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게 길은 늘 두 가지예요. 한 길은 기쁘게 얻어 가는 길이고, 한 길은 스스로 길을 잃어 버리기 위해 가는 길이지요. (p.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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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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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김형경이 쓴 <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ㅣ 2009ㅣ 푸른숲>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이별이란 가슴이 아릴 정도로 아프지만 마음 속에 담아 두면 언젠가 잊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니 그 속에서 이별과 상실을 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슬기롭게 이겨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어느날 갑자기 찾아 왔던 아버지의 죽음은 두고 두고 그 슬픔을 이겨나가기가 힘겨웠다. 그래서인지 <좋은 이별>을 읽으면서 슬픔도 치유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는 바로 김형경의 <좋은 이별>과 마찬가지로 상실과 이별 후의 애도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슬픔은 결코 마음 속에 꾹꾹 눌려 놓는다고 좋은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님을 말해준다.

한 달이 넘게 온 나라를, 온 국민을 아프게 만드는 세월호 사고로 인하여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도 그 아픔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게 된다.

이 책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장은,

" '애도'는 치유의 과정이다. 고통을 가슴에만 품고 살지 마라" ( 책 속의 글 중에서)이다.

이 책을 쓴 두 명의 저자인 '안 앙 셀렘 슈창베르제'와 '에블린 비손 죄푸르아'는 프랑스의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다. '안 앙 셀렘 슈창 베르제'는 10대에 여동생의 죽음을 보게 되고, ' 에블린 비손 죄푸르아'는 6개월 된 아들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죽음이 그들에게 엄습하였던 고통을 그들은 제대로 치유하지 못했기에 살면서 힘든 날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 자신들과 같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특히 '안 앙 셀렘 슈창베르제'는 그런 사람들과의 상담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현상과 상황을 제도 안에서 파악하고, 가족적,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 국가적, 심리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한다." (저자 소개글 중에서)

그렇다면 애도할 일은 무엇일까? 이 책을 비롯한 정신분석한 관련책에서 말하는 애도는 광범위한 문제를 다룬다. 죽음, 이별, 해고, 실연, 실패 등을 비롯하여 상실감을 가져다 주는 모든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물론, 사람에게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가족이나 개인, 문화적 기억에 의해 우리가 특별히 애지중지하는 것이라면 모두 해당이 된다.

애도해야 할 일들 앞에서 슬픔을 표현할 수 없었거나, 슬픔을 털어내고 다시 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 경우에는 그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세월호 사고의 자원봉사자가 한 말이  떠오른다. 슬픔 속에 잠긴 실종자 가족 앞에서는 어떤 말을 하기 보다는 묵묵히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

이 책에도 그런 구절이 나온다. 어설픈 위로의 말은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 충고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은 사람에게 충고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p. 20)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는 자신의 내면상태를 바꿈으로써 부정적인 내면상태를 긍정적인 내면상태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까지는 애도에 관한 정신분석학 책에서는 거의 다루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이런 상실이 아닌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상실과 죽음, 즉 수치심을 가질 수 있는 상실과 관련된 내용이다. 자살, 에이즈, 살인, 감옥 수감 등은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기에 이로 인한 상실은 가족들 조차도 드러내고 말할 수 없는, 감추고 싶은 마음이다. 때로는 슬픈 감정을 표현할 수 조차 없기에 이런 경우에는 죄책감과 심각한 우울증을 겪게 된다. 그에 대한 상실감의 치유는 더 힘들다.

" 애도란 중대한 상실이 야기한 스트레스에 개인이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다. " (p. 123)

상실 후에 거치는 단계 혹은 그 과정은 반드시 차례대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서로 겹쳐지기도 하고 왔다 갔다 할 수도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충격과 쇼크 - 부정과 부인 - 화와 분노 - 우울증과 두려움 - 슬픔(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 - 받아들임

그러나 받아들였다고 해서, 용서했다고 해서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잊어버린다는 뜻도 아니다.

