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풍속화와 소설이 만나 옛 그림을 읽는 법을 궁금하게 하다.

 
  단원 하면 많은 그림들 중 회초리를 맞고 울고 있는 '서당' 그림과 '씨름' 그림이 생각난다. 혜원 신윤복의 그림은 그 당시의 화풍에서 파격이었던 기녀와 여인네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점만 알고 있었다.

  노인이 된 단원이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역사적 실존 인물인 단원과 혜원이 등장하지만 사료에는 그들이 만났거나, 관련된 에피소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단 두 줄의 혜원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실존 인물인 단원과 혜원의 그림들을 매개로 하여 한 편의 잘 짜여진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 '애정소설', '추리소설', '풍속그림 해설서'.... 장르가 뭘까?

   단원과 혜원, 혜원과 정향, 정향과 김조년의 관계가 얽힌 애정소설이라 볼 수도 있고, '혈의 누'처럼 이미 죽어버린 범인을 찾아내는 스릴러적인 요소도 들어있다. 풍속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이 잘 배어있는 풍속그림 해설서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의 얽힘과 복선과 반전이 주는 재미와 옛 그림에 대한 지식과 색채에 대한 상식을 얻을 수 있었던 교양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탄탄한 스토리와 작가의 상상력, 그리고 고운 말씨까지..

    '와유사생'대회에서 나온 '발칙한 춘화도'의 범인 색출로 김홍도와 신윤복은 만나게 되고,
정조는 김홍도에게 10년전 스승과 친구의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으라 명한다. 유곽에서 만난 '정향'과의 인연으로 화원이 되는 과거에 '단오풍정'을 그리게 된 내력과 정조와 단원, 혜원, 세 명이서 즐기는 그림 대결과 '어진사화'사건, 그 일을 계기로 혜원은  상인에서 양반의 벼슬을 사고 막후에서 관리들을 조정하는 김조년의 사화서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여러가지 우여곡절 사건들이 진행되고 마지막 김홍도와 혜원의 그림대결과 예상치 못하는 반전까지 벌여진다.

  억지로 꾸몄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각각의 사건들이 퍼즐 조각처럼 잘 맞춰지고, 단원과 혜원의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탄생되는 그들의 캐릭터는 소설을 더욱 재밌게 다가서게 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림의 해설을 통해 서로의 빛을 알아보는 말씨가 고왔던 점 또한 내 맘에 들었다.

  '사건'과 '그림'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팩션이지만, 복선과 잘 짜여진 구성에 그럴듯한 글들 미술 문외한에게는 정말 그들이 이랬던건 아니었을까? 라고 의문을 갖게 한다. 의문을 갖는 그 크기만큼, 재밌었던 책이었다. 

 
# 단원과 혜원 못지 않게 개성 강한 정조와 김조년, 신영복...

   별은 누군가 비추어줘야 빛이 난다는 말이 생각난다. 주변부를 생략하고 인물에 몰입하게 하는 선이 강한 김홍도의 그림과 세밀하면서 색감을 잘 사용하고 표정이 살아있는 신영복의 그림을 해설하고 그들의 행동들에 빠져드는 것도 재밌었지만, 그 둘의 빛을 제대로 발할 수 있게 지원한 정조의 행동과 지시, 최고의 승부사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김조년, 윤복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윤복이 최고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색을 만드는 일을 꿈꾸는 영복의 모습도 멋있었다.

  그림에 대한 해설과 색채에 대한 감각, 옛 종이와 안개와 서리를 내세우며 그림 보관에 대한 상식까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미술에 대한 공부를 했을 소설가의 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필요한 부분만 차용하여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즐겁게 소설을 읽은 뒤, 옛 그림에 관한 교양서적을 함께 살펴 우리 그림에 대한 정확한 이해까지 높인다면 더욱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소설과 옛 그림에 대한 매력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던 두 배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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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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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속화와 소설이 만나 옛 그림을 읽는 법을 궁금하게 하다.

 
  단원 하면 많은 그림들 중 회초리를 맞고 울고 있는 '서당' 그림과 '씨름' 그림이 생각난다. 혜원 신윤복의 그림은 그 당시의 화풍에서 파격이었던 기녀와 여인네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점만 알고 있었다.

