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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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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는 1940년~1950년대 활동했던 미국의 하드 보일드 소설가이다. 그의 문체와 문장을 집필의 스승으로 삼았던 작가 중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 스티븐 킹', '폴 오스터'와 같은 세계적인 유명작가들이 있고, 우리나라의 작가 중에도 '정유정'과 '정이현'은 집필과정에서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는 챈들러의 소설(하드 보일드 소설)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챈들러가 구사한 '문체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 '레이먼드 챈들러'의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그의 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 '챈들러'의 문체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에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68편이 담겨 있다. 그중의 많는 상당수는 자신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당시 평론가들은 탐정소설을 차별하는 행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챈들러'의 하드 보일드 소설을 신랄하게 비평하거나 편하하는 내용의 비평을 많이 한 듯하다. 그에 대하여 '챈드러'는 그런 비평에 대응하는 편지를 많이 보냈다. 편지글만 가지고는 그 때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없으나, 이 편지들의 끝부분에는 편집자가 전후상황을 설명해주는 글을 첨부했기에 그 편지가 왜 쓰여졌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챈들러'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비하하는 내용에 대한 항의성 편지나 표절시비에 대해서 그렇지 않음을 적고 있다. 어찌보면 유난히 까칠한 성격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로 보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명하는 성격을 가진 작가였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생각도 편지에 담아 놓았다. '애거서 크리스티', '헤밍웨이', '로스 맥도널드', '존 딕슨 카'가 쓴 작품들에 대해서  호의적인 평이 아닌 신랄한 비평을 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는 '날 선 글'로 맞선 작가이기에 이런 편지들은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챈들러'는 <기나긴 이별>을 쓸 당시에 아내 '시시 챈들러'가 폐셤유증으로 투병중이었는데, 당시의 상황과 챈들러의 심정을 편지를 통해서 읽을 수 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챈들러'는 시시 죽음 후에 우울증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알콜 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그녀는 삼십 년 동안 내 심장박동이었어요. 소리의 가장자리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음악이었지요. 정말로 아내에게 보여줄 만함 가치가 있거나, 아내에게 헌정할 수 있는 작품을 쓰지 못했던 것이 나의 가장 큰 후회이자 이제는 해 봤자 소용없는 후회로 남게 되었습니다. " (p. 217)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 자신의 장예식에 대한  글까지 남겨 두었으니, 그의 모든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알 수가 있다.

챈들러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 소설과 추리소설에 대한 생각, 노벨 문학상에 대한 생각, 좋은 글쓰기에 대한 생각, 결혼에 대한 생각 등을 거침없이  편지 속에 담아 놓았다.

