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 요리 300가지 - 9가지 요령으로 끝내는
용동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오후로 접어들면 주부들의 습관적인 생각들~~
"오늘 저녁은 또 뭘 해 먹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마트를 찾아도 어제 본 식재료가 그대로~~
변한 건 별로 없다.
예전에는 계절 요리의 식재료가 제철에만 나왔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아니고.
이래 저래 고민스러운 저녁 밥상.
매일 먹는 밥, 국, 찌개, 반찬.
이런 것에 변화를 줄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약간은 실망일 것이다.
이 책은 한식의 기본 요령인 밥, 국, 찌개, 냉국, 전골, 볶음, 조림, 무침 등을 하는 방법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기본 메뉴들이다.
색다른 별미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실망하기는 좀 이르지 않을까?
우리의 식단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9가지 요령만 익힌다면 그 어떤 요리도 뚝딱할 수 있는 것이니까.
"끓이고, 볶고, 졸이고, 무치고~~" 이런 요리 만들기가 기본이니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주부 몇 단 정도되는 분들이라면 별 흥미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의 노하우로 같은 미역국이라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미역국 - 쇠고기 미역국, 닭고기 미역국, 홍합 미역국, 대합 미역국, 들깨 미역국, 조랭이떡 미역국, 북어 미역국을 응용하여 거의 대부분을 밥상 위에 올려 놓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주부들은 냉장고 속의 남은 식재료를 어떻게 만들려는 요리 속에 넣을까를 이미 터득하신 분들일 것이다.




그러나, 요리 경험이 없는 요리 초보자들에게는 틀에 박힌 요리에 한 가지 재료만을 바꾸어 넣어도 새로운 맛의 요리로 변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줄 수 있고,
요리에 어울리는 식재료의 궁합을 눈여겨 볼 수 잇을 것이다.
매일 먹어서 식상해진 요리에 재료 하나씩만 바꾸어도 새로운 밥상으로 탄생할 수 있으니, 신선함이 담긴 밥상이 되지 않을까.




콩나물국 - 무 콩나물국, 김치 콩나물국, 북어 콩나물국, 감자 콩나물국, 바지락 콩나물국, 오징어 콩나물국, 버섯 콩나물국, 새우젓 콩나물국.
기본 재료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요리들이다.
이 책이 요리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책일 것이라는 것은 각 장이 시작될 때에 그 요리를 만드는 기본 요령이 소개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9가지 요령으로 오늘 저녁 밥상을 신선하게 차려 봄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어 이야기 - <연어>, 그 두번째 이야기
안도현 지음, 유기훈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도현의 <연어>를 기억하십니까?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오 년 전에 연약한 어린 연어의 몸으로 상류에서 폭포로 뛰어 내렸다.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바다라는 커다란 세상 속으로 거침없이 헤엄쳐갔다.
 (..) 이 한 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죽음을 무릎쓰고 초록강을 찾아  돌아왔다. 바로 이 한장의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수많은 죽음을 뛰어넘었고, 이제 그들 스스로 거룩한 죽음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안도현의 <연어> p130)


눈맑은 연어와 은빛 연어의 아름다운 사랑, 그러나 슬픈 사랑~~
감동적인 이야기였던 <연어>는 1996 년 출간이후에 100쇄를 발행하는 기록을 세웠던 작품이다.



작가는 그 후 15년이 지난 2010년에 <연어>의 후속작인 <연어 이야기>를 선보인다.
눈맑은 연어와 은빛 연어의 사랑의 결실.
초록강에서 머나먼 북태평양 베링해의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다시 초록강으로 돌아와서 낳은 알의 이야기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초록강에 꽁꽁 언 얼음장 밑 중에서도 가장 깊숙히 있었던 아주 작은 알.
6밀리미터의 껍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육십 일이란 시간을 기다린 알.

"누군가 나에게 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작정이었다.
알이란, 두려움을 동그랗게 빚어 만든 말랑말랑한 구슬, 이라고."(p12)


그런데, 다른 알들은 이미 한 달 전에 초록강을 떠났다. 작은 알 혼자만 늦게 알에서 깨어난 것이다.
사람들은 알에서 깨어나기 전의 존재에 대해 무의미하게 생각할 지 모르나, <연어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주 작은 알은 탄생이란 알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가 아님을 말한다.


