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골라주는 남자 - 18년차 여행작가 노중훈의 여행의 맛
노중훈 지음 / 지식너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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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골라주는 남자>의 작가인 노중훈은 MBC 라디오에서 <노중훈의 여행의 맛>을 진행하는 여행작가다. 라디오를 듣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요즘 유행하는 맛집 소개와 음식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노중훈은 여행작가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여행관련 서적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한다. 2014년에 출간된  <백년식당>은 노포(老鋪)기행을 통해서  맛있고 오래된 식당을 18곳을 소개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시간과 공간을 지켜온 맛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찾아낸 음식이야기와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은 박찬일 셰프가 글을 쓰고, 노중훈이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인지 <식당 골라주는 남자>에 소개되는 식당들 중에는 그 책에서 소개되었던 식당들에 관한 내용들도 또다시 나온다.

<식당 골라주는 남자>에 나오는 식당은 전국의 104곳의 식당이다. 특징을 보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식당들, 잡지나 신문에 안내했던 식당들, 노중훈 자신의 단골집들이다.

그런데 소개되는 식당들은 겉모습만 보면 참으로 허름하고, 간판도 촌스러운(?) 그런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만약에 내가 그 도시에 갔다면 결코 들어가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 그런 식당 모습에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하다. 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아줌마라고 할 수 있는 초라한 모습이니, 요즘 잘 나가는 셰프들의 음식과는 달라도 한참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온 식당들의 맛도 자극적이지 않고, 맛을 내기 위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담백하고 때론 밍밍한 그런 맛을 가진 음식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름한 식당, 순수한 맛, 진한 국물.... 이런 조합처럼 느껴진다.

소개되는 맛집에는 주소, 메뉴, 가격까지 친절하게 소개해 주니, 책을 읽고 그 식당을 가보고 싶다면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작가는 국수 마니아인지 국수를 참 좋아한다고 하니, 골막국수, 멸치국수, 고기국수, 비빔국수, 냉국수, 성게국수, 밀면, 일본식 국수인 가케우동, 붓가케 우동, 유자우동 가마타마 우동, 물냉면, 비빔냉면 쌀국수, 메밀국수, 막국수, 짜장면, 짬뽕.... 다양한 국수들이 소개된다.

특히 평양냉면의 대명사인 1946년에 문을 연 우래옥은 냉면집에서 빠지면 섭섭하다 할 것이다.

장작불을 때는 아궁이에 솥을 걸고 국수를 삶은 장작불 국수까지.

그밖의 식당으로는 쌈싸먹는 김치찌개, 보쌈, 떡갈비, 무쇠솥밥, 곰탕, 해계탕, 문어요리, 붕장어 요리, 빵집 그리고 떡볶이, 튀김, 김밥까지....

책의 내용 중에 색다른 식당으로는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의 정호영 셰프의 카덴과 박찬일 셰프의 로칸다 몽로이다.

셰프의 요리이니 책의 다른 식당들과는 아무래도 차별화가 된다.

서울 종로 해장국집인 청진옥은 1년내내 하루도 쉬지 않는 식당으로 1937년에 문을 연 후에 전쟁 중이나 불가피한 날을 빼고 80년간 솥이 끓고 있다.

괴팍한 식당 주인들도 있는데 영업시간이 딱 1시간인 식당도 있고,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 문을 여는데, 메뉴는 딱 3가지, 짜장면, 짬뽕, 짬뽕밥만을 하는 중식당도 있다.

책 속에 소개되는 식당들은 작가 나름대로 10개 테마로 나누어서 소개해 준다. 늦은 밤에 책을 읽어서인지 책을 읽는내내 입안에 침이 고이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니, 책 속에 나온 식당 중에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몇 곳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그 지역에 가게 된다면, 꼭 한 번 들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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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 법정과 최인호의 산방 대담
법정.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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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인호.

이제는 두 분의 글을 접할 수 없다. 법정 스님은 2010년 3월 11일에 길상사에서 입적을 했고, 최인호 작가는 2013년 9월 25일에 선종을 했기때문이다.

