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질문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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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


정약용의 마지막 질문





요즘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 재테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직장을 가져야 하는지, 본캐와 부캐를 조화롭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화려하고 있어 보이는 많은 물음표 중에 다산의 마지막 질문은 나를 어떻게 사랑할 것이냐는 것이다. 질문이 참 크면서도 소박하다.


학이란 알기 위한 것이며 습이란 행하기 위한 것이니, '학이시습'은 지와 행이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후세의 '학'은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기 때문에 기쁠 수가 없다.


36쪽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없다면 그건 공부가 아니라고 했다. 진정한 즐거움이란 나를 알아가는 공부라고 하는 이 문장은 '실천'에 초점이 있다. 나를 알기 위해 실천하지 않으면 답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논어의 문장 중 우리가 가장 많이 만나본 글귀가 아닐까 싶다. 


다산은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위를 올려다보는 대신 기본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것이 가장 힘든 시기에 가장 빛날 수 있었던 힘이었다.


43쪽





유배지에서 쌓아온 모든 것을 상실한 다음에도 스스로를 잃지 않고 진가를 드러냈기에 우리는 그를 '다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사람과의 관계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윗사람에게서 싫어하는 것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고, 아랫사람에게서 싫어하는 것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앞사람에게서 싫어하는 것으로 뒷사람에게 하지 말고, 뒷사람에게서 싫어하는 것으로 앞사람에게 좇지 말며, 오른쪽이 싫어하는 것으로 왼쪽과 사귀지 말며, 왼쪽에서 싫어하는 것으로 오른쪽과 사귀지 않는 것을 관계를 잘하는 것이라고 한다. 


106쪽





로마의 황금률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하는 가르침은 나를 대하듯 남을 대하는 것이며,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곧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나이 예순, 돌아보니 한 갑자를 다시 만난 시간을 견뎠다. 나의 삶은 모두 그르침에 대한 뉘우침으로 보낸 세월이었다. 이제 지난날을 거두어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이제부터 빈틈없이 나를 닦고 실천하고, 내 본분을 돌아보면서 내게 주어진 삶을 다시 나아가고자 한다.


349쪽





예순이 되어 오히려 나를 정비하고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다산. 다산을 따라 출발하는 나의 본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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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프리카인가 -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아프리카!
나선영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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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묻고 있다. 왜 아프리카인가 냐고~ 답은 책 안에 있다. 아프리카니까! 라고.



'아프리카'라고 하면 일단 생소하다. 내 생에 한 번이라도 가 볼 수 있을까? 아니 아니 그보다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만큼 낯선 곳이다. 이리도 낯선 곳을 이렇게 친근하고 따뜻하게 소개받은 느낌은 뭘까? 한글로 되어 있어서? 사진을 잘 찍어서? 음... 나선영 작가님의 진심이 읽혔기 때문인 것 같다.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그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오로지 '나'만을 행복하겠다고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울타리를 소중히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마지막 보금자리인 듯하다.


60쪽




작가는 순수하고 맑은 눈동자들이 있는 아프리카에서 정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나는 가보지도 못한 곳이지만 아프리카가 그렇게 따뜻한 곳이라는 걸 이렇게나마 알게 되었다. 앞으로 새털같이 남은 어느 날 만약 아프리카에 가게 된다면 나선영 작가님의 문장을 떠올리며 더 편안하게 발걸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의 인테리어는 그곳에서만 존재하는 것들이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인테리어의 테마는 사랑이다. 인테리어의 모티브는 사람과 사랑이다.


230쪽




사람과 사랑이면 됐지, 뭐. 


여행작가와 인테리어 간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던 문장이었다. 두 가지 모두 공간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작가는 이 두 직업을 (물론 이것 말고 다른 직업이 또 있을 것 같다...) 양손에 각각 쥐고 찰흙공예를 하듯이 버물버물 주물주물 하여 왜 아프리카인가라는 책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찰흙 만들기를 하는 판에는 사람과 사랑이 잔뜩 흩뿌려져 있는...



아프리카 책을 읽고 엉뚱한 상상을 했다. 여행 에세이는 엉뚱한 세계로 갈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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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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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가 했던 말 중에 표지에 대한 평이 있었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보이는 표지'는 좋은 표지라고 했다. 이 표지가 그랬다. 책을 다 읽은 후 표지를 보며 '아... 구름이, 번개가 여기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띠지에 가려진 번개, 끝까지 내리 꽂히는 번개가 내 손바닥에 와서 찌릿. 통하는 것 같았다. 



사실은 딸이 아내를 죽였는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주인공이 그렇게 추측할 뿐이다. 강력한 추측일 뿐이고, 그건 아내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과 관련이 있기에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비밀이 되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쉽게 약자가 된다. 


"나는 그걸 알고 있다..."


이 한마디로 주인공은 그게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조차 건너뛴 채 '나의 비밀을 어떻게 알았지? 까발려지면 안 되는데...'라는 걱정으로 넘어갔다. 



주인공의 이런 걱정과 불안이 이 소설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동력이 되었다. 그 동력 덕분에 완독할 수 있었으며, 주인공이 딸에 대한 비밀을 마지막까지 털어놓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 소설의 핵심은 과거였으니까. 과거를 대강 얼버무려 묻어버린 대가라고나 해야 할까...



