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 - 삶의 세밀화를 그린 아메리칸 체호프 클래식 클라우드 13
고영범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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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아르테에서 출간되는 <클래식 클라우드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시리즈 13번째 책은 <삶의 세밀화를 그린 아메리칸 체호프 레이먼드 카버 * 고영범>이다.

레이먼드 카버는 국내 독자들에게는 <대성당>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대성당>에는 카버의 12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카버는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이 있는 소설가, 아메리카의 체호프'으로  평가된다. 카버는 시, 단편소설, 에세이는 썼지만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쓰지 않았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카버의 팬이기도 한데, 그는  "카버는 나의 가장 소중한 문학적 스승이며 가장 위대한 문학적 동반자였다' 라고 말했다.

또한 카버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어떤 시들은 단편소설같고, 어떤 단편소설은 시 같다'라고 표현했다.

이 책 속에는 카버의 작품들의 일부분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하루키가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를 알게 해 준다.

이 책의 저자인 고영범은 카버의 삶을 따라가는 여정에서 '삶'과 '사람'과 '사랑' 사이에서 만나는 충돌과 고통에 이어 마침내 화해에 이르는 여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카버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 일상의 균열에 대한 예민한 포착, 부서지기 쉬운 삶에 대한 객관적 시선, 허를  찌르른 응집된 폭발력으로 미국 소설의 '뉴웨이브의 아버지'로 불린다.

카버의 일생은 알콜에 의존했던 시절인 '나쁜 레이먼드' 시절과 술을 끊은 후의 자신을 '착한 레이먼드'시절로 나뉜다.

가난했던 어린시절부터의 착한 레이먼드로 살았던 시절까지의 모든 이야기는 그의 시와 소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고영범이 쓴 이 책은 레이먼드 카버의 일생의 이야기이자 그의 작품 활동의 이야기 그리고 세심하게 작품을 분석하는 문학 평론이라고 할 수 있다.

레이먼드의 카버 문학은 9가지 키워드로 말할 수 있다.

1. 자연  2. 가족   3. 가난   4. 메리앤과 갤러거   5. 술     6. 고든 리시  7. 더러운 리얼리즘   8. 작은 잡지   9. 아메리칸 체호프

책 속에는 카버 문학의 9가지 키워드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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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리커버 특별판)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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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을 처음 접한 건 <종이여자/ 기욤뮈소 ㅣ 밝은세상 ㅣ 2010.>를 2011년 초에 읽었으니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기욤 뮈소의 소설들은 작가만의 기발한 상상력과 감각적이면서도 스피디한 문체, 마지막 부분까지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사랑하기 때문에>, <구해줘>등의 초기 작품들이 사랑을 주제로 했다면 <종이여자>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스틱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2020년 11월애 <인생은 소설이다>가 17 번째 기욤 뮈소의 소설로 출간되었다. 그의 소설도 세월에 따라 주제나 장르가 변천하게 되는데, 로맨스와 판타지, 스릴러가 결합된 복합 장르소설이 주를 이룬다.

<내일>, <센트럴파크>, <브루클린의 소녀>, <파리의 아파트>, <아가씨의 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은 스릴러 중심의 소설이다. .

한 작가의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따라 읽다보니 이제는 작가의 성향이 어느 정도는 보인다. 최근작들에는 작가라는 직업이 등장하는데, 소설 속에는 작가란 어떤 존재인지, 소설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작가 자신이 소설을 쓰면서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소설가로서 작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은 커다란 2갈래의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한 갈래로 집약되면서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 배경, 과정, 결말 등이 상세하게 전개된다.

    

지중해에 있는 작은 섬, 보몽섬에는 약 20년 전에 절필을 선언하고 칩거 중인 유명한 작가 네이선 파울스가 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아직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는 왜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절필을 선언했을까?

그는 신비주의라는 아우라를 업고 근거없는 소문만 무성하다.

어느날 작가 지망생인 라파엘 바타유는 자신의 소설이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게 되자 네이선 파울스의 조언을 얻기 위해서 보몽섬을 찾는다.

