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
고민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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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Joy 에서 방송하는 <연애의 참견>이란 프로그램이 꽤나 인기가 있는 듯하다. 물론, 나는 본 적이 없지만...

이 프로그램은 시즌3까지 나가고 있는데, 유튜브 채녈에서는 영상이 업로드될 때마다 100만 뷰가 넘는다고 한다.  <연애의 참견>에서는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서 배우들이 재연하고 그 사연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투표를 받는다. 공동 MC로는 서장훈, 김숙, 한혜진, 주우재, 곽정은 이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프로그램 홍보글이 기막히다.

"연애의 참견은 시종일관 외쳐왔다!
신데렐라의 구두 한 짝을 들고 전국을 헤맨 왕자는
얼빠에 스토커였고
현실 연애는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이라고!"


헤어져도 죽지 않아~
커플지옥 솔로천국을 외쳤던 강려크해진 연애의 참견 시즌3! "

연애가 달달하다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연애의 끝이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이라면, 왠지 서글퍼질 것만 같다.

어쨌든, 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서두가 길어진 것은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저자가 <연애의 참견> 작가인 고민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는 고민정 작가의 첫 에세이다. 에세이라고 하지만 시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오늘따라 비가 추적 추적 내리니 가을비는 을씨년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에 딱 좋은 날이기는 해도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회한과 슬픔이 담겨 있는 글들이 많다.

" 사랑의 기쁨과 슬픔과 괴로움 사이 사이, 성성이는 마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여전히

사랑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책 뒷표지 글 중에서)

두근두근 설레임에서 출발했던 사랑, 이제는 떠나간 사람에 대한 추억만 남았다고 해도 그 시간들이 먼훗날 생각해 본다면 '그래도 그 날이 참 좋았다고 말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 사랑은 아름다운 사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 때는 몰랐지만, 그래서  상대방에게 소홀했었는데....

이별 후에 그걸 깨달았다면 그땐 이미 늦었겠지.

자신은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 보다 더 많이 참고 더많이 기다리고 더 많이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자신의 생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 이제 그녀는 없다. 사랑 하나 잃은 줄 알았는데

세상을 전부 잃은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 (p. 20)

" 미안해, 사랑을 제대로 꾸지 못했던 그 시절 너에게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던 그 시절 나에게 " (p. 83)

만약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이렇게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그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로 끝나겠지...

셀 수 없는 숱은 이유로, 표현할 수 없는 숱한 감정들로 그와 그녀는 그렇게 지나간 사랑, 돌아 선 사람이 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까 사랑은 참 어려운가보다.

그래서 사랑이 끝난 후에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가슴 아픈 사연들도 있다.

이런 사랑을 겪은 사람들이 너무 아파하지 말았으면 한다.

책 속의 그림 중에 노부부의 뒷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왠지 이런 가을날에는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사랑이야기>가 입가에 맴돈다.

훗날 이런 노래가 가슴에 와닿을 수 있으려면 사랑이 아픔으로 남지 말고 행복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저자는 <연애의 참견>을 통해서 접한 많은 사연에서 '사랑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많이 한 듯하다.

" 따듯함이 묻어난 작가님의 글들이

나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이제 충분히 보통의 사랑을 할 수 있다. " (모델 주우재)

" 그때는 그때로 놓아둬

네가 슬픈 건

그 사람을 잃어서가 아냐

그 사람과 사랑했던 그때를 잃어서지.

 

그러니,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잡지 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때를,

다시 지펴지지 않는 사랑을 확인하며

아픔을 반복할 뿐이야.

 

그때는 그때로 놓아둬.

지나가게 그저 놓아줘."  (p.p. 155~156)

" 꽃이 지고 다시 피어나는 것처럼

황황한 표정으로

3년의 연애가 끝났다고 말하던 네 모습이 눈에 밟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던 말도

누군가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 불안하다는 말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지난 시간을 곱씹던 말도

다시 돌아오진 않을까 지푸라기 끝에 매달린 말들도

 

내 앞에서만 마지막으로 울겠다던 말이.