이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레이먼드 챈들러'는 어떤 작품을 남겼을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된다. 작가의 성향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응을 한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편지로는 '히치콕에게 하는 충고'인데, 당시 챈들러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했는데, 히치콕의 영화 각색 작업을 맡았으나,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갈등을 겪게 되었다. 그래서 챈들러는 히치콕을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었고, 이에 질세라, 히치콕은 챈들러를 해고해 버리고 그가 쓴 초고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챈들러나 히치콕이나 '한 성질'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신의 작품에 자신감을 가진 작가인 '챈들러'라면 어떤 작품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편지글 속에 담긴 '챈들러 스타일'을 찾을 수 있으리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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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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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는 1940년~1950년대 활동했던 미국의 하드 보일드 소설가이다. 그의 문체와 문장을 집필의 스승으로 삼았던 작가 중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 스티븐 킹', '폴 오스터'와 같은 세계적인 유명작가들이 있고, 우리나라의 작가 중에도 '정유정'과 '정이현'은 집필과정에서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는 챈들러의 소설(하드 보일드 소설)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챈들러가 구사한 '문체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 '레이먼드 챈들러'의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그의 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 '챈들러'의 문체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에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68편이 담겨 있다. 그중의 많는 상당수는 자신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당시 평론가들은 탐정소설을 차별하는 행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챈들러'의 하드 보일드 소설을 신랄하게 비평하거나 편하하는 내용의 비평을 많이 한 듯하다. 그에 대하여 '챈드러'는 그런 비평에 대응하는 편지를 많이 보냈다. 편지글만 가지고는 그 때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없으나, 이 편지들의 끝부분에는 편집자가 전후상황을 설명해주는 글을 첨부했기에 그 편지가 왜 쓰여졌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챈들러'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작가는 자신의 소설을 비하하는 내용에 대한 항의성 편지나 표절시비에 대해서 그렇지 않음을 적고 있다. 어찌보면 유난히 까칠한 성격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로 보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명하는 성격을 가진 작가였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생각도 편지에 담아 놓았다. '애거서 크리스티', '헤밍웨이', '로스 맥도널드', '존 딕슨 카'가 쓴 작품들에 대해서  호의적인 평이 아닌 신랄한 비평을 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는 '날 선 글'로 맞선 작가이기에 이런 편지들은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챈들러'는 <기나긴 이별>을 쓸 당시에 아내 '시시 챈들러'가 폐셤유증으로 투병중이었는데, 당시의 상황과 챈들러의 심정을 편지를 통해서 읽을 수 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챈들러'는 시시 죽음 후에 우울증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알콜 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그녀는 삼십 년 동안 내 심장박동이었어요. 소리의 가장자리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음악이었지요. 정말로 아내에게 보여줄 만함 가치가 있거나, 아내에게 헌정할 수 있는 작품을 쓰지 못했던 것이 나의 가장 큰 후회이자 이제는 해 봤자 소용없는 후회로 남게 되었습니다. " (p. 217)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 자신의 장예식에 대한  글까지 남겨 두었으니, 그의 모든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알 수가 있다.

챈들러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 소설과 추리소설에 대한 생각, 노벨 문학상에 대한 생각, 좋은 글쓰기에 대한 생각, 결혼에 대한 생각 등을 거침없이  편지 속에 담아 놓았다.

이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레이먼드 챈들러'는 어떤 작품을 남겼을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된다. 작가의 성향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응을 한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편지로는 '히치콕에게 하는 충고'인데, 당시 챈들러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했는데, 히치콕의 영화 각색 작업을 맡았으나,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갈등을 겪게 되었다. 그래서 챈들러는 히치콕을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었고, 이에 질세라, 히치콕은 챈들러를 해고해 버리고 그가 쓴 초고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챈들러나 히치콕이나 '한 성질'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신의 작품에 자신감을 가진 작가인 '챈들러'라면 어떤 작품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편지글 속에 담긴 '챈들러 스타일'을 찾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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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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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으로 서럽고
사랑으로 기뻐도
흙이 되어 떠날 것을
바람 되어 만날 것을

그대의 어둠보다
더 깊은 어둠이
내게 기대어와도
그리움은 영원인 것을
<사랑굿 124  중에서>

183편의  연작시 <사랑굿>으로 100만 베스트 셀러가 된 시집으로 잘 알려진 시인 김초혜.

김초혜는 대하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의 아내이기도 하다. 조정래의 자전 에세이를 읽어보면 그들의 만남에서 부터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김초혜의 <사랑굿>은 삶에서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사랑의 감정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써 내려갔기에 한 편 한 편을 읽으면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사랑굿'의 '굿'은 굿판을 의미하는 것이니 사랑은 우리 인생의 한 판 굿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손주는 어떤 의미일까. 내리사랑이란 말이 있듯이 자녀를 키울 때 보다 더 예쁘고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이 손주 사랑이라 할 수 있으리라.

언젠가 시인은 손자들을 가리켜서 '날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이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 손주 사랑의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출간된 김초혜의 책은 시집이 아닌 할머니가 손자(재면)에게 매일 매일 일기를 쓰듯이 써서 주는 편지글을 묶은 에세이이다.

편지글은 200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365일을 손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썼다.

"네가 가는 인생길에는 꽃밭만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 (p.4)으로.