그런데, 최인호의 글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생전의 글을 모아서 몇 권이 출간이 됐다. 그중에 유고집인 <눈물/ 최인호 ㅣ 여백미디어 ㅣ 2013>은 읽는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눈물>의 첫 부분에는 최인호의 눈물 자국이 새겨진 탁상의 사진이 실려 있다. 묵주기도를 드릴 때마다 흘린 눈물자국이 그가 떠난 탁상 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작가는 어느날인가는 두 방울의 눈물을 알코올 솜으로 지워 보지만 아이 발자국처럼, 탐스러운 포도송이처럼 다시 눈물 흔적이 살아난다.

무슨 기도를 그리도 간절히 드렸기에 눈물 자국이 이렇게 또렷하게 남아 있을까....

<눈물/ 최인호 ㅣ 여백미디어 ㅣ 2013>중에서

"오늘 자세히 탁상을 들여다보니 최근에 흘린 두 방울의 눈물 자국이 마치 애기 발자국처럼 나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가장자리가 별처럼 빛이 난다는 겁니다. 부끄러운 마음에 알코올 솜을 가져다 눈물 자국을 닦았습니다. 눈물로 탁상의 옻칠을 지울만큼 저의 기도가 절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탐스러운 포도송이 모양으로 흘러내린 탁상 겉면의 눈물자국도 제게는 너무나 과분했기 때문입니다. " (최인호의 <눈물> p. 13)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스님은 입적하기 전에 유언을 남긴다. 자신이 쓴 책을 모두 절판시키라고.... 그런데, 출판사에서는 일정기간을 둔 후에 출간을 할 수 없게 했다.

그래서 법정스님의 책은 이미 소장하고 있거나 중고서적에서 구입하지 않으면 스님의 청아한 글들을 읽을 수가 없다. 법정 스님의 책이 중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스님의 글이지만 종교적인 색채보다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주옥같은 글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미 법정 스님이나 최인호 작가는 세상을 떠났지만 뒤늦게 두 사람의 산방대담이 담긴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가 출간됐다.

책 속에 담긴 글들은 2003년 4월에 월간 <샘터>가 지령 400호를 기념하여 길상사의 요사채에서 법정스님과 최인호 작가의 대담을 마련하게 되고 그때의 이야기가 책 속으로 엮어지게 된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을 법정스님의 기일에 맞추서 펴내려고 했지만 스님이 입적한 후 그도 역시 암투병을 하게 되면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책의 첫 부분인 '들어가는 글'에는 작가가 암투병중이지만 법정스님의 열반 소식을 듣고 길상사로 문상을 가면서 스님과의 인연을 되새기는 글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2003년 4월에 길상사에서 법정 스님과 최인호 작가가 4시간에 걸쳐서 대담을 한 내용을 싣고 있다. 11가지 주제로 나눈 대담은 행복, 사랑, 가족, 진리, 삶, 지식, 고독, 용서, 종교, 죽음 등이다.

지금은 두 사람의 새로운 글을 접할 수 없기에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크다고 생각된다. 주제에 따라서 최인호 작가는 주로 묻고 법정 스님은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그리고 스님의 생각에 덧붙여서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마지막 즈음에 작가는 스님에게 묻는다. 죽음에 대해서..... 스님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니....

" 소욕지족(少慾知足), 작은 것을 갖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면, 행복을 보는 눈이 열리겠지요. 일상적이고 지극히 사소한 일에 행복의 씨앗이 들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 (p. 41)

" 사랑은 따뜻한 나눔이고 보살핌이고 관심이지요. 더 못 줘서 안타깝고 그런 것이 사랑인데 말이지요. " (p. 52)

" 인간관계의 기본은 신의와 예절이지요. 가족이 해체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신의와 예절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 (p. 60)

" 저는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나 자신이며 소중히 지녀야 할 것도 나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소유, 내 편견, 내 지식, 내 위선... 진짜 내가 아니라 나로 위장된 본체가 아닌 나를 버려야 하지요. " (p. 74)