끝내 애처럼 엉엉 울던 표정이

마음에 앙금으로 남아 이렇게 글을 써

 

어느핸가

길바닥에 목련 잎이 떨어져 있는데

봄에는 늘 떨어져 있던 꽃잎이고 익숙한 그림인데

어쩐 일인지 그게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하얗게 눈부시던 잎은 어디로 가고

애초에 꽃잎이었다고는 믿을 수도 없게 추해져서는

한때라도 찬란했던 꽃이라고

누가 알아줄까 싶게 그다지도 초라할 수 없었지.

 

그게 곡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랑이 끝난 다음이었거든 " (p.p. 206~207)


<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나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는 
 수많은 사랑의 감정에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절절히 박히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시로 읊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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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 영국 보수당 300년, 몰락과 재기의 역사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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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라는 책제목은 얼핏 봤을 때는 우리나라의 정치에 관한 내용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부제목이 ' 영국 보수당 300년, 몰락과 재기의 역사)'라는 것을 알고 영국의 정치사에 관련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은 서울대 정차학 교수인 '강원택'이 2008년에 출간한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영국 보수당의 300년 역사와 함께 2008년 이후 현재 '포스트 브렉시트'에 이르기 까지의 영국 정치사가 담겨 있다.

영국의 보수당의 역사를 어느 싯점부터 보느냐에 따라서 보수당의 역사를 200년~300년으로 보고 있다.

독자들에게는 민주주의가 싹튼 나라이기에 영국의 정당정치는 관심이 가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보수당이란 기존의 질서와 이해관계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다.

저자가 이 책을 개정증보판으로 출간하게 된 이유 중에는 2008년 책이 출간될 당시의 영국은 보수당이 11년째 야당이었다.그런데 2010년 총선에서 13년 만에 승리한 후에 계속 집권을 하고 있다.

유럽 여러나라의  경우를 보면 영국의 보수당처럼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건재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수정당이 2016년 국회의원 선거, 2017년 대통령 선거, 2018년 지방 선거에서 진보 정당에게 패배하였다. 특히, 2020년 국회의원 선거는 참혹하리만큼 패배를 했다.

한국의 보수의 무기력과 몰락, 그 이유를 영국의 보수당의 강한 생명력에서 착을 수는 없을까?

영국의 보수와 한국의 보수는 어떻게 다를까?

시대적 흐름 속에서 무기력해진 우리나라의 보수의 갈 길을 영국 정치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기존의 것을 지키려는 보수 정치 세력은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어떤 변화를 모색하여야 할까?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은 보수와 진보가 진영 논리에 갇혀서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배척하고 자신들이 지켜 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두둔하고 감싸고 있다.

영국 보수당의 역사는 영국 의회정치의 역사이다. 영국 보수당이 걸어 온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우리나라 모든 정당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은 의회정치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수당이 생겨났고 300년이란 세월은 영국 의회 민주주의를 엿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는 300년 영국의 정치사가 담겨 있어서 영국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다.

영국의 보수당은 국왕과 세습귀족, 국교회 성공회 그리고 농업에 기반한 대지주의 이익을 지켜야 했다. 그런데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사회 졍제적 변화와 선거권의 대규모 확대가 있었고, 1,2차 세계 대전, 대영제국의 몰락 등의 급격한 사회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정치적 경쟁력을 잃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세기의 보수당의 집권시기를 보면,

1905~1915년, 1945년~1951년, 1964년~ 1970년, 1974년~ 1979년 그리고 1977년 이후에는 30년 정도를 제외하고는 집권당이었다.

★★ 영국의 보수 정치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비결

1. 보수당은 권력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한 정당이다. 선거 승리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 보수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대한 현실과 타협해야 했다.

수구 반동적 태도 보다는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가려 했다.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 실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가져야 했다.

2. 보수당이 성공적인 역사를 가질 수 있었던 까닭은 유연함 때문이다.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였다. 현재의 이익을 있는 그대로 지키고자 하기 보다는 양보할 것은 양보함으로써 자신들의 기득권이 뿌리째 위협받지 않도록 했다.

