의 작품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곧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는 것이다.

작업실이란 작가들의 일상이 전개되는 곳이자, 작업이 이루어 지는 곳이기에 작가의 안목과 미의식까지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 속에는 12명의 작가의 작업실이 공개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그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위해서 다루는 미술 재료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민경숙은 파스텔로 풍경과 사물을, 초기 작품들은 자화상을 주로 그렸지만, 지금은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실험적인 면을 거쳐서 화폭에 담겨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창홍은 아크릴 물감으로 강렬하고 충격적인 그림들을 그리는데, 이미 <가족을 그리다> 책에서 보았던 작품인 <가족사진>과 <봄날을 간다 3> 이 또 소개된다.

김호득의 작업실은 먹과 모필이 이룬 신묘한 세계를 펼쳐보여 준다. 작품 <계곡>이 인상적인데, 그와는 또다른 멋을 풍기는작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 최근 그는 먹을 좀 더 심화해 가고 있다. 이전에는 자연을 모티프 삼아 그것을 간추리고 직관적으로 떠내는 작업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운이 뭉치거나 흩어지는 것, 또는 그것들이 몰리고, 퍼지고, 스러지면서 만들어지는 묘한 형상을 찾는다. 마치 우주 공간에 놓인 행성을 연상시키는, 다분히 추상적인 형태다. 형상이 있으면서도 다분히 비형상적이다. " (p. 79)

 

 

 

 
김호득의 작업실은 먹물이 튀긴 자리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곳곳에 오랫동안 비벼지고 긁힌 붓들이 만들어낸.... 그리고 벽에는 작가에게 다시 불리기를 기다리는 붓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도열되어 있다.

 

 

이렇게 작가의 작품 경향이 변모해가는 것은 한 번의 작업실의 방문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강일의 작업실은 또다른 모습이다. 어떤 작가들보다 드로잉 작품이 많은 작업실, 그리고 소나무 그림.

 

 

소나무 그림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신문지 위에 모나미 볼펜 153 과 4B 연필로만 그린 그림들.

그런 그림을 작업하게 된 배경까지 저자는 소상히 알기에 독자들에게 그 뒷이야기를 말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작가들은 참 기발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순간의 영감에서 찾기도 한다.

홍정희는 작업실 화재로 자신이 그동안 그려왔던 모든 작품을 화마에 날려 버리게 된다. 참혹한 화재 현장에서 비참한 심정이었겠지만, 불에 탄 작품들에서 기이한 질감으로 변질된 사물들이 뒤엉킨 풍경을 대하게 되고, 거기에서 이상한 질료로 도치된 사물의 생생하고도 아름다운 자취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박영택이 이 책의 첫부분에서 썼듯이, 그가 책 속에 소개하는 작가들은 각기 다른 연장으로 어떤 물질을 주무르고 다듭고 매만지는 것이다.

정종이의 작업실은 각종 한지와 옷감과 재봉틀과 바느질 도구가 있게 되고, 그것이 그림을 그리는 재료들이 되는 것이다.

 

 

최기석은 용접조각을 하기에 그의 작업실에는 철을 두드리는 받침대와 연장들, 철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용남은 돌쪼는 작업을 하니, 마치 돌공장을 연상시키는 돌들과 돌쪼는 기구들이 있는 것이다. 그가 주로 대리석을 가지고 조각을 하는데, 세상의 모든 것은 그의 손안에서 대리석위에 형상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김밥, 족발, 배추, 케이크 조각에서부터 커다란 단추까지.

 

 

 

 

대리석이 이처럼 섬세한 디테일을 표현하게 될 줄이야.

조병왕은 사진 인화지 위를 칼로 긋는 작업을 한다. '기하학적 칼 드로잉'이다. 그러나 같은 사진 인화지와 칼 놀림이건만, 작품들은 같은 듯, 또다른 새로운 느낌을 주게 되니, 이것이 바로 예술가의 솜씨가 아닐까!!

 

 

박영택은 이런 작업실을 소개해 주면서 그들이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까지 곁들여 준다.

파스텔, 먹, 붓, 유화물감, 수채화 물감, 고무, 철, 대리석 등을 만드는 과정의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에 관한 설명을, 그리고 재료들의 특징과 느낌도 함께.