  노인이 된 단원이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역사적 실존 인물인 단원과 혜원이 등장하지만 사료에는 그들이 만났거나, 관련된 에피소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단 두 줄의 혜원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실존 인물인 단원과 혜원의 그림들을 매개로 하여 한 편의 잘 짜여진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 '애정소설', '추리소설', '풍속그림 해설서'.... 장르가 뭘까?

   단원과 혜원, 혜원과 정향, 정향과 김조년의 관계가 얽힌 애정소설이라 볼 수도 있고, '혈의 누'처럼 이미 죽어버린 범인을 찾아내는 스릴러적인 요소도 들어있다. 풍속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이 잘 배어있는 풍속그림 해설서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의 얽힘과 복선과 반전이 주는 재미와 옛 그림에 대한 지식과 색채에 대한 상식을 얻을 수 있었던 교양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탄탄한 스토리와 작가의 상상력, 그리고 고운 말씨까지..

    '와유사생'대회에서 나온 '발칙한 춘화도'의 범인 색출로 김홍도와 신윤복은 만나게 되고,
정조는 김홍도에게 10년전 스승과 친구의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으라 명한다. 유곽에서 만난 '정향'과의 인연으로 화원이 되는 과거에 '단오풍정'을 그리게 된 내력과 정조와 단원, 혜원, 세 명이서 즐기는 그림 대결과 '어진사화'사건, 그 일을 계기로 혜원은  상인에서 양반의 벼슬을 사고 막후에서 관리들을 조정하는 김조년의 사화서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여러가지 우여곡절 사건들이 진행되고 마지막 김홍도와 혜원의 그림대결과 예상치 못하는 반전까지 벌여진다.

  억지로 꾸몄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각각의 사건들이 퍼즐 조각처럼 잘 맞춰지고, 단원과 혜원의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탄생되는 그들의 캐릭터는 소설을 더욱 재밌게 다가서게 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림의 해설을 통해 서로의 빛을 알아보는 말씨가 고왔던 점 또한 내 맘에 들었다.

  '사건'과 '그림'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팩션이지만, 복선과 잘 짜여진 구성에 그럴듯한 글들 미술 문외한에게는 정말 그들이 이랬던건 아니었을까? 라고 의문을 갖게 한다. 의문을 갖는 그 크기만큼, 재밌었던 책이었다. 

 
# 단원과 혜원 못지 않게 개성 강한 정조와 김조년, 신영복...

   별은 누군가 비추어줘야 빛이 난다는 말이 생각난다. 주변부를 생략하고 인물에 몰입하게 하는 선이 강한 김홍도의 그림과 세밀하면서 색감을 잘 사용하고 표정이 살아있는 신영복의 그림을 해설하고 그들의 행동들에 빠져드는 것도 재밌었지만, 그 둘의 빛을 제대로 발할 수 있게 지원한 정조의 행동과 지시, 최고의 승부사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김조년, 윤복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윤복이 최고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색을 만드는 일을 꿈꾸는 영복의 모습도 멋있었다.

  그림에 대한 해설과 색채에 대한 감각, 옛 종이와 안개와 서리를 내세우며 그림 보관에 대한 상식까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미술에 대한 공부를 했을 소설가의 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필요한 부분만 차용하여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즐겁게 소설을 읽은 뒤, 옛 그림에 관한 교양서적을 함께 살펴 우리 그림에 대한 정확한 이해까지 높인다면 더욱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소설과 옛 그림에 대한 매력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던 두 배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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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초상
이갑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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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작가이 이력, 13년만에 옷을 다시 갈아입은 소설.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시인으로 등단을 했고, 2차례 개인전을 열만큼 화가 활동도 했고, 스스로 최고의 오디오 전문가라고 자부할 만큼 음향분야의 전문가이다. 독특한 이력이 맺어진 작품은 어떤 빛깔과 향과 음을 가질까 궁금해졌다. 

  시인으로 감수성을 키우고, 오디오 전문가에 의해 조율된 청각력 묘미와, 화가의 눈에 비친 시각적 효과는 한 편의 매혹적인 작품이 나올거라 생각했다. '아트 사이코 팩션'이라는 익숙하지 않는 작가가 택한 장르는 추리소설이다. 제목만 봐서는 아름답고 로맨틱한 이야기가 나올 듯 하다. 하지만 '로맨틱한 초상'이라는 음악을 들으며 죽음을 떠올렸다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난 작품은 핏빛과 섬뜩함이 가득하다. 