그러나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감정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은 180쪽이 조금 넘는 분량의 얇은 책이지만 그 내용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두 명의 저자가 그동안 연구한 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 근거로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하였고 글의 내용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씌여져 있다.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충분히 애도하라. 그리고 다시 삶을 시작하라.“ (책 속의 글 중에서)


우린 삶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이별과 상실에 부딪히게 된다. 그때에 충분히 그것을 애도할 수 있어야 함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 애도 방법도 각 사람에 따라서 같을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 접했을 때에 자기 나름의 비결을 찾아 내는 것도 삶의 연륜이 가져다 주는 것이겠지만 아무쪼록 슬기롭게 그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와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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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다운 글램 다이어트
정아름 지음 / 오픈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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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다운 글램 다이어트>의 저자인 '정아름'을 알게 된 것은 불과 한 달도 안 된다. 그녀가 누구인지 조차 몰랐는데, TV 프로그램에서 처음 보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여러 개가 있는데, 미스코리아. 골퍼, 피트니스 선수, 트레이너, 방송인 등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니 당연히 몸매에는 자신이 있을텐데, 그녀는 한 때 78kg에 달하는 몸무게를 25kg 감량하는데 성공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흔히 여자 아이돌 가수를 비롯한 젊은 연예인들의 몸매는 갸냘프다 못해 쓰러질 것만 같은 바비인형 스타일이 많은데, 정아름은 멋진 근육을 가진 글래머스한 몸매가 돋보인다.

그는 이 책의 저자 소개글 중에 이런 글을 남겼다. " 다이어트는 어렵지 않고, 괴롭지 않다"고.

한때 학생들이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 중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란 말이 있다. 책제목이기도 한 이 책을 읽어 보지도 않은 부모들이 학생인 자녀들에게 이 말을 들먹여서 아이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던 말이다.

아마도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정아름의 " 다이어트는 어렵지 않고, 괴롭지 않다"는 이 말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보다 더 듣기 싫은 말도 안 되는 말이 아닐까....

간헐적 단식, 1일 1식, 황제 다이어트, 감자 다이어트, 요거트 다이어트, 청혈주스 다이어트 등 할 수 있는 다이어트는 다 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다이어트가 싶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말인데,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애써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잠깐 방심한 사이에 나타나는 요요현상은 다이어트 보다 더 힘든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얼마나 효과를 가져다 줄 지는 미지수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좋은 다이어트도 지속적인 관리와 음식조절이 최우선이며, 이것이 습관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한 번 훑어보고 덮어 버리는 책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이 다른 책과 차별화된 점은 무조건 예뻐지는, 살만 빼는 그런 목적이 아닌 행복한 인생을 위한 자기관리와 건강관리를 위한 책이란 점이다.

정아름이 171cm의 키에 58kg의 체중을 가지고도(지금은 51kg 정도)  건강미를 돋보였던 것은 그녀가 강조하는 " 체중계의 숫자에 집착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체중 보다는 비주얼적 사이즈 감소와 체성분에 집중하는 몸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 내실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1. 몸에 대한 인식을 재정비하는 것

2. 운동과 바른 식생활.

3. 인내심과 노력이다.

정아름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리얼 다이어프 역사'를 공개한다. 첫 번째 다이어트, 두 번째 다이어트, 그리고 세 번째 다이어트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는다. 다이어트도 힘들지만 다이어트 후에 폭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는 다이어트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경험이다. 그 과정들을 거치면서 찾아낸 것이 바로 정아름의 글램 다이어트이다. 매력적인 다이어트.

그래서 그녀는 이 책 속에 다이어트 종류, 운동법, 다이어트 음식 레시피까지 꼼꼼하게 적어 두었다.

* 모든 다이어트 식단에 적용되는 룰

1. 수분 섭취 - 하루 2L 정도, 운동을 할 때는 최소한 500ml의 수분을 섭취한다.

2. 입맛 바꾸기 - 염분 섭취를 줄인다. 매운 맛의 추가는 도움이 된다. 단맛을 줄인다.

