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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이슈 1 - 내 자존감 내가 살린다 ㅣ 엄마를 위한 이슈 1
행복한 논술 편집부 지음 / 이태종NIE논술연구소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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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이 누구예요?'라는 질문은 낯설지 않다. 나도 그런 질문을 받아 보았고, TV 프로그램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쉽게 건네는 질문이다. 답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인기가 제일 좋다.
이상형이 어떤 사람이에요?
저는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다. 말이 잘 안 통하는 사람을 원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듣기만 해도 이상하다. (웃음도 나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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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이슈』를 받아들고 목차를 훑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거 읽으면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겠는걸?' 이었다. 뉴스와 신문에서 다뤄지는 이슈들이었고, 내 의견과 입장을 정리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쉽게 풀어 놓은 글이었다.
워낙 방대한 주제들이니 어제 TV에서 본 광고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 싶다.
https://youtu.be/iemJ4_2lv38
정부는 2025년부터 에어 택시를 도입할 예정이다. 에어택시란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소형 비행체를 말한다. 차량 정체 없이 가까운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도 필요 없다. 에어 택시의 도입 조건과 에어 택시의 도입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79쪽)
모든 주제가 이런 몇 문장의 간략한 안내로 시작된다. 그리고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소개되지만 나는 여기까지는 자신이 없어 우선 본문만 읽어 보았다.
어제저녁에 보았던 광고를 떠올리며 읽으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다만 내가 드론을 타고 날아다닌다고 생각하니 영 불안하고 이용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너 드론 택시 생기면 탈 거야?
드론? 에어 택시?
어.
당연하지. 완전 빨리 갈 수 있잖아.
엄마는 못 탈 것 같아.
왜?
무서워서.
그럼 엄마는 막히는 길로 와. 나는 먼저 가서 기다릴게.
바로 이 지점. 아이와 양질의 대화로 들어갈 수 있는 타이밍을 만났다.
어디 가서 기다릴 건데?
에어 택시가 착륙하는 데지.
거기 도로가 없으면 어떡해?
도로는 당연히 깔았겠지.
도로는 있는데 시내에서 멀면 어떡해?
왜 멀어?
시끄럽다고 아파트 주민들이 민원 넣어서.
아... 그럼 스텔스처럼 만들면 되지.
소음을 줄인 에어 택시를 네가 만들어 보라고 했고, 아이는 싫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과 독일에서 이미 연구하고 있으니 우리는 이용만 하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마지막 말은 아이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의 머리에 에어 택시에 대한 주제가 입력된 것만은 확실하다.
엄마의 욕심이라면 아이가 한 번 더 에어 택시에 대한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강 수상 택시와 비교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욕심을 부리게 된 이유는 아이들의 수행평가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평가를 보니 이슈를 정리하고 이쪽 편과 저쪽 편의 근거들을 제시해 본인의 입장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체계적인 설명 또는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체계를 마련해 주는 것까지는 무리가 있었을지 몰라도 근거를 떠올리게 하는 대화에는 성공한 것 같다. 아이가 "엄마, 이거 알아?"라고 물었을 때 "아~ 그거!"라고 하면서 말이 통하는 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