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함정 -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
금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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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꿈이 탐정이 되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탐정은 불법이란다. 그래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검사가 되고, 지금은 변호사이다.

그의 지금의 꿈은 무엇일까?

소설가라고 한다.

 

 
판사가 쓴 소설을 읽어 보기도 했지만, 법조인과 소설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그들이 수사하는 내용들은 한 편의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은 이야기들이니까.

탐정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미스터리 소설이 될 수도 있고....

 

 

<확신의 함정>은 참 특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얼마나 다독가인가를 알게 해 줄 정도로 많은 책들의 내용이 소개된다.

자신이 지금까지 수사했던 범죄와 관련지어서 이 책, 저 책의 내용들에서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요인들을 찾아낸다.

아무리 정확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완전한 것일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의견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 질 수도 있는 것인데,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는 선입견, 오만, 불성실 등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속의 내용들과 연결지어서, 또 자신이 수사 경험에 의해서 소개되는 토막살인, 아동성폭행, 종교문제, 학력논란, 사형제도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은 그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과연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정당했는가도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동 성폭행 가해자들에게 거세나 화학적 요법을 가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담겨져 있다.

우린 사형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게 되지만, 악랄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범들의 파염치한 행동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많이 나오는 장면 중에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을 피해자 가족들이 죽이는 경우의 이야기들이 있다.

분명히 자신의 가족을 살해했기에 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의 처벌이 마땅치 않을 때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가해자들에게 개인이 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 <강간,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해 본다.

 

        

 

타블로의 <학력논란>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한때 세상을 떠들섞하게 했던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나 김인규 교사의 사건은 음란물과 예술작품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살만 루슈디가 쓴 <악마의 시>는 소설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작가가 사형선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작가는 죽음을 모면하여 멀리 숨어버렸지만,이 책을 번역하거나, 판매한 서적에 폭발과 방화가 잇달았던 것이다.

 

저자가 얼마나 문학을 사랑하는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책들 속의 내용을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정확하고,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틀릴 수 있음을 여러가지 방향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다.

 

 

인간의 손에 달린 법과 정의 ...

" 세상에 정답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조르다노 부루노가 말했듯이 다수가 믿는다고 해서, 혹은 다수가 믿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 (p264)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언제든지 틀릴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확신에는 틀릴 수도 있다는 함정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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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 - <속대전>의 편찬과 백성의 재인식 태학총서 30
김백철 지음 / 태학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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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중에서 트라우마가 심했던 왕 중의 한 사람이 영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재위기간도 길었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기 위해서 노심초사하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미천한 무수리의 아들이었다는 출생에서 오는 열등감과 왕위계승에 있어서 경종의 죽음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이야기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사건 등이 항상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영조는 자신의 왕위계승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아버지인 숙종때는 서인세력이 남인과의 정치 투쟁 과정에서 노론과 소론으로 분리되는 등 여러 차례의 사화를 통해서 나뉠 때로 나뉘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당파를 어떻게 하면 척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영조로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영조초기에는  붕당의 의리를 초월하는 것 보다는 거시적이고, 새로운 정치 명분이 필요하였다고 한다. 

영조의 탕평정치는 군주의 의리를 척도로 하는 새로운 정치 운영 체계의 등장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요순정치를 추구하고, 문물제도를 정비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는 영조가 탕평정치를 통해 국정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속대전'(영조 22년, 1756년)을 반포하여 국가 체제 및 관료조직을 재편성하는 성과를 이루게 되는 과정과 '균역법'(영조 28년)을 실시하게 되는 것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이고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저자의 연구의 결과물이기에 책 속에는 책의 내용만큼이나 더 자세한 주(註)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 국왕 영조는 마치 도도하게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 앞에서 온 몸으로 홀로 맞서면서, 이미 300 여 년이 흘러버린 조선이라는 오래된 나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 분주히 노력했던 인물" (p12) 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탕평책하면 영조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의 아버지인 숙종때에도 탕평의 시도는 있었고, 그의 손자인 정조 대에도 의리탕평(정조의 탕평정치를 이전 시기와 차별화되는 의리탕평의 시기로 규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탕평정치를 실현시킨 왕은 영조이고, 탕평정치의 출현으로 전개된 다양한 사회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제1장 : 영조때의 탕평정치의 이념적 배경.

