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폴 어빙 지음, 김선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100세 시대'라는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겠지 했는데, 이제는 피부로 와닿는 말이 됐다. 80세, 90세가 되어도 사회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도 꽤 많고, 60세, 70세가 넘어서도 제2의 직업을 찾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2010년에 11%였는데, 2050년에는 35%로 세계 2위의 고령화 사회가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로, 21세기의 특징인 베이비붐 세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인구의 고령화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각국에서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인구의 고령화에 대한 대책에 고심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아도 대부분의 책들은 이런 현상을 비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는 인구의 고령화로 인하여 경제 종말이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

이미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 21세기의 인구변화를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에서는 밀켄 연구소를 중심으로 고령화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의료, 교육, 노동, 재정, 자원봉사 등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본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은 인구의 고령화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려를 했던 일들이 일어나기 보다는 오히려 이와같은 새로운 인구 형태의 중심이 되는 베이비붐 세대는 연륜이 쌓인 삶의 지혜를 갖춘 세상을 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며, 그들은 일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노동자이자, 경제력과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이기 때문에 인류의 고령화를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그 해법을 찾는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이며, 경제적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인 ' 폴 어빙'은 '밀켄 연구소'의 대표로 지난 몇 년간 노화과정에 관심을 갖고 고령화의 긍정적인 면에 주목을 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되는 것에 대한 전망과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즉, 인구 고령화는 세상을 바꿀 것이며, 우리의 삶을 현실적으로 바꿀 것이다.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장수라는 것은 축복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수가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수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늘어난 시간동안 삶의 질을 높이고 인생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 책은,

1부 : 거대한 흐름 글로벌 고령화

2부 : 존엄하게 나이 들고 싶다.

3부 : 베이비붐 새대가 있는 2차 노화 혁명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시 16장으로 나뉘어 지는데, 각 장은 글로벌 고령화에 대한 저명한 전문가들의 글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고령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긍정적으로 고령화에 접근하여 고령화의 잠재성을 깨닫게 해 준다.

1. 21세기의 핵심 도전과제는 나이들면서 나타나는 긍정적 요소들을 사회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는 것,

고령화 사회에 대한 비관론 : '성공의 이면', '퍼펙트 스톰', '잿빛 새벽', 비생산적인 사회가 될 것.

고령화 사회에 대한 낙관론 : '지혜로워지는 것', 인생의 사색, 즐거움과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

노년층이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노년이 되어야만 갖게 되는 뇌의 비밀 (치매에 걸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 : 삶의 지혜가 풍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 중요한 일, 소중한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

2. 고령화 사회의 잠재성을 높이기 위하여 각자의 차이를 더 나은 치료법과 해결책, 예방법을 알아내는 수단으로 봐야 한다.

개인 맞춤형 노화에 대비해 가는 추세로 흘러갈 것이다. 개개인의 요구를 가급적 넓게 수용하여 각자의 건강과 행복을 극대화 한다. 유전자와 영양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영양 유전체학도 이에 해당한다.

3.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는 것은 의료의 3요소인 데이터와 진단, 신약과 백신, 수술 혁명이 밝은 미래를 열어 줄 것이다.

각종 의료 혁신과 같은 진료 혁명이 일어날 것이며, 왓슨과 같은 컴퓨터가 1차 진료 의사가 될 수도 있다. 백신의 발명은 질명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다.

4. 원숙한 노년층을 위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평생교육, 노년 지원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을 것이며, 웰니스 (wellness)의 급성장

노년층의 요구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5. 시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베이비붐 세대이다. 실버 시장에서 발생하게 될 새로운 수요와 관심사를 예측하는 기업과 개인은 폭넓은 기회를 누릴 것이다.

미래지향적 조직은 인구 고령화 시대에 성공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6. 지난 세기, 전 지구적 재앙 예언, 20세기 인구 성장률 제로 전망, 그러나 이런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 글로벌 고령화 시대에 대한 지나친 비관적 관점도 예측일 뿐이고, 이 역시 빗나갈 것이다. 오히려 고령화 사회는 끝없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생각하자.

7. 앞으로의 베이비붐 세대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생애 단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8. 노인 인력의 활용 문제에 관심을 가지자. 노인은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이처럼 일하는 노인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일하는 것에 대하여 나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

9.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노년층은 사회 각 영역에 꾸준한 자선 활동을 정착시키는 새대간 교량 역할을 한다.

10.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노인들이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자.

