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초등 온라인 글쓰기의 기적
오수민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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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글로 엿볼 수 있는 기회가 흔했다. 아이들의 일기장이 바로 그랬는데 요즘은 사생활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일기 쓰기가 많이 줄어 그 기회가 드물다. 대신 독서록이나 시 쓰기, 생활글 같은 여러 갈래의 쓰기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왜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 할까? 그 만남에서 도대체 내가 흥분을 느끼는 지점은 어딜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오수민의 책에서 찾았다. 반짝이는 아이들의 마음을 바로 글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삐뚤빼뚤한 글씨에서 아이들은 대놓고 말한다. 좋고 싫음에 대한 본인의 감정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을 만큼 꺼내 놓는데 이건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스테디셀러와 같다. 고전 작품을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을 받듯이 아이들의 글도 그렇다. 그리고 가끔은 나를 찌르기도 한다. 아이들의 글에 찔려서 아프기도 하지만 그 아픔은 따끔. 이게 다다. 그 뒤에 오는 치유의 손길을 참 좋다. 다시 말해 아이들의 글은 중독성이 강하다.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제목의 이 책에서 제일의 문장은 68쪽에 있다.



글쓰기에 가까워지려면 무엇보다 이를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요즘 말로 백퍼 공감.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 셋째도 재미다. 나는 여기에 교묘하게 학습을 집어넣는다. 일종의 기술이라면 기술이랄까. 이 책에서 말하는 아이들이 글을 쓰는 마음을 끌어내기 위한 한 방은 그 마음 그대로를 알아주는 것이다. 



쓰기 싫은 마음을 글로 쓰는 사이 아이들은 이미 쓰고 있다는 걸 알까? 모를까? 물음표와 재미 사이를 오가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어른들에게 적용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아직 문을 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언젠가는 오픈할 '미칼라 책방'에서는 아이나 어른이나 마음을 그대로 받아주는 글쓰기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책을 읽고 나니 온 국민이 마음을 썼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하나 더 늘었다.



* 무상으로 제공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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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를 손에 든 자 - 대학병원 외과의사가 전하는 수술실 안과 밖의 이야기
이수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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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향기 서포터즈


살려주셔서 고마워요.

편히 떠날 수 있게 해주실 수는 없습니까?




이런 양극단의 말을 듣는 직업이라니... 의사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라 이런 고충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환자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기는 하다. 게다가 이 의사는 본인이 크론병을 겪고 있는지라 아마도 환자의 입장에 조금 더 가까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크론병을 안고서도 대장 항문외과를 선택했고, 힘들고 버겁다고 느낄 때도 많았지만, 그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까지 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잘할 수 있을 것이다.69쪽




전쟁에서 이기려면 지피지기 적을 알아야 한다고 했고, 상대와 진정으로 소통하려면 역지사지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라고 했다. 전쟁이든 사회생활이든 맞은편에 앉은 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소통이라도. 




분명한 사실은,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집도'하는 '내 수술'이다. 전공의, 전임의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그 능력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수술을 경험하게 해주며, 그 모든 과정과 결과까지도 책임지는 것이 내 역할이다. 일부 과정을 전공의, 전임의들에게 맡기더라도 내가 했을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게 만드는 것까지가 내 임무이고 능력이다. 220쪽




내 능력의 한계치와 영역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증명하는 단락이다. 아마도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의사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이 글을 읽고 병원에 가면 아마도 이전보다는 조금 다르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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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
스마일펄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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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향기 서포터즈



제목부터 달랐다. 부모와 헤어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고민을 듣고 조언해 주는 TV 프로그램에 부모와 손절하고 싶다는 출연자가 기억났다. 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겪아 보지 못한 상황들이 차분한 어조로 펼쳐지는 것이 생경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주 쉽다. 아이를 낳으면 된다. 또는 아이가 생기면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부모가 된다. 자동차 운전면허증은 시험이라도 보지만 이건 그도 아니다. 그런데 부모가 되기 어렵다고들 말한다. 이것도 진짜라고 생각한다. 나도 부모 20년 차인데 이게 경력이라는 인센티브가 통하지 않는 영역이라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아니 심지어 계속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고민이다. 이렇게 부모는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것이다.


심리 상담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1. 유능하다.


2. 지나치게 긍정적이다.


3. 일찍 철들었다.


4. 나는 어릴 적 부모께 정서적 학대를 받았으며, 아버지는 현재 알코올 의존증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고, 어머니는 오랫동안 우울증에 걸릴 만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5. 지나치게 선량하다.