섬에 있는 유일한 서점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네이선을 만나러 가지만 돌아 오는 것은 누구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는 네이선의 총격뿐이다.

그런데 평화롭기만 하던 보농섬에서 여자 변사체가 발견된다. 유칼립투스에 못 박혀 죽은 여자, 그러나 그 사체는 이전에 살해되어 냉동보관되었다가 세상에 나왔으니....

보농섬은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없도록 통제가 되면서 섬의 분위기는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흥미로운 이야기의 한 축은 잊혀진 사건을 증명해 줄 카메라의 등장이다.

이 카메라는 2000년에 파리에서 일어난 유명한 의사인 알렉상드르 베르뇌유 일가족이 살해당하기 직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아폴린과 카림은 살해 사건이 있던 날에 베르뇌유의 집에서 카메라를 훔쳤는데, 하와이 여행 중에 잃어버리게 된다.

카메라는 바닷물에 밀려 밀려 타이완에서 발견되고....

타이완 바닷가에 카메라를 주운 사람은 항공기에서 이 카메라를 두고 내린다. 카메라는 항공분실물로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일반인에게 팔리게 되고...

네이선 파울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마틸드 몽네라는 여기자가 변사체가 발견되기 직전에 보몽섬에 들어오게 되는데....

얽히고 설키고 풀릴 것 같지 않던 이야기는 한 순간에 풀리게 되는데, 그 반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소설을 통해서 작가란 어떻게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하고, 좋은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 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건 바로 작가가 그동안 소설을 쓰면서 자신이 접했던 소설쓰기 작업에서 느꼈던 부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의 책들은 출판사 밝은세상에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출간된 기욤 뮈소의 17권의 책들이다.

그러나 출판사 열린책들에서는 2005년에 기욤 뮈소의 <완전한 죽음>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밝은세상에서 출간된 <그 후에>와 같은 책이다. 물론 역자는 다르다.

    

기욤 뮈소가 27세에 쓴 데뷔작인 <스키다마링크> 2007년에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는데, 이 책의 역자인 이승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는 중에 파리에서 경유하던 중에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책띠에는 '출간과 동시에 30만부 판매, 전세계 10개 국어로 번역'이란 내용을 보고 구입하게 된다.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을 정도로 흥미로웠다고 한다. 서스펜스와 로맨스가 결합된 기욤 뮈소의 첫소설이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읽어볼만 하다.

그러나 현재는 품절 상태로 중고책만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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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1-0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일락 2021-01-01 21: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일 1수, 대학에서 인생의 한 수를 배우다 - 내 안의 거인을 깨우는 고전 강독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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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 사서오경, 듣기만 해도 꽤나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으려는 생각 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들에 담긴 내용들의 일부는 이미 학창시절 한문 교과서를 통해서 원문과 그 해석을 익히기도 했다. 

천년의 지혜를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는 <논어>, <중용>, <맹자>, <대학>을 四書라고 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서의 핵심적인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일상생활과 관련지어서 쉽게 풀이한 책이 있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함께 전공한 '신정근'은 대중 강연을 통해서 동양고전을 쉽게 읽고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는 사서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그 중에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개정판 : 인생의 굽잇길에서 공자를 만나다 / 신정근 21세기북스 ㅣ 2019년 12월>,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 신정근 / 21세기북스 ㅣ 2019년 12월>은 이미 읽었다.

  <출판사 책소개글 중에서>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책은 <1일1수., 대학에서 인생의 한 수를 배우다 : 내 안의 거인을 깨우는 고전 강독>이다.  신정근의 사서 시리즈 중의  <맹자>편은 출간예정이다.

사서 중의 <대학>은 1700여 자로 유학의 기본 가치를 요령있개 안내하는 책이다. 그래서 주희는 사서 중에서 <대학>을 가장 먼저 읽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은 삼강령과 팔조목으로 간명하게 논리를 제시한다. 중심 주제는 '리더, 인성, 배움'이다.

리더란 '이상적 지도자'라기 보다는 '행복한 삶과 공정의 가치를 지키라'는 개념으로 읽으면 된다.

