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고백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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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책장에 꽂혀있던 책 <가면의 고백>


 
책은 비교적 얇은 편인데, 선뜻 읽으려는 마음이 들지 않던 책이다.
몇 번은 뒤적여 보기도 했지만, 다음에 읽어야지 하는 생각에 그대로 방치(?)되었던 책.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편하게 읽기에는 힘든 책이다.
<미시마 유키오>은  조부, 부, 그리고 자신이 3대에 걸쳐서 도쿄대 법학부를 나온 인텔리 가정에서 태어났다. 거기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관료를 지낸 집안이니, 관료 엘리트 집안의 자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45세의 나이로 자신의 추종자 4명과 함께 자위대의 궐기를 촉구하는 연설후에 할복자살을 하게 된다.



소설가의 최후라기에는 정치성향이 더 강한 그의 죽음이 특별하기도 하지만, 그의 소설 역시 이전의 일본 소설들과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는데, <가면의 고백>을 통해서는 비로소 일본 문학의 20세기가 시작되었다는 등의 격찬의 평이 따라 다니게 된다.

그러나, 내가 읽기에는 머릿속에 잘 들어 오지 않는 작품이다.
그래서 책을 읽던 도중에 책 뒷부분의 1950년에 '후카다 쓰네아리'가 쓴 <가면의 고백에 대하여>라는 평론을 읽어 보지만, 그마저도 쉬운 글은 아니다.
이렇게 <가면의 고백>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일본문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 글이 쓰여질 당시의 일본 문단의 동향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시마 유키오'는 <가면의 고백>을 전업작가로 출발하면서 쓴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작가 소개글을 읽고 이 책을 읽게 되면 <가면의 고백>이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1인칭 소설로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의 출생의 에피소드에서부터 20대 중반 직장생활을 그만두게 되는 때까지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씌여져 있다.
소설은  그가 태어나면서 부터 자신의 출생 당시를 기억한다고 할 정도로 기억으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는 태어난 후에 할머니곁에서 자라면서 지나치게 보호를 받으면서 유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분뇨 수거인과 오를레앙의 소녀와 병사의 땀냄새 이야기, 쇼쿄쿠사이 덴카쓰와 클레오파트라이야기, 성 세바스티아누스 순교에 대한 이야기, 오미에 대한 연모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의 유년시절, 성장기의 이야기들과  함께 들려주는 것이다.

<가면의 고백>은 과거의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고백하던 기존의 고백문학과는 달리, 그것을 관념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으며, 고백이라는 행위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진실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원이 다르다.  (책 속의 평론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할 정도로 쉽게 들어오지는 않는 책이다.
많은 세계문학 작품들이 작품성은 있으되 대중성이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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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비밀 레시피 - 불영이 감춘 불영사 사찰음식 시리즈 1
일운 지음 / 담앤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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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는 음식을 맛으로 먹지 않고, 도(道)를 수행하기 위해 건강을 돕는 약으로 생각한다"(책 속의 글 중에서)고 한다.



그래서 절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들은 소박하고 검소하며,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만들어 지는 것이다.





스님이 알려주는 절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들은 화학조미료, 인스턴트, 가공식품, 탄산음료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 불교에서 금기시하는 육류와 술,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홍거)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님이 만들어 낸 음식들에는 누룽지 탕수이, 표고버섯 탕수이, 야채 양장피, 구절판, 느타리 깐풍기와 같이 육류없이도 멋진 한 상의 차림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스님의 비밀레시피>에서 눈여겨 볼 것은 음식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간장에 있어서 천연조림간장, 양념간장, 표고버섯 양념간장들과 같은 간장류와  청국장, 김치양념, 조림양념등이 특색이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 천연채수는 각종 요리에 다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익혀서 어떤 음식에나 적용시킨다면 좀더 맛깔스러운 요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요리책이지만, 불영사의 일운 스님의 레시피이기에 스님이 거처하는 불영사의 전경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멋진 사계절의 풍광을 보여주면서 음식들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식재료에 어울리게 만들어 지는 것이다.






연잎칼국수는 영양, 건강, 아름다움까지 갖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주는데, 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연잎은 어혈제거, 기침, 가래에 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낮추어 준다고 하니, 일거양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중에서는 좀처럼 찾아 볼 수없는 귀한 능이버섯을 가지고 능이국을 끊이는데, 항암작용에 좋다고 한다.
제주연안에서 자생하는 해조류인 모자반과 무와 콩나물로 끊인 모자반국은 일반인들은 아마도 거의 그 맛을 모를 것이다.





스님들의 채식 식단에 영양을 듬뿍 담아주는 신선한 샐러드에는 복숭아 간장소스, 매실 간장소스, 키위소스, 레몬소스, 깨소스 등 다양한 소스가 곁들여진다.





고구마, 사과, 밤, 노란속배추가 싱그러운 고구마 샐러드.



