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물고기 - 연어 이야기
고형렬 지음 / 최측의농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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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출판사 '최측의농간', 아주 작은 출판사이다. '최측의농간'에서는 이제까지 2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2015년 가을에 <무를 향해 기어가는 달팽이/ 박재현 ㅣ최측의농간 ㅣ 2015>, 그리고 이번에 <은빛 물고기>

    

요즘은 각 인터넷 서점에서 중고책을 판매하기 때문에 읽고 싶은 책들을 중고서점에서 사서 읽을 수도 있지만 출간된 지 오래된 책들, 절판된 책들은 중고서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는 없다.

'최측의농간'에서는 읽고 싶은데, 여러 이유로 인하여 구할 수 없는 책들이지만 꼭 읽고 싶은 책들을 출판하는 출판사이다. 이 출판사에서는 이제 2 번째 책을 출간하지만 출간하고 싶은 책들의 리스트를 100 권이상 가지고 있고, 이미 저자들이 흔쾌히 복간을 동의해 준 책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들은 그동안 읽고 싶었지만 읽을 수 없었던 책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은빛 물고기>는 그동안 2번 출간이 된 책이다.

1999년 11월에 '한울'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2003년 10월에는 '바다출판사'에서 개정판이 나왔다. 그러나 두 번의 출간에도 불구하고 모두 품절이 되거나 절판이 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고형렬'은 1979년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인데, 장자의 시인이라고 불린다. 아직까지 시인의 시를 접한 적이 없기에 시의 경향을 알지 못했으나 <은빛 물고기>를 읽으면서 시인이 약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연어를 추적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생태를 묘사한 글에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미 연어에 관한 이야기로는 '안도현'의 <연어> <연어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2권의 책이 동화이기는 하지만 연어의 모천본능의 여정을 통해서 비록 물고기임에도 인간이 본받아야 할 점들이 너무도 많음을 느꼈다.

  

<연어>는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삶의 본질과 존재의 아픔을 느끼게 해주었고, <연어 이야기>는 돌아온 연어가 알을 깨고 나와서 힘겹게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끈, 나와 너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너무도 감동적인 동화였다.

그런데 <은빛 물고기>는 400페이지 넘는 분량을 연어 이야기로 꽉 채우고 있었다. 잠깐 여기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살펴보면, 시인은 국내 오지 곳곳을 방황하던 중에  태백산 열차 안에서 연어가  남대천으로 돌아온다는 찢겨진 신문 한 귀퉁이의 기사를 읽은 후에 이를 계기로 오십천과 남대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것이 약 10년이 넘는 세월을 연어의 여정을 쫒아다니면서 관찰하고, 이와 관련된 조사를 하게 되는 계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속초의 사진리라는 어촌 마을이었으니, 이 책의 배경인 태백산맥 줄기의 강원도, 동해바다와 일치한다. 

과연 연어에 대한 추적이 얼마나 사실적이고 구체적일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면 이 책을 읽는 순간 그런 의문은 싹 가시게 된다.

마치 연어의 회귀본능을 연구한 논문과도 같은 학술적 의미까지 담고 있는 책이다. 연어가 그들이 알에서 깨어난 곳에서 어떻게 태평양까지 가는지, 어디 어디를 거쳐서 가는지, 연어에게 적합한 수온은 몇 도인지, 언제 돌아오는지, 어떻게 알을 배고 낳는지, 그리고 그 알들은 또 어떻게 자라는지.....

참으로 경이로운 기록이다. 아니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답고 정성스러운 문장들이 빚어져서 영롱하게 책 속에 담겨져 있다.

그가 만난 사람중에 고인봉옹은 시인이 그를 찾았을 때에 10년 전까지만 해도 신기까지 연어가 올라왔은데, 개발로 인해 하천이 오염되면서 연어을 볼 수 없다는 말을 하는데, 보로 막혀서 올라가지 못하는 연어들이 그끝에서 자신의 고향인 상류쪽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애처러운 광경이었을까.

