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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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흔히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역사를 기록한 사람들이 역사의 승자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해서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역사관련 서적이나 역사 속 인물들에 관한 책을 읽고 책 속의 이야기들이 곧 역사이자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또한 예전에는 역사에 관하여 심도있게 풀어 나가는 책들도 그리 많지 않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적 배경과 의도를 파악하면서 역사를 이해하게 되었다. 만약 우리가 사료에만 의존한다면 그 기록을 남긴 누군가의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왜곡된 시선이나 만들어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또한 역사 속의 인물들에 대한 업적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들 인물의 삶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역사 속의 인물들을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인들이 입체적으로 파헤진 TV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tvN 에서 스토리텔링 세계사로 프레임 밖의 역사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였는데,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과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이 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은 역사 속 위대한 인물 10명의 이야기이다.

1. 벌거벗은 건설자, 알렉산드로스     2. 벌거벗은 정복자, 진시황제

3. 벌거벗은 폭군, 네로                   4. 벌거벗은 무법자, 징기스 칸

5. 벌거벗은 탐험가, 콜롬버스          6. 벌거벗은 군주, 엘리자베스 1세

7. 벌거벗은 태양왕, 루이 14세         8 벌거벗은 왕비, 앙투아네트

9. 벌거벗은 혁명가, 나폴레옹          10. 벌거벗은 대통령, 링컨

 

너무도 유명한 인물들이기에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는 역사책을 비롯하여 소설,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많이 접해 봤기에 책 속의 내용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그 인물에 대하여 어떤 평가를 하는가, 역사 속에 나오는 내용들이 진실일까 아니면 허구일까, 고대 인물이라면 전설적인 내용은 아닐까, 만약 사실이라면 기록한 사람의 편견이 들어가지는 않았을까....

 

한 인물에 대해서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는 사례도 많고, 그 인물이 살았던 때에도 정치적 목적때문에 가짜 뉴스를 퍼트리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례들도 있다.

어떤 인물의 경우에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기에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인물을 평가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알렉산드로스는 유럽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3개 대륙, 동서양을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서양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결합한 헬레니즘 문화를 펼쳤으며 도시국가를 세게적인 코즈모 폴리스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에 대한 평가는 '위대하고 훌륭한 정복자'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복욕에 눈이 먼 광기어린 인간'이라고 하기도 한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는 천하를 통일하는 대업을 이루었지만 절대 권력을 위한 폭정으로 분서갱유, 만리장성 사업, 자신을 위해 불로불사를 꿈꾼 인물이다.

 

 

폭군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네로이다. 집권 초기에는 평민을 위해 노력했던 성군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광기어린 잔인한 폭군의 모습은 한 인물의 상반된 모습이다.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몽골제국의 군주인 칭기스 칸은 매우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정치를 했지만 지배를 받았던 유럽국가, 중국, 서아시아의 일부국가의 입장에서는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악마', '피로 세계를 정복한 야만인'이란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칭기즈 칸은 열린사회와 수평적 구조, 자유무역, 교통과 통신의 혁명이라는 관점에서는 '21세기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는 모험과 개척 정신을 대표하는 영웅이다. 그러나 원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콜롬버스는 원주민의 세계를 파괴한 잔인한 정복자이다. 그러나 아메리카의 역사는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쓰여졌기에 약자에 대한 정복을 당연시하고, 그가 원주민에게 행한 행위들은 가려지게 된다.

 

영국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여왕이라는 엘리자베스 1세는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통치에 이용할 줄 알았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모든 인간 위에 군림하는 절대적인 존재임을 주장하고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이를 포장했으나 살아 있는 신이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불가능한 꿈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와 오랜 기간 적국이었던 오스트리아에서 온 왕세자비라는 것이 그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었다.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던 프랑스 혁명 그리고 그때 퍼졌던 가짜 뉴스들은 마리아투아네트를 부정적인 평판과 사치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가짜 뉴스는 한 개인은 물론 역사까지 바꿔 놓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요즘도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가 뒤섞여서 무엇이 가짜이고 무엇이 진짜인지를 혼돈스럽게 만들고 있다.

 

프랑스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 그는 프랑스 혁명의 가치를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프랑스 왕정을 다시 세웠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독재자의 면모를 보였다. 국민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점점 포악한 독재자가 된 나폴레옹은 자신의 야망과 정복욕을 채우기 위해 권력의 독주를 했다.  나폴레옹 역시 영웅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한 편으로는 시민의 권리를 파괴한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은 어린시절부터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링컨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링컨의 노예해방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링컨은 정말 노예를 해방한 영울이 맞는가, 아니면 흑인 노예를 차별했던 인종차별주의자였는가...