3. 단백질 - 양념, 소금을 넣지 앟는 상태로 1회 섭취는 150g 정도. 단백질 양은 되도록 줄이지 않는다.

4. 탄수화물 -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은 것이 탄수화물이다. 하루 총량 300g 이 넘지 않도록 한다.

5. 채소 - 매끼 채소를 포함한 식사를 하는 습관, 그러나 채소도 조리법이 중요하다.

6. 먹는 타이밍 - 자신의 일상에 맞는 식사시간을 정한다.

그리고 '쉽고도 효과적인 다이어트 레시피'를 10가지 소개한다.

다이어트 후의 컨트롤은.

" 좋아하는 음식을 찾고, 자신의 스타일을 분석하여 해나간 다이어트는 '다이어트'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이 되므로 그 이후 요요현상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 (p. 148)

마지막으로 '내몸을 가장 효율적이고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는 운동법' 5가지 동작을 알려준다.

이 책은 다이어트와 관련된 책 1~2 권 정도만 읽었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다이어트에 관련된 내용을 알아 본 사람들이라면 별로 새로운 내용을 찾을 수 없다. 그만큼 가장 흔하게 우리들이 하고 있는 다이어트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해서 체중을 빨리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운동 보다는 굶기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절대로 굶는 것은 올바른 다이어트가 될 수가 없다.

적절한 운동관리와 음식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생활화 되어야 한다.

정아름은 자신이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도 했고, 각종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이기에 자신의 활력에 찬 모습을 가져다 준 다이어트를 많은 독자들과 공유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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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고대 문명의 수수께끼 - 기원전 1만 년, 새로 쓰는 인류의 문명 연대기
필립 코펜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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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과서나 역사관련 서적을 통해서 알고 있는 역사가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시대의 내용들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 것을 생각한다면 글로 쓰여지지도 않은 그 이전의 고대 문명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대 문명 이전에는 선진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만약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라진 고대 문명이 존재했고, 그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전 발견사항이 있다면 역사는 다시 씌여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라진 고대 문명의 수수께끼>는 우리들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고대 문명이전의 사라진 문명,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유물, 유적들이 발견되었을때에 고고학자나 과학자들이 어떻게 대응하였는가에 대하여 자세하게 밝혀주고 있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되는 이야기들 중의 일부는 검증되지 않은 추측에 불과한 내용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이 시점에서 역사에 관련되지 않은 일반인들도 학계의 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해 준다.

 

이 책의 저자인 '필립 코펜스'는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작가, 고대의 역사와 미스터리에 관련된 글을 쓰는 대체 역사 전문가이다. 대체역사란 역사와 신화의 경계를 걸어가는 학문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신화나 전설 또는 동화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임을 증명하는 내용들이 많이 소개된다.

특히 저자는 고대문명 이전인 기원전 만 년에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달한 문명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는 약 2만년 전에 그들의 수렵 생활을 그려놓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 벽화가 그려진 위치도 세심하게 선택된 장소로 지금의 성당의 의미를 가진 신성한 지식들을 간직한 선사 시대의 종교적 성소라고 말하니 우리가 배운 지식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트로이 전쟁으로 알려진 트로이는 꾸며낸 도시라고 생각했지만 19세기에 와서 하인리히 슐리만이 실존의 도시라는 것을 밝혀낸다. 이런 사례는 그래도 그리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대 문명 이전의 문명에 대한 내용은 그를 입증할만한 유물과 유적이 없다면 관심 조차 가질 필요가 없는 이야기겠지만 그는 그에 대한 증거를 자세하게 제시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저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4천 년 전에 이집트에서 고대문명이 발생했지만 그 보다 훨씬 이전인 기원전 1만 년을 전후하여 선진 문명이 존재했다는 것인데, 그에 대한 증거 자료는 예리코나 차탈 회 위크에 관한 탐사이다. 이런 고고학적 발굴로 어떤 것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학계의 반응은 현재 알고 있고 인정되는 현상을 유지하는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새로운 경계와 범위를 넓히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차라리 무관심하다면 다행이겠으나, 새로운 사실이나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경우에는 그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고고학자들은 새로 발견된 문명에 대해 관대한 접근을 하여 사실(진실)을 밝히려는 노력 보다는 나타난 사실들을 은폐하고 파괴하고, 심지어는 발굴자에게 비난을 하고 독설을 서슴치 않는 경우까지 있다. 이런 사례는 프랑스 글로젤 지역 유물 발굴과 보스니아 피라마드의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이집트는 중앙 아메리카에만 존재했을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중국의 피라미드, 그리고 보스니아의 피라미드 등,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여러 시대, 여러 문명에 걸쳐서 건설되었다는 설이 있다.