연어는 개발로 보가 생기거나 환경오염된 곳에는 다시 가지를 않는다고 한다. 물론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가기 마련이니 그곳에서 알을 까지 않았으니, 그곳은 이제 연어의 고향은 아닌 것이다.

남대천은 은빛 물고기인 연어의 고향, 연어들의 모태가 시작된 곳, 모성이 돌아와 죽는 곳, 강돌 밑 수정란들이 잠을 자고 있었던 곳, 그들은 치어가 되어서 이곳을 떠나면 양양앞 바다, 동해, 오호츠크해, 쿠릴열도, 베링해를 건너서 북태평양으로 간다. 그리고는 열 계절이 바뀐 3년 뒤에 그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왜 연어는 그곳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올까?'

연어들이 회유하는 비밀을 알 수는 없지만 연어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물론 남대천을 떠난 200마리의 연어 중에 돌아오는 연어는 3마리 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거센 파도와 큰 물고기들의 밥이 되는 힘겨운 여정을 견뎌냈을 경우이다.

그 보다 더 애처로운 것은 연어는 알을 한 번 낳으면 다시 알을 갖지 않는다. 안전한 곳에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그 위에 하얀 액을 뿌려서 수정을 해 놓고는 힘겨운 일생을 마친다.

산란 후에 연어는 암컷은 암컷대로, 수컷은 수컷대로 처참한 몰골로 변하여 물살에 떠다닌다.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그렇게 곱던 은빛은 온데 간데 없고, 은빛은 퇴색하고 꼬리는 잘려나가고...

연어 부부는 죽을 때도 동시에 같은 시간에 생명이 끊어진다.

연어알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추위와 물살을 견디고 큰 물고기의 위협을 피해서 한 마리의 연어가 된다.

요즘은 다큐멘터리로 회귀하는 연어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그런 프로그램도 있기는 하지만, 이미 1999년에 10년의 긴 시간을 끈질기게 추적하여 이런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하니 시인의 기록이 장엄하게 느껴진다. 물론, 시인의 문장은 충분히 아름답다.

그런데, 이렇게 긴 연어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 이야기는 연어의 생태계를 이야기하면서 인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탄생을, 추억을, 삶을, 관계를...

책 속에는 불교의 섭리도 담겨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경이로움과 함께 경건한 마음 자세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책표지는 단초롭다. 연한 푸른빛에 책제목, 저자이름 부제, 그리고 출판사명만이 덩그마니 씌여져 있다. 그 흔한 연어 그림도 찾아 볼 수 없다.

절판된 책을 세상의 독자에게 읽히겠다는 그 마음만이 담겨 있기에 그런 책표지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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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사회 -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는 충동인류의 미래
폴 로버츠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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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산뜻하다. 책표지의 앞면에는 근시사회 시력검사표가 실려 있다. 시력 0.1에 해당하는 곳의 가장 우측에는 2016, 시력 1.2에 해당하는 가장 우측에는 2050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2016년을 보고 있을까, 아니면 가까운 미래인 2050년을 바라보고 있을까?

2016년 현재만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멀리 2050년을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2050년은 전혀 보이지 않는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기에 이 책에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게임에 몰두하여 가상세계에 묶여 있는 사람, 손가락 몇 번 까딱거리면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들이 몇 시간내에 도착하는 세상을 즐기는 사람, 우리 보다는 나, 가족 보다는 나만을 생각하는 자애심에 빠진 사람....

 

이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이 책에서는 근시사회, 충동사회라고 표현한다.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충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근시안적인 사회가 되고 있다. 충동사회가 된 배경, 충동사회의 현상, 충동사회를 헤쳐나가야 하는 이유 등을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인 '폴 로버츠'는 <석유의 종말>, <식량의 종말>을 쓴 저널리스트로 비즈니스와 환경문제를 주제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충동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요즘 읽은 책 중에 <G2 불균형>과 < 이노베이터>가 이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건 충동사회가 되는 과정을 미국의 전후 경제발전과 변화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후 경제 호황으로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며 성장세를 거듭했지만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경제발전에 브레이크가 작동하면서 물가가 서서히 오르고 미국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침제기를 맞게 된다.