알이 새근새근 숨쉰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도무지 '나'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와야 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그렇게 믿는 바보들이 이 세상에는 있는 것 같다.
나는 안다. 알도 고통을 느끼고 근심하고, 회의하고, 갈등한다는 것을. 바로 내가 알이었으니까 (p13)


알은 다른 알들보다 늦게 깨어나서 초록강을 벗어나 바다로 향한다.
그의 부모 연어들이 했듯이, 먼저 깨어난 새끼 연어들처럼, 연어는 폭포를  떨어져 바다로 간다.
폭포를 떨어지는 순간, 새로운 연어를 만난다. 자신보다는 2 배 정도 큰 숫컷 연어를...



그리고, 그들의 새끼 연어떼를....




그러나, 초록강에서 깨어난 연어와 폭포밑에서 만난 연어들은 다르다.
초록강의 암컷 연어는 아빠, 엄마의 알고 있다.

나는 결코 잊지 않고 있다. 내 기억 속에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 순간을 말이다. 어머니는 알을 낳은 뒤 뚫어지게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때 어머니의 등은 헝겊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다 해진 주둥이에서는 핏물이 번져 나오고 있었고, 꼬리는 힘없이 흔드리는 손같았다. 어머니는 다른 물고기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체력이 다될 때까지 나를 지켰다. (...) 나는 어머니의 눈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그 슬픈 눈은 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눈이었다. (p27)

그러나 폭포아래에서 만난 암컷 연어보다 두 배 정도 큰 숫컷 연어는 부모를 모른다. 암컷 연어는 초록강이 키웠지만, 숫컷연어를 키운 것은 '물고기 연구소'에서 인간이었던 것이다.
암컷 연어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알고 있다. 그러나 숫컷은 폭포 위로 날아오르기를 원하다. 제비처럼....
연어는 원래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모천회귀 본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연어에게는 끊이지 않는 실로 연결된 끈이 있기때문인 것이다.


어머니는 알을 낳은 뒤에 알에다 보이지 않는 실을 묶어 놓았어. 우리가 어디로 헤엄쳐 가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어머니의 강인 초록강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어머니는 다 알고 있을 거야. 어머니와 우리는 끊어지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거든" (p42)


초록강의 연어는 알에서 엄마의 이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바다로 가는 연어에게 초록강을 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서 부화되고 관리되었던 '물고기 연구소'의 연어들은 이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수컷 연어는 폭포 위로 날아 오르는 제비같은 날개를 부러워 한다. 폭포 위가 아닌 바다로 가야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숫컷 연어는 바다로 가기위한  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원하던 자유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 먼저 바다에 도착한 숫컷 연어는 죽음을 무릎쓰고 바다로 뛰어든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해가 지고 있었어. 어두워지기 시잘할 때쯤 우리는 일제히 바다로 들어갔어.  (...) 마치 가느다란 끈이 강에서 바다로 길게, 길게 이어지듯, 우리는 우리가 가는 길을 알고 있었어. 그것은 네가 잎서간 길이고,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했지.
그래, 우리는 머지 않아 만날 거야.
고마워 내 말을 끝까지 믿어줘서 (p135)







안도현은 <연어 이야기>를 통해서 연어가 회귀하여 알을 낳고  연어는 기력이 다하여 처절하게 새끼를 보호하다가 죽는 모습과 알의 의미와 알을 찢고, 알에서 벗어나는 모습과 그 의미.
또, 연어가 초록 강을 떠나 푸른 바다로 가면서 만나는 노랑나비, 꽃, 고라니, 개구리, 수달, 숭어, 왜가리, 물총새 등의 생태학적인 사실들을 전문적이고 상세한 과학 지식을 동원하여 세밀하게 묘사해 준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동식물들에 대한 과학적 지식만을 나열했다면 그것은 과학 서적이겠지만, 작가는 연어와 연관지어서 안도현식의 상상력을 가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우리들에게 남겨주는 깨달음이 숨겨 있는 것이다.

