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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ing - 기빙 : 우리 각자의 나눔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
빌 클린턴 지음, 김태훈 옮김 / 물푸레 / 2007년 12월
평점 :
유엔 추산 08년 현재 세계 인구는 66억 명. 계속 증가하고 있는 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살기 좋은 일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아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역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살기 좋은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기아와 가난 그리고 전쟁 등으로 (주관적인 관점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인재는 이기심과 탐욕에서 비롯 되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바로 우리가 져야 할 우리의 몫이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지역에 몰려 있는 것과는 반대로 (앞에 말과 연관성은 없지만) 세계 부(富)는 극소수에게 편중되어 있다.
메릴린치와 캡제미니의 조사에 따르면 04년 기준 전 세계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의 자산 총합은 30조 8000억 달러라고 한다. 과장해서 그 중 99%는 자신을 위한 부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에 손가락질을 할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가질 권리와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의식과 행동 기준이 되는 도덕을 기준으로 생각 했을 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부를 - 어떻게 얻었는가는 별개 문제로 -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신의 부(액수에 관계없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자신의 부를 최소한의 삶 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나누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은 개개인의 판단과 의지에 달려 있다. 강제화, 법제화 할 수 없는 문제이다. 특히나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도덕을 들먹이는 것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나눔은 강제할 수 없다. 강제하는 즉시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나눔이 아니게 된다.
나눔이 발생한 것은 인간은 그러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동물과는 다른 인간 고유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에 대해 클린턴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어떤 일에 시간을 나눌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가능한 시간, 가지고 있는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정해졌다면 나눌 방법을 정해야 한다. 이 책은 그것을 가르쳐 준다. 누가 그리고 어떠한 단체가 어떻게 나누는지 보여줌으로써 나누고자 하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동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의 가장 말미에 있는 참고자료를 통해 많은 자선 단체를 소개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미국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동참하기에는 쉽지 않다. 때문에 개개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특별한 것(어쩌면 인간미가 사라져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특별한 것일지 모른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지 비극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 함께 나눠 달라고 호소하지 않는다. 단지 어떤 이들이 누구에게 어떻게 나누고 있는지 보여줄 뿐이다. 그들은 왜 나누고 있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나누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매우 간략히 언급한다. 때문에 관련 책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그렇기에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다. 이 책을 읽는 각자가 감정에 휘둘리게 하지 않게 한다. - 그러한 충동적인 마음은 지속력이 떨어진다. - 대신 개인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행동하게 한다. 결과는 철저히 각자에게 맡긴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