  1994년 소설이 출간되었다. 작가는 1년 후 고인이 되었다. 13년의 시간이 흐른 후 작품이 다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작가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작품은 다시 새로운 옷을 입고 다가왔다. 광기와 섬뜩함, 그리고 전문적인 이야기, 책을 읽으며 세 가지 단어만 머리속에 떠올랐다.


#  잘 짜여진 추리소설과 섬뜩함이 가득한 심리소설을 동시에 만나다.

  <로맨틱한 초상>의 음악이 흐른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오디오에 일가견이 있던 장형사는 현장에 투입되어 사건 해결을 위한 수사를 시작한다. 역시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원장과 정신과 전문의 정교수와 생물학 분야의 홍교수까지 사건에 휩싸이게 된다. 전문적인 지식을 사용한 부분은 문외한인 내겐 조금 버거웠지만, 그런 느낌을 배제하고서도 충분히 아귀가 잘 맞는 추리와 현실 너머의 인생을 사는 이해하기 힘든 정신병을 가진 범인의 모습을 생생이 느낄 수 있는 점은 단점을 덮고도 남았다. 

  추리소설이 아닌 공포소설을 보는 듯한,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는 섬뜩한 모습들이 글로써 생생하게 담겨져 있고, 간질을 비롯한 정신병력과 이상징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범인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추리소설의 장점과 심리소설의 묘미를 함께 느꼈다고 할까. 마지막에 알 수 없는 허전한 부분이 가득했던 점은 내겐 많이 아쉬었지만, 눈에 보일듯하게 묘사가 뛰어난 작품은 책장을 중간에 멈출 여유를 주지 않는다.


# 납치 - 강간 - 독살 - 유기, 현실이 아닌 상상이기에 용서할 수 있다.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네 단계의 모습등이 생생하게 작품내에서 드러난다. 현실이 아니기에, 섬뜩한 묘사에도 떨리는 마음으로 찬찬히 읽어 갈 수 있다. 작품의 묘사들이 공포영화 못지 않게 생생하다. 그래서 더욱 현실이 아닌것에 감사하게 된다. 실제 현실이라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무거워진다. 공포소설이나 성을 통제하는 사회보다 그것을 유통이 자유로운 사회가 더욱 더 건강하고 범죄율이 낮다는 조사결과를 본 기억이 난다. 상상속의 나쁜 생각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을 상상의 산물로 해소해 버리기에 꿈에서나 일어날 일들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 등장한 음악과 전문 용어를 좀 더 이해하면 할 수록 작품의 완성도의 느낌과 작품의 섬뜩함 역시 더 깊어질것이라 생각한다. 간질에 대한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 인연이 되어 하나의 작품이 등장했다. 작품 곳곳 간질의 무해성을 강조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은 간질을 치유하였지만, 세상의 몰이해와 편견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은 작가의 항변인거 같아 안타까웠다. 기억과 기록으로 사람들을 옥죄는 또 하나의 모습을 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치밀하게 전개되는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작품이 끝이 난다. 잘못된 이상의 광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긴장감을 읽다보니, 어느새 책이 끝나버렸다. 소설로 파악되는 범인의 무서운 모습과 피해자의 슬픈 모습이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빼어난 작가의 모습을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을 갖춘 후 음악을 들으며 다시 읽으면 느낌이 어떨까? 머리속에 생생한 모습들이 희미해 질 때,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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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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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의 실제 활약상을 맛보다.