"물 속에 사는 것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렇지 않다면 이쪽 마음이 저쪽 마음으로 어떻게 옮겨갈 수 있겠니?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를 어떻게 사랑하고 또 미워할 수 있겠니?" (p81)




연어의 먼 여행은 거칠고 험하지만, 그리고 무수한 벽에 부딪히지만, 연어들은 그들의 자유를 찾아서 바다로 간다.
그리고,  또 사랑하는 연어를 만나서 자신들이 태어난 곳으로 온다. 그곳에서 알을 낳고 보호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후에 세상을 떠난다.
연어가 다시 바다에서 초록강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연어와 알로 연결된 끈이라는 설정.
아니, 이것은 설정이 아닌 진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때문일 것이다.
그 끈은 보이지는 않지만 이쪽 마음과 저쪽 마음을  옮겨 주는 끈이란다.
사람들도 이렇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은 아닐까?
<연어>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듯이, <연어 이야기>도 또 다른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연어들은 앞으로도 계속 초록강을 떠나고, 거친 바다로 향하고, 벽을  뛰어 넘어 사랑의 바다로 스며들고, 또다시 초록강으로 거슬러 올라올 것이다.
영영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 원시의 자유를 찾아 떠난 7년간의 기록
제이 그리피스 지음, 전소영 옮김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가 인문 서적인 줄은 알았지만 책 자체의 느낌만큼이나 무겁고 힘들다.
양장판으로 잘 제본된 책의 모습과 600 페이지를 넘어 700 페이지 가까운 두께만큼이나 여러 날을 함께 한 책이다.


 

500 페이지, 600 페이지를 넘어도 가뿐하게 넘겨지던 소설책과는 엄청 다른 감(感)을 느끼게 해준다.
문장이 어렵거나 딱딱하지는 않다. 그래도 저자인 제이 그리피스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이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하던 땅의 네가지 원소인 흙, 공기, 불, 물, 그리고 여기에 얼음이 추가되어서 설명되는 것이다.
설명? 이 책의 내용은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리피스의 논리적 사고가 들어있기에 설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녀의 탐험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함께 들어 있다.
저자인 그리피스는 어려서부터 책을 접하는 생활을 했고, 특히 세계 여러나라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 곳들 (시베리아, 만달레이, 외몽고 )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흥분할 정도였다.
그래서 18살에는 전국을 돌아다니고, 티베트를 가려다가 인도까지 간 경험이 있다.
24살에는 태국의 미얀만 국경지대의 카렌 고산족과 6개월 이상을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안나푸르나, 킬리만자로, 라디크 등도 가보게된다.
그런 그녀가 자유와 물, 불, 얼음, 흙, 공기를 찾아서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책의 목차 》  

야생의 땅 숲
야생의 얼음 빙하
야생의 물 바다
야생의 불 사막
야생의 공기 자유
야생의 정신 희극


마치 한비야의 오지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내려 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한비야의 오지 여행처럼 호락호락한 책은 아니니까. 인문서적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어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된 것이다.
그의 여행은 단순한 호기심의 여행이 아닌 야생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녀는 야생성에는 고 속에서 일관되게 고조되는 울음이 있으며, 그 속성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나는 야생의 의지를 찾아 나섰다. 그 의지가 야성적인 아름다움 속에, 자연력(...)의 생기 속에 스스로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보고 싶었다. 야생성은 생명에 대해 단호하다. 포획되어 갇힌 야생성은 죽어 버리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순수한 자유나 순수한 열정, 순수한 갈망처럼 근원적이다. 야생성은 그 자신의 선언문이다. (p12)

이 여행은 7 년간의 세월이 걸리게 되고, 그것이 이 책이 완성되는데 걸린 7년의 세월인 것이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오지정도가 아닌 원시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반딧불을 등 삼아 글을 쓰기도 했고 나방의 유충을 먹기도 했으며, 웨스트 파푸아의 혁명 전사, 아마존의 주술사, 북극지방의 이누이트, 불교의 승려. 그리고 식인종까지 만나 보게 되는 것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른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입문 과정이며, 영혼이 황무지에서 길을 잃는 젊은이에게 유일한 약은 땅이라는 사실을 나는 전 세계 원주민들로 부터 배웠다." (p15)