아시아와 유럽이 새로운 경쟁상대국으로 등장하고, 원유 수출국인 중동지역이 떠으르게 되면서 미국은 경제 위기를 겪게 된다. 미국인은 정부의 경제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믿음이 흔드린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도록 정부의 규제가 풀리면서 1990년대에 다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미국 기업들은 공공재 생산을 더 이상하지 않게 되면서 생산성 혁명에 들어가게 된다.

충동사회의 이야기는 이 전환기에서 시작된다. 물론, 1990녀대 초반 디지털 기술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도 근시안적 사회가 되는데 한 몫을 한다.

미국사회는 사화의 밑바탕이 되는 기초조직과 기본 전제를 불신하게 되었고, 경제는 승자 독식주의로 소득 불평등과 기업의 만행, 주기적인 시장 붕괴가 되었으며, 소비문화는 소비를 부추기며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사적이익을 세뇌시켰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 단기주의, 경제 불평등, 우리 보다 나를 앞세우는 문화 등은 불가피하고 효율적 사회경제의 논리적 귀결이라고 생각하게 되니, 사회적 진보의 종착점이 충돌 사회라고 믿게 되었다.

♥ 충동사회의 특징을 살펴보면,

* 끊임없는 자아표출 욕구가 도를 넘고 또 만연해지면서 일상의 핵심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 자기 중심적 문화와 규범과 기대감 때문에 시민사회다운, '사회적' 행동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고, 나와 다른 견해는 용인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자기몰두형 경향이 짙은 사회이다.

* 뭘 해도 상관없는 문화, 쉽게 벌어 쓴 문화.

* 헌신이나 배려을 인정하지 않는 자기애적 성향이 짙은 사회.

* 소유욕이 기생하는 소비자 경제이다.

저자는 충동사회의 해결책으로 '공간 만들기'에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근시사회를 종식시킬 해법을 살펴본다.

우리들이 생각해 볼 문제들을 간추려 보자.

* 우리 경제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 경제적 우선 순위와 그 가치는 무엇인가

* 수익을 자본쪽으로 몰아주어야 할까, 아니면 노동자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까

* 점진적 혁신과 빠른 수익에 몰두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가

*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지킬 수 없게 만드는 경제 질서를 용인해야 할까, 아니면 근면 성실한 가족들에게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 세대처럼 기회와 안전을 누리게 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경제 질서를 세우는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미국사회의 소비자와 기업 문화, 정치, 노동, 건강, 의료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미국의 이야기인 듯하지만 결국에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는 않다.

♣ 그렇다면 충동사회를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공동체의 회복을 든다. 국가 공동체의 회복, 정치의 복원을 말한다. 그리고 노동의 가치에 대한 내용도 담아낸다.

<근시사회>는 독자들에게 좌파와 우파라는 틀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효용을 추구하는 세상으로 돌아갈 것을 제시한다.

한 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현대인, 아니 당장 눈 앞에 벌어지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는 현대인...

미국사회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그리 동떨어지지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린 2016년 오늘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근시안적인 시각이 아니라, 좀 더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그런 시각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처음에는 '충동사회', '근시사회' 이런 단어들 조차도 낯설게 느껴지는 책이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많은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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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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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는 책을 손에 넣는 순간, 주석을 포함하여 745쪽에 달하는 분량에 압도당한다. 그리고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이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전기 전문작가라는 점도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평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은 약 1000 쪽에 달하는 '잡스'의 전기인 <스티브 잡스>를 썼는데, 그 책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전기이다.

나도 이 책을 여러 날에 걸쳐서 읽으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스티브 잡스'의 생애 및 그의 정신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쓸 당시에, '아이작'은 '잡스'와 함께 어린시절의 살았던 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잡스'와 그의 주변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들은 '잡스'의 어린시절부터 애플의 창업과정 등의 모든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아낼 수 있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인정한 공식 전기이다.