링컨은 남북전쟁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과 노예를 해방시킨 대통령이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이런 사례들은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우리와 가까운 현대사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진영 논리에 따라서 각각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에 대해서 재평가되기도 한다.

역사서는 저술가의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된다. 정치적 입장과 사료를 해석하는 시각에 따라 어떤 인물을 평가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평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역사를 보는 관점을 넓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 관련 서적들을 두루 두루 접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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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
김소월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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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책을 선물로 주고 받던 시절이 있었다. 학창시절에 인기있던 책 선물은 셰계문학전집 중의 한 권을 선물하는 거 였다. 그렇게 한 권, 한 권 모으고 읽는 것이 행복했었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책 선물은 시집이다.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절에는 방학동안에 오는 편지의 답장을 쓸 때에는 편지지의 한 부분을 시를 한 편씩 써서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날 한 학생이 수줍게 내밀던 선물이 한 권의 시집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시집은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김소월의 진달래 꽃은 학창시절의 국어 선생님이 떠오르는 詩이다.  수업시간에 진달래꽃이란 시를 배울 때에 선생님은 가장 좋아하는 꽃이 진달래 꽃이라고 했다. 요즘 봄이 되면 철쪽은 많이 볼 수 있지만 진달래꽃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연히 진달래꽃을 보면 국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을 펼쳐 본다. 김소월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이별과 그리움을 주제로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을 노래하는 시를 많이 썼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못 잊어>는 18살에 발표를 했고, <진달래꽃>은 20살이 되던 해인 1922년에 발표했다. 유난히도 김소월의 시는 노래로 불러 지는 시가 많아서인지 그의 시를 읊다 보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개여울>,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먼훗날 당신이 찾으시면>등은 노래가 먼저 생각나는 시들이다.

<하루 한 편김소월을 새기다>는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 1902년 8월 6일 평북 구성 출생, 본명 김정식

2장 : 1920년 <낭인의 봄>, < 야의 우적>, < 그리워>등으로 문단데뷔

3장 : 1922년 개벽 7울호 <진달래꽃> 발표

4장 ; 1934년 12월 24일 사망, 향년 32세

 

 

책 속에는 71편의 시가 담겨 있고, 그 시들은 수채화로 그려진 일러스트와 함께 필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시와 어울리는 심미적 일러스트는 수채화의 번짐의 효과로 마을 속에 시가 물들어서 번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해 준다.

 

 

그리고 시와 함께 좋은 시를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어떤 시는 흐린 글씨로, 어떤 시는 공간으로 필사하면서 시를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다.

 

 

     #  봄비  #

얼굴 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얼굴 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 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않자 우노라.

 

 

필사는 '베껴서 쓰다'라는 의미인데, 필사를 하게 되면 깊이있는 독서를 하게 된다. 특히 시의 경우에는 시어가 가지는 의미를 쓰면서 공감할 수 있기에 글쓰기와 읽기의 효과를 가지게 해 준다.  그래서 필사는 간접적인 글쓰기이다.

윤동주의 경우에도 백석의 시집을 필사했다고 한다. 유명 문인들의 경우에도 필사를 시작으로 글쓰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빈 공간의 필사가 아닌 글씨가 쓰여진 페이지의 경우에는 김구, 한용운, 김소월, 안중근, 윤봉길 등의 필체를 따라 쓸 수 있다.  김소월의 시를 독립운동가들의 서체를 따라서 쓴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시를 필사하면, 정서적 위안과 자아성찰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시를 이루는 은유적 표현이 가지는 의미의 변화, 관계의 확장을 배울 수도 있다.

이 책은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김소월의 시를 쓰고 읊으면서 옛 추억에 잠기기 좋은 책이다.  그리고 시집을 선물하던 추억을 생각하면서 정겨운 사람에게 선물을 하면 좋은 책이다.