제2장 : 속대전 편찬과정과 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제3장: 탕평정치의 성과 를 학문적으로 알아 보기 때문에 다소 어렵고, 힘든 독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조는 국왕도 국법 체계 내에서 존재함을 천명하였으며, 백성을 사법 체계 속에서 권익을 보장받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통치체계를 정비하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탕평으 군주 주동의 정치운영론이었을 뿐만아니라, 그 가치 지향점이 요순의 이상 사회로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영조의 탕평정치는 이렇게 정치 부면의 탕평에서 점차 범주를 확대하여 국가제도를 정비하고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부문으로 파급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속대전'의 반포나 균역법의 탄생은 영조의 큰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국왕, 국가, 백성의 존재를 재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조의 백성사랑의 마음을 영조실록에는 이렇게 담고 있다.

임금[英祖]께서 하교(下敎)하시기를, 나의 백성이 굶주림 가운데 거듭 해진 옷으로 이런 엄동설한을 만나니 더더욱 어찌 살 수 있겠는가? 한밤중에 일어나 생각하고 난간에 나와 하유(下諭)하노니, 아! 도신·수령은 나의 이러한 뜻을 체득하여 동포(同胞)를 보호하듯 하되 마음을 써서 구제하고 내가 한밤중에 당부하는 효유를 버리지 말도록 하라. 『영조실록』권66, 영조 23년 12월 임오(26일)

 

 

이 책은 역사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것은 저자의 연구결과물이기도 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어렵지만, 이런 책들을 접하는 독서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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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역사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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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기록이라는 생각만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결정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지금 이 순간도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있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이 순간의 역사가 있기 위해서는 그 이전부터의 역사가 존재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역사란 꼭 정치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이고, 그 정치가 어떻게 흘러오고 있는가는 현재의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들려 오는 정치판의 이야기는 신명나는 이야기보다는 암울하고 부패한 이야기들이 많기에 많은 사람들은 이제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현대사를 뒤돌아 볼 때에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일제 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우리 국민들은 현대사의 고개마다 떨쳐 버려야 할 것들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대로 가져 오는 오류를 많이도 범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역사>의 저자이 '한홍구'는 '걸어 다니는 한국 현대사'라 불릴 정도로 우리의 감추어진 현대사를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1980년 5.18 광주에서 시작하여 이명박 정부 2년차가 되는 2009년까지의 현대사를 7강에 걸쳐서 강의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2009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해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음을 상기할 것이다.

 

" 한국이 얼마나 민주화되었느냐고 묻는다면, 노무현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만큼 민주화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이 얼마나 민주화되지 않았느냐 묻는다면, 노무현같은 대통령이 벼랑에서 뛰어 내려야 할 만큼 민주화되지 않았다고 얘기해야 한다. "  (p9)

 

 

공교롭게도 그가 강의를 하던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났고,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강의가 있던 날에 돌아가시게 되어 "여름에 진 인동초, 김대중"이란 내용으로 그의 정치역정을 강의 하기도 했던 것이다.

 

 

1980년에서 2009년을 살아온 세대들에게는 자신들이 거쳐온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 그당시에는 자세하게 알지 못했던 상황에 놓이기도 했던 것이다.

1980년 5월의 광주는 철통같이 봉쇄되어서 일반인들이 그 소식을 조금씩 전해 들게 되는 것도 여러 날이 지나야만 했고, 정확한 상황조차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해외에 있던 교포들을 통해서 국내로 소식이 전해질 정도였으니까.

 

"1980년대 광주의 진실, 그것을 보는 순간 인생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저자도 이런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인생이 달라지게 되고, 그밖의 많은 사람들이 광주의 진실을알게 되면서 인생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는 군부의 독재에 의해서 희생된 많은 영혼들이 있는 것이다.

 

" 우리가 정녕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온 역사를 돌이켜 봐야 합니다. " (p68)

 

 

 

 

1980년 5.18 광주, 1987년의 6월 민주항쟁을 거치면서 우리는 참다운 민주주의를 열망했고, 이루어 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의 현실을 생각할 때에 우리는 우리의 현대사를 차근차근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 역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어두운 시기가 언제냐? 그것은 변화가 멀지 않은 시기일거라 생각합니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추운 것처럼요. 그 당시에 참 암울했죠. 박종철이 죽었을 때 참 암담했고 굉장히 슬펐습니다.  (...)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만든 가장 가까운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혀재아 살아 가면서 현재와 가장 가까운 시절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 (p128)

 

그 기간을 거치면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을 정치사에서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얼마나 현대사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이 책 속에 담아 주고 있다. 그동안 많은 매체를 통해서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정확한 현대사인가를 이 책을 읽으면서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통제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도 있고, 위정자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감추었던 사실들도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혹은 1980년부터 30년에 걸친 현대사를 토막토막 알고 있기에 그것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가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 것이다.

 

<4강 - 여름에 진 인동초, 김대중>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신 날에 강의가 있었고,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의 일대기를 정치사와 함께 풀어 본 강의이다.