인성은 도덕, 인의, 효, 공을 재해석하는 말로 상식과 기본이 살아 있는 사람 사이,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다 해도 서로 지켜야 할 것은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배움은 學, 知行,言行, 格物,禮를 재해석한 말이다.

저자는 리더, 인성, 배움 등의 맥락에서 <대학>을 읽으면 두터운 자아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터운 자아란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적 자아와는 다르다. 어떠한 자극에도 나를 지켜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여 어떤 어려움에도 대처할 수 있는 자아를 말한다.

신정근의 사서 시리즈인 <1일1수., 대학에서 인생의 한 수를 배우다 : 내 안의 거인을 깨우는 고전 강독>은 인생에 필요한 10개의 키워드를 선정하여 총 10강으로 구성했다. 1강은 <대학> 한 수에서 뽑은 5개의 단어로 구성된다.

<대학>을 차례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5개의 단어가 선정되어 50수가 된다.  책 속의 50수는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편의에 맞게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키워드를 골라 하루에 한 수씩을 읽으면 된다.

한 수, 한 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가 원문의 번역 보다 쉬운 말로 표현을 했다. 그렇지만 원문의 독음과 번역을 함께 실어 놓았으면 문장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강조점을 찍어서 그 부분만을 익혀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현대인들이 고전을 어려워 하는 이유는 원문의 한자를 읽기도  힘들지만 원문을 보고도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 어려움을 보완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오늘의 한 수를 역사 속의 한 장면, 장면 속의 인물의 역할 등에도 접목시켜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 내용인지를 인지시켜 준다. 대학의 한 수를 통해서 역사를 되짚어 보고, 현재의 상황에 연결시키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사서 중의 <논어>는 복잡한 삶에 지켜야 할 덕목을, <중용>은 흔들리는 삶에서 중심을 잡아 평범함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대학>은 삶을 이끌어가는 생각의 집을 짓기 위해 갖추어야 할 설계도를 간명하게 그리게, <맹자>는 세상이 나와 다르더라도 꿋꿋하게 내 길을 걸어가는 기개를 제시한다.

. 책 속의 1수를 살펴보면,

"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問, 食而不知其味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

마음이 깃들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 정치의 리더가 지지자의 환호에만 주목하고 반대파의 건전한 비판을 무시하거나 임기연장을 위해 뒷감당을 하지 못할 대형 사업을 벌인다면...."  시이불견이 될 것이다.

1강 : 위기_ 인생에서 『대학』을 만날 시간

2강 : 혁신_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나다

3강 : 인성_ 기본을 갖춘 자가 거인이다

4강 : 공감_ 두려움 없이 함께 가는 길

5강 : 통찰_ 파편을 엮어 전체를 보는 힘

6강  : 인재_ 사람을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

7강 : 경제_ 돈을 버는 것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

8강 : 통합_ 분열과 갈등을 넘어 협력과 공존으로

9강 : 평정_ 마음이 바르면 몸으로 드러난다

10강 : 공정_ 치우치지 않으며 동등하고 편안하게

<대학>을 하루에 1수씩 읽는다면 50일 후에는 '두터운 자아'가 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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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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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 꽂힌 책들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한 번 읽고 잊혀진 책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책이 있다. 아르테에서 출간되는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이 책은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이야기이다.  

<클림트  × 전원경>, < 푸치니  × 유윤종>, <헤세  × 정여울>, <베토벤  × 최은규>, <루터  × 이길용> 이런 식으로 거장들의 삶과 작품세계, 학설 등을 조명해 보는 책이다.

지금까지 26권이 출간되었고, 나올 때마다 한 권, 한 권 모으고 있다.

그 책 중에 헤밍웨이의 삶과 그의 작품세계를 찾아 떠난 헤밍웨이 편의 작가는 백민석이다.

헤밍웨이의 흔적은 4대륙 20여 개의 나라에 있다. 미국 중부 소도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헤밍웨이는 20살이 되기 직전에 미국을 떠난다. 과연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각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했다.