여행의 시작인 페루. 아마존의 여행자로 그녀는 언어가 의미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아마존 사람들은 숲에 대해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하고 의사를 교환할 줄 아는, 말하는 세계로 본다." (p54)

아마존은 서구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미개지이고 식물들의 무차별적인 초록 덩어리이지만 원주민들은 각 식물들의 노래를 통해 이 야생의 숲을 지나갈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야생성이 응고되어 광기로 변해 버린 곳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접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문명인들이 생각하는 편안함은 문명인들의 편안함일뿐이지, 아마존을 비롯한 야생성이 있는 곳에서도 사람들은 그들만의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피스는 아마존에서 야생의 자연, 그것을 깊숙이 날 것 그대로 마셨고, 그 잊을 수 없는 원시의 포효를 들었다. 야생적인 것은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고 빌리거나 복제 할 수도 없는 것.
그저 존재할 뿐이다. 그 야생성은 언어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이야기가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실체가 없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  야생성에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이기에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기에 그리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그리피스는 자신의 여행지에 대한 생생한 체험의 이야기와 그가 접한 야생의 곳에 대한 자연환경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그곳의 생활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그가 설명하는 논리들은 어렵고 또 어렵게 느껴진다.
그녀는 북극을 음향의 세계로 표현한다.
얼음이 생기면서 들리는 소리.
얼음이두꺼워 질때 들리는 소리.
얼음이 얼지 않은 바다에서 들리는 소리.
그 소리는 각각 다양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누이트는 시각보다 청각으로 공간을 정의하는 것이다.
또한 양극에는 죽음, 겨울, 탄생, 얼음 등 모두가 절대적인 존재이기도 한다.
그리피스는 북극을 철저이 아무 색도 없는 곳으로 정의한다. 얼음은 많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조각인 것이다.

"남극을 찍은 사진으로 유명한 허버트 폰팅은 남극을  '얼음과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신에게 버림받은 황무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독하게 고독한 곳'이라고 했다.
북극 초기 탐험가 중 한 사람도 '고독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다. " (p251)


이 책을 마무리할 무렵에 그리피스는 외몽골에 가려고 한다. 친구의 피로연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녀에게 온 세상과 다름 없었던 사람과의 헤어짐을 겪게 된다.
연인, 친구, 파트너와의 헤어짐.
그 이별은 정신의 황무지로 그녀를 내몰았다.

"나는 그 끝없는 돌의 땅, 고비 사막의 모든 돌이었다. (...) 돌에는 끝이 있지만 황폐함에는 끝이 없다. 먼지와 자갈, 자갈과 먼지, 먼지와 재만이 존재하는 세계, 그것이 바로 나였다.
먼지와 재에는 끝이 있을까? 끝은 있다. 먼지와 재 다음에는 침묵이 찾아온다.
(...) 나는 침묵하는 황무지였다. (p629)


친구의 피로연때문에 찾은 외몽골. 그러나 실연과 슬픔에 빠져 결혼식에 간다는 것은.
그러나 그것은 적절한 선택. 잔치의 지혜는 바로 희극의 지혜
이런 말로 희극의 야생성을 이야기한다.
발췌된 글들만으로도 많이 난해한 내용들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될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는
<잠들면 안돼, 거기 뱀이 있어 / 다니엘 에버렛>을 추천하고 싶다.
아마존 정글에 선교사로 다니엘이 들어가지만, 그곳의 피다한 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그가 언어학를 전공하였기에 그들의 언어를 연구하여 가는 과정을 담은 언어학의 지적 탐구가 흥미롭게 전개되는 책이다.




