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퍼케이션 2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 바이퍼케이션 (Bifurcation)현상에 대한 거예요."

"그건 또 뭐길래?"

"이건 수학 용어예요. 일반적으로 분기, 분기점이란 뜻이지만 조금 더 복잡하죠. (...)"

(...)

"(...) 수학적인 표현으로 바이퍼케이션이고 공학 용어로는 버클링(Buckling)이라는 현상에 가깝죠, 근래에는 카오스 이론이난 프랙탈 원리같은데에서도 이용되는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구요."

(...)

"헤라 에이워드 부인은 자주 심한 일을 당했죠.마치 바이퍼케이션 현상을 일으키려고 아주 강한 힘이 위에서 가해진 것처럼요. 원래대로면 참고 극복해야 할 거였는데.... 그녀는 그렇게 되지 않았어요. 왼쪽으로 튈지 오른쪽으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이상한 방향... 융이 예언했던 동시성 원리가 있는 세상으로 튀어나간 것 같아요. 정신조작 능력과 인간이 지각할 수 없는 것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초감각? 초지각의 세계랄까요? 하하. 그래서... 헤라클레스가 되어 버린 것 같네요. " (p188~190 중에서 발췌)

많은 독자들은 알 수없는 이 소설의 제목에서부터 어떤 의미를 가진 단어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것이다. '바이퍼케이션2'에서는 이 제목에 대한 설명이 헤라 에이워드(헤라클레스)의 '해리성 정체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에이들이 가르시아에게 들려주는 과정에서 나온다.

쉽게 풀이하자면 '바이퍼케이션'은 불확실한 결과를 뜻하는 수학적 용어인데, 최근에는 카오스이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라고 한다. 책 속의 설명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존재를 상징하는 단어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바로 이 소설이 신과 인간의 세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의 주체.... 등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작가는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실제의 이야기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연구하여 한 편의 긴 소설로 구성한 것이다.

작가가 15 년동안 구상하고 조사하였다는 소개글이 크게 다가올 정도로 폭넓은 분야의 이야기가 소설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우혁 작가는 신화, 문학작품중의 인격장애나 살인에 관한 이야기, 심리학적 이론, 신경정신과 분야의 이론, 실험 등....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세계적으로 인면수심의 살인마들의 살인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설의 내용과 함께 소개되는 것이다.

 

 

 

'인지부조화이론', '로프터스의 실험' 등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이론과 실험에 관한 이야기들은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마도 '해리성 정체 장애'는 많이들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세상에는 이런 장애로 인하여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1권에서 전개되었던 이야기들이 2권에서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 가는 듯하다.

헤라 헤이워드 부인속에 존재하는 '헤라클레스'의 양면성의 행동.

그러나, '헤라 헤이워드'부인의 여성임에 그의 몸에 들어간 '헤라클레스'는 남자 신이기에 독자들은 또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헤이워드 부인의 '아니무스(animus)'라 보면 됩니다. 정신적으로는 그렇게 희한한 일도 아니죠"

"아니, 그게 뭐지?"

"어? 아니무스말인가요? 모르세요?"

" 그래"

"음... 그러니까 여성 속에 존재하는 남성적인 요소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반대로 남성 속에 있는 여성성은 '아니마(anima)'라고 해요" (p170)

이 소설에서 살인의 현장의 모든 숨겨진 사실들을 밝히려는 프로파일러인 '에들러'와 이 사건을 맡은 '가르시아'형사가 사건을 추적해 나가면서 해이성 정체 장애에 빠진 '헤라 헤이워드'부인과 '하이드라'의 정체가 서서히 벗겨진다.

헤라클레스는 하이드라를 잡아야 한다는 행동으로, 하이드라는 헤라클레스를 잡으려는 행동에서 살인은 계속 일어나는 것이다.

피튀기는 살인.... 1권에서의 살인의 방법과 사체들의 묘사가 너무 쇼킹했기에 2권에서는 그나만 무디어지는가 했지만, 여전히 살인은 자행되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정신병동에서 탈출한 패튼은 헤라클레스를 죽이겠다고 하는데, 그는 또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

헤라클레스의 정체는 어느 정도 밝혀진 듯하지만, 여전히 헤라클레스와 에이들. 그리고 가르시아와 에이들, 헤라클레스와 하이드라.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그리고 인격장애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이우혁 작가의 15년의 노력이 그대로 담겨 있음을 읽는내내 생각하게 한다. 그의 상상력은 단순히 머리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노력에 의해서 나올 수 있었음을....

그나마, 쉽게 이 이야기를 이해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소설의 밑바탕에 깔린 신화의 이야기를 그동안 이윤기 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하여 여러 책들을 통해서 읽어 왔기에 신화속의 배경이나 인물들의 묘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넘나들면서, 폭넓은 지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그 어떤 소설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뱀파이어를 직접 찾아간 헤라클레스.... 그들의 대립구도와 뭔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엿보이는 에이들과 헤라클레스의 만남이 기대되는 3권이다.

3권에서는 진정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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