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토르소맨>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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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토르소맨 - 팔다리 없는 운명에 맞서 승리한 소년 레슬러 이야기
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최석순 감수 / 글담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 무기력한 나날. 신선한 자극을 준 한 권의 책.
세상에서 가장 힘겨운 사람은 누구일까? 처음엔 몸이 불편한 사람이 떠오른다. 장애를 지닌 이들에게 매우 불편한 배려없는 사회, 조금만 버스가 늦어도 기사를 탓하는 한국사회에서는 버스를 타는데 오랜시간이 걸리는 일은 타인에게 불편을 주는 일일 뿐이다. 횡단보도 사이의 높은 턱, 계단으로 이용해야 하는 건물을 볼 때면, 거리에 장애를 지닌 이들이 나올 수 없는 건, 우리의 무관심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더 힘겨운 이는 무기력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신체 건강하고,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도,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의미를 찾지 못하면 모든게 부질없다. 마음의 무력함은 몸으로 이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보다 더 힘겨운 사람은 꿈을 잃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꿈, 목표가 없는 이는 일상이 지루한 반복의 연속으로 느껴진다. 쳇바퀴 같은 하루. 익숙해짐이 지루함으로 변하는 순간, 매일의 일상은 무력해진다.
꿈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아야 한다. 이건 누가 알려줄 수도 없고, 스스로 노력하고,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며, 어쩌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도전해야 하는 지난한 일이다. 지금 선택한 일이 나중에 간절히 원하는 일이 아니었을 때 느껴지는 불안하고 무력해지는 기분까지 감내해야 하는 피곤한 선택의 일, 많은 이들은 꿈을 잊고, 현실의 나날에 살아간다. 누구보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꿈꾸는 토르소맨』을 보며 떠오른 생각은 꿈과 열정이었다. 불편함을 타인에게 자신에게 원망하지 않고, 해낼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끝없는 도전, 일반인에게 쉬운 숟가락 쥐기, 버스에 타기, 옷을 입는 일도, 그에게는 힘겨운 도전이었다. 장애인이 해냈다는 감탄을 얻고 싶어 책을 고르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라톤 경주로 따지면, 남들은 절반 앞에서 뛰는 절대적으로 불리해 보이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한 인간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이길 수 없는 어려워보이는 상황을 원망하지도, 배려를 기대하지 않고, 정정당당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이뤄나가는 늘 도전하는 소년 레슬러 이야기! 그의 열정을 유지시켜 주는 힘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 늘 쉽지 않았던 인생.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형과 즐겁게 뛰놀고 누나와 장난치던 소년은 승부근성도 강하고 매사에 활달했다. 5살 때, 자전거에 넘어져 다친 무릎의 상처가 제때 치료가 되지 못해, ’수막염’에 걸려 팔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겪기 전까지 말이다. 수술 전 가지고 놀던 게임기의 스틱을 제대로 가지고 놀 수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 더스틴은 가혹한 운명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이 해낼 수 있는 방식으로 하나씩 도전하기 시작했다.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데 2년, 악필이지만 남들이 알아볼 수 있는 글씨를 쓰는데 5년의 시간을 꾸준히 노력한다.
인생이 늘 쉽지 많은 않았다. 사춘기 때, 부모님의 이혼과 잦은 이사로 친구가 없는 상황에서는 의욕을 잃고, 모든 일이 불만스러웠을 뿐이다. 고민하던 부모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 소도시 힐스보로로 그를 보내고, 그는 레슬링을 만나게 된다. 규칙과 맨몸만으로 부딪치는 정당한 게임, 신체의 불편을 잊을 수 있는 매트 위에서 소년은 투지에 불탔고, 레슬링을 하기로 결심한다. 결코 쉽지 않은 운동과 연습이었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노력했다. 신체의 불편함의 배려를 받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오하이오 주 대표팀 선발 결정전에서 조 3위로 대표에 선발되는 꿈을 이룬다.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도전했던 더스틴에게는 그를 지지해주는 가족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었다. "장애는 몸이 불편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처럼 행동하는 방법을 익히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거든요"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 실천으로 모습으로 보여주는 일은 흔치 않다. 아이들의 놀림을 당당하게 이겨내고, 타인에게 의지해야 하는 부분을 즐거운 게임으로 받아들인다.
긍정적으로 하나씩 목표에 도전하였던 그의 노력의 순간들을 지켜보며, 일상의 무력감에 빠져 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똑같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때로 그에게 더욱 불친절한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그는 타인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준함과 열정으로 꿈을 하나씩 이뤄갔다. 물론, 오하이오 주 대표선발전에서는 좋은 신체조건과 꾸준히 훈련한 선수들과 싸우다 아쉽게 탈락하였지만, 그 경기를 보던 모든 이들이 함께 기립박수를 해주고, 그를 응원해주는 모습과 스스로 그 자리에 섰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모습에서, 그는 모진 운명을 이겨낸 승리자였다.
대학교에 입학한 그의 목표는 한 체급 올려, 대학에서도 레슬링을 하는 것과 졸업 후 고교에 돌아와 코치수업을 받으며, 학교 후배들이 꿈을 이루는 것을 돕는 일이라 한다. 무엇보다 분명한 목표와 꿈을 가진 그의 열정과 자신감이 부러웠다. 운동선수에게는 불리한 조건인 신체조건, 폭식하는 식습관으로 체중조절 때마다 힘들었고, 조급한 성격으로,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으면 쉽게 의지소침해지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 상대에 대한 분석으로, 그는 훈련을 즐기고, 인생을 즐겼으며, 타인에게 존재 자체가 희망이 되는 영혼의 울림을 선사하였다.
그의 열정을 보면, "포기하지 말자. 항상 방법을 있다"라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더 노력해보기 전에, 더 빨리 이루려는 조바심에, 삶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들을 허송세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처럼 혼신의 열정을 다해서 무언가에 도전하지는 못하겠지만, 무기력감과 우울한 마음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내 자신을 믿고, 목표를 세워,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실제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이들을 보면 가슴이 설레어진다. 흔하디 흔한, 장애인을 내세운 감동의 책이라 생각했던 무기력함 속의 비뚤어진 마음도, 그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감탄, 감동,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후회없는 순간으로 변화되었다. 인간으로서, 모진 운명에 지지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꿈을 달성하고, 계속 도전하는 그의 도전을 지지한다. 신선한 자극으로 일상의 하루가 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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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잊고 있던 열정과 도전의 함을 느끼게 된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오체 불만족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꿈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소년.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포기하지 말자. 항상 방법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