<헤밍웨이  × 백민석>의 저자인 백민석은 삶과 문학을 따로 생각할 수 없는 헤밍웨이의 삶의 발자취, 작품이 씌여진 발자취를 찾아서 4나라 6도시를 찾아간다.

백민석 작가는 헤밍웨이의 흔적을 좇아 거주지와 카페와 호텔들을 찾아다닌다. 그래서 완성된 책은 헤밍웨이에 대한  문학 기행이자, 초인 같은 그의 삶에 대한 하나의 전기이자, 다양한 그의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 역할을 하는 책을 쓴다.

이 책을 통해서 강한 인상이 남았던 백민석 작가. 백민석이란 작가 이름만을 믿고 읽게 된 여행 산문집 <러시아의 시민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작가 소개글을 찾아 보고 그의 소설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온 소설가. 1995년 『문학과사회』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며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버스킹』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2017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의 작품에는 대부분 소년이 등장한다. 어른인 등장인물 역시 심리적으로는 소년인 상태의 어른들로 보인다. 현실의 인물을 기준으로 볼 때 기괴한 인물을 등장시킨다고 평가받는 그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반사회적’ 경험으로 인해 날렵하면서도 냉소적인 문체를 구사한다. 이러한 문체는 힘 또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백민석 작가 소개글 중에서>

냉전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러시아 보다는 소련이 더 익숙한 국가명이다. 또한 반공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공산주의에 대한 이미지로 러시아를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를 혼자 여행하게 된다면 치안은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도 뒤따르게 된다. 그래서 러시아 여행은 많은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도 역시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 <러시아의 시민들>은 백민석 소설가가 러시아에 대한 자신의 오랜 편견과 오해를 걷어 내기 위해 써내려 간 러시아 횡단 여행기이다"  (p. 297>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편견이 있기는 하지만 오래 전부터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이다.  지금은 에르미타슈 박물관이 된 네바강변의 바로크 양식의 겨울궁전 등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도스토옙스키를 기리는 테마 공원 같은 도시라고 한다. <죄와 벌> 소설 속의 장소를 찾기도 하고 그곳에서 소설 속의 한 장면을 기억해 보기도 하고...

백민석 작가는 2019년 8월경에 러시아로 떠나서 약 3개월간 러시아를 여행한다. '혼자 하는 여행' 즉 자기 마음과 다니는 여행, 마음과 함께 하는 여행을 한다.

그는 관광객이란 즐기기 위한 여행을 하는 사람으로 수동적이지만 여행자란 능동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혼자 떠난 여행은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

소설가에게 러시아는 문학의 나라이자 예술의 나라이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차이콥스키, 푸시킨 등의 예술인을 배출한 나라.

그러나 우리에게 러시아는 20세의 혁명과 전쟁,프롤레타리아 독재, 공산당, 레닌, 스탈린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면 러시아를 혼자 떠나는 여행을 하기에는 두렵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인들은 그 어느 나라 국민들 보다 해맑고 친절하다.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인들은 그들의 언어를 알아 듣지도 못하는 작가에게 친절을 베풀고 사진을 찍게 해 주고 길을 알려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하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288 km를 달린다. 달리다가 내려서 쉬고 또 달리고....

" 어떤 여행이든 여행자에게 그곳은, 여행자가 다닌 만큼 새롭게 다시 생성된다. 나는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기도 했지만, 도시에 내려서는 걷고 또 걷는 식으로 도시들 또한 횡단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른 누군가가 보여 주고 들려준 러시아가 아니라, 나만의 또 다른 새로운 러시아를 만들어 갖고 싶었다. " (p. 296)

<러시아의 시민들>은 소설가 백민석이 혼자 떠나서 시베리아를 횡단하면서 느낀 단상들과 사진들이 담겨 있는 산문집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6 헤밍웨이>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백민석 작가의 글들은 깔끔하고 깊이가 있다. 그런데 그의 소설들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왔다고 하니 그의 소설들도 읽어 봐야겠다.

