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군화>를 리뷰해주세요.
강철군화 잭 런던 걸작선 3
잭 런던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 변화하는 시대의 부적응일까? 소수의 과두계급의 착취일까?
 
 
  시대는 늘 변화한다. 현재를 사는 인간은 그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1년, 100년, 500년의 단위로 인간의 역사를 바라보면, 인간의 기술과 물질은 발전을 거듭하였고, 다수의 사람들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인류의 역사는 진행되었다. 지배계급이 변화하는 시대를 잘 포착하고, 시대를 선두하면, 영국이나 일본처럼, 왕과 귀족이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게 되고, 적응하지 못하는 나라는 힘이나 기술의 차이로 인해 하급 계급으로 밀려나게 된다. 돈으로 비롯된 가정환경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여전하지만, 계급이라는 표현은 사회에서 환영받지 않으니, 사회적 약자로 된다는 말로 정정한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는 시기, 지주 아래서 소작을 하던 사람들이 공장의 노동자가 되던 그 시절, 공장에서 일하며 사회의 모순을 인식한 작가가 있었다. 1900년 지금으로부터 백년이 지났던 시절에 쓴, 자본가와 노동자의 모순을 쓴 작품은 일대 큰 인기를 얻었고,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1988년 민주화운동의 시기에 한 번 번역된 책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지금, 책이 다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자본주의가 다른 사상으로 대체되지 않는 이상 늘 문제의식을 지닌다는 옮긴이의 말처럼, 백년 전 작가가 묘사했던 사건들이 지금 현재, 인권이 많이 중요한 지금에도 다시 되풀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끄럽고 울컥한 마음이 든다. 무엇이 이 모순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일까?
 
 
# 프롤레타리아의 봉기의 성공과 그 이후 노동귀족들의 모순을 잘 지적한 책.
 
 
  서기 2600년대, 강철군화로 불리는 과두지배체제가 300년을 지배하고 400년이 지난 후 참나무 안에서 한 권의 노트가 발견되었다. 저자는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부인 에이비스 에버하드로 노동자의 2차 봉기를 주도한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도전을 옆에서 지켜본 일을 기록으로 남긴다. 2차 봉기 후 잠깐 찾아온 노동자의 행복의 시간동안 봉기를 주도한 그를 기리기 위해 책을 쓰지만, 그 책 역시 끝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과두지배체제의 습격으로 미완성으로 끝난다. 책이 출간된 시점으로 보면, 800년 후의 미래에서 바라본 앞으로 10-20년 후의 삶이라고 할까. 종교와 성직자가 기득권과 결합해서 노동자와 사회적 소수자를 외면하고, 자본을 쥐고 있는 자원과 부를 쥔 과두체제가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노동자들을 어떻게 착취하는지 소설은 냉철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이 출간된 당신에는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어, 다양한 흑색테러 혁명의 시도와 실패의 과정이 책에 등장한다. 잭 런던이 지나고 자본주의는 놀랍게도 그들의 모순과 문제점을 조금씩 해결하면서,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고, 사회주의자의 관점에서 보기에 교활하게,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 로또가 당첨되는 것 이상으로 가난한 사람일수록 중산층의 삶을 살기 더욱 힘들지만, 사람들은 불평하지 않고, 자본주의의 룰 안에서 그들의 행복을 쟁취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성공이라 생각한다.
 
 
# 저자가 지적하는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현실. 안타깝다.
  
     
  안타까운 일은, 법이 보장하는 사각지대 밖에서의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은 여전히 박해받고 착취받고 있는 현실이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자를 수 있지만, 재취업이나 사회적 보장이 되어있지 않은 현실, 기계공으로 일하다 산재를 당했지만, 법으로 소송을 해도 회사의 유능한 변호사에 의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은,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매순간 고용의 불안에 떨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로 누군가의 눈치를 늘 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노동자이지만, 자본주의 계급과 타협해서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노동자 내부에서의 분열은 사회의 모순일 뿐만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권을 행사함으로써, 제 밥통 챙기기라는 욕을 먹고 있다. 고학력에 고임금을 받는 사람일수록, 더욱 사회적 소수자에 연대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능력부족이라 외면하거나 침묵함으로써 동조한다고 할까. 그 사실을 모르는 이는 무책임한 사람이고, 알면서 침묵하는 자는 비겁한 사람이라는 어니스트의 이야기를 반론하기 힘들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는 법과 언론을 이용해서 무력화 시키는 과두지배체제, 권력의 야만성은 아직도 그 힘을 드러내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사회가, 성숙하고 활기찬 사회라 생각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20년 전 보다 지금이 더욱 팍팍한 느낌이다. 386 세대들이 민주화 혁명을 이끌어 냈지만, 정권을 잡은 이후, 자신의 사회적 포지션이 바뀐 이후 달라진 사람들도 많다. 돈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달라지지 않는 사회적 연대가, 가장 기본적으로 존중되는 사회가 되지 못한, 치맛바람이 거세고, 치맛바람이 거셀 수 밖에 없이, 교육에 의해 많은 부분이 결정되는 사회의 모순이 책을 통해 생생히 드러난다.  읽을 때는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읽은 후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책은 인생에 도움을 준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고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에 나온 문제의 메시지를 얼마나 공감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성숙도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노동자의 연대보다는 소수의 인물이 선동하고 이끌면서, 세상이 변혁된다 외치지만,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작고 지난한 과정들이 거치면서 사회에 좋은 방향이 결정된다고 할까. 권력과 기득권을 지닌 그들과 생계에 매여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까지 설득해야 하기에 매우 힘든 일이라는 점, 알고 있다.
 
  좋은 사회는 피해자와 적을 구분해서 그를 처단하는 횡포의 사회가 아니라, 모순을 고민하면서 더욱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광복이후, 경제 성장을 위해 많이들 노력하고 고민했고, 독재에 맞서 민주화까지 이루어 낸 성과가 있다. 이제는 함께 공존하며 사는 사회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부유한 사람을 돈으로 착취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가난하고 희망이 없는 사람이, 누군가에 기대어 무능력하게 구걸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도록 하는 사회. 어떤 사회이던지, 리더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민하고 숙고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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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자본주의의 모순이 잘 드러난 책. 사회의 풍경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비포 아담』,  『버닝 데이라이트』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현실을 한 번 되돌아 보고 싶은 이.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잊지 마십시오. 성직자는 항의를 하는 순간 해임이 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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