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 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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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가 했던 말 중에 표지에 대한 평이 있었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보이는 표지'는 좋은 표지라고 했다. 이 표지가 그랬다. 책을 다 읽은 후 표지를 보며 '아... 구름이, 번개가 여기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띠지에 가려진 번개, 끝까지 내리 꽂히는 번개가 내 손바닥에 와서 찌릿. 통하는 것 같았다. 



사실은 딸이 아내를 죽였는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주인공이 그렇게 추측할 뿐이다. 강력한 추측일 뿐이고, 그건 아내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과 관련이 있기에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비밀이 되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쉽게 약자가 된다. 


"나는 그걸 알고 있다..."


이 한마디로 주인공은 그게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조차 건너뛴 채 '나의 비밀을 어떻게 알았지? 까발려지면 안 되는데...'라는 걱정으로 넘어갔다. 



주인공의 이런 걱정과 불안이 이 소설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동력이 되었다. 그 동력 덕분에 완독할 수 있었으며, 주인공이 딸에 대한 비밀을 마지막까지 털어놓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 소설의 핵심은 과거였으니까. 과거를 대강 얼버무려 묻어버린 대가라고나 해야 할까...



31년 전 그 밤에 범인들이 용서를 구했다면? 이런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하나 씨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그 이유는 내가 다 알 정도였는데 마을 사람들이 설마 몰랐을까! 그렇다면 용서를 구할 위인들도 아니었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결국 일본 특유의 '복수' 문화가 잘 녹아 있는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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