보스니아의 피라미드는 지금까지 발견된 피라미드 중에 가장 오래된 피라미드라고 추측되고 있는데, 자연언덕을 활용하여 피라미드 구조를 갖춘 인공적으로 조성된 구조물인지, 아니면 맨 땅에 지어올린 구조물인지 다각도의 탐사와 여러 방향의 추론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기존의 피라미드의 패러다임을 흔들어 놓을 여지가 있는 경우이기에 앞으로도 이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일리아스> 이야기 속의 트로이는 19세기에 발견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어떤 학자는 <일리아스>를 역사적 테스트가 아닌 천문학 테스트로 보기도 하는데, 그것은 책 속에 별이름 650개, 별자리  45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리아스>의 경우에도 트로이에 대한 탐구는 허구로 생각했던 것이 진실이 되기는 했지만 그 연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콜롬부스가 발견하기 이전까지는 존재 조차 몰랐던 신대륙. 청동기시대는 유럽에서만 찾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북아메리카 전역에서도 문명의 잔해는 발견된다. 특히 청동기 시대의 구리와 주석이 아메리카에서 채굴되었으나 사용 흔적은 없고, 오히려 유럽에서 그 사용량이 많았으니 이를 통해 선사시대에 구대륙과 신대륙이 접촉했을 것이라는 증거를 찾아 내려는 움직임도 있다.

기자 피라미드 보다 더 오래된 피라미드를 가진 신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카랄.

카랄의 발견으로 서로 다른 대륙에서 거의 동시에 농업이 발전하여 새로운 생활 방식이 전개되었음을 증명하기도 하는데, 카랄이 본격적으로 탐사된 것은 20 여년 전부터이니 앞으로 어떤 새로운 문명, 새로운 도시가 발견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사라진 문명이라면 생각나는 1만 2천 년 전에 사라진 아틀란티스는 허구의 역사, 가식의 역사라고 말하지만 이미 플라톤과 그리스의 학자들은 역사적 근거를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대 문명 이전의 선진 문명에 대한 탐사와 발굴에 대한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저자는 기원전 1만년  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한 연구와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고대 문명을 어디까지 밝힐 수 있을까.

물론, 저자는 많은 부분을 밝힐 수 있는 탐사에 대한 확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학계에서 이런 점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시 씌여져야 할 역사적 부분들이기 때문에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경우에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저자가 소개하는 사례들을 보면 새로운 사실을 숨기거나 조작하는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그건 학자로서의 양심에 벗어나는 행동이 아닐까.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 그 이전의 문명을 파헤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역사적 지식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좀더 세밀하게 찾아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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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물건들
김선미.장민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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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趣向)의 사전적 정의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말한다. 영어로는 taste, liking, preference라고 한다. 이건 취향에 관한 단순한 정의인데, 취향은 "세심한 시각으로 발견한 자신의 지향을 오랜 시간 깎고 다듬고 버려내어 내재됨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아챌 수 있는 어떤 아우라" (책 속의 글 중에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에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유행만을 따라 가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거기에는 기업이 의도하는 고도의 숨겨진 마케팅 전략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취향을 유도하고 조작하는 것도 한 몫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취향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티스트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에서는 좀더 선명한 취향과 맥락있는 심미안을 지녔을 것으로 생각되는 디자이너관련 분야의 대학교수, 그래픽 디자이너, 안경 디자이너, 슈즈 디자이너, 건축가, 포토 그래퍼 등 11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소장하고 있는 그들의 취향을 엿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물론 그들이 아끼는 물건들, 수집하는 물건들은 그들의 직업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을 통해서 그들의 취향이 어떻게 그들의 직업적과 연관성이 갖고 있는가는 엿 볼 수 있다.