11. 고령화 현상은 대학에서는 노년층을 연구대상으로서, 배우는 학생으로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받아들일 것이며 이로 인하여 대학의 모습은 바꿀 것이다.

차세대 온라인 학습은 노년층에게 가장 적합한 매체이다.

12. 미국의 경우,

2030 년 :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고령화 단계에 진입한다.

2045 년 : 미국이 다수 집단과 소수 집단이 공존하는 사회로 이행된다.

2050년 : 히스패닉 인구가 미국 인구의 30%를 차지하여 가장 큰 소수 집단이 될 것이다.

인구 변동은 사회 문제가 아닌 긍정적 변화로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인구를 포용하는 공공 정책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고령화 현상의 잠재력을 깨닫게 될 것이다.

13. 영국의 경우,

건강하고 생산적인 노화를 위해서,

*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

* 고령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것

* 직장을 비롯한 모든 사회 분야에서 나이 차별을 없애는 것

고령화 현상으로 영국 NHS (National Health Service)는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고령화 추세에 맞는 의료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14. 은퇴를 앞둔 미국인 중에 노후 자금이 충분하다 평가한 사람은 1/4에 불과하다.

노년층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새로운 생애 단계'이다.

15. 노년기는 결코 인생 후반의 정체기가 아니다. 인구 고령화 추세는 두 가지 중요한 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 우리의 인생을 서로 구분되는 별개의 단계가 아닌 실타래처럼 얽힌 연속된 과정으로 이해할 경우 은퇴를 둘러싼 모든 쟁점은 문제되지 않거나 적어도 덜 중요해 진다. (....) 우리의 인생을 별개의 단계가 아닌 연속된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  우리가 건강과 웰빙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인생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많지만 노력한다면 우리는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로 하루하루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를 무수히 접하게 될 것이다.

16. 2차 노화 혁명 : 더 오래, 인간답게 살고 싶은 노년층

50세가 넘으면 인생이 저문다는 통념을 거부한다.

" 단지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본질적이고 총체적으로 성장하는 삶, 더 지혜롭고 충만해지며 유대감이 깊어지는 삶을 통해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어도 독립적이고 품위있게 목적을 추구하며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단지 수명을 몇 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 인간답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 (p. 358)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 고령화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켜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결코 인구 고령화는 '잿빛 새벽'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됐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아도 80, 90대의 노인들이 왕성한 사회활동과 취미생활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과 사회, 국가의 인식 변화가 뒤따른다면 얼마든지 행복하고 의미있는 100 세 시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건강에 관련해서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에 대한 우려가 많이 거론된다. 이 역시 의학의 발달로 해결 가능한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50,60대가 돼서 제2의 직장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살아갈 날들이 훨씬 늘어났으니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오래 산다는 것은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글로벌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는 방안들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이 분야는 앞으로 가장 핫한 이슈가 될 것이다.

각 장마다 1명씩, 총 16명의 인구 고령화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글들을 묶어 놓았기에 글들에서 겹치는 부분들도 있다. 그 부분들은 특히 글로벌 고령화 사회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해결하여야 할 부분들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고령화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관점으로 쓰여졌기에 읽으면서 해결 방안까지 접근할 수 있어서, 그동안에 가졌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령화에 대비할 수 있는 용기와 깨달음을 가져다 주는 책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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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경제학 - 대학 4년 경제학 공부를 82개 개념으로 끝낸다! 30분 시리즈
이호리 도시히로 지음, 신은주 옮김, 김미애 감수 / 길벗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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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입장에서 볼 때에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들을 보면 많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경제학을  '돈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돈을 모으는 수단" (서문 중에서)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경제학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과연 그럴까?

우리의 일상생활은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위와 같은 이유로, 또는 경제학이란 학문은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해서 경제 관련 서적들을 읽으려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제학, 어렵긴 어려운 학문이다. 우선 경제 용어에 익숙하지를 않고, 수치와 도표들을 보면 머리가 먼저 지끈거릴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려면 가장 기초적인 경제학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 경제학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학문이다. " (서문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약 20 년 동안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강의한 내용 중에서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게 경제에 관한 내용을 골라서 알기 쉽게 책으로 썼다.

경제학의 큰 틀인 미시 경제학과 거시 경제학을 20개 장으로 분류했고, 그것을 다시 총 82개 개념으로 구성했다.