우리들은 읽기 쉬운 책들을 언젠가부터 찾게 되다보니, 시각적인 면을 고려한 책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한 번쯤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인문 서적도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 내 삶을 희망으로 가득 채우는 일곱 가지 물음 인생사용설명서 2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사용설명서>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인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첫번 째 이야기로 끝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에세이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내 삶을 희망으로 가득 채우는 일곱 가지 물으"이라는 부제가 붙었으니, 자기계발서의 의미도 담고 있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들이 담고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작가의 색깔이 가미되어서 이런 형식으로 많이 출간되고 있다.
작가의 인생에서 얻은 꺠달음이 있기에 독자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그 보다는 작가 자신의 넘치는 자신감이 때론 책을 읽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작가 '김홍신'은 1990 년대에 밤을 새우며 읽던 <인간시장> 시리즈로 부터일 것이다.
그당시, 출판계의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밀리언셀러였으니, 많은 독자들의 손에 그 책은 쥐어 졌고, 주인공 장총찬이 벌이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신이 날 정도였다.
그것은 대리만족이라고 할까 현실세계에서 해결되기 힘든 사건들은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것이었으며, 그 속에는 우리 사회에 대한 조롱과 풍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의 감동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화끈하게 속풀이를 해주는 책, 드라마, 영화들을 지금은 많이 접했고, 접하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내 머릿속의 김홍신은 <인간시장>의 장총찬같은 인물이었다.
솔직히, 그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는 실망감이 들었다.
"왜, 그 흙탕물 속으로 뛰어 들어갈까?"
"김홍신이 장총찬이라고 해도, 혼자의 힘으로 정치권의 야욕과 싸워 이기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하는 생각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소신껏 여당 속에서 힘들게 이겨 나갔다.
많은 질타를 받으면서도~~
그것은 꺾이지 않는 소신때문이었고, 그 결과는 8 년 연속 의정 평가 1등이라는 명예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이 책의 몇 군데에서 이런 내용이 거듭되니, 조금은 불편한 마음이 든다.
알고 있는 사실이 거듭되는 것의 식상함이라고 할까.
자화자찬이라고 할까.
역시, 나는 겸손한 사람이 좋은가보다. 구태여 자신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알아 주는 그런 사람을 기대했었는가 보다.
그가 <대 발해> 10권을 출간하기까지의 힘든 여정도 소개된다.
지금처럼 쉽게 중국을 드나들 수 있던 시절이 아닌 개방전인 1986년 중국을 처음 찾게 되고, 그곳의 재야 사학자로부터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1998년에 다시 중국을 가게 되는데,이때는 이미 동북공정이 추진되고 있었다. 그는 <대발해>집필을 위해서 500여권의 자료를 참고하고, 현지답사를 하여 5년간에 걸쳐 모은 자료와 취재를 바탕으로 3년여에 걸친 집필을 하게 된다. 꼬박 <대발해>의 집필만을 위해서~~
1만 2천장의 소설 원고의 퇴고, 퇴고후 7개월 동안에 걸쳐 교정.
이 기간 동안에 3500여 장의 원고를 버리고 1천장의 원고를 새로 쓰게 된다.
9,500 장에 이르는 10권의 <대발해> 완간.


쥐어짜고 말라 비툴어진 제 영혼을 다독이고 싶었습니다. (p116)


이 한 마디가 그의 <대발해> 작업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말이다.
 그런데, 2008년 북경 올림픽의 성공으로 중국의 동북공정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발해는 어떤 나라일까?
고구려 유민 대종영이 세운 나라. 이 이상의 역사적 지식 밖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
비록 역사서가 아닌 사학자의 연구결과가 아닌 소설이기는 하지만, 김홍신이 쓴 <대발해>는 소설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대발해>를 읽지도 않았고, 그가 <대발해>를 집필했다는 사실도 기억하고 있지를 않았으니....
이처럼 작가는 소신껏, 그리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그가 전하는 "내 삶에 희망을 가득 채우는 일곱 가지 물음"은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메시지인 것이다.
1. 당장 무엇을 갖고 싶으십니까?
2. 지금 어떤 마음을 품고 있습니까?
3. 오늘 어디에서 위안을 찾습니까?
4. 당신 삶의 온도는 얼마나 뜨겁습니까?
5. 실패의 반대말은 무엇입니까?
6. 꼭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까?
7. 모두를 위해 어떤 것을 찾습니까?
이와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해 봄은 어떨까?