이 책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엿 본다는 흥미로움도 있지만, 12명의 작가들의 작품의 변천 과정 , 작품경향, 작품들을 접할 수 있어서 마치 전시회에 다녀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니, 한 전시회에서 이처럼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12명의 작가들의 전시회를 한바퀴 돌아본 그런 느낌일 것이다.

이 책의 주제가 작가들마다 다루는 독특한 물질과 연장에 있기에 앞으로 어떤 전시회를 가게 되더라도, 작품의 분위기나 경향만을 볼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물질을 가지고 어떤 연장으로 어떻게 작업을 했을까 하는 것도 주의깊게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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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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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되네요, 장편소설로 김연수 작가를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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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우리시대 가족의 심리학
한기연 지음 / 씨네21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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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단어는 푸근하고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가족이란 굴레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어렵던 지난 시절에는 추운 겨울날 서로의 몸을 녹여주는 것도 가족이었고, 배고픔을 잊게 해주는 것도 가족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보다는 풍요로워지면서 가족간의 소통은 단절되어가고, 부모의 지나친 간섭은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어 가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고, 가족간에 사랑이 넘치는 가정들도 많이 있기는 하다.

 

 

<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라는 책에서는 구태여 화목한 가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으니, '사랑하지만 벗어가고 싶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 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큰 절망인 동시에 가장 큰 희망이다. " (p. 5)

이 책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몇 가지씩 소개해주고 거기에 대한 분석과 진단, 그리고 해결책을 알려준다.

 

   

 

"나를 숨막히게 하는 이름, 엄마"

" 나보다 성적이 더 중요한 엄마"

"사사건건 간섭하는 시어머니"

"이기주의자 아버지, 히스테리 어머니"

"지긋지긋한 큰딸의 굴레"

"모두가 부러워하는 팔방미인의 실체"

"내게 의존하는 가족들이 지겨워요"

이 책에 실린 사례들인데, 잠깐 훓어 보아도 이런 것들은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기에 힘겨운 것들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자식에게 자신의 완전한 사랑을 주는 것으로 착각을 하여 시시콜콜 자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간섭을 하는 어머니들.

그것은 사랑이 아닌 집착이고, 그런 어머니의 관심과 행동은 고마움을 느끼기 보다는 자녀들을 버겁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어머니들의 경우에는 남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아내가 남편보다는 자녀에게 더 집착을 하기 때문인 것이다.

부부간에 격렬한 싸움이 잦거나 교양이 있는 부부인듯 우아한 침묵으로 싸움을 대신하는 불화하는 부부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자기의심이나 죄책감 등을 많이 갖게 된다.

부모란 자식에겐 영원한 보호자이자 안식처이지만, 부모의 싸움과 파탄은 자녀들의 가슴에 평생 남을 상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녀들의 결혼생활에도 은연중에 부모와 같은 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럼, 형제란?

형제 역시 좋을 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강력한 라이벌이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겪게 되는 상황 중에 형제간의 비교, 차별대우 등에서 심한 열등감을 갖게 되는 자녀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결혼으로 생긴 가족들과의 불화는 더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다. 그동안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갈등은 그 골이 더 깊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가족들이 남보다 더 큰 갈등을 가져다 주는 것은 가족이란 태어나면서 함께 살아왔기에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친밀한 관깨는 서로의 약점을 잘 알기에 더 큰 상처를 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족간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따른 사례들이 소개되는데,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우와 같다면 한 번쯤은 자기자신을 진단해보고 고칠 것은 고쳐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가족간의 문제에서 진정으로 벗어나가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나의 관심을 내부로 가져와야 한다. 내가 이런 상황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가족들의 요구가 부당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지, 나의 내면을  곰곰이 들여다 봐야 한다." (p. 147)

 

 

가족은 내가 이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수많은 소중한 경험 중의 하나일뿐이다.

가족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은 어렵다. 사람사이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나를 둘러싼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가족앞에서 내 이야기를 잘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이야기를 모두 털어 놓을 수 없는 가족관계라면 그 가족에게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가족앞에서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면서 진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에 가족은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원하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놀라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 내가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서로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기 위해 여기에 있다. " (p291)

이 책에서 가장 큰 의미로 다가오는 문장은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가족도 행복하지 않다"이다.