또한 이 책의 옮긴이 중의 한 사람인 '정영목'은 내가 읽었던 책들 중의 많은 책들이 그에 의해서 번역되었을 정도로 잘 알려진 번역가이다.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읽게 된 <이노베이터>는 디지털 시대의 혁신이야기로 혁신을 위해서 활동을 한 선구자, 해켜, 발명가, 기업가들의 이야기이다.

 

기존의 서적에서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책에서는 혁신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이 누구이고, 그들의 정신은 무엇이며, 그들의 창조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기존의 책들에서 다루던 이야기인 혁신가들의 창의성이나 열정, 도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혁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 즉 팀워크의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협업적 창조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학 기술의 혁신은 혁신가 한 사람만의 결과물이 아닌 협업의 결과물이다.

상상력이 풍부하거나 창의적 발명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세상에서 와해적인 아이디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현실을 바꿀 수 있었는가는 협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와 관련하여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들을 살펴본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생각했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었다. 혁신가들의 이야기가 포괄적인 과학 기술을 비롯한 전반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내용은 컴퓨터의 역사를 개괄하면서 혁신가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마디로 컴퓨터의 전반적인 역사를 관통하는 혁신가들의 창조적 사고와 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이 책만큼 컴퓨터의 역사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책도 흔하지는 않을 듯하다.

이 책의 시작은 시인 바이런의 딸인 '에이다 바이런'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에이다 바이런'의 딸의 이야기로 끝맺는다. 영국 '배비지'는 1830년대에, 다함 함수를 표로 만들고 디지털 방식으로 미분방정식의 해답의 근사값을 얻는 차분기관, 주어진 프로그래밍 명령에 기존하여 다양한 연산을 수행하는 범용 컴퓨터에 해당하는 해석기관, 그리고  자카르 방직기를 발명하였다. 이런 기계들은 충분히 컴퓨터의 시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당시에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에이다 바이런'은 그 기계들를 이해하고 수 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까지 상징적 표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이다'는 이 기계들에 대한 주석을 달아 놓은 글에 100년 후의 컴퓨터의 4가지 개념을 분석해 놓았다.  기계를 만든 '배비지'는 창의성은 있었으나 거기까지가 한계였고, 컴퓨터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에이다'는 이 기계가 산술작용 뿐만 아니라 범용기계가 될 수 있다는 것까기 생각해 냈다.

 이 책 속에는 많은 컴퓨터 관련 혁신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저자인 '아이작'이 전기 작가이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전기형식으로 써내려가면서 그들의 발명이야기를 써내려가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앨런 튜링의 경우에는 그에 관한 책을 읽은 지 얼마 안됐기에 그 책 속의 이야기를 상기시킬 수 있었다.

협업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사례로는,

전자적인 디지털 컴퓨터를 최초로 구상한 선구자인 '존 빈센트 아타나소프'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창조성을 함께 생각하고 의논할 대상이 없이 홀로 연구를 하게 되는데, 생각은 비범했으나 협업의 기회가 없었기에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했고, 자신의 발명품을 특허를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존 모클리'에게 보여주고 그 기계에 대한 설명을 해주게 되는데, 그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존 모글리'는 역사상 최초의 범용 전자 컴퓨터를 만든다.

이를 알게 된 '아타나소프'가 소송까지 하게 되지만 그의 기계는 한 번도 작동을 하지 않았으며, 그가 만든 컴퓨터가 무슨 기계인지도 모르는 대학원생에 의해서 해체되었다고 하니...

위대한 혁신은 많은 출처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디어들이 합쳐진 결과물임은 상기시켜준다.

컴퓨터의 탄생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혁신은 선지자와 엔지니어의 협업이 포함된 집단적 노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가들은 자신만의 방법에 고집을 내세우게 되면 앞서 가기 보다는 뒤처지게 된다.