여기에 곁들여서 작가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젊은이들에게 전한 다섯 가지 이야기 들려주고자 한다.
첫째, 근사하게 살아야 한다.
둘째, 인생은 1회용이므로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셋째, 소신있고 당당한 삶이 존경받습니다.
넷째, 희망의 반대말은 절망이 아니라 굴종입니다.
다섯째,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방을 사랑하며 세상을 사랑할 줄 알야야 합니다.




그외에도 그가 세태를 이야기하는
앵무새 증후군 진단하기
개성을 무시하고 사회적 잣대로 선택하는 일류대학, 일류학과 증후군
지나친 외모 지상주의가 빚어내는 성형수술
강남열풍, 조기유학, 출산율 저하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아파트 공화국
유행의 획일화 현상이 빚어내는 명품 열풍.
이 모두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밝고 맑은 마음의 소유자인 <날마다 웃는 집>의 작가 법륜 스님의 글 중 좋아하는 구절은 나 역시 좋아하는 구절이다.


"남을 좋아하면 내가 즐겁고 남을 사랑하면 내가 기쁘고 남을 이해하면 내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 이 모두가 나를 사랑하는 법이다. "(p60)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전한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대범한 용기이자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는 현명한 방법" (p131)임을 전하다.

풀을 베면 은은한 향이 풍기는 것은, 풀잎의 상처에서 향기가 나기 때문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련과 아픔과 실패와 좌절이라는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시련은 사람을 빛나게 할 뿐만 아니라 향기롭게 만듭니다. (p 190)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김홍신이 전하는 메시지들은 역시 그의 모습처럼 소신있고 열정적이고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것이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서 모든 사람들이 삶의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 이외수의 감성산책
이외수 지음, 박경진 그림 / 해냄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기억 속의 '이외수'는 기이한 모습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문인 초기시절의 그는 '거지'꼴을 하고 있었다. 소설을 구상할 때는 씻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오고, 미스 강원 출신의 아내와의  결혼도 화제가 되었다.
그가 내놓은 작품들도 기이하기 그지 없었다. 정상적인 인간들이 아닌 육체적, 정신적 장애의 인간들이 난무했다. 열등감, 허영, 욕망.... 거기에서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존재를 찾는 여행을 했었던 것이다.
지금은 읽은 지가 오래되어서 작품의 내용을 잘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읽는내내 상당히 괴이한 느낌들을 많이 받았던 작품들이었고, 지금도 읽을 당시에 느꼈던 충격에 가까운 장면들은 남아 있다.
<들개>, < 황금비늘>, < 괴물>, <외뿔>, <장외인간> 등이 그랬다. 
그러나 이외수의 작품은 읽은 후까지도 강한 느낌들이 남으며, 한 번 그의 작품을 접하게 되면 중독성이 있어서 새로운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이외수의 작품들은 소설이 아닌, 감성 에세이로 전환이 되는 것이다.
아주 간결한 문장과 함께 감각적인 그림이 함께 하는 에세이가 또한 읽는 재미와 함께 읽은 후까지도 여운이 남겨지는 것이다.
2007년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2008년 생존법 <하악 하악>
2009년 소생법 <청춘불패>
2010년 비상법 < 아불류 시불류>
위의 책들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들이지만, 그 책들이 남겨주는 교훈적인 이야기들은 아주 오래 오래 가슴이 남겨지는 것이다.
특히, 청춘들에게 전하는 말들은 그들의 일생의 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이외수의 감성 산책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는 2011 년 1월에 출간되었는데, 어찌 어찌 하다 보니, 어제 단숨에 읽게 되었다.
그동안 인문 서적과 경제 관련 서적을 몇 권 읽고, 지금도 두꺼운 인문 서적을 한 권 읽고 있는 중이어서 쉬어가는 의미에서 찾게 된 책이기도 하다.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는 1992년 <흐린 세상 건너기>의 일부 원고와 작가가 새롭게 쓴 원고들이 합쳐져서 박경진 작가의 그림과 함께 선보이게 된 책이다.
2007년부터 나온 에세이들과 그 맥락은 같을지 몰라도 글의 내용은 앞의 책들보다는 좀 길다고 해야할까.
그동안 아주 절제된 간략한 글의 에세이들을 선보였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잠언집이라고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동서양을 막론한 좋은 내용의 글들. 교훈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화, 꽃의 유래 등도 재미있다.