182~190쪽


사실 나는 부모에 대한 책을 낸 경험이 있어서인지 저자 스마일펄이 무척 궁금했다. 안부가 제일 궁금했다. 잘 있는지, 괜찮은지 묻고 싶다. 저자가 써 내려간 기록만큼 삶이 조금 가벼워졌길 바란다. 저자는 심리 상담을 통해 '나'를 알아갔고,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다. 저자와 내가 글을 통해 알아가는 '나'가 부디 안녕했으면 좋겠다. 저자의 말처럼 온전히 사랑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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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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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향기 서포터즈



소방관의 삶을 상상이나 해 보았던가... 아무리 둘러보아도 내 주변에 소방과 관련한 직업인은 없다. 하지만 우리 집 뒤편에 그리고 애들이 다니는 학원가 옆에 그리고 큰아이 학교 정문 앞에는 제법 큰 소방서가 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생소할지라도 소방서는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그만큼 우리의 안전을 세세하게 살피고 있는 곳이다. 얼마 전 아이가 다니는 학원 건물에서 불이 났었다.  시험을 대비하여 그 건물에 있는 거의 모든 학원이 아이들로 북적이는 때였다. 한참 학원 수업이 진행되고 있을 시간에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어. 


여기 불났어.


어디?


학원에.


뭐? 너 괜찮아? 어디야, 지금?


나는 괜찮아. 



그러면서 아이가 하는 말이 연기가 자욱해서 당황하고 있었는데 소방관 아저씨들이 아래층으로 안내해 줘서 내려올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어떤 층의 아이들은 화재로 인해 전원이 내려가자 자동문이 작동하지 않아 갇혀 있었는데 출동한 소방관이 문을 부수다시피해서 연 덕분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소방관이 낯설지 않다. 어디서든 만나면 인사하고 싶다. 이 책의 지은이 조이상 소방관이 말하길 소방관은 손을 잡아주는 직업이라 했으니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악수라도 하고 싶다. 



조이상 소방관님, 이상 없습니다. ^^



라며 말장난도 함께.



많은 챕터 중에 '소방관의 생존은 셀프'라는 이야기는 조금 답답한 마음도 들었고, 지난 뉴스들도 생각났다. 방화 장갑이 지원되지 않아 개인 돈으로 구매했다는 것, 소방관 셔터가 고장 나서 역시 개인이 책임졌다는 것, 현장에 출동했는데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구조작업을 못 한 것 등의 열악한 상황을 알리는 내용들이었다. 지금은 좀 나아졌는지 어디에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이분들이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대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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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서울홈스테이 - 60대 영알못 엄마와 30대 회사원 딸의 좌충우돌 외국인 홈스테이 운영기
윤여름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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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향기 서포터즈



'60대 영알못 엄마와 30대 회사원 딸의 좌충우돌 외국인 홈스테이 운영기'



친근하면서도 낯선 제목이었다. 우선 친근했던 이유는 십여 년 전에 나도 엄마와 이런 고민을 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는 친정에 가구 배치를 다시 하고 이불도 사고 손님을 어떻게 맞이할까 고민했던 모녀였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더 실감 나게 읽었다. 



홈스테이를 실행하지는 못했다. 엄마와 아빠가 영어를 하고 못하고를 떠나 집에 낯선 이를 들이고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정말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학력기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입장이라 엄마가 도움을 요청할 대마다 즉시즉시 답을 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하지 말자'로 결론 내렸었다. 



하지만 여름 작가님의 모녀는 '하자'였다.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한 것 같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우리 모녀가 홈스테이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대로 돌아간다면 과연 다른 결정을 내렸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조금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외국인들의 찐 후기에 읽는 나가지도 감동을 받았으니 윤여름 작가님의 이야기대로 '좋은 후기 하나, 열 홍보 안 부럽다'가 맞을 것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슬슬 홈스테이에 대한 과거의 아쉬움이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동네의 관광, 문화, 교통 모두 좋은데 그리고 방... 아! 화장실 따로 딸린 게스트룸이 없구나! 그렇다면 현재는 불가능한 걸로. 홈스테이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 놓은 챕터를 다시 읽으며 어딘가 써서 붙여 놓고 싶다. 내가 어딘가로 떠나 낯선 곳에서 홈스테이를 한다면 역지사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홈스테이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여행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윤여름 작가님의 말대로 방구석 세계여행이 딱 맞는 표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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