" 아이디어란 한 개인에 의한 독창적인 생각보다 그룸에서의 반복적인 상호 작용으로 인해 형성되는 것이 더 큰 것이다. 어디선가 뚝 떨어진 한 줄기 번개보다는 아이디어간의 상호 마찰을 통해 불꽃이 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 (p. 161)

컴퓨터의 발달 과정에서 트랜지스터의 등장은 몇 명의 천재들의 상상력이 아닌 다양한 재능이 혼합된 결과물로 탄생한 혁신적인 기술이다.

마이크로칩의 경우에도 트랜지스터의 불안정함을 개선하였는데, 이에 큰 성과를 낸 '킬비'와 '노이스'의 경우를 보면 '킬비'는 하나의 칩 위에 소자를 집적하는 방안을 생각해 냈고, 소자를 제대로 연결하는 방법은 '노이스'에게서 나온 생각이다.

또한 효율적인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은 노이스식 설계이다.

아이디어의 기초는 '킬비'였지만 실용화는 '노이스'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니 마이코로 칩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도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을 수도 있었지만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이다.

인터넷의 경우를 살펴봐도 역시 협업에 의한 혁신임을 알 수 있다.

"인터넷 발명에 가장 공이 큰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할 수 있을까?

인터넷은 부분적으로는 정부에 의해, 부분적으로는 사기업에 의해 구축되었지만, 동료관계로 일하며 자유롭게 창조적 아이디어를 공부하던 느슨하게 결합된 무리의 창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등의 이야기도 간략하게 쓴 전기를 읽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자의 전기 작가로서의 명성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살펴본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 책은 '디지털 시대를 창조한 혁신의 이야기'이다.

1. 창조성이 협업 과정이다.

과학기술에 있어서 창조는 고독한 천재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 보다 팀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 훨씬 많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수많은 발명가들은 팀워크를 통해 대부분의 발전을 이루었다.

2. 디지털 시대는 혁명적으로 보일지라도 이전 세대들로부터 전해져 온 생각들을 확장하는 작업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협업은 동시대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뤄지지만 세대간에도 이루어졌다.

3. 디지털 시대의 혁신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유익하다. 사람들은 함께 있을 때 더 협업적이 되고 혁신적이 된다.

4. 선견지명이 있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과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실무형 관리자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행되지 않은 비전은 망상이다.'

5. 인터넷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협업을 촉진한다.

예 : 구글의 페이지 순위, 위키피디아 항목,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GNU/ 리눅스 소프트웨어

이 책에는 디지털 시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들의 창조성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시도는 협업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컴퓨터, 디지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디지털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비단 디지털 분야에서만 협업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고집만을 내세우는 것이 결국에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저자가 말하듯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간에 동료들과의 협업은 중요하다. 협업이란 반드시 직장동료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이전 세대들에게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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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8: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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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9: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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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스티븐 로치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주요내용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 열쇠하는 생각을 가지고 쓴 책이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협력일까, 아니면 대결일까?'

그리고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미국의 과잉 소비가 중국의 지속 불가능한 성장을 유지하는 동력이 되었고, 중국의 성장은 미국의 과잉 소비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소비자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소비파티를 꺼지게 되면서 중국의 인위적 수출 호황은 기세가 꺾이게 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짜 호황의 덫에 걸려 있던 미국과 중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저자는 지금과 같은 G2의 경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서부터 현재의 인위적 불균형 상황,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

책의 내용은 G2의 현대사에서의 두나라 경제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가면서 두 나라가 어떻게 경제적으로 연결되었는가를 살펴보는데, 특히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던 내용은 두 나라의 경제 정책의 입안자인 중국의 주룽지와 미국의 앨런 그리스피 그리고 중국의 원자바오와 미국의 벤 버냉키의 성장과정부터 그들이 자국의 경제 정책을 수립하게 되는 배경과 그 정책이 오늘날에 어떤 경제 상황을 만들어 놓았는가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은 책의 2부의 내용이었다. 이런 내용은 어떤 책에서도 읽을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저자에 대한 설명과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 ***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로치'에 대해서 살펴보면, 그는 1945년생으로 위스콘신대를 졸업하고, 뉴욕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브루킹스 연구소 (대표적 싱크 탱크)의 경제 분석가, 미국 중앙은행 연구원을 거쳐서 현재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이다. 또한 월가에서 30년 넘게 경제학자로 활약을 하였으며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1990년대 말 모건 스탠리 세계 경제팀의 수석 연구원으로 당시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접하면서 경제학자들의 예측이 빗나간 것에 대해서 강한 충격을 받게 된다.

