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1
막스 뮐러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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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을 다시 읽어 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독일인의 사랑>은 소담출파사, 1991년판이고, 이번에 새로 읽게 된 <독일인의 사랑>은 푸른숲 주니어, 2011년판이다.



세월은 많이 흘렀어도, 그 내용이야 어디 달라졌겠는가~~
<독일인의 사랑>은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기에, 가끔씩 꺼내서 읽어 보곤한다.
책도 얇아서 120~150페이지 (출판사에 따라 )정도되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핸가는 책장 정리를 하다가 손에 잡히길래, 몇 페이지 넘겨 보다 보니,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읽고 일어서기도 했다.
나는 왜 이렇게 <독일인의 사랑>에 깊은 감명을 받는 것일까.
이번에 출간된 <독일인의 사랑>은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 중의 한 권이어서 작품 뒤에는 현직 국어 교사들이 직접 쓴 해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해설부터 읽어 보기로 했다. 책 속에 나오는 독일 문학, 작가, 음악, 독일신학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 책을 다각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책 속의 이런 모든 부분을 이번에는 놓치지 않으리라.
이 책의 저자인 막스뮐러는 소설가는 아니다. 동양학과 비교 종교학, 비교 언어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고, 1866년에 발표한 <독일인의 사랑>은 그의 유일한 소설인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된  것은
"시처럼 음악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사랑의 본질을 말하기 때문인 것이다."


사랑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담긴 이야기인 만큼,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여 다른 이를 만나고 사랑을 키워 가는지, 남녀 간의 사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우리의 사랑은 결국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p160. 독일인의 사랑 제대로 읽기 중에서 )



 
  

이 작품은 8개의 회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나와 마리아.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두 사람의 맑고 고귀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구성도 아주 간단하고, 등장인물도 두 주인공을 제외하곤 소수의 인물들이 잠깐 등장할 뿐이다.
사랑의 이야기라고 하니, <로미오와 줄리엣>를 비롯한 이야기들 처럼 갈등 요소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 역시 거의 없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마리아의 주치의가 나에게 마리아의 건강을 위해서 곁을 떠나 주기를 말하는 정도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전부인 것이다.
"어제 밤새도록 그녀 옆을 지켰네, 그건 자네 탓이야. 마리아가 오래 살길 바란다면 다시 찾아가지 말게나. 가능한 빨리 시골로 보낼 생각이네, 자네도 잠시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게 좋겠지." (p81)



두 번째 회상은 어릴적(6살 쯤)의 회상 속에서 교회보다 더 큰 웅장한 성을 방문하게 되어 후작부인에게 아버지가 가르쳐 준 입맞춤 대신 어머니를 대하듯 입맞춤을 하여 야단을 맞게 되면서 나는 스스럼없이 사랑을 표현했지만, 그것은 웃음거리와 야단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것은 "타인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과정" 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장이기도 하고....
"아이는 '낯선 타인'의 존재를 배우는 순간부터 더 이상 아이일 수 없다. " (p24)
세 번째 회상은 성에 살고 있는 마리아를 알게 되면서, 그가 어릴적부터 병약하여 자신과의 놀이에는 끼어 들지 못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구경을 한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반지를 나누어 주는 과정에서 마리아가 죽을 때에 가지고 가려고 했던 반지를 나에게 주는 것이다.
나는 그 반지를 돌려 주면서 "네 것은 곧 내 것"이라고 말하게 된다. 여기에서 마리아의 고통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자각하게 되는 "내 것과 남의 것에 대한 아리송한 자각"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 이 반지를 나한테 주고 싶다면 그냥 네가 간직하는게 좋겠어, 네 것은 곧 내것이니까." (p36)
이렇게 나의 여덟 개의 회상은 '나'가 마리아를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통해서 느끼게 되는 사랑의 단계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각 장의 내용은 인간이 경험하는 사랑의 여러 빛깔을 나타내기에 그에 걸맞은 각각의 제목을 붙여 볼 수 있다. 여러 빛깔의 무지개가 어우러져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이야기들은 각각의 의미를 가지는 동시에 신비로운 그림 하나로 완성된다. (p160. 독일인의 사랑 제대로 읽기 중에서)

