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그래픽 노블)>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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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는게 좋을까?
'시간'을 소재로 다룬 소설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건 타임머신이다. 생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면 내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을까? 지금 이 기억을 가지고 옛날로 돌아간다면, 미래를 짐작 할 수 있기에 삶의 선택에 큰 방향성을 알고 살 수 있지만, 또 살다보면 계속되는 선택의 연속에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시간'이라는 주제를 넘어, 삶이라는 방향성을 거꾸로 돌린 소재의 책이 출간되었다. 70살의 노인으로 태어나, 조금씩 젊어지는 삶을 살아가는 벤자민 버튼의 일대기. 『위대한 개츠비』에서 첫사랑과 로맨스라는 꿈을 안겨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이 영화 개봉과 함께 다양한 버전으로,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 영화를 보는 듯한, 원작의 맛을 살린 그래픽 노블의 매력.
다른 출판사에서는 저자의 단편을 모아, 한 편의 단편집으로 출간하였지만, 이 책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일러스트로 꾸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소설의 번역본이 실려있다. 영화를 만나기 전, 일러스트로 구성한 책을 읽고, 소설의 원작을 읽게 되면, 그림과 글 사이의 미묘한 간격을 느낄 수 있다. 책의 내용에 충실한 그래픽 노블은 활자와 함께 이미지를 통해 1860년대의 풍경을 눈에 그릴 수 있게 한다. 그래픽 노블을 먼저 읽고 원작을 읽던지, 그 반대이던간에, 이미지가 주는 매력과 활자가 주는 상상의 공간의 두 가지 버전을 맛 볼 기회를 준다.
인간은 모두 태어나서, 삶을 살다가 죽는다. 그 하나만 같고, 모두 다양한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신만이 가진 특별함을 누군가는 장점으로 발전시키고, 누군가는 그 특별함을 미워하며 컴플렉스로 안고 살기도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인정하고, 세상에 순응하며 사는 일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며, 어떻게 태어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 게 중요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대로, 다수의 흐름과 달리 흘러가는 자신의 특별한 삶이지만, 타인을 원망하지 않고, 살아가는 벤자민의 삶이 독특했다고 할까.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기를 갈망하고, 어른이 되면 많은 부와 선택의 자유를 갈망하고, 노인이 되어 무언가를 할 수 있지만 힘이 떨어질 때는 순수하고 선택을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다. 지금을 만족하지 못하는 이는, 다른 시대로 시간을 이동하더라도 늘 불만족할 수 밖에 없다고 할까. 독특한 소재를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게,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의 글의 맛에 빠져, 한 호흡에 읽은 소설이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도 작가가 던지는 문제의식은 지금도 생을 살아가는데 여전히 생명력을 발휘한다. 좋은 소설은 지금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 생각한다. 독자를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책. 타인에게 편하게 권할 수 있다면, 흡입력이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라면 더욱 좋다.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매력적인 책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그래픽 노블과 원작이 함께 있어, 상상력과 시각의 효과. 둘을 함께 느낄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일상의 삶이 무료한. 밤에 숫자를 세어도 잠이 안 오는 청년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저 친구는 매년 젊어지는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