 

#김소월 #필사시집 #필사책 #힐링글귀 #좋은시집 #힐링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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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 동서양을 호령한 예술의 칭기즈칸 클래식 클라우드 18
남정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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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8권은 <백남준 * 남정호>이다. 남정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런던 정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중앙일보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브뤼셀, 런던, 뉴욕 특파원을 지냈고, 현재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저자들이 각 책의 세계적인 명사들과 관련된 분야의 작가, 예술가, 비평가 등인데 반하여 백남준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이 책의 저자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저자인 남정호는 2006년 뉴욕 특파원으로 백남준의 장례식을 취재하고, 백남준의 아내인 구보타 시게코와 인연을 맺으면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백남준의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말하는 백남준과 함께한 삶, 사랑, 그리고 예술'이란 부제가 달린 <나의 사랑 백남준>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10여 년 전에 읽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백남준의 일생과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백남준은 현재의 시점에서 살펴보아도 그의 예술세계는 난해하고 비범한 퍼포먼스였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백남준은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현대 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이다.

1984년 뉴욕에 있는 방송국 스튜디오와 파리의 퐁피두 센터를 동시에 연결해 11개국에 생중계로 송출한 프로젝트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당시로서는 센세이션했다.

백남준의 작품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다다익선>은 1003개의 텔레비전을 쌓아 거대한 탑을 만들었는데, 높이 18m, 5층 탑모양으로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또한,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하나>, < 존 테이지에 대한 경의>와 같은 파격적이고 난해한 공연들은 자신을 '동양에서 온 테러리스트'라 자처하기도 했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에서 위성 아트 그리고 레이저 아트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면서 20세기의 다빈치라 불리기도 했다.

 

 

" 백남준은 1960년~ 1970년대에 첨단 기술이 바꿀 미래 사회를 내다 보았고, 이를 예술적 언어로 그려 냈다. 그가 말한 첨단화된 미래 사회의 모습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다. " (p. 13)

 

이 책의 저자는 한국, 일본, 독일, 미국 등의 나라를 오가면서 백남준의 삶의 흔적과 예술적 활동을 추적한다.

 

 

한국 - 백남준이 태어나고 자란 곳, 예술적 자양분을 얻은 곳

일본 - 현대 음악과 선 사랑을 천착한 곳

독일 - 평생에 걸쳐 예술적 영감을 준 케이지를 만나고 플럭서스 예술가들과 조우를 한 곳

미국 - 현대미술의 메카로 떠오른 뉴욕은 그의 활동무대가 된 곳

 

 

저자는 백남준의 흔적을 쫓아 그가 겪은 경험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본다.

 

 

" 긴 여정을 마무리한 지금 어느 나라와 도시가 백남준의 예술을 대표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가 거쳐 갔던 곳 모두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느 곳 하나라도 빼놓고는 백남준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들 네 나라는 동서양이 반반씩이다. 그래서인지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동서양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은 채 접근하면 결코 알 수 없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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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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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1,2>는 네이버 웹툰 별점 평균 9.9점을 받았다. 이 책의 작가인 'd몬'은 2020년에 네이버 웹툰 <데이빗 1,2>로  데뷔를 했다.

그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독창적으로 구축한 세계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사람 3부작이라고 하는 작품인,

<데이빗 1,2>는 말하는 돼지를 주인공으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뒤흔들면서 '사람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라는 주제를 풀어나갔고,

<에리타 1,2>는 정신과 육체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사람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든 1,2>에서는 '당신은 무엇입니까' 즉, 브랜든이 공간이동으로 또 하나의 지구에 도달한 곳에서 만난 올미어로 부터 '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는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상황에서 '사람에 대한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사람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

이 책들을 웹툰으로 읽었던 독자들도 단행본으로 출간된 책을 읽는 느낌은 또다른 느낌이라는 평이 많다.

이전에 읽었던 공상과학 웹툰은 그런대로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가능한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지만 <브랜든>은 읽으면서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 보다는 더 먼 미래의 이야기라는 생각 때문인 것같다.

그렇지만 이 웹툰은 '무엇이 인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브랜든은 옆집 할아버지가 병원에 실려 간 후에 돌아오지 않게 되자 그 집에서 장난감을 가져 오게 된다. 그 장난감을 본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 장난감을 갖다 놓기 위해서 할아버지 집에 간다.  갑자기 집이 파지직 갈라지면서 공간이동을 하게 된다.

 

 

우연하게 열린 새로운 세상, 또 하나의 지구에 도달하게 되면서 '올미어'를 만난다.