이 작품이 더욱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은 마리아는 어려서부터 병을 가지고 있었기에 항상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이 그렇게 맑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 소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에 나의 생각과 마음상태를 세밀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에 대한 성찰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들이 담긴 내용들이다.
소설이면서도 시처럼 아름답고 함축적인 표현들이며,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은 운율감을 가지고 있으며, 철학적 사유를 내포하고 있기에 한 문장 한 문장이 영롱한 구슬처럼 가슴에 와닿아 박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시리도록 아프기도 하고, 마음이 환하게 밝아 오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소설 속에 매슈 아널드의 <파묻힌 생명>과 윌리암 워즈워스의 <고지의 소녀> 전편을 그대로 담아 놓기도 한다.
"저 램프를 좀 더 가까이 당겨 놓고 네가 다시 한 번 그 시를 읽어 주면 좋겠어, 그 시를 들으면 기운이 솟는 것 같거든, 그 시에는 눈덮인 산의 순결한 가슴을 살아과 축복의 팔로 껴안는, 저 무한하고 고요한 저녁노을 같은 정신이 깃들여 있어. " (p104)
일곱 번째 회상에서 나는 마리아에게 진심을 담아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마지막 회상에서 나와 마리아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천사가 하늘나라로 떠났네"
그는 이렇게 말하고서 편지 한 통을 건네주었다.
"이것이 그녀가 자네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라네"
편지 속엔 그 옛날 그녀가 내게 주었고 내가 그녀에게도로 주었던, '신의 뜻대로'라는 말이 새겨진 반지가 들어 있었다.
반지는 아주 해묵은 종이에 싸여 있었는데, 그 종이에는 그녀가 오래전에 적어 놓은 듯한 글이 있었다.
어린 시절 내가 그녀에게 했던 말이었다.
'네 것은 곧 내 것이야, 너의 마리아. '
우리는 한참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짊어지기에는 너무 엄청난 고통이 닥칠 때 하늘이 선사하는 정신의 기절 상태였다. ( p143)



해묵은 종이에 싸인 반지, 마리아가 주었던 반지, 그리고 '나'가 되돌려준 반지.
"네 것은 곧 내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마리아를 지켜보면서 마음을 키워온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여기에 단 몇 줄로 이야기되는 의사 선생님의 희생적인 사랑.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아름다운 사랑이 무엇인가를 가슴 깊이 아로새기게 하는 <독일인의 사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한 때는 권총자살을 유행시켰다면, <독일인의 사랑>은 자살을 막았다고 한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기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해 사랑은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임을 의사는 마지막 말로 전하기때문인 것이다.
"그러니 내가 그랬듯이 자네 역시 삶이라는 짐을 짊어지게나, 단 하루라도 쓸데없는 슬픔으로 허비해서는 안되네, 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을 돕고 그들을 사랑하게. 그리고 이 지상에서 그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이를 만나 알고 사랑하게 허락하신 신께 감사드리게, 그녀를 잃어버린 것마저도" (p145~146)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독일인의 사랑>
그래서 나는 생각날 때마다, 아니 가끔씩 이 책을 다시 펼쳐본다.
처음 <독일인의 사랑>을 만났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또, 언젠가 <독일인의 사랑>을 다시 만나리라. 
그때는 지금보다 더 성숙한 마음으로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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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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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의 추천사를 쓴 작가 신경숙은 "봄빛같은 당신이 계셔서 나는 참 좋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해인의 꽃은 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책들이다.


 
수녀님의 책들의 내용이 항상 행복한 이야기들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희망은  깨어 있네/ 마음산책,2010>를 출간할 당시에는 저자가 2008년부터 암 투병에 있었고, 그의의 지인들이 세상을 떠남으로 하여 많은 아픔을 견디어야 해었다.
이번에 출간된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의 6장이 '그리움은 꽃이 되어 - 추모일기'로 꾸며진 것과 같이 아주 짧은 기간내에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을 떠났다.
피천득, 김수환, 김점선, 장영희,김형모, 법정, 이태석, 박완서와  몇 분의 수녀님들이.....