미네랄 효소가 풍부한 우엉조림은 두가지 방법으로 레시피를 소개해준다.
그 한 가지 방법은 우엉을 껍질을 벗겨 채썰거나 어슷썰기하여, 팬을 달군후에 콩기름을 두르고 우엉을 볶다가 채수, 조림간장, 조청을 넣고 조린다. 우엉이 투명해지고 아삭하게 익으면 불을 끄고 통깨를  뿌린다.
이 방법에서 껍질 벗긴 우엉을 기름에 살짝 튀겨서 같은 방법으로 조리면 또다른 맛이 난다고 한다.
우엉조림은 우리집에서도 자주 먹는 밑반찬이기에 스님의 레시피에 내가 만든 우엉조림을 함께 올려본다.

                  

노란속배추와 어우러진 고구마 샐러드.
스님은 고구마와 사과를 반달모양으로 썰었다. 그런데, 고구마의 딱딱함이 반달모양인 경우에는 먹기에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나의 고구마 샐러드에서는 고구마와 사과를 굵은 채썰기로 하였고, 작은 크기의 밀감과 골드키위를 곁들여서 과일의 달콤함을 더 하였다.
소스는 스님은 아일랜드 드래싱을 사용했고, 나는 참깨 피넛 드래싱으로 고소함을 더하였다.

   

<스님의 비밀레시피>는 불영사의 사계절과 함께 식재료들에 대한 정보가 함께 실려 있어서 절집이야기와 절 식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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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할 것들 - 지금 즉시 행복해질 수 있는 31가지 깨달음!
이운하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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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그리도 행복을 멀리 있는 것으로 생각할까?
지금은 불행할지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행복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행복은 소유할 수 있는 그 어떤 목표가 아닌 것이다. 행복은 지금 우리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 그 자체인 것이다.
다만,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한 감정이기에 그것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할 것들>에서는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31가지  깨달음을 사례들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첫째로는 나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둘째로는 나와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이고,
셋째로는 그 관계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 (p14)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선택의 순간에 아무리 신중하게 선택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선택 후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곤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이왕 어떤 선택을 하였다면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태도가 바로 행복과도 직결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인생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어떤 형태로든 기회가 찾아 올 수도 있는 것이다.

" 얻지 못한 것을 찾아 헛되이 노력을 하는 것보다 내가 갈망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내 지금 이곳에서 손에 넣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얻는 지름길일 것이다. " (p180)

바로 우리가 지금 행복할 수 없다면, 훗날에도 결코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지금 당장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다.









버트란트 러셀은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지금 나는 삶을 즐기고 있다. 한 해 한 해를 맞을 때마다 나의 삶은 점점 즐거워질 것이다. 이렇게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대부분은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 (p257~258)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주 사소하기에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바로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가을날의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걷는 발걸음에서.
파란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건네주는 한 잔의 따끈한 커피 속에서.
감동을 주는 한 권의 책을 읽는 일상 속에서.

행복은 이처럼 아주 작은 것이지만, 우리들이 그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운데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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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4 : 레베카, 언니가 생겼다 - 합본 개정판 쇼퍼홀릭 시리즈 4
소피 킨셀라 지음, 장원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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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시리즈는 
<쇼퍼홀릭1 : 레베카, 쇼핑의 유혹에 빠지다>, <쇼퍼홀릭2 : 레베카, 맨해튼을 접수하다>, <쇼퍼홀릭3 : 레베카, 결혼 반지를 끼다>. <쇼퍼홀릭4: 레베카, 언니가 생겼다>, <쇼퍼홀릭5 : 레베카, 아기와 컴백하다>가 있다. 


 
그런데, 쇼퍼홀릭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지 않는다고 해도 이야기를 따라잡기에는 별 지장이 없다.
레베카의 무분별한 쇼핑중독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기에, 그 상황이 어떻게 발전하게 되느냐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쇼퍼홀릭 시리즈를 차례대로 읽는다면 좀더 상황판단이 쉬워지는 장점은 있는 것이다.
레베카는 루크와의 신혼여행을 1년을 잡고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다닌다. 그녀는 가는 곳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두 사야만 하는 것이다.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의 유물인 "깜찍하고 귀여운 반지"를 사고 싶어하고, 반디 해변의 인어 모래상도 사고 싶어하고, 알래스카의 허스킨 견 6마리와 썰매도 사고 싶어서 안달을 한다.