그래서 1997년에서 1998년까지는 중국을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그 원인을 분석하게 된다. 그리고 2007년 모건 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역임하게 되고, 2008년에서 2009년의 미국의 경제 위기와 침체를 접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1990년 말부터 이런 상황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을 담은 책을 쓰려는 생각을 가지고 오랜동안 많은 경제학자와의 교류,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세상에 나온 책이 바로 <G2 불균형>이다.

몇 년전에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련 서적을 읽었었는데, 그 때에 읽었던 내용 보다도 더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내용들로 가득찬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또한 저자의 말처럼 그가 미국 경제학자라고 해서 미국에 유리한 편파적인 내용을 담아 놓은 것이 아니라, 중국과 미국의 상황을 같은 잣대로 분석한다는데 신뢰가 가는 책이다.

** 간략하게 정리한 책의 내용 **

1부 : 의존성이라는 함정.

중국이 경제기적을 이루게 된 핵심 동력은 수출과 투자를 기반으로 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실용적인 해법을 찾아 실행에 옮겼다. 이로 인하여 중국은 서방 세계의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세계의 생산자'가 되었다. 미국은 만족을 모르는 자국 소비자의 탐욕적 소비 욕구를 채워주기 위하여 중국의 저가 생산 시설과 값싼 자본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로 인하여 미국은 세계적인 소비국이 된다.

그런데 최근 중국은 지속 불가능한 제조업 수출 모형에서 벗어나 내수 진작과 서비스업 주도의 성장 모형을 골자로 기초 경제를 안정화하려는 새로운 전략을 채택한다. (현재, 중국은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경제 정책을 추진중)

중국의 내수 경기가 되살아 나면 저축률은 감소하고(현재 중국은 과잉 저축국)국제 수지 흑자가 줄어들면서 달러화 기반 자산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게 되고 미국은 세계 최대의 채권국에서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방향 전환에 대응해야 하며, 미국의 선택과 결정은 중국과의 의존관계라는 기본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의 균형화 전략은 미국의 장기적 경제 부흥을 이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은 수치만으로 생각하는 단순 평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설정과 변수가 있기에 어떤 결과도 속단할 수는 없다.

이 책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궁극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불안정한 성장 모형을 수단으로 삼게 된 이유를 찾아보고 그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주력한다.

2부 : G2의 경제 전략

미국과 중국의 권력 구조를 고찰해 본다. 세계 2대 강국의 불균형의 양극단을 형성하기까지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과 경제기구를 알아본다.

먼저, 중국의 주룽지와 미국의 앤런 그리스피.

주룽지는 중국의 개혁정책을 추진하여 중국 경제를 현대화시킨 사람으로 중국만의 고유한 경제정책 수립에 주안점을 뒀다. 미국의 앤런 그리스피는 지속 가능한 경제 반전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고안했다.

원자바오는 주룽지의 뒤를 이어서 중국 경제의 불안정한 요소를 줄였으며 벤 버냉키는 시장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경제학자이다.

그런데 중국의 주룽지, 원자바오는 정치개혁의 중심 인물이기는 하나, 경제학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주룽지와 그린스펀은 미시적인 수준에서는 자국의 경제를 잘 이끌어 갔지만 거시 경제 분야의 실무 경험이 두 사람 모두 없었기에 전체 경제에 가해지는 도전 상황에 대처가 미흡했다.