  '명탐정 코난'이라는 일본만화에 흠뻑 빠진 기억이 있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소년탐정 김전일'이란 만화 역시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범인은 매우 지능적인 인물이고, 외딴 건물내에 있지만, 완전범죄로 보이는 사건을 저지른다. 예고하거나 범인이 목표로 한 사람들은 다 죽기 마련이고, 범인은 그를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존재한다. 결국 김전일은 범인을 밝혀내지만 사건을 막지는 못한다는 점 때문에 완전 빠져들지 못했지만, 사건을 짜맞추는 김전일의 추리에 빠져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를 잊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매번 나올때마다 명탐정의 손자라는 타이틀로 존재한다. 그의 이름은 '긴다이치 코스케'로 요코미조 세이지라는 작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팔묘촌' 등의 작품에서 활약해서 일본의 대표적인 명탐정으로 꼽힌다고 한다. 그가 작품을 접었다가 10년만에 발표한 '악마의 공놀이 노래'가 출간되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고, 국민작가로 손꼽히게 된다는 글을 보았다. 귀수촌이라는 마을에서 들려오는 '악마의 공놀이 노래'와 그 노래에 맞게 살해되는 피해자들, 그리고 드러나는 범인과,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은 마지막까지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애절한 마음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더 배인 책의 이야기, 빼어난 부분을 꼽으면 스포일러가 되어 버린다. 극장에서 자신이 먼저 내용을 보았다고 중요한 순간에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얄미웠던 기억이 난다. 얄밉지 않게 재밌는 책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며칠이 지나버렸다.고민한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다.


#  커져만 가는 의문점들... 의문의 안개를 걷어주는 긴다이치의 활약.


   속을 알 수 없는 촌장과 유라가와 니레 가의 세력다툼, 그리고 애증과 복잡한 관계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커다란 두 개의 갈등의 골이 작품에서 여과없이 보여진다.  유라 야스코, 유카리, 후미코, 사토코, 가즈오, 리카, 촌장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어둡고 음습한 귀수촌 내에서 악마의 공놀이 노래에 나오는 세 개의 노래에 맞춰 한 명씩 살해되기 시작한다. 누가 죽였을까?를 밝혀가는게 추리소설의 재미라면, 왜 그는 죽어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까지 고민해 본다면 좀 더 소설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여러가지 뜬소문과 다른 실제의 사실, 그리고 힌트를 하나 더 준다면 속을 알 수 없는 촌장의 말에 조금 더 기울이라고 말하고 싶다.

  쉬러 왔다가 갑자기 사건에 휘말리는 긴다이치처럼, 야스코와 맺어지고 싶었지만, 다른 이유로 인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던 리카의 고민처럼,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붉은 반점이 몸 절반이상 차지하는 사토였다면, 내가 가즈오였다면, 내가 유카리였다면..., 작품 속의 등장하는 인물이었다면 난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고민도 들었다. 사회적 편견과 사실이 아닌 소문으로 이뤄진 질시들이 어떻게 개인을 힘들게 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듯이, 어둡고 슬픈 음악을 들으면 마음속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밝다고 할 수 없는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사건의 논리적 개연성과 숨어있는 범인을 맞추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지적 호기심과 알 수 없는 스릴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박진감 넘치는 스릴과 안타까운 슬픔을 함께 느낀 작품이었다.


# 읽다 보니, 어느새 끝이었다. 마음 따뜻한 당신이 읽으세요.


  작품을 읽고 난 후  느낌을 20자 이내로 표현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책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반전과 복선이 돋보인다', '읽다보니 끝이 나 버렸다', '책을 읽는동안 더위는 느낄 수 없었다'라고 대답하겠다. 작가의 다른 책을 읽지 못해 다른 책과의 차이점이나 작가의 스타일을 말하기는 어렵다. 

  두 가문의 대립을 다룬 '팔묘촌'사건과 비슷하다고 초입부분에 경부와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온다. 도서관에서 얼핏 보았던 '팔묘촌'이 궁금해졌다. 인상깊은 작품을 읽고나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팔묘촌'이 읽고 싶은 마음만큼 재밌는 책이었다.

  '추리소설의 매니아'나 '추리소설 비호가'보다는 추리하는 것을 즐기며 마음 따뜻한 이에게 권하고 싶다. 슬픈 사연에 함께 눈물 지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당신이라면, 비정한 마음 없이 책을 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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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 Page Project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보고서
클라크 A. 캠벨 지음,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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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페이지에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담는다!


  '기획하려는 내용을 한 페이지로 표현해라' 라는 'One page Proposal'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 페이지에 간략하게 설명한다는 것은 내용의 전체부터 세밀한 부분까지 파악하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긴 분량은 읽는 상사도, 제출해야 하는 직원 모두가 지는 힘든 게임이다. 간략하게 요점만 원하는 바를 매혹적으로 표현하라는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했었다.