하루에 1개의 장을 읽는데 30분만 시간투자를 한다면 10시간이면 20개 장을 읽을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대학 4년 동안 배울 수 있는 내용에 해당한다.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다음의 4가지 관점에 따라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1. 먼저 독자들이 어려워 하는 경제학 필수 용어를 먼저 정리해 놓았다.

2. 각 목차에는 '이것만 보세요!'가 있는데, 이것만 공부해도 경제학의 기초 실력은 다질 수 있다.

3. 각 항목에는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다. 세 개의 동그라미에 노란색이 칠해지는데, 노란 동그라미 수에 따라 상, 중, 하가 정해져 있다. 읽는 도중에 이해가 힘들다면 난이도에 따라서 책을 읽는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4. 내용을 이해했는지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경제학 30초 포인트'가 있는데 이 코너에는 주로 경제학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나 도표를 이용해서 정리해 준다.

책장을 펼치면 가장 먼저 '경제학이란?', '미시 경제학이란?', '거시 경제학이란?' 으로부터 경제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세부적인 내용으로 설명이 이어진다.

수요와 공급, 소득 분배의 결정방법, 과점시장, 게임이론, 케인스 경제학, 화폐, 노동, 금융정책, 국제 경제 등 누구나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경제 이론, 그리고 그런 경제 이론과 관련이 있는 경제학자들에 대해서도 아주 간단하게 언급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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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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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신예작가인 '최진영'의 장편소설이다. '박범신''공지영''황현산'등의 대한민국 대표작가들의 만장일치로 200여 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당히 '제 15회 한겨레 문학상'에 당선된 작품이다. 문학상에 출품한 작품이라기에는 심사위원이나 독자들의 눈치를 안보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소설 속의 내용으로, 그리고 대사를 통해서 리얼하게 묘사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독하고 강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도 없다. 그냥 사람들에 따라서 편하게 부르는 것이 이름이다. '언나' '간나''이년' '저년' '유나' ..... 그리고 생년월일도 모른다. 

" '너 몇 살이야?' 아저씨가 다시 물었다. 나는 대충 열한 살로 알고 있다. 나랑 키가 비슷한 동네 애들이 열한 살리라고 말하는 걸 들었으니까." (p.18)

소녀가 가짜 아빠, 엄마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하루가 멀다하고 싸운다. 아빠는 술을 먹고, 엄마와 소녀를 때리고.... 엄마는 가출을 했다. 그런 엄마, 아빠가 진짜 엄마, 아빠 일리가 없기에 소녀는 진짜 엄마를 찾아 나선다. 진짜엄마를 찿지 위해서 그래야 행복해 질 것만 같아서..... 그런데, 소녀가 찾아 나서는 진짜 엄마는 꼭 엄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은 감지하게 될 것이다. 소녀가 찾는 진짜 엄마는 무엇일까?

" 행복이 뭐냐고? 행복은 진짜다. 나는 아직까지 진짜를 본 적이 없으니까. 그게 어떤 건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다. 장담한다. 진짜란 그런거니까. " (p.56)

소녀는 진짜를 찾는 과정에서 진짜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난다. 다방의 장미언니, 태백식당의 할머니, 폐가의 남자, 각설이패의 삼촌, 그리고 소녀또래의 유미와 나리까지.... 소녀가 소외되고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지이기에 만나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 그들은 소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기도 하지만, 소녀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가족이 아니기에 결국에는 가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진짜를 찾는 과정에서 가짜는 태워버린다. 

" 내가 진짜 엄마를 찾는 이유는 진짜 엄마가 그리워서도, 진짜 엄마가 필요해서도 아니다. 가짜를 가짜라고 확신하기 위해서. 이유는 그 뿐이다. 진짜를 찾아내야 가짜를 가짜라고 말 할 수 있으니까. (p111)

엄마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찾기까지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다고. 열심히 잘 살다보면, 애써 찾지 않아도 저절로 내게 올 것이라고. " (p. 238)

이름없는 소녀, 그 소녀는 분명히 우리 곁을 스쳐갔을 그런 소녀이다. 그런데 우린 그런 소녀를 따뜻하게 맞아 준 적이 있을까. 한 번쯤 눈여겨 본 적은 있을까.  

순진하고 천진난만해야 할 나이에 스스로 동심(童心)을 거부해 버린 소녀.