주룽지와 그린스펀의 경우 뿐만 아니라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의 간극을 생각할 수 있는 경제 입안자가 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오늘날 경제학자들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는 G2의 주요 경제 입안자들인 4명의 경제 정책 실무자들의 전략을 살펴보고 그들의 경제정책의 문제점, 그것이 자국의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본다.

양국의 서로 다른 접근법은 경제 및 금융시장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무역 마찰, 보호무역주의, 금리, 환율 압력에 이르기까지 직면하게 될 경제 요소들을 예측할 수 있다.

3부 : 증폭되는 G2 불균형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고전파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영국, 19C초, 비교우위론, 국제 분업개념 정립)의 비교우위론인 포지티브 섬 (한쪽의 이득이 반드시 다른 쪽의 희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을 지지했지만 지금의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 통화의 역할, 아웃소싱(외부조달)과 오프쇼링(역외조달) 전략,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저축과 투자 간의 불균형의 의미 등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하기 때무에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무역이론이 필요하다.

경제 세계화 환경에서 잘못된 선택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 의존 관계에 있어서 살펴 볼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거품 경제, 준비 통화로서 달러화의 역할, 저축에 대한 인센트브 부족 등으로 만성적 저축부족에 시달리는 것이 문제점이다. 그런데 반하여 중국은 중심주의적 성장 모형, 사회 안전망의 부재, 중국 가계에 가해진 금융 억압, 국유 기업의 신뢰할만항 배당 정책 부재 등의 원인으로 잉여 저축국이다.

경제학자들의 경우에는 중국 경제의 붕괴를 논하기도 하지만 그런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화 2.0의 최대 수혜국임을 자각하고 세계 경제에서의 역할을 통감해야 한다.

4부 : 죄수의 딜레마, G2 무역전쟁

세계화 환경 속에서 공생을 유지하며 지속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파국적 결말로 치달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의 시급한 과제는 잇단 경제 위기를 대처할 방안을 찾아야 하며, 불균형 해소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 부분의 내용은 사실과 허구를 포함하여 양국의 의존관계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살펴본다. 미국과 중국의 의존관계는 1930년대에 발생했던 파국적 무역 전쟁의 재현, 보호무역주의, 무역 마찰의 심화 등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

추측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두 나라의 경제 의존성을 토대로 G2 무역전쟁 가상 시나리오의 내용을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의존적 관계란 두 나라가 충돌을 빚다가 결국 한 나라가 상대방의 나라를 배신한다면(물론, 인위적이 아니라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순간 악몽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건 절대적으로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두 나라의 불균형이 세계 경제에도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5부 : G2 불균형,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양국은 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각각 소비와 생산이라는 대칭적 모형을 만들며 의존적 관계가 됐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점점 무너지게 되어 있다. 두 나라는 재균형화와 구조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중국은 생산자 중심 모형에서 소비자 중심 모형으로 바꾸야 하며 과도한 저축 잉여금을 소화할 방안을 세워야 한다.

미국은 과인 소비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본적 지출, 인적 자본, 수출 주도형 성장 등에 초점을 맞춘 성장 모형으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저축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 맺는 말 ***

근래 경제, 경영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처음 권위있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책을 접하게 되면 책의 부피에서 압도당하게 된다. 책을 펼쳐 보면 빽빽하게 쓰여진 글들에 다시 한 번 책에 대한 위압감을 느끼게 된다.

지금 읽고 있는 <이노베이터> 그리고 읽으려고 구입한 <사피엔스>가 그런 책들이다.

꽤 어려운 책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사라진다. 읽고 나면 뭔가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얻었다는 뿌듯함이 마음에 남는다.

<G2 불균형>은 그래도 몇 년전에 이와 같은 주제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그래도 부담감이 덜 하기는 했지만 몇 일을 곁에 두고 읽다가 접어두고, 또 읽기를 몇 날 며칠을 했다.