이 책 표지에 적혀 있는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이란 구절은 모순이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면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의 의미, 부모와 자녀의 관계, 형제 자매간의 관계, 새로운 인연으로 맺어지게 되는 가족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족은 나에겐 가장 편안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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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오름 2012-02-1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드를 많이 보는데요 미드에서 보면 갸들은 가족의 가치를 아주 중요시하죠. 사실은 우리나라도 다르지는 않을것 같아요 다만 미국은 외향적으로 나타나고 우리나라는 내향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뿐. 하지만 항상 문제를 대화로 풀어가려는 모습은 부럽더군요. 우리들에게도 대화가 정말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일락 2012-02-19 12:00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의 가정도 대화가 단절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네요.
 
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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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책으로 널려 있다. 그중에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많이 읽어라'라는 말들도 많이 하지만, 청소년들이 어떤 책을 골라서 읽어라 하는가에 대한 대안도 없이 그저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은 어쩌면 약이 되기보다는 독이 될 수도 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본다.

연령에 맞는, 수준에 맞는, 오염되지 않은 책을 만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많은 책들 중에서 짧게는  100~200 년 이상, 길게는 1000~2000 년이상 살아 남은 책들이 있으니, 그 책은 천재들의 저작인 인문 고전들이다.

 

제법 어려서부터 많은 책들을 접해 왔다고 생각했던 나도,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소개되는 인문고전들중에서 읽어 본 책은 열 손가락에도 들지 않는다.

그것도 인문 고전 본래의 내용이 그대로 담긴 책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역자들에 의해서 손을 본 간추린 책들도 있으니, 제대로 된 인문고전을 접해 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고전보다는 요즘 나오는 인문학 관련 서적들은 그래도 다수 읽기는 했지만...

이처럼 인문고전은 독자들이 접하기 그리 쉬운 책들은 아니다.

저자와 책제목 맞추기 정도로 학창시절에 배웠거나, 그 내용의 일부분만을 겨우 알고 있는 수준의 나의 인문고전에 대한 지식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인 이지성의 책들을 몇 권 읽어 보았다. 가장 처음 읽었던 책이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책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고, 많이 실망스러웠던 책이다.

 

그후에도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스무살 절대지지않기를>을 읽었지만, 그때에도 책을 쓰기 위해서 많은 책들을 끊임없이 읽고 책 속에 많은 부분을 읽은 책 속의 글에서 인용을 하기는 하지만, 뭔가 책을 쓰기 위한 작업과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자기계발서를 쓰기 위한 책읽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 책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자 자신이 상당히 많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가 쓴 책들이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지만...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역사적으로 고찰해 볼 때에도 인문고전 독서를 중요시한 나라들의 세계사에서의 위치라든가, 오늘날에도 인문고전을 중요시하는 학교 교육을 실시하는 나라들의 예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비교할  때에 너무도 부럽고 본받아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것이 인문고전의 독서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 교육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는 교육인 것을 생각한다면...

또한 저자는 책말미에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교육과 단계별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인문고전을 많이 읽고 있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의문이 든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인문고전 읽기의 구체적 방법은

" 1, 통독을 하게 하라. 2. 정독을 하게 하라. 3. 필사하게 하라. 4.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하라. 5.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시켜라. " (p95) 인데, 어렵고 어려운 인문고전 독서가 될 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을 쓴 취지는 좋지만, 그가 말하는 것처럼 하루에 몇 페이지도 넘길 수 없는 독서가 된다면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 학생들이라도 인문고전을 회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인문고전의 틀을 갖춘 읽기 쉽게 편집된 책들이 더 학생들에게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책으로 인문고전을 접한 후에 제대로 된 인문고전을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논술을 위한 인문고전 독서는 하지마라'(p89)고 하는데, 이 역시 폐단을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라도 인문고전을 접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 교육에서 체계적인 인문고전 읽기를 지도하고, 토론하는 방법이 이상적이기는 하겠지만, 우리의 현실을 그렇지 않으니....

이미 이병쳘, 정주영과 같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인이 인문고전을 많이 읽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코오롱의 부회장인 민경조가 '논어'를 1000번이상 읽었다는 것은 놀라울뿐이다.