" 참된 지식은 사랑을 동반한 지혜겠지요. 반면 죽은 지식이란 메마른 이론이며, 공허한 사변이고요. " (p. 135)

" 죽음을 삶의 끝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확고해지면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어요. 거부하려 들면 갈등이 생기고 불편이 생기고 다툼이 생기는데, 겸허하게 받아들이면 편안해 집니다. " (p. 176)

" 죽음 앞에서 두려워한다면 지금까지의 삶에 소홀했던 것입니다. 죽음은 누구나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자연스러운 생명 현상입니다. " (p.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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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김나래 지음 / 리스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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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살, 무작정 뉴욕으로 떠났다 !!'

그 땐 맞았을 지 몰라서, 지금은 어쩌면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트럼프 시대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족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데, 과연 무작정 뉴욕으로 떠나도 될까?

저자는 국내에서 모델로 활동을 했고, 뮤직 비디오와 CF촬영도 하고 있던 20대 여자이다. 그러니 직업도 있고, 어느 정도의 수입도 있는 생활인이다.

그런데, 그녀와 비슷한 나이의 청춘들을 생각해 보자. 정상적으로 대학을 다녔다면 (요즘은 취업 때문에 휴학을 많이들 하기에) 겨우 대학을 졸업했지만 우리 사회의 어디에서도 쉽게 받아 주지 않으니, 신림동에서, 노량진에서 컵밥을 먹으면서 강의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서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차디찬 길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그런 우리의 청춘들을 생각할 때에 '김나래'가 말하는 '꿈이 없었다', '무엇을 잘하는 지, 무엇을 원하는 지 몰랐다'는 건 사치스러운 투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그건 우리의 혹독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을 생각하니 드는 생각들이었다.

책을 돌아가서,

그녀는 자신이 '유리 상자에 갇힌 가녀린 인형'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뉴욕으로 떠난다.

유학원을 통해서 F1 유학 비자를 받아 떠난 뉴욕에서의 생활, 초기에는 허탈감과 자괴감도 들었지만 서서히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게 된다.

막연한 동경의 도시였던 뉴욕은 그녀에게 공부와 생활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

때론 아르바이트도 하고, 뉴욕에서 패션쇼에 참여하기도 한다. 학생 비자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지만...

그녀는 어느날 친구로 부터 책 한 권을 선물받게 되는데, 그 책은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스케치를 모아 놓은 책이었다. 그 한 권의 책은 마침내 그녀에게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게 한다.

그림을 그려야 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정하게 된다.

뉴욕에서의 생활 속에서 진짜 '나'를 찾게 되면서 그녀는 현재 아티스트로 한국과 뉴욕에서 활동한다.

책 속에는 자신의 무작정 뉴욕으로 떠나게 된 이유, 그리고 뉴욕에서의 생활, 뉴욕에서의 진짜 자신을 찾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 뉴욕 지하철을 타보는 것은 뉴욕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지도 모른다. 뉴욕 지하철은 뉴욕 특유의 다양성, 역동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어서 뉴욕을 한 눈에 다 담기에 제격인 곳이니까. " (p. 94)

"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면

여행을 떠나라 ." (p. 220)

'진짜 자신을 찾아 떠나라'는 메시지는 어찌 생각하면 청춘들에게는 자괴감만 드는 사치스러운 글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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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읽게 된 <희랍어 시간>을 계기로 한강의 작품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은유적인 표현들로 씌여진 그대로 읽기에는 그 내용 속에 담겨진 의미가 많습니다. 한강의 작품 중에는 동화도 있는데, 참 아름다워요. 그리고 산문집인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는 한강이 직접 부른 노래 CD까지 있답니다. 소곤소곤 속삭이는 듯하지만 한강의 문장은 힘이 있습니다. 작가의 글은 일상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욕망과 삶의 진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멘부커상의 수상은 한강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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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세요... - 미술관장 이명옥이 매주 배달하는 한 편의 시와 그림
이명옥 지음 / 이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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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를 즐겨 쓰던 시절에 편지글 속에 시를 한 편 꼭 담아 넣었다. 그 시절에는 애송시 몇 편 정도는 자연스럽게 읊을 수 있었고, 책꽂이에는 시집 몇 권은 꽂혀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시집을 사거나 시를 읽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를 좋아하세요>를 쓴 '이명옥'은 사바나 미술관장이다. 사바나 미술관은 전시 기획이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관람객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저자는 어릴 적에 가졌던 꿈이 시인이었고 지금도 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끔은 애송시 낭송 이벤트를 가지기도 한다.