박완서 님의 경우에는 이 책이 출간되면 추천서를 써 주시기로 했고, 수녀님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읽는 순간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생각과 함께 겸허해지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 내년 이맘때도 이곳 식구들과 짜장면을 (그때는 따뜻한 )같이 먹을 수 있기를, (...) 당신은 고향의 당산나무입니다. 내 생전에 당산나무가 시드는 꼴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꼭 당신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을 따나고 싶습니다. (...) 2011.4.16  박완서




그 몇 달을 못 참으시고 서둘려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배웅을 받으면서....
이런 아픔 속에서 수녀님은 시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우리들에게 전하는데, 아픔 속에 영글어 맺힌 열매들을 발견하게 되기에 수녀님의 마음은 가을과 겨울을 오가지만, 우리들은 그 마음 속에서 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우린 정말 잎을 보았을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에 경이로움을 느끼면서도 꽃이 진 후의 잎에는 별 생각없이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수녀님이 꽃진 자리에서 잎을 볼 수 있었던 그 마음이 바로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동안 많은 지인들을 떠내 보내시고, 자신의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도, 우리처럼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 마음은 바로 꽃진 자리에서 푸르름을 보이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라나는 잎의 마음인 것이다.
또한,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더 잘 보이듯이, 누군가 내곁을 떠나고 나면 그 사람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다가오는 그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조차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배웠다"(책 뒷표지, 추천사 중에서)고 말하는 이유일 것이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 뾰족하게 넓직하게 //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 서로 다른 운며이 /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애해인 ,잎사귀 명상 전문)-p23

구름수녀님(이해인의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여서 지인들이 구름수녀로 부른다)에게 보낸 법정스님의 편지는 한 편의 묵화같고, 수채화같은 느낌을 주는 편지인데, 그 편지 속에서 떠난 스님이 좋아하시던 푸른 소나무와 작설차 향기를 느낀다.





또 수녀님의 곁을 떠나 분 중에는 엄마도 있다. 그 이름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엄마.
언젠가 엄마가 보내주신 말린 분꽃씨앗을 고이 간직하고, 봄이 되어 심은 씨앗이 진분홍빛, 노란 빛 분꽃으로 피면 그 꽃잎을 몇 개 따서 수첩에 넣어 말리고 꽃잎 편지를 쓰시려는 수녀님의 마음.
분꽃을 엄마를 대하듯, 그 누군가가 혹시가 분꽃을 없앨까 조마조마하시는 마음을 가지신 소녀같은 수녀님의 마음. 
이 마음은 나도 같은 분꽃과 엄마로 연결이 된다. 살아 계실 적에 엄마의 정원에서 가져온 분꽃 모종이 해를 거듭해 가면서도 여전히 남아 있으니까.
분꽃, 꽈리, 도라지꽃, 봉숭아꽃, 금낭화, 라일락, 장미, 모두 나에게도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꽃들이다. 



"내가 아플 때 찾아온 네가 내 손에 쥐어준 색연필 한 자루... 
마음을 희망으로 물들여 꽃보다 아름다운 시를 쓰라는 거지?
너는 내게 진주 조개도 한 개 주었지긴 말 안해도 다 알아
오늘의 아픔을 잘 견디어 나도 마침내 빛나는 진주가 되라는 거지 ? (제 2장 우정편지 중에서-p100)






수녀님이 본 뮤지컬 <빨래>의 이야기는 나도 얼마 전에 보았기에 공감이 간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거야 / 시간이 흘러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 슬픈 눈물도 마를거야 / 자, 힘을 내 (빨래 노랫말 중에서)


  
일상의 나날을, 어딜 가도 네가 있어서 친구에 대한 생각이 담긴 우정일기,수도원 일기, 누군가를 위한 기도인 기도일기, 1998년 1월 1일부터 1999년 12월 31일까지의 묵상일기, 그리움이 꽃이 된 추모일기 등으로 구름수녀님의 맑은 마음이 빚어낸 글들이 시와 함께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새로운 느낌보다는 오랜 동반자의 글을 대하는 듯한 느낌의 글들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마음 속 깨달음을 가져다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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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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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은 신현림 작가가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시들 중에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90편의 시를 모아서 한 권으로 책으로 묶은 것이다.



