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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한국 민담 ㅣ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권도영 지음, 김서윤 그림 / 미래주니어 / 2020년 9월
평점 :
민담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구전동화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민담들은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있는 자료들을 정하였다. <한국구비문학대게>는 여러 해에 걸쳐서 구비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 다니면서 어르신들에게 아는 이야기를 들려달고 해서 녹음하여 와서 정한 것이다.
구비문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로 설화라고도 한다. 설화에는 신들의 신성한 이야기를 담은 신호, 지역이나 인물 등과 관련된 증거물이 남이 있는 전설, 신화, 전설 이외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인 민담이 있다.
이 책에는 옛 이야기 중에서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옛 이야기는 교훈을 준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민담은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이야기들이다.
책 속에는 18가지의 민담이 담겨 있는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깊이 생각해 보기>가 있어서 그 이야기를 읽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내용 정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어서 초등학생들의 독서 역량을 키워 줄 수 있다.
옛날 이야기여서 그런지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 형제 이야기, 부모와 형제 이야기, 어떤 상황에서 슬기롭게 행동하는 이야기 등 형제 우애, 부모에게 효도, 이웃과의 관계 등이 주를 이룬다.
'지성이와 감천 이야기'는 일찍 부모을 여윈 지성이와 감천이는 동냥을 하면서 산다. 그러던 중에 동생 감천이는 형에게 이제는 부모님 제사도 지내 드릴 수 있게 일을 하자고 한다. 그래서 제삿날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 길을 떠난다. 감천이는 부지런히 일해서 돈을 모아 부모님 제삿날 돌아와서 제삿상을 차린다. 밤 늦게 나타난 형 지성이는 빈 손으로 와서 핑계만을 댄다.
그래도 감천이는 형과 함께 제사를 지내고 잠을 자는데, 지성이는 동생 돈을 훔치고 동생 눈을 멀게 하고 도망을 친다.
어느날 감천은 노인을 만나서 도움을 받고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다. 부자가 된 감천은 지성을 찾고 형의 잘못을 용서해 준다는 내용이다.
욕심 많은 형은 벌을 받지 않고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동생은 형을 원망하지 않고 우애롭게 산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도둑을 감싸주고 복받은 친구'이다.
산도둑을 만나서 소를 판 돈을 다 빼앗기지만 포졸이 나타나자 오히려 도둑을 두둔해 주고 이에 감동한 도둑에게서 많은 돈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민담 속에는 권선징악, 효도, 우애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역사적인 인물 이야기로는 '신립장군과 처녀 귀신'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신립은 노루를 잡으려다가 깊은 산 속에 들어가게 되고 커다란 기와집을 찾게 되는데...
그 집에 사는 여인의 사정을 들어 보니, 가족들이 난리를 피해서 산 속에 숨어 들게 되는데, 노비가 가족들을 죽이고 여인을 자기의 부인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신립은 숨어 있다가 노비를 죽이고 다음날 아침에 그 집을 떠나게 되는데, 여인은 신립을 따라 가겠다고 한다. 이를 거절하자 여인은 집에 불을 지르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게 된다.
그 이후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되고 신립은 조령 근처에서 싸우다가 탄금대까지 가서 전쟁을 하게 되는데...
신립은 탄금대 전투에서 크게 패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신립이 조령에게 싸웠으면 승리를 했을텐데....
탄금대까지 간 것은 아마도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닐까 하는 말을 하게 된다. 정말 산 속의 여인이 귀신이 되어서 신립을 홀린 것은 아닐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숨은 뜻이 있기는 하지만 결코 신립이 여인을 마다한 행동이 문제가 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이런 이야기의 경우에는 서로 토론을 할 수 있는 좋은 주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민담은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옛날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