세상엔 좋고 아름다운 것들도 많건만,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의 볼 것, 못 볼 것을 모두 보고, 알아버려서 어둠속에 갇혀 버린 소녀. 그 소녀의 눈에는 세상의 각양각색의 구석지고 어두운 곳의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린 모두 버려졌으며, 아무도 우리를 찾지 않을 거란 것."   (p.286)

누군가는 한 번쯤 문제 제기를 해야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 이런 가출소녀들의 이야기. 이런 어둡고 묵직한 소재를 작가는 아무 거리낌없이 세상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소녀를 통해서 서정적이면서도 정교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 

거침없는 문장과 낯뜨거운 대사들을 리얼하게 뿜어내면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당신의 옆을 스쳐가는 소년 소녀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 번 쯤 관심을 가져 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읽는내내 그 소녀와 같은 나이의 그 누군가가 이 소설을 읽겠다고 한다면 선뜻 읽어보라고 내 놓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아니. 그럴 용기는 없다. 순수하고 밝은 소년소녀들에게 읽히고 싶지는 않은 소설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이해하겠으나 순화되지 않은 대화와 상황들이 염려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의 내용상 현실감을 줄 수는 있겠으나.....   그러나, 어른들이라면, 판단력이 있기에 한 번쯤 접해보고 강한 메시지를 얻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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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한빛문고 12
이문열 지음, 김동성 그림 / 다림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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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은 전래동화 (설화)의 골격을 가진 성장 구도소설이다. 어린이가 읽으면 어린이의 시각에서, 어른이 읽으면 어른의 시각에서, 자녀와 함께 부모가 읽으면 소설 속의 장면, 장면 속으로 들어가서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설화 뿐만 아니라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다양한 장르가 한 편의 소설 속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가난에 찌든 9식구는 앓다가, 굶주려서, 서서히 스러져 간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죽어갈 때에 소년은 아버지에게 물어 본다. 

" 아버지, 우리 식구들은 왜 모두가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 가야 하나요?"

" 가난 때문이다." (p. 13)

이 소년의 용기가 가상하지 않은가? 아버지 마저 죽어서 홀로 남게 되었지만 왜 자신이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알고 싶다는 생각.

소년은 자신의 삶에 순응하지도 않으며, 그런 비참한 삶에 대해서 체념하고 살아가지도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소년은 그 이유를 옥황상제에게 묻기 위해서, 왜 자신의 가족들은 복을 받지 못했는가를 알기 위해서 길을 떠난다. 옥황상제가 살고 있다는 하늘길을 찾아서.... 

소년은 길을 떠난지 여러 해가 되어 청년이 된다.

청년은 물어 물어 하늘길을 찾아 가던 중에 외딴길에서 고래등같은 기와집을 만나게 되고, 그 집에 홀로 살고 있는 소복한 여인이 바로 그 날, 요괴에게 잡혀 가는 날임을 알게 되고, 여인을 구해준다.

그 여인은 이전에도 하늘길을 찾아 가던 사람들이 있었음을 말해주게 되고, 소년은 나중에 살아 돌아온다면 여인과 인연을 맺기로 약속을 한다.

청년은 하늘길을 가던 중에 하늘길을 찾아가다가 어떤 지점에서 멈춘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하늘길을 찾아 간다.

청년이 만난 사람들은 학자, 악사, 화가, 광대, 시인, 도사, 이무기...

그들은 하늘길을 찾아가는 청년에게 옥황상제를 만난다면, 자신들이 왜 하늘길에 오르지 못했는가를 알아 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청년은 마지막에 만난 이무기의 도움으로 하늘에 이르게 되고, 옥황상제를 만나서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또한 하늘나라에 있는 관리의 실수로 청년의 가족들이 복단지를 나눠 갖지 못해서 그런 고생을 했음을 알게 되고 넘치도록 많은 복을 받아 지상에 내려와 약속을 했던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라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고생끝에 자신의 뜻을 이루고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하여 잘 살았다' 라는 전래동화의 결론일텐데, 이야기는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청년은 결혼을 해서 오손도손 재미있게 살다가 6년이 지난 시점에 집을 떠난다는 이야기이니, 얼핏 생각하면 엉뚱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청년이 그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니, 황당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얻고,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며, 인생이란 이처럼 덧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흔히 읽을 수 있는 이야기 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결코 전래 동화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청년이 길에서 만난 하늘길을 포기한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하늘길을 가지 못한 이유가 다 있다. 욕망때문에, 허영 때문에, 망상 때문에, 기만 때문에....