 

" 김대중 대통령의 삶은 곧 한국 현대사였습니다. " (p242)

 

 

파란만장했던 현대사의 중심에 김대중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현대사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현재의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에게 한 마디 말을 남긴다.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두 진영, 우리 국민을 둘로 갈라 놓는 두 진영.

 

한국의 보수세력은 사회변동에 대한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보수세력이 태어나야 한다.

또한, 진보세력은 따뜻함이 없고 이념적 치열함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적어도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진보, 이념보다는 인간을 추구하는 진보, 대중, 생활인들의 욕망을 생각할 줄 아는 진보가 되어야 한다.

 

현대사를 역사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순간의 선택이 역사를 이끌어 가는 과정이고, 역사의 장이 되는 것이기에 현대사를 안다는 것은 그 이전의 역사를 안다는 것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강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것이기에,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흡인력이 강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흥미롭다거나 재미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저자의 풍부한 현대사의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이야기되기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한국 현대사 30년의 이야기는 암울했던 군사 독재정치로부터 시작하고 그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과 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숙연해지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그들의 야심을 위해서 오합지졸로 모였다 흩어지는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심하기 그지 없는 것이다.

당명만 바꾼다고 정치인의 소명의식이 바뀌는 것은 아닐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듯, "역사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 책 속의 글 중에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보고, 듣고, 체험한 역사의 한 장면들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위정자들의 목적에 의해서 감추어졌던 순간들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서 상기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는 대중이 흘린 눈물만큼 변한다고 하니, 이 책을 읽고 앞으로 내가 어떤 선택의 기회에 놓였을 때에 정치판이 꼴보기 싫다고 피하기보다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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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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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의 종말>의 '제레미 리프킨'이 전하는 인간의 식생활 중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육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심도있게 분석한 책이 <육식의 종말>이다.

 

 

지금까지 육식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나의 불편한 진실들이 이 책 속에서 더욱 강한 불편한 진실로 떠오른다.

완벽한 한 끼의 식사를 위해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요리를 만들 던 '앤소니 보뎅'이 그의 저서인 <쿡스 투어/ 앤서니 보뎅, 컬처 그라퍼, 2010>에서 들려주었던 각종 요리를 위한 동물들의 사육과정과 도축과정을 묘사한 글을 읽으면서 인간의 잔인함에 치를 떨기도 했고, <워낭소리>에서 늙은 소의 이야기를 보면서 슬프기도 했고, 드라마 <식객>에서 좋은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모습에 눈물이 나기도했는데, 이 책은 그 이상으로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이 씌여진 것이 2002년인데, 이때의 통계에 의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12억 8천마리, 소 사육면적은 전세계 토지의 24%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먹어 치우는 곳식은 수억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된다고 한다.

 

이 수치만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흔히 서구인들이 먹는 햄버거때문에 지구가 사막화되어간다고 하는데, 그것을 뒷받침하는 자료이기도 한 것이다.

지구 한 편에서는 이렇게 사육된 소로 요리된 음식을 먹고, 비만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려 있고, 지구 한 편에서는 소를 사육하는데 들어가는 곡식(사료 작물)과 물때문에 굶주리고 물부족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소를 사육한다는 것은 열대우림 파괴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 사육을 위한 목장지대는 점점 사막화가 되어가고 있고, 축산폐기물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소들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의 온난화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을 통해서 인간과 소의 관계부터 설명한다. 라스코동굴 벽화에 나타난 소의 그림에서 치코 멘데스 암살에 이르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대 역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서구문명에서 소가 차지하는 역사적 역할부터 짚고 넘어간다.

소가 길들여지게 된 것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되었고, 소는 신화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동물인 것이다.

인도에는 대략 2억 마리의 소들이 거리와 마을을 자유롭게 돌아 다니는데, 그것은 소를 숭배하기 때문이고, 특히 힌두교도들은 소에서 나온 것은 무엇이든 신성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암소의 몸 속에 3억 3000 만의 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황소가 남성적 이미지를 갖기에 소는 남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이곳에서는 투우 경기가 있는 것이다.

같은 소를 대하는 태도가 각 지역에 따라 이렇게도 다른 것이다.

지금 아메리카 대륙에서 문제가 되는 소의 사육은 유럽에서 콜롬버스가 신대륙으로 소를 들여간 것이 처음이고, 이후에 영국인들에 의해서 아메리카로 소 사육은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소사육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이동하였는가, 그리고 미국에서 산업화가 이루어 지면서 정육 표장업체들이 미국의 상업의 형성에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

 

그런데, 여기에서 미국의 소 사육과 도축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는데, 차마 그 페이지들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은 잔인하고 악랄한 것이다.