결혼 후에 친정 엄마가 곱게 기르던 꽈리를 몇 그루 얻어다 심었었다.
꽈리는 내가 어릴적에도 집의 정원에 있었던 식물이었는데, 친구들이 그  꽈리를 신기해 했다.
내가 어릴적만해도 고무 꽈리를 불곤 했는데, 나는 고무꽈리를 불어도 불어도 소리가 나질 않곤 했다.
바로 그  고무꽈리가 아닌 꽈리나무는 나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다년생 식물)...
빨갛게 익으면 꽈리를 따서 손으로 주물러 준다. 그러면 주황색 꽈리는 말랑말랑해지면서 속의 씨가 보이게 된다. 그러면 그  씨를 꽈리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살살 빼내야 한다. 그때 씨와 함께 씨둘레의 뭉쳐진 씨를 둘러싼 것들까지 빠져 나오게 되는데, 꽈리의 구멍이 너무 작아서 그만 찢어져 버리게 된다.
다행히 씨를 잘 빠지게 하면 작은 주황색의 꽈리가 되는 것이다.
입 속에 넣고 공기를 살짝 불어서 불면 꽉~~ 꽉~~ 꽈리 소리가 난다.
추억 속의 꽈리~~ 친정 엄마에게 얻어왔던 꽈리나무는 우리집 앞의 작은 화단에 심어졌고, 이사를 올 때도 캐가지고 왔더니,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봄이 되면 새 싹이 나고, 또 하얀  꽃이 피고, 열매가 예쁘게 열린다. 지금은 꽈리를 만들어 불지는 않지만, 아파트 주민들이 지나가다가 꽈리를 보곤 신기해 한다.
꽈리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오래전 추억에 적어본다.






책의 구성은 5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몇 편의 시가 있다.

새치
아이야 뽑지 않아도 된다.
내 인생도 때로는
눈물이었노라고
반짝이며 자라나는
은빛 실뿌리 (p79)


에세이와 함께 읽는 시의 매력~~
책 속의 글들은 어느 한 부분 놓칠 수 없는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글들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결코 반대말이 없습니다. (p81)
죄 중에서 가장 큰 죄는 자기밖에 모르는 죄 (p89)
마음 안에 있던 것들이 머리로 자리를 옮기면 그때부터 순수성을 상실하게 된다. (p291)





'이외수'는 트위터 플로어 67 만명을 거느린 국내 1위 소통대왕이라고 한다.
그동안 주저하며 하지 않았던 트위터~~
어제 트위터에 가입을 했다. 그동안 남의 트위터는 가끔씩 들어가 보았지만, 내가 직접 가입한 트위터의 세상을 좀 낯설었다.
문학 관련 플로어들을 찾다가 쉽게 찿은 꽁지 공지영의 트위터, 그리고 이외수의 트위터...
역시 이외수는 국내 1위 소통대왕이다.
어제는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틀 읽으면서 이외수를 만났고, 처음 트위터에 날개를 달고 플로어 이외수를 만난 날이다.





 
기인으로 알려진 이외수의 소설들이 독한 내용들을 담았다면, 이외수의 요즘의 에세이들은 순한 내용을 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은 표현 방법과 형식은 다르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자신의 문학 세계를 펼쳐 나가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존재를 생각하게 해주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을 바람직하게 살아가는 것인지를 항상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왜 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줄까?
청춘들에게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들에 순응하면서 살아가기 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스스로 날개를 달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 큰 코끼리가 날개를 달 수 있듯이, 청춘들도 무거운 자신의 삶에 날개를 달고 서서히 날아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