나에게 시를 항상 아름다움을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한 편의 시를 도마위에 올려 놓고 이리 저리 나누고 자르고, 해부하였던 시를 까지도 나에게는 마음을 평화롭게 해 주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윤동주의 <서시>가 빼앗긴 조국의 아픔과 관계가 있건 말건,
나에게는 나만의 해석으로 내 마음 속에 자리잡은 시들이었다.
그래서 시를 외워 오라는 과제조차도 나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일이었었다.
예쁜 노트에 어설픈 삽화들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시들을 담아 나가던 일들도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추억들로 기억된다.
어른이 되면서 왜 인지는 모르나 시는 점점 일상 속에서 멀어져 갔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아주 간만에 접하게 되는 시를 읽으면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젖기도 했는데....
신경림에게 시는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떠오르는 일인가보다.
그녀는 "시집을 보면 엄마가 떠오른다."고 한다.
시인의 위치는 아마도 지금 중간적 위치인가 보다.
시인의 엄마에게는 딸의 위치, 시인의 딸에게는 엄마의 위치.
그래서 시인은 시를 보면 엄마가 떠오르듯, 시를 보면 딸이 생각나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딸에게 전한다는 마음으로 그녀는 90편의 시를 우리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딸아, 네가 상처받고 아파할 때 엄마는 같이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결국은 네가 짊어질 인생이기에 말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음을 말이다. " (p12)


이보다 엄마가 자식을 더 사랑하는 말이 있을까?
이 말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내 아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묵묵히 아들이 짊어진 인생의 길을 지켜 보아야 하는 엄마이기에.
그것이 가장 최선임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또한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고, 아들을 믿는 마음이기도 하기에.
이쯤에서 신현림 작가에 대해서 잠깐 알아 보려고 한다.
<시인을 찾아서>의 신경림 작가와 얼핏 혼동을 겪을 수도 있으리라.
신경림 작가 역시 시인이며, 독서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시는 분이니, 그분의 책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현림은 시인이자 사진작가이다. 문학을 먼저 공부하고, 사진을 공부했다. 그녀는 그동안 다수의 시집을 냈고, 번역도 하기에 역서도 다수 있다. 거기에 동시집도 냈으며, 사진전까지도 열었다.


"신선하고 파격적 상상력, 특이한 매혹의 시와 사진으로 장르의 경걔를 넘나드는 전방위작가다." (작가 소개글 중에서)


서평을 쓰기 위해서 작가의 프로필을 검색하던 중에 그녀의 모습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낸시 틸먼'의 글과 그림에 신현림 역으로 나온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  할거야>의 그림책의 번역을 했다는 사실.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 할거야>의 리뷰 : http://blog.yes24.com/document/3397741
 

그리고 < The Blue Day Book>의 번역.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 바다 출판사 /2008>는 미술 관련 서적. 
몇 년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앨리스 카이퍼스'의 소설 <포스트 잇 라이프>의 역자였다는 것도 오늘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유방암에 걸린 싱글맘과 철없는 사춘기 소녀가 매일 냉장고에 포스트 잇을 붙이면서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던 이야기의 책이다.

 

그 밖에 <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휴먼 앤 북스,2005>는 자신이 마흔 살에 낳은  딸과의 아빠없이 살아가면서 웃고 우는 싱글맘의 좌충우돌 에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읽지를 않았다)
궁금해서 이 책의 책소개글과 작가 인터뷰까지 찾아보니, 그녀는 2005년 당시 마흔 넷이었는데, 남편과 이혼을 하고 (그녀는 자신의 이혼을 실패가 아닌 실수라고 한다) 홀로서기를 하는 싱글맘이자 워킹맘이었다.