이 글을 쓸 당시에 손자 재면이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중학교에 입학할 때에 입학선물로 주기 위해서 이미 몇 년전에 준비한 선물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어찌 보면 너무 유난스러운 손자 사랑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하루 하루의 편지를 읽어보면 할머니가 손자에게 꼭 남기고 싶은 말들이 담겨 있다.

그 내용 중에는 독서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오는데, 좋은 습관 중의 첫 번째가 책읽는 일이니 하루 10분씩이라도 밥을 먹듯, 잠을 자듯이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재면이의 할아버지인 조정래 작가의 소설을 손자가 커서 읽게 된다면 어떤 느낌으로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될지 궁금해 하는 내용도 나온다. 할아버지는 아무래도 할머니에 비해서 엄하고 무섭게 느낄 수도 있으나 그런 할아버지를 다정다감한 할아버지로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할머니 자신이 종종 읽으면 음미했던 '칼릴 지브란'의 시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이 편지를 쓸 당시에 재면이는 초등하교 2학년, 9살 이었지만 중학생이 되면 줄 편지였기에 그에 맞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독서의 중요성, 공부의 필요성, 인생설계도나 희망에 관한 이야기, 예의, 습관 등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 건강....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특히 눈여겨 볼 내용은 손자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역사의식을 고취시켜주면서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가'를 알려준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하루 하루의 기록이기에 손자와 할머니가 생활하면서 그날 그날 재면이가 했던 행동이나 생각들에 대한 기록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내용이라기 보다는 손자가 두고 두고 읽으면서 깨우치고 다질 수 있는 훈육내용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할머니가 손자에게 주는 교육 지침서이다.

이 책은 비단 재면이라는 손자에게만 국한되어 일깨워 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아니라 그 누구나 읽어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만약, 이 책의 독자가 할머니라면 자신의 손주들에게 이런 365일 하루 하루의 교육 지침을 담은 편지를 써서 선물로 주어도 좋을 듯하다.

어머니들이라면 자녀에게 이런 글들을 노트에 담아서 주어도 좋을 듯하다.

12월 31일

사랑하는 재면아 !

어느덧 1년이 지나갔다. 처음 할머니가 이 글을 시작할 때는 아주 훌륭하고 좋은 이야기를 써서 우리 재면이 인생의 정다운 안내서가 되게 하려고 했다만, 다 써놓고 보니 미진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많이 있구나. 그래도 할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며 날마다 하루씩의 분량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

사랑하는 재면하 1년만 읽고 꽂아두지 말고 해가 바뀌면 다시 또 읽고, 다시 해가 바뀌면 또 읽으면서 영원한 할머니의 정다운 속삭임이라 여겨다오.  (...)

사랑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리라. 할머니의 손자사랑. 그 사랑이 바로 조건없는 사랑, 사랑을 퍼주고 또 퍼줄 수 있는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 아닐까.

누군가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편지. 할머니가 생명의 꽃인 재면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그것은 단순히 사랑만이 담긴 편지가 아닌 손자를 일깨워주기 위한 편지이기도 하다.