그리고 코로나가 종식되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러시아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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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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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은 후에 다시 접하게 된 <다산의 마지막 습관>

 

다산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정조의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다산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유배생활을  떠올리게 된다.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를 가서 그곳에서 많은 저서를 남겼기 때문이다.

<경세유포>, <목민심서>, <흠흠신서>등을 통해서 정치와 사회에 대한 개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산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기를 과거를 준비하고 성공을 구가했던 때를 '나를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유배생활을 길고 큰 비극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을 찾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다산이 길고 긴 유배생활을 나를 찾은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기간 동안에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가 학문에 있음을, 그리고 오직 집필을 통해서만 삶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다산은 마지막 습관은 자신을 가두고 있던 껍질을 하루 하루 내려 놓는 것이었다. 공부의 정점에서 육십 년간 쌓은 성취를 모두 내려 놓았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비워 나갔다. 꽉 찬 그릇에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담을 수 없음을 알기에....

비워진 자리에는 새로운 습관들이 채워졌다.

다산이 선택한 생의 마지막 습관은 매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다산은 귀양지에서 <소학>을 자신의 마지막 공부로 삼았다. 학자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고 진정한 자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 <소학>으로 외면을 다스리고 <심경>으로 내면을 다스린다면 현인의 길에 이르지 않을까"

다산은 말년에 그동안 쌓은 학문을 모두 비우고 <소학>과 <심경>만을 남겼다. 이 2권의 책은 사서삼경에서 좋은 구절을 선별한 사대부들의 필독서라는 공통점이 있다.

<심경>은 유학의 가장 높은 경지에서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심호한 구절을 정리한 책이다.

<소학>은 유학의 가장 낮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가장 근본적인 인간관계, 수양, 효도, 교우관계 등을 담고 있다.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를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내면을 다스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산은 <소학>을 통해 스스로를 바로 세우고 큰 일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수신을 꺄닫게 된다.

대학자인 다산이 평생의 공부를 다 비우고 그 자리에 채워 넣은 책인 <소학>의 내용을 접하게 되니 그 내용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다산이 18년의 유배생활에도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만큼 자녀의 교육, 가정 교육이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부모는 자녀의 성공을 바라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른다. 부모의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자녀에게는 삶의 기준이 된다. 좋은 교육을 시키겠다고 이곳 저곳을 기울거리기 보다는 부모는 말과 행동으로 자녀에게 부모의 삶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책 속의 내용 중에 이 부분이 요즘의 어름들에게 일깨워주는 바가 가장 크게 느껴졌다.

다산은 다방면에 뛰어난 인물로, 의료, 과학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음악의 중요성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악서고존>이라는 책을 쓴다. 음악을 수양의 도구로 삼아 완성의 경지에 이르자는 조언을 남긴다.

"입으로 정의를 외치면서 정작 행동은 불의하다면, 더욱 비난받아 마땅하다. 가식과 위선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 (p. 83)

"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와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 (p. 242)

" 흰 구슬의 흠집은 갈아서 고치면 되지만 말의 잘못은 어찌할 수 없도다, 가볍게 말하지 말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누구도 혀를 붙잡지 못하니 해버린 말 쫒아가 잡을 수 없도다. " (p. 243)

사람들은 말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말로써 그말을 했던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바로 지금 이 사회에 만연하는 말, 말, 말....

매일같이 쏟아지는 사회지도층의 말, 말, 말. 그들의 입을 바라보는 국민들. 지금 이 순간, 이 곳에 다산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할까

 

 

<다산의 마지막 습관>에 담긴 내용들은 단 한 구절도 버릴 것이 없다. 읽고 또 읽고 마음에 새기고 그걸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겠다.  

책의 목차

입교立敎) 위학일익爲學日益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명륜明倫) 자승자강自勝者强 예의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이겨내는 자세다
경신敬身) 독립불개獨立不改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단단한 몸가짐에서 나온다
계고稽古) 이대사소以大事小 강자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정수리를 보여준다
가언嘉言) 붕정만리鵬程萬里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말의 내공을 갖춘다
선행善行) 일일청한一日淸閑 하루만이라도 다산처럼 살아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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