송아지 출산에서 시작하여 소들이 거세당하고, 비육장 시설에서 사육되고, 성장촉진을 위하 호르몬과 사료 첨가제같은 약제을 먹게 되고, 사료에는 제초제가 포함되고....

파리를 쫓기 위해서 살충제가 뿌려지고...

도축장에 가는 과정, 도축과정,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끼게 해준다.

가축에 대한 한의 배려도 없는 인간들의 모습.

 

    (사진 출처 ; <지식의 미술관/ 이주헌> 푸줏간- 스니더르스 작품.1630년)

 

  (사진 출처 ; <지식의 미술관/ 이주헌> 식육판매대 - 아르천, 1551년작)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우린 맛있는 것만을 탐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소사육으로 인한 폐해가 얼마나 많은가를 새삼 되짚어 보게 된다.

육식으로 인해서 살찐 부자들의 다이어트와 소사육으로 인하여 모자라는 식량으로 굶주린 빈자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먹는 자와 굶주린 자.

단백질 사다리의 최상단과 최하단에 위치하여 갈수록 양극화가 되어가는 인류의 모순.

여기에 소 떼때문에 위협받는 지구의 환경. (지구 온난화,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모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심각한 상황들인 것이다.

 

이 책의 6부에서는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살펴본다.

인류의 육식 문화를 이끌어 온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과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까지 너무도 많은 불편한 진실들이 나를 힘겹게 한다.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깨달았으면서도 우린 계속 육식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진실들을 마음의 작은 한 부분에 담아 놓고, 그대로 육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육식의 종말>은 나에게 불편한 진실로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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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 테이트 모던에서 빌바오 구겐하임까지 독특한 현대미술로 안내할 유럽 미술관 16곳을 찾아서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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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해외여행길에 꼭 들리게 되는 곳이 박물관과 미술관이 아닌가 한다.

그곳을 언제 또 오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과 이왕 왔으니까 유명한 박물관과 미술관 몇 곳은 들렸다 가겠다는 생각이 많이 좌우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나왔던 그 작품을 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막상 작품앞에서는 작품 감상이 아닌 인증샷 찍기에 급급하다가 그곳을 떠나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러 차례에 걸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해외여행길에 오른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패키지 여행객이나 배낭여행객에게는 그것만으로도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런던에서 현대 미술학 석, 박사 학위를 받은 현대 미술 전문가이자 평론가, 독립 큐레이터,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들이 여행 중에 꼭 들리게 되는 미술관이 아닌, 유럽에서 새롭게 자리를 잡아 가는 현대미술관 16곳을 소개해 준다.

물론,  시중에는 여행관련 서적이나 예술 관련 서적 중에서 유럽의 미술관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전문가에 의해서 씌여진 책들도 있지만, 여행작가나 일반인들에 의해서 이 책, 저 책에 실린 정보들과 함께 자신이 여행 중에 가 본 미술관의 이야기가 많이 출간 되어 있다.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은 그런 부류의 책과는 차별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저자 자신이 현대미술학을 전공했고, 1990년 대 초에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미술관을 다녔고, 그동안 공부를 위하여 런던, 파리, 독일 등에 거주하기도 했고, 2009년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동안 유럽 미술관과 만나고 그 곳에서 경험했던 것들이 많기때문이다.

 

16곳의 미술관은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의 현대 미술관들인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의 경우에는 우리들과 친숙한 느낌이 드는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팔레 드 도쿄 등을 다룬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는 왜 고전 미술관들이 현대미술관에 그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는지, 현대 미술이 고전 미술과 만났을 때 관객들에게 어떤 색다른 경험을 주게 되는 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미술관을 가게 되더라도, 그 미술관이 탄생하기 까지의 배경, 미술관 건축에 대한 이야기, 컬렉션의 특징, 미술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알고 간다면 좀더 특별한 미술관 기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현대미술은 난해해서 이해할 수도 없고, 미술로서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 속에 나온 미술관 속의 작품들은 그런 작품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이다.

처음 소개되는 런던의 사치 갤러리는 YBA 작가들의 산실인데, 많은 작품들이 엽기적이고, 혐오스럽고, 센세이션을 일으킨 도발적인 작품들인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작가와 작품들.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기괴한 작품으로 일약 최고의 작품 가격의 작가가 된 데이미언 허스트의 다이아몬드 해골 작품인 '신의 사랑을 위하여'.

