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
김소월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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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책을 선물로 주고 받던 시절이 있었다. 학창시절에 인기있던 책 선물은 셰계문학전집 중의 한 권을 선물하는 거 였다. 그렇게 한 권, 한 권 모으고 읽는 것이 행복했었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책 선물은 시집이다.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절에는 방학동안에 오는 편지의 답장을 쓸 때에는 편지지의 한 부분을 시를 한 편씩 써서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날 한 학생이 수줍게 내밀던 선물이 한 권의 시집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시집은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김소월의 진달래 꽃은 학창시절의 국어 선생님이 떠오르는 詩이다.  수업시간에 진달래꽃이란 시를 배울 때에 선생님은 가장 좋아하는 꽃이 진달래 꽃이라고 했다. 요즘 봄이 되면 철쪽은 많이 볼 수 있지만 진달래꽃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연히 진달래꽃을 보면 국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을 펼쳐 본다. 김소월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이별과 그리움을 주제로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을 노래하는 시를 많이 썼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못 잊어>는 18살에 발표를 했고, <진달래꽃>은 20살이 되던 해인 1922년에 발표했다. 유난히도 김소월의 시는 노래로 불러 지는 시가 많아서인지 그의 시를 읊다 보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개여울>,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먼훗날 당신이 찾으시면>등은 노래가 먼저 생각나는 시들이다.

<하루 한 편김소월을 새기다>는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 1902년 8월 6일 평북 구성 출생, 본명 김정식

2장 : 1920년 <낭인의 봄>, < 야의 우적>, < 그리워>등으로 문단데뷔

3장 : 1922년 개벽 7울호 <진달래꽃> 발표

4장 ; 1934년 12월 24일 사망, 향년 32세

 

 

책 속에는 71편의 시가 담겨 있고, 그 시들은 수채화로 그려진 일러스트와 함께 필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시와 어울리는 심미적 일러스트는 수채화의 번짐의 효과로 마을 속에 시가 물들어서 번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해 준다.

 

 

그리고 시와 함께 좋은 시를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어떤 시는 흐린 글씨로, 어떤 시는 공간으로 필사하면서 시를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다.

 

 

     #  봄비  #

얼굴 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얼굴 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 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않자 우노라.

 

 

필사는 '베껴서 쓰다'라는 의미인데, 필사를 하게 되면 깊이있는 독서를 하게 된다. 특히 시의 경우에는 시어가 가지는 의미를 쓰면서 공감할 수 있기에 글쓰기와 읽기의 효과를 가지게 해 준다.  그래서 필사는 간접적인 글쓰기이다.

윤동주의 경우에도 백석의 시집을 필사했다고 한다. 유명 문인들의 경우에도 필사를 시작으로 글쓰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빈 공간의 필사가 아닌 글씨가 쓰여진 페이지의 경우에는 김구, 한용운, 김소월, 안중근, 윤봉길 등의 필체를 따라 쓸 수 있다.  김소월의 시를 독립운동가들의 서체를 따라서 쓴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시를 필사하면, 정서적 위안과 자아성찰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시를 이루는 은유적 표현이 가지는 의미의 변화, 관계의 확장을 배울 수도 있다.

이 책은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김소월의 시를 쓰고 읊으면서 옛 추억에 잠기기 좋은 책이다.  그리고 시집을 선물하던 추억을 생각하면서 정겨운 사람에게 선물을 하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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