이 책의 작가인 신현림은 내가 읽은 책 속에 있었지만,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림책, 소설책에서 역자로, 그동안 만났던 작가인 것이었다.
"전방위적 작가"라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현재 예약판매중인 <엄마 살아 계실 때 함께 할 것들/ 흐름출판사.2011.4월 29일 판매예정)도 그녀의 출간 예정 책이다.



이렇게 신현림에 대해서 알고 나니,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에서 시를 보면 그녀가 엄마를 그리고 딸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가 있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그동안 접해 보았던 시들이 많이 있다.



시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졌다기 보다는 무작위적으로 시인이 딸에게,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들이 실렸다는 생각이 든다.
시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아닌, 틱낫한, 체게바라, 정약용, 노자, 맹자, 인디언 격언에서 부터
우리와 친숙한 시인인 정호승, 정지요, 강은교, 서정주, 도종환, 서정주, 김남조,
그리고 외국의 바이런, 헤르만 헤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시가 있다.
공선옥이 자신의 소설 제목으로 차용했던 이바라기 노리코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언제나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와르르 무너지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파란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변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이 섬에서
나는 멋 부릴 기회도 없었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아주 불행했고
나는 아주 얼빠졌고
나는 무척 쓸쓸했다.

나는 결심했다. 될수록 오래 살기로
나이가 들어도 아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불란서의 루오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중에서)

한때 나의 시 노트에 가장 첫 장에 적어 놓았던 카를 부세의 <산너머 저쪽>
산너머 고개너머
먼 하늘에
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아, 나도 님따라
찾아 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네.

산너머 고개너머
더욱 더 멀리 행복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산 너머 저 쪽)
나는 산너머 저쪽에서 행복을 찾지 않으리라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내 아들에게도 주고 싶은 시 랭스턴 휴스의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아들아, 너에게 말할 게 있다.
내 인생은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어.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었었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론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마라.
주저않지 마라.
왜냐하면 넌 지금
조금 힘든 것일뿐이니.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거야.
지금 주저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얘야,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단다.
나는 아직 오르고 있어.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사람에게
사랑받았다는 추억은 좋은 것이다.
언제나 향긋한 산들바람이 눈처럼
남몰래
이쪽을 향해 윙크하고 있다. (도노키 다쓰오의 '사랑에 관하여 2연)

나는 나의 길을 갔고, 그녀는 그녀의 길을 갔네.
지난날 우리의 사랑을 생각할 때면
나는 아직도 후회하네.
'그때 왜 나는 아무 말도 못했을까?'
그려도 후회하고 있을 것이네. (구스타보 베케르의 "그때 왜 나는 아무 말도 못 했을까 3연)

기쁨이란,
슬픔의 또 다른 모습

웃음이 번지던 바로 그 눈가에
때로 눈물이 맺히지 않나요?
슬픔이 내부 깊숙이 파고 들수록
그대의 기쁨은 더더욱 커질 겁니다.
(...)
지금 기쁨을 주는 그것이
예전에 당신에게 슬픔을 준
바로 그것이니까요.
슬픔에 잠길  때,
다시 그 속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예전에 기쁨인 것들이
지금은 울고 있잖아요.   (칼릴 지브란의 "기쁨과 슬픔)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강은교의 "사랑법)