그녀는 가깝게 지내던 지인에게 일주일에 한 편씩 시를 추천해 주었고, 그 시를 받은 사람은 추천시에 대한 감상을 보내 왔는데, 이를 '시 큐레이션 서비스'라 말한다.

그래서 추천했던 시들 28편과 그 시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문학작품이나 문장들을 소개해 주고 마지막으로 미술관장답게 미술작품(그림, 사진, 조각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시, 문학작품, 미술작품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 시 쓰기는 꿈과 사랑을 찾는 일이며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라는 뜻이지요." (p. 19)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정지요, 한용운, 윤동주, 김수영, 기형도, 잠, 로버트 프로스트, 예리츠, 마프크 샤갈, 르네 마그리트, 에곤실레....

이렇게 시와 미술작품이 접목된 책으로는 얼마전에 읽은 < 사랑은 시처럼 온다 / 신현림 ㅣ 북클라우드 ㅣ 2016 >이 있는데, 그 책을 읽을 때에 느꼈던 느낌과 같은데, 시와 소설 그리고 그림을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예이츠'의 시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한다>와 마르크 샤갈의 <라일락 꽃밭의 연인들>의 접목이 아름딥게 느껴진다.

*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한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내게 금빛 은빛으로 수 놓인

하늘의 천이 있다면

밤과 낮과 어스름으로 물들인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허나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다.

내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꿈이오니. (p. 46)

이 시를 보면 진정한 사랑이란, 헌신과 희생을 통해서 얻어지는  기쁨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미술작품으로는 연인에 대한 사랑과 동경, 숭배의 감정을 작품에 담는 화가로 잘 알려진 '마르크 샤갈의 <라일락 꽃밭의 연인들>이 소개된다. 샤갈과 부인 벨라의 사랑이야기를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은 두 작품 모두 너무도 좋아하는 시와 소설이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한용운'하면 <님의 침묵>이 떠오르지만, 이 책에서는 <해당화>를 추천시로 담았다. 화가 '이인성'은 '한용운'의 <해당화>에 감명을 받아 같은 제목의 그림을 그렸다.

* 해당화   - 한용운 -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머 일찍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 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 (p. 84)

" 시와 그림은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기다림이라고 말해줍니다. " (p. 87)

'이명호'의 사진작품 시리즈 중의 <나무 2번>의 작업과정을 보여 주는 내용은 사진작가가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힘든 작업을 하는가를 알게 해 준다. 이 작품은 완성하는데 적어도 1년 이상의 고단한 여정을 거치게 되니....

* 바람이 옹이 위에 발 하나를 잃어버린 나비 한 마리로 앉아 - 김선우

봄꽃 그늘 알래 가늘게 눈 뜨고 있으며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좋아

 

먼지처럼 가볍고

물방울처럼 애틋해

비로소 몸이 영혼 같아

내 목소리가 엷어져가

 

이렇게 가벼운 필체를 남기고

문득 사라지는 것이니

 

참 좋은 날이야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참 근사한 날이야

인간이 하찮게 느껴져서 (p. 240)

또한 사진작가 '이정록'의 <나비> 시리즈 중의 <나비 19번>, <나비 7번>은 그 흔한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필름 카메라를 이용하여 장노출로 찍은 사진인데, 황홀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처럼 <시를 좋아하세요>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 등에게 다양한 작품의 접목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기획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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