" 진흙이 연꽃을 더럽히지 못하듯이 세상잡사 궂응 일들이 네 옷깃에 스치지도 말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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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 수상하지만 솔깃한 어둠 속 인생 상담
한동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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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믿어야 될까? 말아야 될까? 내 경우를 말하자면 점을 보러 점집을 찾은 적은 한 번도 없고, 그 자체를 믿지를 않는다. 누군가 어떤 점술가가 잘 맞춘다고 말한다면 그건 우연이거나 아니면 점집에 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은연중에 흘렀기에 그것을 토대로 맞춘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점집에 가서 자신의 미래를 알아 보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도 많은 사람을 접하다 보면 첫 인상을 통해서, 말 몇 마디를 건네보면 대충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점집 중에는 점을 보러 오는 피점술자들을 위축시키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 점을 보는 방에 들어 오는 순간부터 욕설이나 질책, 호통을 쳐서 점술가가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는 고도의 장치를 쓰기도 하기 때문에 피점술자는 점술가의 말에 고분 고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점을 보고 오는 사람들은 '과거는 참 잘 맞추더라~'는 말을 하곤한다. 아직 점술가가 말한 미래의 예측은 아직 모르는 상태이고, 만약에 미래를 못 맞춘다고 해도 그만이고, 다행스럽게 점술가가 말한 미래의 어떤 부분을 맞춘다면 그 점술가가 '잘 맞춘다'는 이야기만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와 같은 경우에는 점을 본다는 그 자체에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겠지만, 책제목에 이끌려서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유명하다는 점집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곳을 찾은 저자는 과연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느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가장 궁금한 점은  답사 대상이 된 점집에서는 어느 정도의 적중율을 보일까 하는 점이었다.그런데, '혹시나'하는 생각은 '역시나'로 책장을 덮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2012년부터 약 1년간에 걸쳐서 <한겨레>의 '매거진 esc'에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라는 칼럼을 연재하게 되었고, 그것을 이번에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점의 장르에 따라서 신점, 사주점, 성명점, 관상, 손금점, 타로를 잘 보기로 유명한 곳 5곳을 답사하여 각 점에 따른 점집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답사대상이 된 점집은 점집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평가를 얻은 곳들이다. 이런 점집들도 이제는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역삼동 일대에 신흥군락지로 급부상하는 추세라고 하니, 점을 보는 사람들의 수준이 우리들이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수준 이상의 학력과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또한, 점집들은 예약은 필수인데, 몇 주에서 몇 달까지 대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신점은 신내림을 받아 내림굿을 받은 무속인이 점을 친다. 내림굿을 받은 직후가 가장 '신빨'이 좋다.

사주점은 주역, 토정비결 등 각종 고전들을 매뉴얼 삼아 시행되는 지식기반 점술이기에 신점에 비해서는 사주점이 적중율이 높다. 그런데, 사주점을 믿는다면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동명이인은 모두 똑같은 인생을 살아야겠지만 이런 상황을 언젠가 TV에서 추적해 본 경우가 있는데,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성명점은 이름은 사주, 즉 인생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운명철학적 이론으로 이름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름은 한 번 지으면 싫건 좋건 평생을 함께 해야하기에 좋은 이름을 지어야 하겠기에 아이의 이름을 작명소에서 짓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찾게 되는 것이 성명점이다.

관상은 꼭 점집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정도 사람을 접하다 보면 사람의 용모와 성격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로는 대기업에서 사원 면접시에  관상을 보는 사람을 참석시킨다는 말까지 있으나 관상이론에서 뭔가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 관상은 그리 대단한 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손금점은 손금개념도만 안다면 일반인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점이다. 그래서 생명선, 운명선, 재물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여기까지를 우리의 고유한 점이라고 한다면 14세기 유럽에서 사용한 타로카드로 점을 치는 타로점은 서양의 점이다.

타로는 점이라기 보다는 심리 스토리텔링이다. 카드들을 매개로 이야기를 구성해가는 일종의 스토리텔링과정이다. 장단기 미래 예측을 하는 우리의 점과는 달리 타로점은 현재에 대한 조언을 주로 한다.

그래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타로점은 인기를 얻고 있으면 타로 카페까지 등장하였다.

이 책은 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저자의 필치이다. 궁금한 점이 있어서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과는 달리, 점집의 분위기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제3자적인 시각으로 유쾌하게 꿰뚫어 본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트릭을 쓰는데, 과연 점술가는 알아낼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발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점술가에게 이런 눈속임을 써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그대로 점집 답사에 적용해 본다.

관상점을 보러 가면서 티가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성형을 한 여성을 동행한다거나 성명점에 가면서 기혼자를 미혼이라고 속인다거나....