이처럼 시 속에는 인생이 깃들어 있다. 삶의 지혜도 있다.
기쁨, 아픔, 이별, 사랑, 엄마, 그리움~~~~~
너무도 많은 절제된 내용들이 은유적으로 숨어 있는 것이다.
그녀는 책 소개글을 통해서 "이 책을 읽는 당신들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하는데,
나는 90편의 시를 읽으면서 정말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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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이 인도차이나 - 어느 글쟁이의 생계형 배낭여행
정숙영 지음 / 부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해외 여행의 스타일은 여행자마다 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와 여행 방법이 각각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사람들은 짧은 여름 휴가를 이용해서 해외 여행을 해야 하기에 , 여행지에 눈도장만을 찍고 오는 것을 알면서도 패키지 여행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행기간이 자유로울 수 있다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서 배낭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여행 에세이를 쓰는 작가들을 보면, 참 용감한 사람들이 많다.
일정 나이가 되는 것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에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가족 모두가 살고 있는 집을 팔고, 다니던 중고등학교도 휴학을 하고, 몇 년씩 세계일주를 하는 가족들도 있는 것이다.
"여행을 갔다 와서는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은 여행에서 돌아 오면 또 해결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용기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번에 읽게 된 <사바이 인도차이나>.
제목부터 궁금해지는데, '사바이'은 태국어, 라오스어로 "평안"이란 뜻이란다.
그러니, 구태여 해석하자면 <안녕 !! 인도차이나>라고 할 수 있겠지....
이 책의 저자인 정숙영도 꽤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유럽에 꽂혀서 유럽을 들락거리면서 <노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 무대책 낙천주의자의 무규칙 유럽여행>을 출간했고,
일본에 꽂혀서 일본을 몇 차례 드나들면서 <도쿄만담>, <도쿄 내비게이션>을 썼다고 한다.
어떻게 되었던 정숙영은 여행을 즐기고, 남은 것은 몇 권의 여행 서적들을 출간하였으니 밑지는 여행을 하지는 않은 것같다.
그런 저자가 이번에 선택한 곳은 인도차이나 이다. 
더운 것이 싫어서 가기 싫었던 나라들인데,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과 여행을 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고르다 보니,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기회가 되어서 지금은 치앙마이, 씨엠립 등지에서 반교민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직업은 프리랜서 일본어 번역과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여행도 하고, 일도 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여행~~
그것이 저자가 떠나는 인도차이나 여행이다.


그렇게 나는 통러, 우기, 서른다섯 살, 이 세 지점을 잇는 어느 선상을 걷고 있었다. 앞으로 이 점은 계속 그 좌표를 이동할 것이다.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나는 어떤 좌표 이동을 하고,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이대로 마흔을 맞을 수 없다.'던 한 인생 선배가 답을 찾기 위해서 왔던 이곳, 방콕, 태국, 인도차이나. 이곳에서 나는 어떤 여행을 하고, 어떤 답을 얻어갈 수 있을까. (p37~38)

 
  
첫 여행지인 Thailand Bangkok Pai.
빠이는 산골마을이다, 얽매이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천천히 사는 사람들이 모인 Slow Life 동네,
그리고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라는 카오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세계의 다른 곳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비행기, 기차표를 다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세상의 모든 길은 카오산으로 통하다."
'박준'이 쓴 <카오산에서 만난 사람들 - On the Road>를 읽었기에 이곳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그리고 라오스 방비엥

" 내 눈에 방비엥이라는 곳은 라오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싼 물가를 이용해 서양 여행자들의 입맛과 비위에 맞는 놀이장소를 꾸며 놓은, 어딘가 기형적인 공간으로 보였다. 순수한 자연, 소박한 인심, 도시 문명에 찌든 인류가 잃어버린 인간성의 마지막 보루. 이러한 라오스의 모습은 적어도 방비엥의 여행자거리 일대에서는 이미 끝을 맺고,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172)


 
 
그녀가 간 돈뎃이라는 곳은 전기도 하루에 3시간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것도 자가발전을 통해서...

"생존이 필요한 정도로만 손을 댔을 뿐, 원초 그대로의 자연인 듯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제 나름의 흐름과 요령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었다. " (p203)

문명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다분히 살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노트북으로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 그녀에게까지 이곳은 문명이 비껴간 곳이 아닌 것이다.
행복이 깃든 곳인 것이다.