<쇼퍼홀릭 2: 레베카, 맨해튼을 접수하다>에서 그토록 쇼핑으로 인하여 힘겨운 상황까지 갔었기에 그 버릇을 고쳤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제 버릇 남 못주는가 보다....
신혼여행 10개월을 즐기고, 영국의 런던으로 돌아온 레베카는 자신의 아버지가 결혼전에 만난 여자와의 사이에 제니카라는 이붓언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언니가 있다는 기쁨에 좋은 자매가 되기를 원하지만, 제시카는 레베카와는 전혀 다른 생활인 인 것이다.
최소한의 생필품만을 구매하고, 커피 전문점도 가지 않고, 그대신 중고 물병에 수돗물을 담아 다닐 정도의 절약형 인간인 것이다.
그런 그녀의 통장에는 3만 파운드라는 돈이 예금되어 있지만, 레베카의 표현을 빌리자먄, "지지리 궁상, 노랭이"인 것이다.
쇼핑중독자인 레베카와 노랭이 제사카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신혼여행 마지막 여행지인 밀라노에서 산 엔젤백으로 인하여 루크와의 부부싸움끝에 레베카는 검소한 생활을 배우기 위해서 제시카를 찾아가게 되고, 여기에서 엉뚱하게 환경운동에 참가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쇼퍼홀릭> 시리즈가 그렇듯이, 레베카는 이야기의 초중반에는 무차별적인 쇼핑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힘겨운 일들이 겹치다가 결말에서는 레베카가 의도하지도 않은 일들에 의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맺음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쇼퍼홀릭>시리즈는 출간될 때마다 젊은 여자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끄는 것이다.
여자들의 마음 속에 있는 쇼핑에 대한 욕구가 레베카로 인하여 대리만족을 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소득수준은 거기에 미치지도 않지만, 남들이 다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명품백을 사기 위해서 카드를 긁어대고, 봉급의 상당부분을 지출하는 여자들의 심리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쇼핑을 하면서, 쇼핑후에, 남편에게 쇼핑한 물품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남편몰래 신용카드를 숨겨가지고 다니는 레베카의 심리상태나, 생각들을 표현하는 글들이 아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묘사가 때로는 어처구니없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해서 책을 읽으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어느날, 기분이 가라앉아서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에 읽으면 좋은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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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시코쿠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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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가 김남희의 책은 언제나 그가 걷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나도 그 길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유럽의 걷고 싶은 길> 그리고 <외로움이 외로움에게>를 비롯한 책들을 통해서 만났기에 <일본의 걷고 싶은 길>도 낯설지는 않다.
국토종단, 라오스 미얀마, 티베트, 네팔, 산티아고 등을 거닐었던 그녀가 이번에는 일본을 도보여행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일본의 걷고 싶은 길 1>은 홋카이도, 혼슈 등을,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는 규슈, 오키나와 시코큐의 여행이야기이다.
그녀는 주로 도보여행을 하기에 남들이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규슈에서는 숲, 산, 나무, 신과의 만남.



" 한자리에서 수백 년의 세월을 살아온 나무들이 속삭인다. 어떤 외로움도, 슬픔도 끝내는 견뎌지기 마련이라고, 모든 상처는 희미해지기 마련이라고, 너무 깊이 절망하지도 말고, 너무 가볍게 희망에 기대지도 말라고. 바람이 불고 날이 흐리고 다시 햇살이 빛나면서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삶은 살아지는 거라고. 봄의 훈풍과 햇살도, 여름의 뜨거움도, 가을의 짧은 화려함과 겨울의 긴 헐벗음도 한결같이 견뎌온 나무들이 가만가만 나를 위로해준다. " (p30)

오키나와는 태평양  전쟁 최악의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90일간 계속된 전쟁에서 10만 명의 민간인들이 희생된 곳이기에 상처받은 낙원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김남희의 책중에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이야기를 쓴 책인데, 그녀는 일본의 시코큐에서도 성지 순례길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800km 의 노란 조개 껍데기 문양을 따라 걷는 길이라면, 시코큐 성지 순례길은 1200 km의 먼 길을 두달여에 걸쳐서 빨간 화살표를 따라가는 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가톨릭 성지 순례길이라면, 시코큐 성지 순례길은 불교 순례길이다.
이 길은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진언종의 창시자 고보 다이시의 발길을 따라 88 개의 절을 참배하는길이다.
에머랄드빛 물길을 따라서, 빠알간 단풍잎이 자욱하게 떨어진 길을 따라서,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그리고, 계절이 바뀌어 밤새 눈내린 길을 따라서 걷고 또 걷는 길이다.
그래서 두 달만에 출발했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길이다.



" 마음을 비우고 걷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어요. 욕심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기는  또 얼마나 힘겨운지도 알게 되었어요.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지도 새삼 깨달았구요. 지금의 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게요" (p242)

"순례는 그 마무리마저 지극히 불교적이었다. 미사에서 신부님이 호명을 하고 모두들 눈물을 쏟아내던 산티아고와는 달랐다. 그 어떤 대리인도, 예식도 없이 일대일로 부처와 대면할 뿐. 시작이 그랬듯 혼자서 자기만의 힘으로, 불생불멸 (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 부증불감(不增不減). 반야심경을 외며 혼자 않아 있는 마지막 밤. 이 담백한 마루리도 나쁘지 않다. " (p251)

이렇게 그녀는 천년의 옛길을 걷고 또 걸었던 것이다.








이 책은 산, 숲, 물 등을 비롯한 풍광이 뛰어난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그리고 책의 부록으로 이 책에 소개된 곳의 등산코스, 찾아가는 법, 여행하기 좋은 때, 여행 tip, 지도, 실용정보까지 여행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들에 올레길, 둘레길 등의 도보 여행길이 있어서 걷는 여행이 유행인데, 이런 도보 여행의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한 김남희의 <일본의 걷고 싶은 길>은 일본 도보 여행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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