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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ㅣ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 콘서트>의 저자 황광우는 시인 황지우의 동생인데, 두 분은 모두 철학을 전공하신 분이다.
특히 저자는 반독재 시위로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에 읽을 책목록을 작성하여 2년동안의 학습계획서를 세우는데, 그 목록 중에 들어가 있었던 책들이 바로 <철학 콘서트>의 바탕이 된 책들이 다수 속해 있다.
저자는 그때의 고전 읽기가 2년동안에 걸쳐서 읽으려고 했던 책들이지만, 결국에는 20여년의 세월 동안에 걸쳐서 읽었노라고 회고한다.
물론, 이것은 저자의 겸손한 생각이기도 하지만, 그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할 만한 고전들임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철학 콘서트>에는 우리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동서양의 현인 10 명이 소개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예수, 이황,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노자.
모두 잘 알고 있는 현인들이고, 그들의 사상 역시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책들을 통해서 많이 접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웬만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들이 남긴 고전들을 몇 권이나 읽어 보았던가....
거의 한 권도 제대로 꼼꼼히 읽어 본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바로 <철학 콘서트>에서는 10명의 현인들의 사상을 깊이있게 들려주고 해석해주고, 그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그들이 남긴 고전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저자는 <철학 콘서트>기 고전 여행의 좋은 안내가자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철학은 인생의 깊이만큼 이해가 된다 "( 에필로그 중에서)고 말한다.
1.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든 까닭은? | 소크라테스 <향연>,< 소크라테스의 변명>, < 크리톤>, <파이돈>
2. 이상국가 건설 프로젝트 | 플라톤 <국가>
3. 고통의 바다를 건너다 |석가 <반야바라밀다심경>
4. 천하주유에 나선 돈키호테들 | 공자 <논어>
5.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 | 예수 <성서>
6. 제1자를 향한 그리움, 태허 | 퇴계 이황 <성학십도>
7. 내 수염은 반역죄를 짓지 않았네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8. 이기심이 너희를 이롭게 하리라 | 애덤 스미스 <국부론>
9. ‘로빈슨 크루소의 섬’에 간 까닭은? | 마르크스 <자본론>
10. 21세기 유토피아, 동막골 | 노자 <도덕경>
저자는 철학자들의 삶의 이야기와 사상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묘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와 멜레토스의 논변은 아고라 법정에서의 다툼인만큼 그들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아니토스 : 소크라테스여, 제발 철학하는 일만 그만두라. 그러면 무죄로 하겠다. (p 36)
아니토스 ; 소크라테스, 너 죽지 싫지, 그러면 추방형을 선택해.
소크라테스 : (...) 사람들의 평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아름답게, 올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한 거야." (p42)
소크라테스가 추방형이 아닌 독배를 마셔야만 했던 이유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대화가 아닌가.....

플라톤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인생이냐. <국가>의 서두는 이 물음으로 시작한다. <국가>의 서두는 이 물음으로 시작한다. <국가>는 어떤 책인가. 얼핏 보면 이상적인 정치 체제를 탐구하는 정치학 서적같기도 하고, 이상적인 인간을 육성하는 교육학 서적같기도 하고, 플라톤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전개한 철학 서적 같기도 하고, 사유재산을 금지해야 부정 없는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공산주의 서적 같기도 하고, 또 사후 세계에 관한 견해를 피력해 놓은 <국가>의 마지막 장을 읽으면 플라톤의 유언장 같기도 하고, <국가>에 담긴 대화의 내용은 매우 방대하여 우리는 도무지 저자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 힘들다. 그런데, <국가>의 첫 머리에 나오는 위의 글, 케팔로스의 담화를 읽노라면 우리는 플라톤의 '의도'를 직감한다. <국가>는 올바른 인생의 길을 찾는 책이다. " (p54)
그 누가 플라톤의 저서인, 그의 사상의 원천이 된 <국가>를 이처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또한 우리들에게 가장 익숙한 현인은 철학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촌부일지라도 다 알고 있는 석가와 예수가 아닐까 한다.
석가.

불(佛), 부처 (Buddha)는 '깨달은 자'로 "집착으로 인하여 고통이 생기나니 집착을 버리면 고통의 원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 (p83) 말하지 않았던가.
예수가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십자가 위에서 하신 말씀인 "엘리엘리 라마사박다니" 즉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란 인간적인 한 마디가 아닐까.
<철학 콘서트>에서 소개되는 유일한 한국인은 이황 퇴계선생님이시다. 성리학의 대가로 '이기이원론'을 주장하신 분이다.
"퇴계는 이가 움직이면 기가 이를 따르고 기가 움직이면 이가 기를 탄다'고 주장했다. " (p165)
학창시절에 그대로 헷갈렸던 이황과 이이의 이론이었는데, <철학 콘서트>를 통해 다시 접하게 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학교 숙제로 독후감을 써야 했기에 꼼꼼히 읽었던 책이기에 아직도 그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유토피아>가 정치 사상사에서 획기적인 의의를 갖는 것은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내세운데 있다고 한다.
"영국의 대법관 토머스 모어. 그 영혼은 새하얀 눈보다 더 순결했으며, 그의 천재성은 위대한 사상가의 산실인 영국조차 이전에 결코 가진 일이 없었고 이후에도 다시는 얻을 수 없는 엄청난 것이었다. "(p177)
이밖에도 <국부론>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한 애덤스미스.

마르크스의 <자본론>, <도덕경>의 노자에 이르기까지 저자 특유의 재미있는 글들이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들어 준다.


그동안 우리들이 학교 수업을 통해서 공부할 때는 재미없고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철학 이야기이지만, <철학 콘서트>에서는 그 어떤 독자들이 읽어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에 철학에 흥미가 생긴다면 10명의 현인들이 남긴 그들의 사상이 담겨 있고, 그들의 일생이 담겨 있는 고전읽기에 돌입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 <철학 콘서트>는 고전 여행의 좋은 안내자가 될 수 있는 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