3. 보수당은 당의 외연을 넓혀 왔다. 배타적인 집단으로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보수당은 당내 갈등과 분열 그리고 당 지도자의 리더십 부족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브렉시트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난 당 내 분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난제가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저자가 책 속에서 꼼꼼하게 정리해 놓은 영국 보수당이 살아 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우리나라의 보수당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빼아프게 반성하고 숙고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기존의  질서와 이해관계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당명만 바꾼다고 보수가 혁신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수, 진보가 이념을 떠나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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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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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라는 소제목이 붙은  <살아있다는 건>은 야생 동식물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에세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산하>는 인도네시아 구눙할라문 국립공원에서 자바 긴팔 원숭이를 연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제인 구달' 연구소의 '뿌리와 새싹' 프로그램 한국 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물을 친구처럼 사랑했던 '제인 구달'의 저서을 여러 권을 읽었기에 이 책도 그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살아있다는 건>은 저자가 직접 그림까지 그렸는데 그 그림 속에는 동물이 함께 있다. 김산하의 그림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도 소개된다.

저자는 학창시절에 항상 책가방 속에 연습장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연습장?

학생이라면 필수품이 아닐까 하는데 그의 연습장은 그림책이자 일종의 스케치북이었다. 수업 시간에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기를 즐겼는데, 그림 그리기는 훗날 사람과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봄으로써 세상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림 속의 세계는 더 다정하고, 더 온화하고, 더 단순하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그림들에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간다.

김산하의 산문집인 <살아있다는 건>은 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자연 속에서 그가 느낀 생각들이 담겨 있다.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그들의 행동으로부터 '살아있다는 건 이런 것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들이다.

살아있는 것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함께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한 권의 산문집이 되었다.

" 누군가 정성 들여 꾸민 꽃밭을 헤아리고, 회색빛 도심에서 푸른 오아시스 같은 나무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다사다난했던 하루와 세월을 돌아보고, 너무 늦기 전에 정말 소중한 것들을 챙긴다.

이런 것들을 원천봉쇄한 채 모든 끈을 차단한다면, 다시 말해 살아있다 할 수 없으리라. 살아있다는 건 지금, 여기, 내 삶에 충실하다는 것이니까. " (p. 58)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어도 자연을 살펴보면 작은 풀 한 포기, 작은 새 한 마리에서 삶의 소중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서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고 사는 듯하다. 계절이나 환경의 일부가 되지 못하고 움츠려 든다. 그러나 자연 속의 동식물들은 의연하게 견뎌 내고 있다.

내가 자주 가는 공원에는 언제부턴가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도대체 이 넓은 공원에서 고양이가 무얼 먹고 살까 의문이 생긴다.

코로나 이전에는 공원에 오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니 버린 음식물을 먹겠거니 했지만 지금은 어디를 봐도 먹이를 구하기 힘들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공원 속에서 순응하고 살고 있다.

봄이 되면 추운 겨울을 견딘 꽃과 풀들이 아주 작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꿈틀거리면서 움이 트는 모습, 나는 그 모습을 좋아한다.

저자는 이렇듯 우리도 계절의 일부가 되어 산다면 자연과 훨씬 평화로운 관계로 살 수 있으리라고 말한다.

자연 속의 동식물을 보면서 그들의 작은 움직임을 통해서 소박하지만 강한 삶의 의지를 우리들에게 전달해 준다.

버림의 미학, 기다림의 미학....

책을 통해서 소소하고 순수한 자연을 닮은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는 '존재의 빈자리를 남겨 두기'라는 글이 있다. 그림을 보니 떠난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반려견을 보낸 지 13개월, 그 후의 삶을 생각해 본다. 가슴 한 복판을 무겁게 차지하고 있는 반려견과의 추억들 그리고 아쉬움, 보고싶음, 핸드폰 속의 700여 장의 사진들....

" 오늘이 첫 날이다. 헤어진 건 바로 어제의 일이다. 간밤은 어떻게 넘겼지만 앞으로 시작될 삶이 문제다. 이제는 없이 살아가야 한다. 함께 만들고 나눴던 우리만의 세계는 하루아침에 허공에 지은 모래성처럼 사라지고 없다. 겉으로 보이는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검은 심연과 같은 금이 생긴 걸 아는 것은 나뿐이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이 닥치면 마음의 준비는 쓸모없었다는 걸 알게 된다. 헤어짐은 완화 또는 둔화되지 않는다. 이별은 확실한 실체로 엄숙하게 당도한다. " (p. 99)