"메모리 전송.... 주목해야 할 정보.... '브랜든'이라는 개체 발견,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체,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주장하나 근거 없음, 지속적인 관찰을 요함'

 

 

올미어는 브랜든에게 '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무엇으로 스스로 사람이라 증명할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

 

 

올미어는 계승에 의해서 다시 태어난다. 올미어는 새로운 올미어에게 모든 것을 계승하고 사라진다. 계승하고 계승하면서 이전의 올미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알게 된다.

올미어는 다른 종족을 관찰한다. 브랜든을 관찰하고 다른 종족인 라카모아 종족도 관찰을 한다.  브랜든은 올미아가 관찰하는 개체가 되는데 어느날 바닷가에 갔다가 이곳을 탈출한다. 탈출 과정에서 올미어를 죽이게 된다.

살던 지구에 돌아온 브랜든은 공간이동을 연구한 사람이 되지만 항상 올미어를 죽였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외로운 삶을 살아 간다.

 

 

어느날 브랜드은 공간이동으로 분리된 차원의 세계인 라카모아 종족이 사는 곳으로 가게 된다. 올미어는 브랜든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는데 라카모아는 신의 대리인과 같은 대우를 해 준다. 그런데, 라카모아 종족에게 전염병이 창궐하게 되면서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올미어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브랜든 1,2>에는 3종류의 인간이 나온다. 브랜든은 우리와 같은 사람, 영어를 사용하는 흑인 남성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올미어는 미래의 인간이라고 할까. 얼굴은 검은 구형인데 원에는 하얀 작은 원이 있다. 그리고 몸은 짦은 팔과 길고 가는 집게 모양의 다리, 금속 집게 처럼 생겼다. 모든 것은 데이터화가 되어 있으며 먼 미래의 인간 아니면 어떤 위성에 살고 있을지도 모를 외계인같은 느낌.  올미어는 데이터된 모든 것이 계승에 의해서 새로 태어난다.

 

 

그리고 2권에서 나오는 라카모아종족은 긴털이 난 고릴라 같은 모습, 고생인류 보다도 더 이전의 인간이었을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3종류의 인간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브랜든과의 관계를 맺어진다. 그런 과정 속에서 스스로 사람임을 증명해야 하는 브랜든.

인간의 정의는?, 인간의 조건은?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면 어떨까? 많은 답이 나오겠지만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답 중의 하나는 '우리는 모두 다르다'

읽는내내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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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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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읽은 후에, 작가의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11년 인터넷 서점의 '최고의 책' 시상식에서 정유정 작가를 보게 됐다. 그 자리에는 공지영 작가, <아프니까 청춘>으로 스타가 된 김난도 교수 등이 참석했다.

당시 정유정의 <7년의 밤>도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작가는 그 소설의 암울한 느낌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 소설은 여성 작가가 썼다고 하기에는 너무 강렬했다. 

 

 

<완전한 행복>은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전남편과 아들을 만나게 해 준 그 장소에서 살인이 이루어졌고, 그 시신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방법으로 처리했다. 재혼한 남편의 아들의 죽음도 석연치 않았던 그 사건.

<완벽한 행복>은 이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물론 풀롯, 인물, 시공간적 배경, 서사는 소설적 허구이지만 소설을 읽는내내 그 사건이 스쳐 지나간다.

실제로는 남편을 살인한 여자의 아들은 소설에서는 딸인 지유로 나온다. 이 사건을 접할 때에도 그랬고, 소설을 읽으면서도 안타깝고 걱정이 되는 건 살인마의 자식이다.

<완전한 행복>에서는 지유가 엄마의 살인행동을 알게 되는데, 지유는 평생 살아가면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 이 소설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완전한 행복에 이르고자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려 '노력'한 어느 나르시시스트의 이야기이기도 한다.

흔히 자아도취형 인간을 나르시시스트라 부르지만, 병리적인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의미가 좀 다르다. 통념적인 자기애나 자존감과도 거리가 있다. 덧붙이자면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모든 사이코패스는 기본적으로 나르시시스트다. " ( 작가의 말 중에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행복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행복이란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얻어지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나는 자신의 행복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것이 있다면 제거한다. 그것이 곧 살인이다.

그래서 "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 (책 속의 글)

 

이 소설은 행복을 위하여 타인의 삶을 자신의 기준에 의해서 간섭을 하고 파괴한다.

정유정의 소설은 읽기가 불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한 번 책을 펼치면 정신없이 읽어내려갈 정도로 독자들의 마음을 끄는 마력이 있다.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은 여름날에 읽어도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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