"좋은 취향은 (...) 한 사람의 삶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수렴되는 기준 같은 것. 그 기준이 누적된 경험을 통해 더욱 명료해지면서 믿음직한 또 다른 취향이 아무렇지도 않게 툭 내어 놓는 것. (...) " (p. 47)

11명의 인터뷰이 중에서 첫 번째 인물은 한국 최초의 디자인 멀티 공간 aA 디자인 뮤지엄 내의 aA 디자인 갤러리 대표인 '강승민'이다. 그가 선보이는 펠리컨 체어. 1940년대 제작된 덴마크 디자이너 '핀 율'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초록색 바탕의 페리컨의 부리 모양을 연상시키는 의자 모양에 노란색 쿠션. 좀처럼 다른 가구들과 어울리지 힘든 독특하고 튀는 의자이다. 이 의자를 중심으로 그녀의 예술에 관한 행보를 들려주는 인터뷰이. 살아 숨쉬는 듯한 의자를 보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어떤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 삶과 일상을 창조하는 그녀의 세계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새빨간 애플 랩탑, 이런 레드를 '페라리 레드' 라고 한다. '페라리' 하면 레드가 떠오를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색인 레드, 화려하고 강렬한 페라리 스포츠카의 컬러에서 착안한 페라리 레드의 랩탑.

개성이 넘치는 랩탑의 주인인 '박영하' 뉴욕 카림라시드사 그래픽 디자이너인 그는 취향이란 " 자신만의 영역을 표시하고 드러내는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방향"(p. 46)이라 말한다. 그는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의 존재를 보여준다.

'모자'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나는 영국 여왕이 생각난다. 여왕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모자. 1930년~1940년대의 여배우들이 즐겨 쓰던 모자. 스포츠 모자가 아닌 잘 차려 입은 정장의 마지막 코디는 분위기 있는 모자였던 시대가 있었다. 부의 상징이기도 하고, 위엄의 상징이기도 한 모자.

그러나 우리에게 모자(정장 모자)는 그리 낯익은 물건은 아니다. 슈즈 디자이너의 빈티지 모자. 빈티지숍에서 모자를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자를 고르는 슈즈 디자이너 '한정민'

오브제 디자이너인 '한성재'는 "나무, 가죽, 황동이예요, 저한테 취향이라는 건 재질 혹은 질감과 연결된 문제이지요. (...) 좀더 정확히는 과거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옛날 물건들의 소재가 그 세 가지로 수렴되더라고요. " (p. 141)

그가 내민 물건은 '해밀턴 회중시계'이다.

이 책에 나온 11명의 아티스트 범주에 속한 사람들의 물건들을 보면서 그들의 취향을 짐작할 수 있다. 강렬함을 느낄 수 있는 물건, 빈티지한 물건...

그 물건들은 그들의 일상과 직업, 가치관 등을 그대로 말해준다. 그래서 '그의 물건을 보면 그가 보인다' 라는 말이 있는가 보다.

우리가 같은 목적으로 고른 물건들에도 고른 사람의 취향이 담겨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내면적 본질은 없어지고 유행따라서 이리 저리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자신의 취향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이 가장 좋하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에 자신의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물건은 어떤 것일까?

"선천적인 영역이 있지만 취향이란 습득되는 것이고, 계발되고, 발전되는 것이다. " (p. 233)

자신의 취향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의 물건을 통해서 그들의 삶의 숨결과  예술 세계의 안목을 들여다 보는 재미를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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