 


"마법같았다. 강렬한 빛의 붉은 빛과 보랏빛, 그리고 푸른빛이 하늘을 감싸고, 그 아래로는 하늘빛에 물든 강물이 세 가지 빛깔을 혼합하며 출렁인다. 배들은 가끔씩 그 현란한 색이 혼합을 가로지르며 긴 자취를 남긴다." (p214)

라오스에서 필요한 것은 '비움'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문명의 혜택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아무 생각없이 누리던 것들이 그 모두 욕심이었고, 욕망이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녀가 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은 강박관념이나 욕망같은 묵직한 마음의 옷을 벗고, 벌거숭이에 가까운 여유와 순수함으로 여행자를 대하는 땅들인 것이다.
<사바이 인도차이나>는 그 흔한 여행 정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마치 한비야가 오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그 감정들처럼 정숙영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그 곳에서 자신의 일을 평소처럼 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좌충우돌 여행기인 것이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나 별 다를 것없는 인도차이나에 대한 생각들이 그녀가 직접 그 곳에서 생활하고 여행하면서 그동안 가졌던 생각들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편견이 가득했던 생각이었는가를 깨닫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인도차이나에 대한 이미지는 저마다 색깔과 개성과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그곳에서 생활인으로 살고, 여행하면서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인도차이나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곳을 여행하게 될 경우에 당하게 되는 불편한 숙소, 비위생적인 식당, 언제 떠날지 몰라서 무작정 기다리고, 가다가 몇 번씩 고장나는 버스들, 택시의 바가지 요금, 국경에서의 여권비용외의 돈뜯는 관행 등.
이런 이야기들이 인도차이나 하면 떠오르던 생각들이었다.
저자는 여행이 계속 될수록 그곳의 풍경이나 명물보다는 사람과 그들의 생활 속에 끼어들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도차이나의 매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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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
김선현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심리치료에 그림이 이용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중학교시절에 재미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하루는 친구들에게 노트에다가 자신이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생각나는대로 그려보라고 했다. 산,태양, 나무, 집.... 이런 것들을 그리라고 했다.
호기심에 친구들은 자기 나름대로 그렸는데, 그 그림을 보고, 성격, 결혼,하고 싶은 일 등을 친구나름대로  해석해 주었다. 우리들은 재미있게 웃고 넘어갔지만, 아마도 그 친구는 누군가에게서 그림에 나타난 내용들이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이야기해 준다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던 것인가보다.
장난삼아 웃고 즐겼던 일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그림을 통한 심리 치료의 중요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명화를 통한 미술치료.
우리들은 예술가의 작품을 미적 부분만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다.
작품 속에는 작가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기에 작가의 삶을 느끼고, 심리적 부분까지도 함게 해석해 나가는데서 그 작품은 매력적인 개체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작가들도 또한, 그들의 삶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들이 가졌던 트라우마를 치유해 나가기도 했던 것이다.
또한,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는 사람에 따라서 새롭게  태어난 그림들은 보는 사람의 감정과 정서를 부드럽게 해 주면서 명화에 의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는 것이다.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감상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 (p4)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은 미술치료 클리닉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환자들에게 명화를 통한 심리치료를 하는 '김선현'이 쓴 책으로
우리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명화들을 4 part 로 나누어서 설명을 해 준다.
화가들의 인생 이야기, 화가들이 그린 작품들에 대한 해설 등을 통해서 그 작품이 어떻게 그려지게 되었으며, 그 작품 속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인가를, 그리고, 작품들을 통해서 작가들이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 나갔는가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몇 명의 화가를 예로 들면
색채의 순수성을 바탕으로 한 고갱의 회화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고갱의 작품들 중의 타히티 원주민들을 그린 작품들은 강하고 강렬한 색채로 풍부한 색채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아오라나 마리아>는 타이티어로 아베마리아라는  뜻이다. 