" 한때 채워졌던 자리는 언젠가 비워진다. 그때부터는 빈자리가 된다. 빈자리, 참 재미있는 말이다. 아무 것도 없는 것에 이름을 붙인 것이니까. 세상 모든 이들이 모르지만, 나만이 안다. 그저 없는 것이 아니라 비어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곳은 나만의 빈자리가 된다. 사시사철 강아지 밥그릇이 놓여있던 그 부엌 한 구석은 지금도 남아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아미 잔뜩 짐이 쌓여있겠지, 그렇게 꽉 막아놓으면 안 돼. 지나갈 길을 만들어놔야지, 저쪽에 밥그릇, 그 옆에 물그릇을 놔야 한단 망이야. 거긴 바로 그 자리거든. " (p.p. 103~104)

저자는 야생 동물, 식물 그리고 자연을 관찰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들의 삶을 본다.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저자의 깊이있는 삶의 철학이 글과 그림에 녹아있다. 그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제각각 자신의 모습이 있으니 이를 존중하고 이 순간을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으로 채워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루가 다르게 가을빛이 짙어지는 요즘, 생활 속 거리두기로 힘겹고 재미없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세상 속으로 뛰쳐 나갈 그 날을 기다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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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한국 민담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권도영 지음, 김서윤 그림 / 미래주니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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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구전동화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민담들은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있는 자료들을 정하였다. <한국구비문학대게>는 여러 해에 걸쳐서 구비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 다니면서 어르신들에게 아는 이야기를 들려달고 해서 녹음하여 와서 정한 것이다.

     

 구비문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로 설화라고도 한다. 설화에는 신들의 신성한 이야기를 담은 신호, 지역이나 인물 등과 관련된 증거물이 남이 있는 전설, 신화, 전설 이외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인 민담이 있다.

이 책에는 옛 이야기 중에서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옛 이야기는 교훈을 준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민담은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이야기들이다.

책 속에는 18가지의 민담이 담겨 있는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깊이 생각해 보기>가 있어서 그 이야기를 읽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내용 정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어서 초등학생들의 독서 역량을 키워 줄 수 있다.

옛날 이야기여서 그런지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 형제 이야기, 부모와 형제 이야기, 어떤 상황에서 슬기롭게 행동하는 이야기 등 형제 우애, 부모에게 효도, 이웃과의 관계 등이 주를 이룬다.

'지성이와 감천 이야기'는 일찍 부모을 여윈 지성이와 감천이는 동냥을 하면서 산다. 그러던 중에 동생 감천이는 형에게 이제는 부모님 제사도 지내 드릴 수 있게 일을 하자고 한다. 그래서 제삿날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 길을 떠난다. 감천이는 부지런히 일해서 돈을 모아 부모님 제삿날 돌아와서 제삿상을 차린다. 밤 늦게 나타난 형 지성이는 빈 손으로 와서 핑계만을 댄다.

그래도 감천이는 형과 함께 제사를 지내고 잠을 자는데, 지성이는 동생 돈을 훔치고 동생 눈을 멀게 하고 도망을 친다.

어느날 감천은 노인을 만나서 도움을 받고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다. 부자가 된 감천은 지성을 찾고 형의 잘못을 용서해 준다는 내용이다.

욕심 많은 형은 벌을 받지 않고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동생은  형을 원망하지 않고 우애롭게 산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도둑을 감싸주고 복받은 친구'이다.

산도둑을 만나서 소를 판 돈을 다 빼앗기지만 포졸이 나타나자 오히려 도둑을 두둔해 주고 이에 감동한 도둑에게서 많은 돈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민담 속에는 권선징악, 효도, 우애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역사적인 인물 이야기로는 '신립장군과 처녀 귀신'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신립은 노루를 잡으려다가 깊은 산 속에 들어가게 되고 커다란 기와집을 찾게 되는데...

그 집에 사는 여인의 사정을 들어 보니, 가족들이 난리를 피해서 산 속에 숨어 들게 되는데, 노비가 가족들을 죽이고 여인을 자기의 부인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신립은 숨어 있다가 노비를 죽이고 다음날 아침에 그 집을 떠나게 되는데, 여인은 신립을 따라 가겠다고 한다. 이를 거절하자 여인은 집에 불을 지르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게 된다.

그 이후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되고 신립은 조령 근처에서 싸우다가 탄금대까지 가서 전쟁을 하게 되는데...