'이래도 맞출 수 있을까?', '아니, 못 알아 보는데...' 와 같은 그런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점집을 찾으면서 신빙성을 검증해 보고 싶은 마음의 표현인데, 바로 그런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다섯 장르의 점집 그리고 서양의 타로점까지 그 의미를 찾아 보고 유명 점집을 찾아 보는 '점집 탐구 에세이'인 이 책은 어떤 것을 얻으려는 생각 보다는 그저 흥미로운 발상에서 출발한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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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인생이 다정해지기 시작했다 - 일, 결혼, 아이… 인생의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세상 모든 딸들에게
애너 퀸들런 지음, 이은선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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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그 시기 마다 그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가질 수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풋풋한 젊음이 있기 때문이고, 노년이 아름다운 것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얻은 삶의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세월 따라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고 키우고, 사회적으로 실패를 하기도 하고 성공을 하기도 하고 활기한 삶을 살기도 하고 권태로움을 느끼기도 하면서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에는 많은 것을 잡으려는 욕망 속에서 살게 되지만 쉰 살이 넘으면서 조금씩 버려야 하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 스무 살에 나는 무엇을 꿈꾸고, 서른에 나는 무엇을 고민했나. 마흔에는 여전히 허둥대는 미숙한 아이에 불과했고, 삶의 종착역을 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 책 속에서)

이 책은 '노년에 가까운 중년'인 이제 막 환갑을 넘은 세계적인 여류작가인 '애너 퀸들런'이 그녀의 딸을 비롯한 세상의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쓴 책이다.

'애너 퀸들러'의 글은 이번에 처음 읽어 보지만 그녀가 미국의 대표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이고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만큼 필치는 날카로운 듯하지만 솔직하면서도 나이듦에서 묻어나는 지혜로움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추천글 중의 '커커스 리뷰'는,

" 지혜로운 명작가가 우아한 시선으로 바라본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 라고 썼듯이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우아한 행복이 책 속에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아해 진다.

   

   

예전에는 예순이라는 나이가 노년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인생의 말년이 아닌 새로운 시기의 시작이기에 작가의 나이쯤 되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니,  저자는 자신이 깨달은 '삶을 관통하는 통찰'을 세상의 많은 딸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쓴 것이다.

 저자가 살아온 날들은 절약이 미덕인 사회였지만 이제는 소비와 쇼핑이 대세인 시대로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버리면서 살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그건 비단 물건에 대한 버림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생각에 있어서도 버려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말해준다.

" 인생의 교훈은 우리가 소유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것 속에, 성공이 아니라 실패 속에 담겨 있음을 마침내 깨닫는 순간이 찾아 온다." (p. 21)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소유, 학창시절, 결혼, 친구, 일상, 종교, 퇴직 후의 삶, 나이듦, 세대차이, 상실, 죽음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그런 이야기들이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기에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에 줄을 긋는 습관을 가진 독자라면 책 속에 밑줄이 잔뜩 그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자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된다.

 

" 우리는 미완의 작품이다. 나만 해도 쉰 살에는 저지르지 않았고 알지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지난 10년 동안 모두 이루어졌다. 앞으로 몇 십 년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분명 그런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들은 꼼꼼한 계획 아래 정중하게 작성한 초대장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리스트 한 귀퉁이에 끼적인 낙서같은 행복한 우연을 통해 찾아온다. " (p. 137)

"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속도에 따라 나이 듦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건지 모른다. " (p. 212)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그리고 그녀들의 이야기>로 이 책의 저자인 '애너 퀸들런과 메릴 스트립의 대화' 가 실려 있다. '메릴 스트립'은 미국의 여배우로 1979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Kramer vs. Kramer〉에서 조애너 크레이머 역으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1982년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에서 소피 자비시토프시카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1998년에는 '애너 퀸들런의 소설 <단 하나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애너 퀸들런'과는 오랜 친구이다. 1문 1답식 대화를 통해서 '애너 퀸들런'의 생각을  좀 더 자세하게 들려다 볼 수 있다.

 '애너의 생각은 너무 대책 없이 긍정적이다.' 라는 세간의 평이 있을 정도이니 그녀의 긍정 마인드를 우리의 삶에 적용시켜 보면 어떨까....

독자들은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오솔길을 걸으며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를 이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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