 

붉은 색의 파레우를 입은 여자가 성모 마리아, 무등을 탄 아이는 아기 예수, 그런데, 작품의 주인공이나 배경 인물들이 모두 폴리네시아인 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것이다.
<돼지와 알이 있는 풍경> 에서는 색환상의 유사색의 울림이 색채의 예각적인 세련된 울림을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을 표출한 고갱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또한 고갱의 그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그림을 자신만의 그림으로 다시 표현하는 것을 통해서 환자들의 심리를 알아 낼 수 있고, 그 심리를 바탕으로 그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언어나 사고발달상에 있어서 미숙하고, 논리적인 의사소통도 힘들기때문에 아이들의 심리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나타내는 미술작업이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로 회화작품들을 통해서 억압된 감정, 위기, 트라우마로 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으며,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되는 과정을 통해 행복감이 증진되고, 생활도 풍요로워 질 수 있는 것이다.



 

황금빛 모자이크 장식과 동양적 주제와 일본풍의 모티브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관능적이면서도 숭고하고 승화돈 작품을 선보이는 클림트.



그의 작품의 대부분은 누드화, 여인의 초상화들이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키스>가 아닐까?
그의 작품을 감상하고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보고 문제가 있으면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예시 1> 나에게 가장 중요한 여성은 누구인가,
<예시 2> 내가 만든 명작 - 나만의 패턴 만들어 보기
내면 세계를 알아 볼 수 있는 그림, 그것이 심리치료의 자료가 되는 것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들의 몽환적인 그림의 샤갈

   

샤갈은 러시아 인근에서 출생하지만, 파리로, 러시아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 다니게 된다.
그런 샤갈의 상황이 이런 그림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 평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향을 향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도 샤갈처럼 자기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나아갈 때 그사랑은 우리를 치유해 줄 수 있을 것이다. " (P77)
샤갈은 "인생과 마찬가지로 예술에서도 사랑이 바탕이 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고 말했을 정도로 사랑을 삶 자체로 여기며 자신의 화폭에 끊임없는 주제로 삼았다. 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에게도 삶의 에너지를 부여하며 아픔을 치유하는 힘이 된다. (P84)


이 시대의 예술가들이 힘겹게 살아 왔지만, 특히 로트렉, 뭉크, 고흐 등은 어릴적부터의 마음의 상처가 고스라히 그들의 작품에 나타나고 있다.
어두운 환경, 출생의 아픔, 신체적 장애를 로트렉, 명문 귀족의 서자로 태어나고 유전적 뼈질환과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로 살아야 했기에 프랑스의 물랑루즈가 그의 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고, 그의 그림의 배경과 주제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고달프고 힘든 삶을 로트렉은 그만의 위트와 쾌활함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화폭에 담아냈기에 그는 그 자신의 갈등을 예술 작품을 통해서 치유했던 것이다.
뭉크 역시 상류층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머니의 죽음, 누이의 죽음 등 연속적인 죽음을 겪으면서 자아형성기를 보내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뭉크의 <절규>, <불안>은 그런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공포와 죽음에 대한 색채가 그의 그림 속의 색채로,
사랑의 고통, 죽음, 불안을 주제로 내면세계를 시각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 역시 수차례의 정신 분열 증세를 앓았지만, 그를 정신병자가 아닌 예술가로 생각하는 것은 그의 트라우마가 작품으로 그려지고, 그것을 통해서 치유하려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형의 죽음에 의해 형의 이름을 가져야 했고, 그의 이름이 적힌 형의 묘비를 보아야만했던 고흐,
고흐는 자신의 내부 깊숙이에 잠재한 무의식의 억압된 세계를 표출하고 현실에 직면한느 갈등, 심리적 상처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림의 색채와 표현방식이 그렇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에는 고갱, 클림트, 샤갈, 로트렉, 뭉크, 고흐, 달리, 마그리트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어떻게 그들의 작품이 그려지게 되었는가를 보여주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화가들에게는 그들만의 마음의 상처가 깊었고, 마음의 상처는 그들만의 색깔의 그림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그들이 그림을 통해 마음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화가들이 자신의 그림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했듯이,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이런 명화를 감상하면서 느낀 점들을 그들만의 시각으로 재 분석하고, 재해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 그들의 작품이 그려지게 된 배경, 작품에 나타나는 화가들의 내면세계,
그것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명화를 통한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테라피 노하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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