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전 문화부 장관 이어령의 신간이다. 진작부터 출간된다고 광고하던 '디지로그' 실전편은 나오지 않고 다른 책이 먼저 나와서 엉뚱하다는 생각이 든다.
'젊음의 탄생'.
제목이 나의 젊음을 무척 자극한다.
이 책의 주 타깃은 젊은이들이다. 9가지 매직 카드를 모토로하여 이 땅의 젊음들에게 진솔하면서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카니자 삼각형', '물음느낌표', '개미의 동선', '오리-토끼', '매시 업', '연필의 단면도', '빈칸 메우기', '지(知)의 피라미드', '둥근 별 뿔난 별'이라는 총 9가지의 매직 카드를 하나로 보자면 연관성은 없다. 이름만 봤을 때는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각각의 카드가 뜻하는 바를 알고 나면 '아하'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여기서는 한 가지 카드만 살펴보고자 한다.
'물음느낌표', 영어로는 'Interrobang', 사전적 정의로는 '감탄 의문 부호'이다. 유니코드 U+203에 해당(한글 2007에서 찾아본 결과 정확하게 U + 203 D 다.)한다는 이 부호는 감탄 부호와 의문 부호를 하나로 합친 모양이다.
이것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이 카드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을 한 마디로 하면 지적 호기심을 자신 안에 가두지 말고 '행동하라', '모험하라'이다. 행동할 떄에 의문이 풀려 감탄이 나올거라는 얘기다. 행동할 떄에 창조성이 발휘 된다는 뜻이다.
공부란 무엇인가? 의문(?)을 풀어 감탄(!)을 하게 되는 과정 혹은 그러한 여정이다. 하지만 이 땅의 젊음들은 그러한 지적 여정을 잃은지 오래다.
고등학교에서는 입시에, 대학교에서는 취업에 억매여 젊음의 상징인 지적 호기심으로 인한 행동, 도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직 경쟁과 낙오만이 존재하는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젊음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매일 죽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젊은은 그렇게 탄생한다고 말한다. 회색 지대로 뛰어드는 최초의 펭귄이 되라고 말한다. 저자는 젊은이들의 행동을 촉구한다.
표지에 '대학 2.0 시대'라는 문구가 실려 있다. 그것만 보고 책 내용을 짐작한다면 대학생활에 대한 충고가 나올 것 같다. 내용에도 대학에 대한 얘기가 잠깐 언급된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얘기는 몇번으로 그칠 뿐 많이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그 광고 문구을 왜 삽입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용은 젊은이들을 향한 충고라는 일관성을 유지한다. 그렇지만 대학생활에 대한 충고를 하려면 끝까지 하고, 그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을 향한 충고라면 문구를 뺴는 것이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의 삽입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내용과 정확히 매치가 되지 않는 문구는 없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이 상당히 장황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 마디만으로도 충분 할 논지에 대한 설명을 상당히 멀리 돌아다니면서 한다. 그것의 유익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로 인해 약간 지치기도 한다.
어쨌든 사소한 것으로부터 특별함을 도출해내는 저자의 사고력과 문화에 대한 이해력 그리고 표현력이 다시 한번 잘 드러나는 책이다.
이 나라 젊은이들의 죽은 도전 의식과 열정에 작은 불씨를 던져 주는 저자는 젊음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꿈과 희망이 사라진 젊은이들을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이 한 가득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