 

독서의 목적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두어야 하고, 그것이 독서를 하는 사람들의 두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니, 인문고전을 읽으면 생각하는 힘이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니, 이 책을 통해서 인문고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문고전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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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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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을 책으로 만난 것은 <건투를 빈다/김어준, 푸른숲, 2008>에서였다. 청춘들이 고민하는 많은 문제들을 묻고 질문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과 갈등에 대해서 명쾌한 답변을 내렸던 책이라는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2011년에 <나꼼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각인된 인물 중의 한 사람이 김어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꼼수>를 한 번도 들어 보지 않았다. 그냥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 정도 밖에는 접해 보지 않았다.

2011년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나꼼수>와 관련된 책들이 여러 권 나왔는데, 그 책들이 독자들에게 폭발적으로 읽히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가장 먼저 읽기로 한 책이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이다.

 

 

이 책은 인터뷰어인 지승호가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을 인터뷰한 내용을 녹취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작은 <진보집권플랜>에서 오연호의 물음에 답한 조국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진보집권플랜>이 괜찮은 기획이기는 하지만,  조국은 그렇게 점잖게 소명의식만을 호소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조국에 대한 생각을 김어준은 이야기하다보니, 가카를 이야기하게 되고, BBK를 이야기하게 되고, 삼성을 이야기하게 되고, 오늘날의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보집권플랜/조국, 오연호, 오마이북, 2010>을 아직 읽지 않았기에 조국에 관한 내용은 내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음에 다음에 꼭 읽을 책으로 담아두기로 했다.

김어준은 서문에서

" 다음 페이지부터 펼쳐질 내용, 어수선하다. 근본도 없다. 막 간다. 근본있는 자들은 괜히 읽고 승질내지 말고 여기서 덮으시라. (...) 반론은 받지 않는다. 열 받으면 니들도 이런 거 하나 쓰든가." (서문 중에서)

딱히 서문이란 글은 없지만 서문에 해당하는 부분은 이런 글로 시작한다.

한 마디로 "닥치고 읽어" 라는 말이겠지.

그래서 닥치고 읽었다. 그런데, 읽을 수록 책 속으로 빠져 든다.

이래서 이 책이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구나. (책 속의 김어준의 말을 생각한다면 그의 말처럼 '대박')

 

  

 

   

   

  

 

이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생각은 '김어준이 노빠이니, 책의 내용은 진보정당에 유리한 내용들이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았다.

먼저 그는 보수와 진보의 나눔부터 새롭게 정의하게 된다.

그리고, 조국에 이어서 강금실, 이회장, 손학규, 유시민, 정동영, 노회찬, 심상정, 박근혜, 문재인 등의 정치인에 대한 생각을 그만의 '무학의 혜안'으로 이야기한다.

왜 그들이 정치판에서 그런 위치에 서게 되었는가, 왜 그들 중의 어떤 정치인은 부상하고, 어떤 정치인은 추락하게 되는가에 대한 분석은 눈길을 끈다.

무조건 자신과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어떤 정치인을 비판하지는 않는다. 그가 거론하는 정치인들의 장점은 장점대로, 단점은 단점대로 일상의 언어로 정치인들을, 그리고 오늘날의 정치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진보정당이 처한 현상황이라든가, 진보진영이 어떻게 변화해야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도 담아 낸다.

진보가 국민들과 소통이 안되는 이유로 대중언어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과 엘리트 의식을 버려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진보정당이 수도원이라면, 한나라당은 동물원 이야기거든" (p248)

김어준이 말하는 정당의 총평인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닥치고 정치'라는 책제목만큼이나 거침없는 독설과 김어준식 막말이 담겨 있기에 어쩌면 속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올해는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은 정말 이 꼴, 저 꼴 똑같은 양상의 정치인들에게 실망하고 실망하다, 차라리 정치에 무관심해 지고 있지는 않은가?

보수는 무엇이고, 진보는 무엇인지, 정치성향은 다르지만, 그 속에 담긴 정치인들의 모습은 닮아있으니, 어찌 투표를 해야할 것인가?

이 책의 모토가 '알고 찍자'라고 한다. 박근혜를 비롯한 정치인들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평가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신랄한 평가를 보면서 자신만의  또다른 평가를 해봄직도 한 것이다.

이 책을 지금까지 읽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가 정치색이 너무 짙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정치관련 서적들이 가지는 이념이나 편견에 치우친 내용들이 싫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장을 덮는 이 순간에는 이 책을 읽었기에 정치판의 현상황을 조금이나마 심도있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를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2012년 대선과 총선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차라리 정치에 무관심해 버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제발 정치인들 !!

닥치고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정치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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