청년은 그저 하늘길을 찾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하늘길을 포기한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나름대로의 헛된 것들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 문고이고, 이야기의 내용도 짧아서 , 읽기 전에 '대하소설 작가이기도 한 이문열이 이런 작품을 썼다니...' 하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 작품을 통해서 이문열이 설화를 전달하는 전달자가 아닌 작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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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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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독>의 저자인 '어수웅'은 자칭 활자 중독자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 당신을 바꾼 단 한 권의 책은 무엇입니까?"

만약, 이 질문을 내가 받았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아도 '단 한 권의 책'을 콕 집어서 말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인은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책을 소개하면서 그 이유를 명쾌하게 답변한다.

'어수웅'이 인터뷰한 사람 중에는  뉴욕에서 만난 '조너선 프랜즌', 프랑스까지 가서 만난 '움베르토 에코' 도 포함된다.

먼저, 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10인과 그들이 소개하는 책들은,

소설가 김영하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소설가 조너선 프랜즌  : 프란츠 카프 <심판>
소설가 정유정   : 켄 키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소설가 김중혁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철학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픽션들>
영화감독 김대우 :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
소설가 은희경 :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사회학자 송호근 : 유길준, <서유견문>
무용가 안은미 : 박용구 <어깨동무라야 살아남는다>
요리 연구가 문성희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이 중의 '김영하'와 '정유정'의 작품을 좋아하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많이 접했기에 책 속의 내용은 그리 생소하지가 않다.

김영하는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스트릭랜드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삶을 반복하고 있다.

"운명은 물음표 속에 갇혀 버리고, 작가는 그 물음표를 문장으로 바꾸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오늘도 소설을 쓴다." (p.p. 28~29)

이번에 신간 <종의 기원>이 출간된 '정유정', 그녀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 지독하리만큼 충격적인 소설들로 독자들을 놀라게 했던 그녀는 소설 속의 장소를 직접 지도에 그려가면서, 주인공들에 관한 스케즐을 비롯한 소설의 밑그림을 노트 속에 빼곡히 담아 놓고 있다. 그리고 탈고 후에도 수정 또 수정.... 어떤 소설의 경우에는 모두 새롭게 쓸 정도로 열정적인 작가.

그녀는 <뻐꾸기 둥지 위를 날다>를 읽고,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왜 작가가 되고 싶은지를 몰랐던 여고생이 이 책을 읽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 소설로 사람에게 이런 충격을 줄 수도 있는 거구나. 사람을 감정의 바다에 빠뜨릴 수도 있구나. " (p. 56)

그래서일까? 정유정의 소설을 읽으면 충격, 충격이었으니....

저자는 프랑스에서 <장미의 이름>의 작가 옴베르토 에코를 만난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옴베르토 에코는 관광객이 떠난 루브르 박물관의 2층 난간에서 종이책인 <장미의 이름>과 전자책 단말기를 함께 아래층으로 던졌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종이책은 약간 구겨졌지만 전자책 단말기는 부서졌다.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점점 독자들에게서 멀어져 가는 종이책, 반면에 독자들에게 다가오는 전자책 단말기. 전자책 단말기로 책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그래서 아직은 종이책으로 책을 읽어야 읽는 것 같으니....

영화감독인 김대우는 <로빈손 크루소>를 500번 가까이 읽었다. 이 책은 그에게 독서의 쾌감을 가져다 준 책이고,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바꿔 준 책이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자연 요리 연구가인 문성희는 " 철학과 종교, 문학이 그들을 위로하는데, 가끔은 위로의 주체가 요리일 수도 있다. " (p. 193) 고 말한다.

요즘 스타 셰프들의 요리와는 전혀 다른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한 요리, 자연 속에서 얻는 요리.

3년 가까이 오두막집을 짓고 자급자족의 삶을 실천에 옮긴 요리 연구가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내 인생을 바꾼 책'이라 말한다.

10인에게 주어진 질문을 같았지만, 그들이 '내 인생을 바꾼 책'으로 소개하는 책들에는 그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바탕은 어린 시절의 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책들 속에서 얻어진 것들은 우리들의 정신적 풍요를 가져다 준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아버지에 대한 생각, 어린날에 집에 읽을 책들을 가득 채워 주셨고, 매일 매일 어린이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주셨다는 생각을 한다.

'내 인생을 바꾼 책은?'이라는 질문에 단 한 권의 책을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을 가까이에 두고 항상 읽을 수 있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이 책을 읽는내내 떠나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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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2024-11-1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읽고 있는데 정리를 잘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