  One Page 아이디어를 살린,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원제는 'One page project manager',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한 페이지로 담아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에서, 1년 이상까지 소비되는 프로젝트를 한 페이지로 표현한다는 것 처음에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책을 차츰 읽어가면서, 저자가 왜 One page에 주목했는지, 그리고 효과적인 프로젝트의 활성을 위한 노하우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저자의 생각에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읽기 전보다 훨씬 더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것도,  업무 분담을 하는 것도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프로젝트를 하는 내게, 효과적이고 간명한 노하우를 선사받은 느낌이다. 프로젝트는 이렇게 관리하는 것이다라고 가르쳐 주는 느낌, 프로젝트로 다져진 저자의 경력과 자신감에서 책의 완성도를 엿볼 수 있었다.


# 짧지만 강력한 프로젝트 관리법!!


  저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르는 상무, 전무, CEO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방법이라고 이야기 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어느 부분을 좀 더 부각시켜서 발표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CEO와 전무 등 임원들은 프로젝트 내에서의 문제의 책임소재와 세부적 내용에 대해선 크게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원들이 숲속에서 나무를 주목해서 일을 한다면, 임원들은 나무 하나하나 보다는 나무들이 모인 전체의 숲이 어떤 모습인가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발표는 그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므로, 그들이 원하는 'Need'에 맞게 해야 한다는 말이 마음이 쏙 들어왔다. 

  '발표를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발표할 것', 한달 넘게 준비한 프로젝트를 며칠 전에 중간 발표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많이 보여주려고 애썼지만, 쏟아졌던 무수한 지적사항 중, 인정하기 힘들고 가장 매서웠던 내용이었다. 책을 읽고나니, 내가 했던 발표가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빨리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이제 알았느니 효과적으로 발표를 할 수 있겠다하는 자신감을 함께 느꼈다. 

  12단계로 나누어진 One page 프로젝트 보고서에는 누가 어떤 내용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사항들이 간결하게 담겨있다. 1단계 표제를 붙이는데 필요한 작은 노하우부터 목표, 업무분담, 비용 등 여러가지 문제까지 어떤 프로젝트이던지, 꼭 들어가야 할 사항들이 세심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저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면서 설명하는 설득력 강한 글쓰기와 실제 응용사례가 프로젝트 관리자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팀의 중요성과 함께 목표를 공유하고, 업무를 분담하는 점의 중요성 등 실제 프로젝트 관리 도중에 필요한 사항들도 놓치지 않고 잘 설명하고 있다. 명확한 업무분담과 주인의식과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책임자에 이름을 넣어 제시하는 방법은 실제 프로젝트에 매우 유용하다. 140페이지에 예시가 20페이지 정도라, 실제 내용은 120페이지도 넘지 않아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짧지만 알차서 더욱 맘에 들었다.


# 조금 더 활용한다면..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스스로 점검하는 의미도 함께 내포한다. 프로젝트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하지만, 실제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잘 하는것이 기본이라면,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상사에게 잘 의사소통해야 하는 건 필수이다. 프로젝트에 더 매진하면서 발표에 많은 시간을 뺐기고 싶지 않는 이에게, 저자의 한장의 보고서는 매혹적이다. 발표시간에 구애받지 않더라도, 한장의 관리안을 만들어서 시간을 정해 체크한다면, 그냥 하는 것보다 더 나은 프로젝트 성과를 낼 수 있다. 전체의 숲을 볼 수 있는 거울을 가진 느낌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프로젝트 관리와 의사소통에 관해 나온 책들은 무수히 많다. 지루한 이론서에 해방되면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알찬 실용서를 원한다면, 이 책에 주목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실용적인 내용 속에 꼭 필요한 이론 적 내용의 원칙은 함께 스며있다. 조금 더 세심히 살핀다면 이론적 내용 또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로 판단하는 것보다 실제 자기만의 작은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시험해 본다면 책의 완성도를 더 잘 느낄 수 있을거라 믿는다. 무언가를 창조해 내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는 이에게 놓치지 말라고 속삭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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