이 작품은 내가 올해 초에 사진전에서 이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을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여 알고 있던 작품인데, 실제 사람의 해골에 백금으로 주물을 뜬 뒤에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았다. 제작비만 우리돈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그 보다 더 혐오스러운 작품은 마크 퀸의 자신의 피로 만든 두상인 '셀프'이다. 정기적인 채혈로 4500 g의 피를 가지고 만들었기에 전시하기 위해서도 특수한 장치가 필요했다고 하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변태적이고, 외설적이고, 폭력적이기에 불쾌하기까지한데, 이것이 현대미술의 한 단면이기도 한 것이다.

 

많은 예술 분야의 책에서 거론되는 작품 중에 마르셀 뒤샹의 '샘'이다. 1917년에 이 작품은 변기상에서 파는 변기에 자신의 싸인만을 해서 출품을 한 작품이라고 하니....

엉뚱하다고 해야할까, 새로운 발상이라고 해야 할까.

 

 

더 기가 막힌 작품은 만초시가 1961년에 90개의 작은 통조림 캔에 자신의 배설물을 담아 밀봉하여 전시한 작품이다. 여기에는 에피소드까지 있어서 전시품을 잘못 다루어 훼손될 우려가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법적권고가 미술관측에 내려졌다고 한다.

 

 

프랑스의 '루브르'는 너무도 유명한 미술관이지만, 그 규모가 커서 제대로 관람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미술관 지도를 가지고 자신이 보고 싶은 작품만을 골라 보아야 할 정도이다.

 

 

세잔은 "루브르는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것, 가장 사랑스러운 것, 그리고 이해될 수 있는 것들만 가지고 있다." 고 했으니, 그 규모나 소장품의 성격을 알 것같다.

유럽에는 오르세 미술관처럼 기차역이 변신한 미술관도 있지만, 방직공장이나 화력발전소가 미술관이 되기도 하였다. 건축에 있어서 이전의 모습을 어느 정도 살리고 새로운 미술관으로의 변신.

 

미술관을 관람하는 모습도 각양각색이지만,

" 자신들이 선택한 그림앞에 철퍼덕 앉아 스케치하거나 동료들과 토론을 하거나 그저 묵묵히 쳐다보며 오래도록 감상하는 사람들, 그 모습이 바로 '미술관 학교'오르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 (p196)

 

미술관 중에서 경관이 아름다운 숲 속에 자리잡은 독일의 홈브로이히 박물관 섬은 특별한 경험을 안겨 줄 수 있는 곳이다.

 

 

자연과 건축, 미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 예술과 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유럽의 숨겨진 보물섬같은 모습니다.

 

 

베를린의 유대인 박물관은 은빛 찬란한 건물인데, 입구가 없다고 한다. 옆의 베를린 박물관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것이다.

"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옛 베를린 박물관안에 새 박물관의 입구를 만든 건 과거의 역사에 대한 인식없이 결코 21세기의 미래로 향할 수 없다는 독일인의 의지와 건축가의 철학전 메시지를 담은 것이었다. " (p335)

 

 

 

스페인의 빌바오, 철의 도시였던 곳이다. 산업쓰레기로 덮혀 있던 이곳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 서면서 도시의 모습은 변하게 된다.

예술의 도시로 탈바꿈을 하게 된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은빛 티타늄을 자태를 뽐내는 것이 마치 잿더미를 뒤집어 쓴 신데렐라가 공주가 된 것과 같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축물 만으로도 시선을 집중시킨다. 어떤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그 모습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미술관 입구부터 어느 곳에서 오느냐에 따라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형거미를 만날 수도 있고, 다양한 풀과 꽃으로 장식한 제프쿤스의 초대형 강아지와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은 이제는 고전미술관 보다 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 미술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술관의 생기게 된 이유, 시기, 미술관의 건축물과 설치작품, 미술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이야기와 작품 설명, 켈렉션의 특징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 거리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의 내용을 읽으니, 괴기스럽고 혐오스러운 작품들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도 알 수 있고,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동향도 알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미술은 아트 마케팅이 한 몫을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설명하느냐, 그것을 미술관 측에서는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것은 이즈음에는 작품의 수준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지저분한 침대를 작품으로 제시한 트레이시 에먼의 '나의 침대', 깜찍한 것인지, 에로틱한 것인지 모를 폴 메카시의 '사과머리' 등을 진정한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하기엔 아직 예술을 잘 모르겠지만, 예술 작품이란 남들이 뭐라고 떠든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느낀 만큼만 느낄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린 예술가도 아니고, 예술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아니기에, 예술 작품을 접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각자의 방식에 맞는, 각자의 수준에 맞는 감상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많은 현대미술의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다른 작품을 접할 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아주 좋은 책, 많은 것을 알게 해 준 책. 현대미술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해 준 책.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은 짧은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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