저자인 '스티븐 로치'는 이 책을 통해서 G2의 불균형이 생기게 된 배경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가를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중국은 4불 경제론(불균형, 불안정, 부조화, 지속 불가능)을 통한 재균형화의 필요성을 수용하고 있다. 재균형화를 위한 처방으로 중국은 친소비 모형으로, 미국은 친저축 모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처방책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나라의 상황도 있고, 정치 지도자의 선택이나 결단도 필요하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빗나가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거기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 미시 경제와 거시 경제의 간극을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치인도 어떤 경제학자를 경제 입안자로 내세우느냐에 따라 나라의 경제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알지만 그 선택 또한 쉽지 않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도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유동적인 경제 상황에서 얼마나 적합한 방안일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지금의 현실에서 가장 적절한 방안일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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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 22: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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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그림 하나, 시 하나
신현림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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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림'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 작가'라 칭해진다. 작가는 서양학과 지망생에서 디자인과 전공생 그리고 국문학과에 입학하여 시인이 되기도 했으며, 사진작가로 몇 번의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 이런 내면적인 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는 작가의 젊은 날 (스물에서 마흔 사이), 신현림의 영혼을 출렁이게 한 그림과 시들을 주제로 쓴 에세이다.

책 속에 담겨 있는 그림을 보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많이 본 그림들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작가가 선정한 그림의 주제나 그림 속의 내용을 생각나게 하는 시가 한 편 함께 실린다.

그리고 그림과 시를 중심으로 하여 작가에 대한 설명, 그림에 대한 설명, 시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림과 시의 어우러짐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과 시,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 건조한 내 일상을 물기 머금은 꽃처럼 매끄럽게, 나무뿌리처럼 단단하게 붙들어 주었다. 두려움과 불안이 닥쳐 왔을 때 쓰러지지 않게 일으켜 세운 것도 그림과 시였다. (...) 그림을 본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을 목격하는 일이다. (...)" (p.p. 8~9)

이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우리네 인생의 단면들을 실어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리라.

서문 : 바람난 시인, 그림에 빠지다.

1. 삶에 관하여 -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

2. 절망에 관하여 - 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해

3. 사랑에 관하여 - 눈을 맞추고, 마음을 낮추고

4. 고독에 관하여 - '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

5. 위로에 관하여 - 위로는 쉽지 않다.

" 그림을 가까이 하면 감성이 풍부해지고 상상력이 꽃 핀다. 거기에 그림을 본 느낌이나 그림이 가진 이야기를 시와 함께 겹쳐 보는 컬래버레이션은 표현력은 물론 세상을 보는 안목까지 두 겹 세 겹 도톰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창작'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p. 10)

미술 작품 중에 눈에  띄는 '바실리카 칸단스키'의 <푸른 하늘>, 이와 한 쌍을 이룬 시는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이다.

'칸단스키'의 그림은 다른 작품들 보다도 더 경쾌한 리듬이 들리는 듯하다.

" 그 어떤 구상적 요소들을 일체 배제한 채 미지 세계의 추상성, 그 아무 것도 더해지지 않는 날 것의 순수를 화폭에 담았다. " (p. 44)

그림을 보면 어떤 화가의 어떤 작품인지를 능히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명화들 속에 일본의 우키요에(일보 에도 시대,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 풍경, 풍물 등을 목판화로 찍어 낸 것)도 몇 작품 소개된다.

<오하시 다리 위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거대한 파도>등

 

한때 서양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작품들을 보면서 일본 미술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도 몇 작품 실려 있다. '김정희'의 <세한도>, '오윤'의 <칼의 노래>, '이인상'의 <설송도>, '박수근'의 <빨래터>, '이중섭'의 <흰 소>, '이정'의 <수향귀주>등...

 

 

'파울 클레'의 <황금 물고기>를 보니, 학창시절의 미술시간이 생각난다. 이런 그림을 종종 그리곤 했던...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창문 너머로 따사로운 햇볕이 살포시 들어온다. 이제 겨울의 끝자락이라고, 봄이 오고 있다고....

겨울이 지나가면 꽃망울이 터지는 꽃길을 따라서 미술관 순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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