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그림 하나, 시 하나
신현림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신현림'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 작가'라 칭해진다. 작가는 서양학과 지망생에서 디자인과 전공생 그리고 국문학과에 입학하여 시인이 되기도 했으며, 사진작가로 몇 번의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 이런 내면적인 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는 작가의 젊은 날 (스물에서 마흔 사이), 신현림의 영혼을 출렁이게 한 그림과 시들을 주제로 쓴 에세이다.

책 속에 담겨 있는 그림을 보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많이 본 그림들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작가가 선정한 그림의 주제나 그림 속의 내용을 생각나게 하는 시가 한 편 함께 실린다.

그리고 그림과 시를 중심으로 하여 작가에 대한 설명, 그림에 대한 설명, 시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림과 시의 어우러짐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과 시,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 건조한 내 일상을 물기 머금은 꽃처럼 매끄럽게, 나무뿌리처럼 단단하게 붙들어 주었다. 두려움과 불안이 닥쳐 왔을 때 쓰러지지 않게 일으켜 세운 것도 그림과 시였다. (...) 그림을 본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온 시간들을 목격하는 일이다. (...)" (p.p. 8~9)

이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우리네 인생의 단면들을 실어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리라.

서문 : 바람난 시인, 그림에 빠지다.

1. 삶에 관하여 -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

2. 절망에 관하여 - 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해

3. 사랑에 관하여 - 눈을 맞추고, 마음을 낮추고

4. 고독에 관하여 - '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

5. 위로에 관하여 - 위로는 쉽지 않다.

" 그림을 가까이 하면 감성이 풍부해지고 상상력이 꽃 핀다. 거기에 그림을 본 느낌이나 그림이 가진 이야기를 시와 함께 겹쳐 보는 컬래버레이션은 표현력은 물론 세상을 보는 안목까지 두 겹 세 겹 도톰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창작'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p. 10)

미술 작품 중에 눈에  띄는 '바실리카 칸단스키'의 <푸른 하늘>, 이와 한 쌍을 이룬 시는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이다.

'칸단스키'의 그림은 다른 작품들 보다도 더 경쾌한 리듬이 들리는 듯하다.

" 그 어떤 구상적 요소들을 일체 배제한 채 미지 세계의 추상성, 그 아무 것도 더해지지 않는 날 것의 순수를 화폭에 담았다. " (p. 44)

그림을 보면 어떤 화가의 어떤 작품인지를 능히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명화들 속에 일본의 우키요에(일보 에도 시대,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 풍경, 풍물 등을 목판화로 찍어 낸 것)도 몇 작품 소개된다.

<오하시 다리 위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거대한 파도>등

 

한때 서양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작품들을 보면서 일본 미술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도 몇 작품 실려 있다. '김정희'의 <세한도>, '오윤'의 <칼의 노래>, '이인상'의 <설송도>, '박수근'의 <빨래터>, '이중섭'의 <흰 소>, '이정'의 <수향귀주>등...

 

 

'파울 클레'의 <황금 물고기>를 보니, 학창시절의 미술시간이 생각난다. 이런 그림을 종종 그리곤 했던...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창문 너머로 따사로운 햇볕이 살포시 들어온다. 이제 겨울의 끝자락이라고, 봄이 오고 있다고....

겨울이 지나가면 꽃망울이 터지는 꽃길을 따라서 미술관 순례를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