신립은 탄금대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신립이 조령에게 싸웠으면 승리를 했을텐데....

탄금대까지 간 것은 아마도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닐까 하는 말을 하게 된다. 정말 산 속의 여인이 귀신이 되어서 신립을 홀린 것은 아닐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숨은 뜻이 있기는 하지만 결코 신립이 여인을 마다한 행동이 문제가 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이런 이야기의 경우에는 서로 토론을 할 수 있는 좋은 주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민담은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옛날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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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공룡 우리 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 5
탁소 지음 / 꼬마싱긋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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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꼬마싱긋'에서는 '우리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이 5권이 나왔다. 탁소의 그림 동화책인데, <구름똥>, <코끼리 방귀>, <데굴데굴 집>, <바나나 킹> 그리고 <물방울 공룡>이다.

       

      

 그 중에 <구름똥>, <코끼리 방귀>, <데굴데굴 집>을 읽고 4번째로 만난 책이 <물방울 공룡>이다.

우리 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은

* 열린 마음으로 친구를 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 말문이 트이는 의성어, 의태어를 풍성하게 담았다.

* 다양한 독후 활동과 역할극이 가능하다.

그림 동화를 쓰고 그린 탁소는 아트디렉터로 활동을 하면서 세계 유수 광고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그래서인지 동화책을 보면 캐릭터가 그 특징이 잘 나타나게 그려져 있으며 그림의 색감은 어린이들의 눈에 확 들어오는 색들로 그려져 있다.

또한,  탁소의 그림 동화책의 특징은 의성어와 의태어가 상당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는 유아들을 보면 단어를 이야기하기 전에 의성어로 말한다. 붕붕, 빠방, 똑똑똑 등

<물방울 공룡>은 탁소의 다른 그림 동화책들처럼 동물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의 이야기이다.

공룡산에 사는 공룡들은 장기자랑 대회를 열었다. 온갖 공룡들이 나온다. 어린이들도 잘 알고 있는 공룡의 이름과 생김새, 그들의 습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장기자랑에 나온 공룡들, 나뭇잎을 좋아하는 브라키오 사우루스, 뾰족뾰족한 것이 달려 있는 스테코 사우루스, 오돌토돌한 갑옷을 걸친 안킬로 사우루스, 머리가 매끈 배끈한 스테고 케라스, 덩치가 크고 이빨도 무시무시한 티라노 사우루스...

공룡도 초식 공룡이 있고, 육식 공룡이 있는데, 가장 무서운 공룡은 티라노 사우루스다.

공룡들은 장기자랑에 나와서 그들의 장기인 불을 내뿜는다. 퐁퐁퐁 귀엽게, 팡팡 불꽃처럼, 번쩍번쩍 번개처럼, 회오리 불처럼 파바박...

그런데 얼마 전에 공룡산으로 이사 온 스케고케라스는 입을 벌리자 물방울이 보글보글....

비눗방울 놀이도 아니고 물방울이 입에서 나오다니....

공룡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룡의 장기자랑으로는 좀 아니다 싶기는 하다.

그런데, 티라노 사우루스의 회오리 불이 수코미무스의 꼬리에 붙고....

이 불은 산불로 번지게 되니, 이렇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물, 물, 물....

그림 동화책에서는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온다. 공룡이 등장하는 순간에는 그 공룡의 특성에 따라서 의성어가 달라진다.

우르르, 쿵쿵쿵, 콩콩콩, 성큼성큼 뒤뚱뒤뚱, 터벅터벅, 폴짝폴짝....

공룡의 몸집에 따라서, 걸음걸이에 따라서 다른 의성어가 나온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이야기 그리고 의성어, 의태어를 익힐 수 있는 이야기.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자랑에서 물방울을 불어서 창피를 당했던 스테고케라스가 산불을 끌 수 있는 물방울을 내뿜으니 모든 공룡들은 스테고케라스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 친구야, 네가 있어 고마워,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달라서 더 멋진 친구가 될 수 있어. "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는 모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하잖아 보이는 재능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재능임을 알께워 준다.

어린이들에게 친구를 대할 때에 겉모습이나 그들의 뛰어난 재능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친구의 보잘 것 없는 재능도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함을 알려 준다.

서로 서로 친구끼리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 속에 담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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