31년 전 그 밤에 범인들이 용서를 구했다면? 이런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하나 씨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그 이유는 내가 다 알 정도였는데 마을 사람들이 설마 몰랐을까! 그렇다면 용서를 구할 위인들도 아니었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결국 일본 특유의 '복수' 문화가 잘 녹아 있는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용서받지못한밤

#다산북스

#놀

#미치오슈스케

#김은모

#복수

#번개

#나는네가지난여름한일을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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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수의 초등수업 - 33년간 초등수업을 이끈 수석 교사의 답변서!
허남수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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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초등 수업을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하셨을까? 얼마나 능수능란하실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많은 경험도 있었고, 능수능란도 있긴 했는데 제일 먼저 있었던 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냥 글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막 뚝뚝 떨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교실 문을 엽니다. 이 순간이 참 좋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이유 없이 즐겁습니다.


예전에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에서 음식의 맛을 맞추라는 미션을 받은 장금이가 '홍시'맛이 난다고 대답하였더니 상궁 마마가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예?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답하였는데 왜냐고 물으시면...


기가 막힌 대답이었다. 허남수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그런 것 같다. 기가 막힌 사랑.



교사로서의 삶과 철학뿐만 아니라 수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출중한 노하우까지 깨알같이 들어 있는 책이었다. 현장에 있는 교사라면 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직업이라면 이 책은 말 그대로 '소장각'이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깍두기 공책을 수학 공책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다른 교과별 수업은 현장 교사들에게 더 알맞겠지만 내가 만나는 대상자들에게 깍두기 공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허남수 선생님, 감사합니다. ^^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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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호모미디어쿠스야 - 현직 기자가 들려주는 AI시대 미디어 수업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3
노진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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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간을 특징적으로 지칭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사피엔스에 이어 호모데우스가 등장하면서 우리 주변에 다양한 군상들을 가리키는 호모 00000를 많이 만났다. 그중에 오늘 만난 건 호모미디어쿠스이다.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


18쪽


매체의 종류는 신문, TV, 인터넷,,, 많다. 정말 많다. 그래서 흔히 정보의 홍수라고 하지 않던가. 저자의 직업이 기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미디어 중에서도 특히 가장 멋진 미디어는 결국 좋은 사람이라는 문장이 이 책의 중심이 아닐까. 



매킨지는  "2000년에 미국에서 90만 명 정도가 휴대전화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매킨지가 예측한 수치는 실제의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000년에 무려 1억 900만 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한 거죠.


21쪽


대대박박. 예상을 뛰어넘은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그냥 모른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 책에서 소개하는 5년 전 예측들을 보면 더 놀랍다.



언어 번역은 2024년, 고등학교 수준의 에세이 쓰기는 2026년, 트럭 운전은 2027년, 소매업은 2031년, 베스트셀러 책 집필은 2049년, 외과의사는 2053년이면 인공지능이 직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죠.


165쪽


실제로 나의 막내딸은 미래의 통역가를 꿈꾸다가 "AI가 나보다 나을 것 같아."라며 다른 직종으로 선회했다. 그 직종의 미래를 아직 점쳐보진 않았지만 우리가 꿈꾸는 직업은 대강 이렇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게 과연 있기는 할까? 얼마 전 보았던 영화 Zoe를 보면 못할 게 거의 없는 것 같던데... 저자는 있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양의 데이터가 있다 한들 인간의 통찰력 없이는 불완전하기 때문이에요. 데이터 그 자체에는 인간만이 도출할 수 있는 통찰력이 없습니다. 빅데이터는 다양하고 방대한 양뿐 아니라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현실에 접목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182쪽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대부분이 클린턴의 당선을 예상하는 중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글 트렌드'만이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했다. 예상 적중. 그리고 '구글 트렌드'는 2020년 트럼프의 재선을 강력한 수치로 장담했으나 바이든이 당선되었고, 이 사례는 '빅데이터의 배신'을 설명하는 좋은 예로 남았다. 검색량을 바탕으로 구축된 디지털 발자국, '빅 데이터'는 수치를 분석하고 현실과 접목할 수 있는 인간의 통찰력 없이는 안 된다는 결론이었다.   



미디어의 발전 특히 인공지능이 이끄는 사회를 보고 있노라면 가끔 섬뜩할 때가 있다. 인간의 입지가 좁아져만 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뺏기는 것 같고, 종국에 나는 사라지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유독 수동기어 자동차 운전하기를 좋아하고, 손 편지를 고수하며, 직접 만나자고 먼 길 마다않고 가는 걸까...




미디어의 해악이 두렵다고 멀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했다. 옛말에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그랴!' 라고 하지 않았던가. 구더기 정도는 있어 줘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해악이 되는 것을 걸러낼 수 있지 않을까. 자정작용, 집단지성... 뭐 이런. ^^




디즈니에서 흑인 공주를 내세운다고 했을 때 떠들썩했던 게 생각났다. 또한 기존에 있던 백인 중심 콘텐츠들을 뜨거운 감자처럼 여겼던 기사들도 있었다. 디즈니에서는 이렇게 해결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인종이나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부정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고정관념은 그때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잘못된 것입니다. 이 콘텐츠를 삭제하기보다는 좀 더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이것의 해로운 영향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그것으로부터 배우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이야기 좀 할까요? "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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